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화
만년수정은 가장 큰 파픽스 부락에 있었다. 개미굴 형식이던 지금까지의 부락과 달리, 원기둥 형식으로 뚫린 구덩이에 길을 내고 굴을 파냈다. 곳곳에 자라난 얼음수정들이 침입자를 위협하듯 굴었다.
은우는 메뉴 창을 불러 파트너 설정을 흐딕스에서 름플브흐로 바꿨다. 탈 수는 없으나 하늘 위로 날려 보내 정찰을 시킬 수 있어서다.
흐딕스가 어딘가로 도도도 달려가고 름플브흐가 날아왔다.
름플브흐의 조종을 위해서 전용 모션으로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 말아 입에 물었다. 높고 긴 휘파람 소리와 함께 름플브흐가 날아올랐다. 시야가 검어졌다.
다시 바뀐 시야는 창공이었다. 름플브흐의 시야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이다.
“쓸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고소공포증 있으신 분들은 이거 못 쓰시겠습니다.”
─상공 나는 느낌 개조아
─보는 건 괜찮으니까요 모
─구매인증자로 돌렸는데도 시청자수 실화냐
─게임은 안 해도 켄 방송 보려면 사야지ㅋ
─애초에 고소공포증 있음 대다수의 VR게임 못함ㅋ
뭐, 그건 맞는 말이다. 은우는 름플브흐를 생각으로 조종하며 파픽스 부락 안쪽을 살폈다. 과연 본거지라 그런지 인원이 장난 아니게 많았다.
“조금 많네요.”
그렇지만 보초병, 뿔피리를 부는 전령의 위치만 전부 파악하면 문제없다. 뿔피리만 불지 않으면 병력이 증강되지 않을뿐더러, 사실 늘어나도 다 잡을 자신이 있으니.
그는 목덜미를 쓱 쓸었다. 후원음이 그의 귀를 때렸다.
「‘켄님켄님’ 님이 ‘10,000원’ 투척!
정면돌파도 좋은데 잠입도 해주심 안 되요??」
절반은 정면 돌파로, 절반은 암살로 깨 왔던 은우다. 그런데 이 시청자는 본거지마저 암살로 깨는 걸 바라나 보다.
─몬솔;; 정면돌파ㄱㄱ
─그건 넘 뻔하지 않음?
─잠입 가자.
─형 시원하게 다 썰어줄거죠?
─동생, 잠입 가자ㅋㅋ
그 후원을 기준선으로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양측 의견이 치열한지라 대답할 타이밍을 놓친 그는 떨떠름하게 채팅을 지켜보았다.
“의견이 너무 팽팽해서 섣불리 뭘로 할지 결정이 안 되네요.”
암살이든 정면 돌파든 뭐든 해낼 자신이 있어서 더 고민된다. 은우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바꿀 즈음, 팽팽했던 대결이 결판났다.
「‘이런건돈이최고’ 님이 ‘50,000원’ 투척!
정면돌파로 퀘 깨면 백만원」
「‘강남건물주’ 님이 ‘100,000원’ 투척!
묻고 암살로 전원몰살하면 삼백^^」
“암살로 가겠습니다.”
더 큰 돈이 이겼다.
▣ 058. 그 시간은 대략 1초
“도움을 바라나?”
시체교주는 훌륭한 인력 수급원이나, 대가로 시체를 요구했다. 대상인 시체는 신체가 온전할수록, 죽은 지 얼마 안 되었을수록 효능이 좋았다.
그래서 때때로 사지 손실 없이 갓 죽은 시체를 만들러 가곤 했다. 그녀가 좀 더 강인한 수족을 일으킬 수 있도록.
“네가 나서면 망가지잖아.”
“그런 그렇네만, 기지 하나를 자네 혼자 몰살하긴 힘들지 않을까 했네.”
“새삼스러운 말이네. 내가 못 한 적 있어?”
약한 적 다수보다 강한 적 하나가 낫다지만, 그것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난전에서는 그가 죽을 확률이 높아도 암살은 그가 절대적 우위다.
“튼튼한 놈들로 데려올게.”
“이왕이면 미남으로 해 주게.”
“좋아.”
그는 손톱을 길게 뺐다. 사냥감의 성대를 끊고 기도를 자를 손톱을.
“그대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내가 최고지?”
“그럼. 내 그대를 위해 기도까지 매일 올리지 않나.”
“신에게 기 좀 늘려 달라 말씀 좀 드려 달라고.”
그리고 그 손톱에 구해진 시체들은 후일 그의 손톱에 다시 한번 죽음을 맞이했다.
* * *
시작은 보초병부터였다.
은우는 원형의 구덩이 주위에 세워진 벽을 살폈다. 하얀색 면포를 뒤집어쓰고 잘 움직이면 은폐가 가능하므로 벽 자체에 접근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벽을 오르는 일이었다. 은우는 먼저 칼자루에 밧줄을 둘둘 둘렀다. 팔목에 부착된 석궁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화살에 밧줄을 둘러 쏠 수 있었다. 은우는 그 밧줄 두른 화살을 먼저 사출한 후 칼자루에 묶은 것이다.
그러곤 보초병이 다른 데를 볼 때 벽을 향해 칼을 던졌다. 밧줄이 묶인 칼은 벽의 ⅔지점에 박혔다. 아래서부터 ⅔이었으므로 박힌 곳은 은우의 키보다 높았다.
─머하시는 거임?
─칼은 왜 박으심?
─아묻따 켄이잖 걍 보셈
─켄이면 뭐든 그 이상을 보여줄 거란 믿음이 있음ㅋ
“뛰어오를 겁니다.”
은우는 흰색 면포를 뒤집어쓴 채 벽을 향해 달렸다.
그러곤 타이밍 맞춰 땅을 박찬 후 벽을 밟고 뛰어올랐다. 중력이 그의 발목을 붙잡으려 했을 때엔 벽에 박힌 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칼을 디딤대 삼아 한 번 더 도약한 후 벽의 가장 윗부분에 매달렸다. 그러곤 칼과 연결된 밧줄을 당겨 칼을 회수했다.
한 손으로 벽에 아슬아슬 매달려 있는 모습은 절대 보초병의 시야에 들지 않았다.
“3, 2, 1. 지금.”
보초병은 벽 윗부분을 돌며 순찰한다. 그것을 알고 있던 은우는 보초병이 그가 매달려 있는 부분을 지나칠 때에 맞춰 몸을 끌어 올렸다.
소리 없이 내려온 몸이 보초병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상대가 소리 지를 새도 없었다. 은우는 부드럽게 상대의 입을 손으로 감쌌다. 동시에 길고 곧은 검이 적의 목을 베었다.
목 부분을 가로로 벨 경우도 일격사 판정이기에 보초병은 소리도 못 지르고 무너져 내렸다.
이런 시체가 시체술엔 참 좋은데.
그는 떠오른 상념에 의거해 생각했다가 그것을 바로 지웠다. 과거가 계속 떠오르는 것도 버릇이다. 아무리 해당 게임이 그 시절과 겹친다 한들 마찬가지다.
이건 희수가 지적한 대로 겁이다. 그리고 두려움이다. 이 기억들로 관계의 끝을 상기시켜 겨우 나아가려는 현재를 망치려는 그 스스로의 공포다.
은우는 눈을 살짝 찌푸리며 무너지는 시체를 받았다. 배신당한다고 해도 이겨 낼 정신과 견뎌 낼 배경이 있다면 괜찮다.
그러니 나약해지지 말자. 자신의 유약함을 인증하지 말자.
짤랑짤랑.
파픽스의 희푸른 피부 위에 매달린 장신구들이 청아한 소리를 내었다.
그렇지만 그는 그 시체를 사정없이 벽 너머로 던졌다. 약간 경사가 진 덕에 시신은 데굴데굴 굴러 흰 설원에 방치됐다. 머리칼도 희고 옷도 희니 아마 눈에 안 띌 것이다.
이제 다음 보초병이 뒤돌기 전에 죽여야 한다. 은우는 반대쪽 성벽에 선 보초가 그를 보지 못하도록 상체를 낮췄다. 난간이 꽤 높아 상체만 굽혀도 가려졌다.
그는 그 상태로 도도도 달려 다음 보초병에게 다가갔다. 진행은 아까와 같았다. 죽이고 던진다. 성벽 위에 있던 파픽스 보초병 3명이 전부 설원에 보내졌다.
“푸른 하늘이 그대를 반기노니.”
─ㅋㅋㅋㄱ그건 인삿말이잖아욬ㅋㅋ
─죽여놓고 인사하는 인성ㅋㅋㅋ
─마! 학살좌는 죽이는 것부터 인사다!
─ㅋㅋㅌㅋㅌㅋㅋㅋㄱㅋㄱ
은우는 카카라 전사의 입버릇을 중얼거리곤 성벽 안쪽을 살폈다. 아까 름플브흐가 봤던 구덩이와 나선으로 빙글빙글 돌며 내려가는 길들이 보였다.
나선의 길에도 보초병들이 돌아다니고, 구덩이 바깥의 땅엔 식물을 재배하는 일반인들이 있다. 얼어붙은 땅에서도 억척같이 자라나는 그 식물들은 안에 들어가면 은폐 효과가 있다.
“일반인들을 피해 가면 보초병이 있고, 보초병을 활로 먼저 죽이면 일반인들이 소리를 지를 테고. 애매하네요.”
은우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일반인은 죽이면 경험치가 많이 깎인다 했던가요?”
─넹
─진짜 사정없이 깎임
─근데 냅두면 소리지르잖어ㅠ
─이래서 제압스킬 꼭 찍어야함;;
─거의 다찼는데 하나 죽였다고 절반이하로 쭉 내려가드라ㅋ 개빡치게ㅋ
─일반인들한텐 스킬 안 찍어도 제압가능
물론 스킬을 찍지 않는 그로선 경험치가 깎여도 아무 문제 없었다. 다만 방송이란 게 그랬다.
“일반인은 가능하면 죽이고 싶지 않은데…….”
투구 속 입술이 삐뚜름해졌다.
“방해가 되니 어쩔 수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쯤되면 파픽스랑 화해할 생각이 없음ㅋㅋㅋ
─잠입해서 훔치는게 아니라 몰살시키고 가져가는 거냐고ㅋㅋㅋㅋ
─여윽시 학살좌다 이거야
“죽인다고는 안 했습니다?”
은우는 납검한 뒤 조심히 성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풀 속에 몸을 숨기자 소리 때문에 고개를 들었던 이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하던 일들을 했다.
그는 풀 속에 몸을 숨긴 채로 일반인들에게 다가갔다. 뒤를 잡은 후 손으로 입을 막고 풀숲 안으로 끌어들인 후 명치를 쳐 기절시키면 끝이다. 공격 직군은 못 해도 일반인은 기절 제압이 가능했다.
“풀숲 돌아다니다가 기절한 동료를 발견하면 귀찮아지니… 전부 기절시키겠습니다.”
은우는 풀숲 사이를 오가며 일반인 5명을 전부 기절시켰다. 때맞춰 보초병이 막 위쪽으로 올라왔다.
─도망쳐!!
─도망가 보초병!
─구울왕이 간다!
─죽음이 내려앉는다!
“도망가면 안 되죠.”
그는 기절시킨 일반인을 끌어 풀숲 밖으로 다리만 내밀게 했다. 일부 시청자들이 저러면 걸리지 않느냐며 의문을 표했다.
─시체 발견되면 ㅈ되는 거 아님?
─어떻게 발견되냐에 따라 반응 다름
─시체가 전신이 다 드러난 채로 발각되면 바로 난리나는데, 발이나 손이나 머리나 일부만 드러난 채 발각되면 일단 다가와서 살피려 듬
─착한 설명충 ㄱㅅ
은폐를 위해 숨죽여야 하는 은우를 대신해 시청자들이 알아서 질문하고 대답했다. 그사이 일반인의 다리를 발견한 보초병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어이, 무슨 일이냐.”
은우는 조용히 칼을 빼 든 채 보초병이 사정거리 안에 들 때까지 기다렸다.
“너…….”
그리고 풀숲 은신이 들킬 정도로 가까워졌을 때, 은우는 낮췄던 몸을 박찼다. 적과 그의 시선이 마주치고, 거대한 검이 대각선으로 쳐올려졌다.
서걱!
검의 경로는 완벽히 대상의 겨드랑이부터 목 그리고 귀밑까지 베었다. 비명은 없었다.
“깔끔하네요.”
은우는 검을 잠시 내려놓고 보초병의 시체를 치웠다. 후반부에도 시체수습은 중요하지만, 잠입 초반에는 특히 중대하다.
그는 그것을 풀숲에 집어넣은 후 조심히 빠져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침입할 시간이다.
은우는 몸을 바짝 낮추고 무기는 질질 끌어가며 움직였다. 전진 속도가 느려져도 어쩔 수 없다. 탁 트인 공간이라서 엄폐물이 나올 때까진 방바닥의 바퀴벌레처럼 움직여야 했다.
그는 샤샤샥 행동하다가 나선 길을 돌아다니는 두 번째 보초병을 발견하고 바로 옆으로 빠졌다. 보초병을 제거하는 수도 있지만, 그랬다간 반대 측 개미굴에 있는 사람들이 종을 울릴 거다.
거리 때문에 지금은 아군 판정으로 나올 뿐, 적대 행위를 할 경우 적임을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층, 한층 몰살하는 쪽이 좀 더 편하긴 하겠네요.”
─학살이 더 편하다......메모....
─퍄퍄;; 형 이제 학살좌 부정 안 하는구나?
─ㅗㅜㅑ,,,몰살이 편한 남자,,,,
“학살이라뇨. 저도 될 수 있으면 피해서 가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미션 자체가 몰살인 걸 어쩝니까?”
은우는 300만 원을 방패로 파픽스를 죽이는 검에 정당성을 덧발랐다. 물론 그것이 핑계에 불과함을 그도, 보는 이들도 알았다.
개미굴처럼 지어진 파픽스의 부락은 문 없이 통로가 연결되어 있어 조심히 움직여야 한다. 심지어 방마다 연결된 통로도 많아서 조금만 실수해도 적과 마주칠 위험이 있었다.
“층을 오르락내리락하는 통로는 없어서 좀 아쉽네요.”
나선 길밖에 내려갈 방도가 없다니. 은우는 혀를 차며 다음 방으로 들어섰다. 식량 방인지 곡물 자루와 고깃덩이들이 널려 있었다.
“애들 주면 되겠네요.”
암살엔 방해가 돼서 흐딕스고 름플브흐고 되돌려 보낸 상태다. 그렇지만 나중에 재소환했을 때 얼마든지 줄 수 있다.
은우는 고깃덩이 사이를 살금살금 지나며 기척을 따라 움직였다. 그러곤 이 방에 있는 두 개의 기척 중 정예 몹의 뒤를 잡았다.
짧은 파육음과 함께 정예 몹이 허물어졌다. 길고 긴 검이 암살에 적당하지 않다는 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보통은 목을 끌어안듯 자세를 잡으며 칼로 성대를 그으나, 검날이 길다면 겨드랑이 사이로 칼날을 통과시킨 후 백 허그 하면서 목에 검을 겨누면 되지 않는가.
목 긋기가 어렵다면 머리를 관통시키면 된다. 그래도 사람은 죽는다.
적의 목을 베는 은빛 검신에 에메랄드색 눈동자가 언뜻 비쳤다. 은백색 하늘에 떠오른 녹색 태양은 하나의 생을 앗아갔다.
“치, 침……!”
난이도 조절을 고려한 것인지 정예 몹 외 기척은 일반인의 것이었다.
공격은 안 하지만 내버려 두면 비명을 지르며 소란을 떨 것이다. 그랬다간 바로 발각될 것이고.
은우는 일단 빠르게 일반인을 따라잡았다. 커다란 손이 일반인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쉬이.”
일반인의 입을 손으로 막은 채 벽으로 밀어붙이자 채팅 창이 난리가 났다. 입 다물라는 의미로 낸 소리가 기름을 부었나 보다.
은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일반인의 명치를 쳐 제압했다. 죽은 정예 몹과 기절한 일반인은 고스란히 곡물 자루에 들어갔다.
은우는 고기를 회수한 후 다음 통로로 들어섰다. 발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하나 오네요.”
그는 속삭이듯 말을 내뱉곤 검을 양손으로 쥐었다. 검이 너무 길어서 양손으로 쥐지 않으면 그라도 휘두르기 어려웠다.
─안 숨으심?
─걸릴 것 같은데
─켄이라면 잘 할 거라 믿는다.
─글고보니 사직서님 요즘 후원을 안 하시네
─돈없다.
─아;;;;;;
“녀석이 피리를 불기 전에 잡을 겁니다.”
검을 휘두를 너비는 되나, 숨을 공간은 없는 게 파픽스 부락의 통로다.
은우는 천장에 매달리거나 하던 평소와 달리 돌격을 감행했다. 괜히 숨었다 발각되어 고래고래 외침을 당하느니 상대가 소란을 떨기도 전에 제거할 생각이다.
“갑니다.”
상체를 낮춘 채로 발을 하나하나 내디딘다. 곧 가속도가 붙으며 약간 경사진 통로를 올랐다. 적의 발소리가 가까워졌으나 은우의 발소리는 나지 않았다.
“무슨……!”
적이 드디어 은우를 목격했다.
“뭐, 뭐냐!”
그것은 무기를 꺼내 들며 외쳤다.
적 NPC가 침입한 자를 발견했을 때 적으로 인지하기까진 약간의 시간을 필요로 하니. 거리가 매우 멀 때와 비슷하다. 적대 행위를 목격한 거라면 바로 인지하지만, 걷거나 달리거나 일반 행위에는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별하는 시간을 요한다.
그 시간은 대략 1초. 그것이 적의 목숨 줄을 끊었다.
은우의 발이 통로의 벽을 밟고, 검날이 은빛 광을 뿌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스걱. 적의 몸뚱이가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목격자가 없으면 암살 맞습니까?”
그는 버릇처럼 검을 털며 입술을 삐뚜름하게 늘렸다.
본거지 공략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