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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633화 (633/644)

00633  99. 연합 전쟁  =========================================================================

*  *  *  *

“놓친 사람은?”

헤벨이 물었다.

“없어, 전부 성공!”

헤론은 헤벨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가린 왕국의 밤을 장악한 헤론의 세력은 한 가지 작전을 실행했다.

바로 가린 왕국에 자리 잡고 있는 신성 제국의 신전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납치하는 작전이었다.

“몇 명이 죽기는 했지만.”

물론 작전이 완벽히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납치를 하는 도중 몇 명은 결국 생명을 잃고 말았다. 그래도 작전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제 사신을 보내면 되는건가?”

“응, 선물도 확보 했으니 사신을 보내도 될 것 같아.”

선물을 확보했다. 이제 사신을 보낼 때가 되었다.

“선물은 같이 보내기 좀 그렇지?”

사신을 보내기로 결정한 헤벨이 헤론에게 물었다.

“그렇지, 선물을 보내려면 어마어마한 인원이 가야 되는데 혹시나 힘 왕국에서 오해 할 수 있으니까.”

선물을 사신과 보내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선물을 옮기기 위해서는 정말 어마어마한 인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어마어마한 인원을 힘 왕국에서 오해 할 수 있다. 혹시나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오해를 말이다.

“그럼 우선 선물은 나중에 주는 걸로 하고.”

“누구 보낼거야?”

“글쎄.”

“내가 가면 안 될까?”

“...뭐?”

헤벨은 헤론의 말에 한쪽 눈썹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한 번 보고 싶어. 힘 왕국의 왕이 어떤 사람인지.”

헤론이 사신으로 가고 싶어 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힘 왕국의 왕 명후를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괴물 같은 왕자.’

왕국의 수호자였던 베알을 단숨에 죽여 버린 힘 왕국의 왕자 라피드. 라피드의 아버지인 명후는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래, 가라.”

헤벨은 헤론의 말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형.”

그리고 헤벨의 허락에 헤론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  *  *  *

쾅!

[공헌도가 10만 상승하였습니다.]

‘역시 작은 신전이라 그런가.’

신전의 마지막 건물을 파괴한 명후는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적네.’

지방에 있는 신전이라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 크기가 작아 그런 것일까? 건물 파괴로 인한 공헌도가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다.

‘그래도 끝났다!’

공헌도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지금 파괴한 건물을 끝으로 알리온 왕국에 자리 잡은 신성 제국의 신전들을 모두 끝장냈기 때문이었다.

밤을 새가며 어제부터 오늘까지 하루가 걸렸다. 물론 시간으로 계산할 경우 24시간 아니, 20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공헌도가...’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공헌도를 확인했다.

‘역시 전부 합치니까 꽤 많네.’

공헌도를 확인 한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인벤토리를 열며 급살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급살에게 : 지금 가겠습니다.

-급살 : 예, 폐하! 프라미너스 단장과 로겐 공작에게 전하겠습니다!

급살에게 귓속말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이 왔다.

-급살 : 그리고 지금 막 가린 왕국에서 사신이 출발했다고 합니다.

‘타이밍 보소.’

사신이 올 예정이란 말에 엄청난 속도로 작업을 끝냈다. 그리고 작업을 끝낸 순간 사신이 출발했다. 타이밍이 엄청났다.

-급살 : 알겠습니다. 이따 뵙겠습니다.

-급살에게 : 예, 폐하. 조심히 오시길.

명후는 인벤토리에서 워프 스크롤을 꺼냈다. 그리고 스크롤을 찢어 집이라 할 수 있는 힘 왕국의 왕궁으로 워프했다.

왕궁에 도착 한 명후는 집무실로 향했다. 집무실에 도착과 동시에 명후는 쇼파에 몸을 누이고 휴식을 취했다.

‘정말 힘들었어.’

정말 힘들었다. 신전을 파괴하러 다닌 게 힘든 것은 아니었다. 많이 움직이긴 했지만 힘들지는 않았다. 밤을 새서 힘든 것도 아니었다.

명후가 힘들었던 건 유저들 때문이었다. 신전 파괴를 끝나고 찾아오는 경우에는 상관이 없었다. 바로 워프 하면 되니까.

그런데 신전을 파괴하는 도중 찾아 올 때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유저들의 수다를 들으며 관심을 받으며 질문의 답을 해주며 버텨야했다.

‘관심이 이렇게 부담 될 줄이야.’

예전에도 관심을 받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관심을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직접적인 관심이 너무나도 부담 됐다.

‘내성이 생기면 괜찮아지겠지.’

물론 영원이 부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관심을 받다보면 부담도 차츰 줄어들고 무뎌질 것이다. 명후는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해서 휴식을 취했다.

똑똑

바로 그때였다.

“폐하, 프라미너스 입니다.”

급살의 보고를 받은 것인지 프라미너스가 왔다.

“들어와.”

쇼파에 누워있던 명후는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명후의 말에 프라미너스는 문을 열고 들어왔고 명후는 프라미너스를 본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하루만에.’

명후가 미간을 찌푸린 이유, 그것은 바로 프라미너스의 손에 들려 있는 많은 양의 서류들 때문이었다. 자리를 비운 것은 단 하루 뿐이었다. 단 하루 만에 저 많은 양의 서류들이 생겨난 것이다.

“결재 해주실 서류들입니다.”

프라미너스는 명후의 앞에 서류들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지긋이 명후를 바라보았다.

“...”

명후는 그런 프라미너스의 눈빛에 속으로 한숨을 내뱉으며 서류를 집었다. 그리고 결재를 시작했다.

“따로 보고 할 건 없어?”

결재를 위해 서류를 읽으며 명후는 프라미너스에게 물었다.

“예, 없습니다.”

그리고 프라미너스의 답을 들은 명후는 서류만 결재하면 된다는 생각에 집중했다.

.

.

[결재하시겠습니까?]

[결재하셨습니다.]

“끝!”

집중을 했음에도 서류를 결재하는 데에는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명후는 마지막 서류를 내려놓고 프라미너스를 보았다.

“감사합니다.”

프라미너스는 단 하나의 서류도 반려가 되지 않자 감사를 표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인사를 한 뒤 서류를 들고 집무실에서 나갔다. 집무실에 나갔음에도 명후는 다시 눕지 않았다. 올 사람이 한 사람 더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로겐님 차례인가.’

이제 곧 로겐이 올 것이다.

똑똑

“폐하, 로겐입니다.”

그리고 명후의 생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제발 적어라.’

“들어오세요.”

명후는 로겐의 손에 들려 있을 서류의 양이 적길 간절히 바라며 말했다.

끼이익

문이 열렸고 로겐이 들어왔다.

‘응?’

로겐이 들어 온 순간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류가 없어?’

서류, 로겐의 손에는 서류가 보이지 않았다. 빈손이었다. 바라긴 했지만 아예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명후는 의아했다.

‘그럼 왜 온거지?’

결재 받을 서류도 없는데 로겐이 온 이유가 무엇일까?

“어쩐 일이십니까?”

명후는 그 이유를 듣기 위해 로겐에게 물었다.

“가린 왕국에서 사신이 왔습니다.”

“아..”

로겐의 말에 명후는 탄성을 내뱉었다. 로겐이 온 이유는 서류를 결재 받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바로 가린 왕국의 사신이 왔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사신은 현 가린 왕국의 왕인 헤벨 가린의 동생 헤론 가린입니다.”

“아, 그 피드가 그때 납치해 왔던 그 사람이요?”

가린 왕국의 사신은 헤론, 가린의 왕인 헤벨의 동생이었다. 그리고 명후는 헤론에 대해 알고 있었다. 예전 라피드가 납치를 해왔기 때문이었다.

“예, 어떻게 할까요?”

“집무실에서 보죠.”

“데리고 오겠습니다.”

명후의 말에 로겐이 인사를 한 뒤 집무실에서 나갔다. 로겐이 헤론을 데리러 간 사이 명후는 생각했다.

‘다시는 안 올 줄 알았는데.’

납치를 하려다가 납치를 당했던 헤론이었다. 힘 왕국에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을 했었다.

‘사신으로 올 줄이야.’

그런데 사신으로 오다니?

‘자청에서 온 거겠지?’

누가 강제로 보낸 것은 아닐 것이다. 왕의 동생이자 밤을 장악하고 있는 헤론을 누군가 강제 할 수 있을 리 없다. 자의로 온 것이 분명했다.

똑똑

“폐하, 로겐입니다.”

헤론을 데리러 갔던 로겐이 도착했다.

“들어오세요.”

명후는 생각을 끝내고 문을 보았다. 이내 문이 열리며 로겐과 처음 보는 얼굴의 사내, 헤론을 볼 수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가린 왕국의 사신 헤론이라고 합니다.”

로겐의 뒤를 따라 집무실로 들어 온 헤론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명후입니다.”

명후 역시 헤론의 인사를 미소로 받아주었다. 둘이 인사를 나누자 로겐은 자연스레 나가며 문을 닫았다.

“앉으시죠.”

명후는 로겐이 나가고 헤론과 단 둘이 남게 되자 예전 알리온 왕국의 사신 카디스가 왔을 때처럼 반대편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자리에 앉은 헤론이 명후에게 들었다.

“예.”

명후 역시 잡담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알리온 왕국에서 사신이 왔다고 들었습니다.”

“예, 어제 왔었죠.”

헤론의 말에 답하며 명후는 생각했다.

‘정보력 봐라?’

알리온 왕국에서는 대놓고 사신을 보낸 게 아니었다. 그런데 가린 왕국은 사신이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저희가 온 이유도 알리온 왕국과 같습니다.”

“저희 연합에 들어오시겠다는 겁니까?”

명후는 헤론에게 물었다. 알리온 왕국과 같다. 그 말은 신성 제국을 버리고 힘 왕국을 선택했다는 뜻이었다.

‘하긴 납치까지 했는데.’

이미 알고 있었다. 가린 왕국은 자국의 영토에서 활동하는 신성 제국 소속의 대사제, 사제, 성기사, 몽크들을 전부 납치했다. 이미 신성 제국과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네. 기회만 주신다면.”

헤론은 명후의 물음에 답했다. 명후는 헤론의 답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헤론의 간절한 눈빛을 보며 입을 열었다.

“환영합니다.”

*  *  *  *

“후아.”

방에 도착 한 급살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한숨을 내뱉은 급살의 표정에는 피곤함이 한 가득이었다.

털썩

피곤을 조금이나마 날리기 위해 급살은 방 한쪽에 비치 해둔 간이 침대에 몸을 던졌다.

“힘들다.”

급살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며 중얼거렸다.

“결재 할 서류가 이리도 많을 줄이야.”

처음에는 마냥 즐거웠다. 서류를 결재 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처음뿐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서류를 결재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최근에는 서류를 결재하는 시간이 두려워 질 정도였다.

“폐하는 더 힘들겠지?”

급살은 명후를 떠올렸다. 백작이 결재 할 서류와 왕이 결재 할 서류의 양은 비교가 불가능했다. 왕이 결재할 서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래, 내가 이정도로 힘들어하면 안 되지.”

휴식을 취하고 있던 급살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책상으로 다가갔다. 책상에는 급살이 처리해야 할 서류들이 있었다.

털썩

책상 앞에 앉은 급살은 서류를 향해 손을 뻗었다.

-모모 : 백작님!

바로 그때였다. 데미안 왕국의 귀족이자 힘 왕국의 정보원인 모모에게 귓속말이 왔다.

“...?”

서류를 집었던 급살은 의아한 표정으로 서류를 내려놓았다.

-모모에게 : 예.

-모모 : 큰일났습니다!

-모모에게 : 큰일이요?

============================ 작품 후기 ============================

다음편으로 고고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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