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나는 당신이 싫어 (5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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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나는 당신이 싫어 (5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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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네?”
“황실에서, 제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지 않았습니까.”
잘못 들었나 싶어 되물은 질문에 공작은 태연하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아, 하지만 공작님께 어떻게 그런 폐를 끼쳐요. 황실에서 공작저와 연락하는 데만 해도 얼마나 걸리는데, 분명 폐가 되었을 텐데요.”
“그게 왜 폐예요. 영애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파트너라고. 이럴 때도 돕지 못하는데 그게 어떻게 동료고 파트넙니까.”
공작은 내 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걱정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두 눈이 커졌다.
“들려오는 건 온통 영애에 대한 일들뿐인데 정작 어떤 소식도 못 듣고…… 혹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 정말 걱정했습니다.”
조곤조곤 말하는 한마디들이 어느 한 자도 가볍지 않아 선뜻 어느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이런 걱정은, 말들은 너무 오랜만인 것 같았다.
“죄송해요, 그렇게 걱정하실 줄은 몰랐어요.”
“……영애께서 죄송해하실 일이 아닙니다, 그냥, 그냥 제가 조금, 이상합니다.”
문득 공작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뭔가 복잡한 것처럼.
이내 그는 먼저 돌아가 보겠다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어색하게 홀로 남은 나는 애꿎은 음료의 표면에 비친 허공만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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