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힐통령 태양의 사제-174화 (174/441)

# 174

힐통령 174화

64장 두 개의 게이트(1)

태양의 분신은 레벨 216 수준의 카이와 다름없다.

하지만 카이의 216레벨과, 다른 유저들의 216레벨은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

하물며 분신은 카이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생명체가 아니었다.

“상대방의 전투 패턴 분석 중.”

골리앗을 빤히 쳐다보던 카이의 분신이 잠시 후 검을 뽑아냈다.

동시에, 그의 왼손은 홀리 익스플로젼을 캐스팅하기 시작했다.

“흥.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장비를 입고 있다.

골수 게이머인 골리앗은 그 정보 하나로 진실에 가까운 결론을 도출해 냈다.

‘시전자의 도플갱어 같은 건가? 레벨은 216…… 대충 시전자 능력의 70% 정도를 낸다고 보면 되겠군.’

순식간에 계산을 마친 골리앗은 뒤쪽에 물러선 채 힐을 시전하는 카이를 쳐다봤다.

“뭐, 이 정도 레벨의 분신이라면 시간벌기 용으로 꺼내든 것 같다만…….”

화아아악!

섬전처럼 움직인 골리앗의 거대한 신형이 하늘을 날았다.

“이런 장난감으로 날 진지하게 이길 생각은 하지 않았을거라 믿는다. 흐읍!”

이어서 바닥을 향해 떨어지는 거인의 주먹.

하지만 분신은 이를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피해 버렸다.

‘이걸 피해?’

카이 본인조차 근근히 막아내던 공격을 분신 따위가 깔끔하게 피해낸다?

살짝 당황한 골리앗은 곧장 허리를 뒤틀며 다리를 차올렸다.

목표는 분신의 머리!

다가오는 하이킥을 감지한 분신은 몸을 숙이며 앞으로 달려나왔다.

‘그럼 그렇지. 주인이나 도플갱어나 대처법은 똑같군.’

씨익 웃은 골리앗은 하늘을 향해 길게 뻗어나가던 두꺼운 다리를 유연하게 꺾었다.

교과서에 실릴 법한 깔끔한 브라질리언 킥!

조금 전 카이에게 커다란 충격을 줬던 강력한 한 방이었다.

후욱!

하지만 카이의 분신은 마치 미래를 읽은 것처럼, 돌연 걸음을 멈춰 세웠다.

그러자 녀석의 귀 끝을 살짝 스치고 지나가는 골리앗의 발차기.

“……!”

예상치 못한 반응에 골리앗이 당황한 틈을 타서, 분신이 바닥을 박차고 튀어나갔다.

“칼날 쇄도.”

“크윽. 스위칭, 영체화!”

“홀리 익스플로젼.”

“스위칭, 거울 호수의 축복!”

분신의 공격을 간발의 차로 모두 무효화시킨 골리앗은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도플갱어 주제에…….”

공격이 제법 날카롭다.

오죽하면 제 주인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

‘만약 카이 녀석이 이 녀석과 함께 합공을 시작하면…….’

상황이 불리해질 수도 있다.

등골을 스멀스멀 타고 올라오는 불안감에 골리앗은 버럭 소리쳤다.

“그깟 듀라한들을 상대로 뭐하는 짓이냐! 어서 해치우고 합류해!”

“예!”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대꾸한 타이탄 길드원들의 공세가 매서워졌다.

본인의 회복을 마치고 그 모습을 쳐다보던 카이가 눈을 반짝였다.

“그렇겐 안 되지. 매스 블레스, 태양의 축복, 태양의 갑옷. 햇살의 따스함.”

전장을 관망하던 카이는 듀라한들에게 각종 버프를 걸고, 체력을 회복시키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어, 언데드인데 회복 스킬에 영향을 받는다고?”

“사기잖아!”

“그러게. 놀 스켈레톤 때도 그렇더니, 얘네도 그러네.”

타이탄 길드원들의 비명에 카이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꾸했다.

‘사제 클래스를 지닌 채 네크로맨시 스킬을 배운 사람이 여태 없어서 그런가.’

카이는 예전에 자신이 소환한 놀 스켈레톤에게 힐 스킬을 사용해본 적이 있다.

녀석들을 죽여서 경험치가 들어오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녀석들의 체력만 회복이 되었다.

‘그 말은 즉 듀라한들도 치료할 수 있다는 뜻.’

텅텅텅!

카이의 지원을 받은 듀라한들이 더욱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제법 격렬하게 저항하는 불꽃이었다면, 지금은 화염의 파도가 되어 타이탄 길드원들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게다가 듀라한들이 적을 죽일 때마다, 언데드의 하위 병종인 스켈레톤으로 살아나 자신의 동료였던 이들을 공격했다.

“크으으…….”

부하들이 합류할 때까지는 버텨야 한다.

그 사실을 인지한 골리앗이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해 볼까.”

치료를 마치고 전장에 복귀한 카이가 빙긋 웃었다.

“웃지 마라. 분신 하나 추가되었다고 네놈이 이길 가능성은…….”

“마나, 부족하지?”

“……!”

카이가 뜬금없이 던진 말에 골리앗의 얼굴이 한 차례 경직되었다.

하지만 이어서 태연함을 가장한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군.”

“와우. 이번에 죽으면 게임 접고 배우 해보는 게 어때? 웬만한 배우 저리 가라할 연기력이셔.”

이죽거리며 본인의 검을 뽑은 카이가 눈을 가늘게 뜨며 골리앗의 전신을 훑었다.

“뒤에서 치료를 하면서 내 분신이랑 싸우는 걸 봤어. 그리고 아까 내가 싸울 때의 상황도 계속해서 복기했지.”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 텐데?”

“아니, 있더라고.”

골리앗의 공격은 빠르고, 매섭다.

눈앞에서 직접 마주하면 막아내는 것에 급급할 정도로 날카로운 공격들의 향연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골리앗이 사용한 공격 스킬은 단 하나도 없었다.

“네 놈이 여태까지 사용한 스킬은 딱 세 가지 뿐이야. 스위칭, 영체화, 그리고 거울 호수의 축복.”

“…….”

“스위칭이라는 스킬, 마나를 무지하게 잡아먹는 거지?”

“헛소리.”

“계속 궁금했거든. 왜 공격 스킬을 쓰지 않는지 말이야. 아까 내가 땅에 누웠을 때, 스킬을 썼으면 날 끝냈을 수도 있었잖아?”

“시나리오 한 번 잘 쓰는군.”

“쫄리면 죽으시던지.”

촤악!

검 끝으로 골리앗을 겨눈 카이가 나지막하게 읊조렸다.

“스위칭 스킬을 사용하느라 공격 스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네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만약 골리앗이 스위칭 스킬을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그는 공략 불가능한 괴물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태양의 분신이 있고, 스위칭은 마나를 무지막지하게 잡아먹는 게 분명해.’

페가수스 사에서 공략이 불가능한 무적의 스킬을 만들어낼 리는 없다.

실제로 신화 등급 직업인 카이의 스킬들만 해도 나름 공략할 여지는 있다.

“……말이 길군.”

카이의 말을 일축한 골리앗이 자세를 잡으며 손을 까딱였다.

“와라.”

“원한다면.”

카이가 턱을 까딱이자, 분신이 먼저 골리앗에게 달려들었다.

‘칼날 쇄도와 홀리 익스플로젼을 먼저 쓰는구나.’

태양 분신의 전투법은 마치 교과서에 실릴 것처럼 정석적이었다.

그 어떤 변칙이나 함정도 없는, 순수한 전투법.

‘하지만…… 기본 능력 자체가 뛰어나.’

자동으로 움직이는 분신의 연산력은 실제로 굉장했다.

골리앗과 치고 박으면서 더블 캐스팅을 유지하는 건 카이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

‘그러면 나는 녀석에게 맞추기만 하면 되지.’

칼날 쇄도와 추적하는 빛의 화살을 꺼내든 카이는 골리앗의 뒤를 돌아갔다.

“쥐새끼 같은!”

영체화 스킬을 사용한 골리앗이 뒤로 물러서며 분신의 검을 피해냈다.

하지만 그 위로 쏟아지는 카이의 빛의 화살!

퍼버버벅!

“크윽!”

전투 이래 최초로 골리앗의 체력이 빠지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방어를 포기한 골리앗이니만큼, 그 공격 한 번에 체력이 12%나 날아갔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허약해서 어떡하나?”

“감히……!”

골리앗이 분신을 따돌리며 카이에게 달려들었다.

‘분신의 공격은 어차피 이 녀석보다 약해.’

그러니 분신의 공격은 허용하고, 카이의 공격만 피한다.

동시에 카이를 개 패듯이 패서 죽여 버린다.

이것이 골리앗의 작전이었다.

“훌륭한 선택이야. 하긴, 명색이 10대 길드 마스터인데 그 정도로 머리가 안 돌아갈 리는 없지.”

콰아아아앙!

황소처럼 돌진한 골리앗이 어깨를 이용해 그대로 카이를 박아버렸다.

“흐읍!”

하지만 미리 대비를 하고 있던 카이는 발바닥으로 골리앗의 어깨를 가볍게 밟고, 반동을 이용해 허공으로 떠올랐다.

“하! 도망칠 곳 없는 허공으로 도망치다니.”

카이의 어리석은 행동을 비웃은 골리앗이 그대로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여기서 치명타를 터뜨리면…….’

골리앗의 이두근이 크게 부풀었다.

마치 터지기 전의 폭탄처럼 크게 부풀어 오른 그의 주먹이 쏘아지기 전.

뒤쪽에서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촤르르르르륵!

“뭐?”

“내 분신의 공격력이 약하다고 해도, 아예 배제하면 안 되지.”

콰드드득!

순식간에 골리앗의 목을 몇 차례 둘러싼 사슬은, 무정하게 그의 신형을 바닥으로 끌어당겼다.

부우우우웅!

골리앗이 황급히 주먹을 휘둘렀지만, 이는 허무하게 허공을 휘둘렀다.

동시에 바닥을 향해 추락하는 골리앗.

그리고 그 모습을 쳐다보던 카이가 손가락으로 이를 겨냥했다.

“홀리 익스플로젼!”

콰아아아아앙!

“스, 스위칭! 거울 호수의……!”

골리앗이 황급히 입을 열었지만, 이미 쏘아진 빛보다 빠르게 말을 할 수는 없는 법.

순식간에 이에 얻어맞은 골리앗은 바닥에 그대로 처박혔다.

“꽉 잡아!”

홀리 익스플로젼을 쏘아낸 반탄력으로 허공 높이 떠오른 카이가 검을 빼들었다.

‘여기서 끝낸다.’

남아있는 골리앗의 체력은 70%.

절대 적은 수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내야 해.’

아무리 축복을 받은 듀라한들이 버티고 있지만, 그리 긴 시간을 버티지는 못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골리앗은 수비적으로 전투를 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업그레이드.”

[업그레이드 스킬이 사용되었습니다.]

[다음에 사용할 스킬 세 개의 효과가 대폭 강화됩니다.]

“파이널 어택, 칼날 쇄도, 홀리 익스플로젼.”

세 개의 스킬을 강화한 카이의 신형이 천천히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중력에 의해 가속도가 붙는 그의 몸!

“크윽, 비켜라!”

골리앗은 두 주먹으로 분신의 머리를 몇 번이고 후려치고 있었다.

하지만 분신은 체력이 바닥에 나면서도 골리앗의 위에 꽉 엎드린 채 그를 놓지 않았다.

‘무, 무슨 스킬이 날아오지? 아까의 그 광선? 아니면 검?’

카이의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 쳐다보는 골리앗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

마치 목숨이라는 판돈을 걸고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는 기분.

그것마저도 압도적으로 불공평하다.

‘나는 지면 모든 것이 끝이지만…….’

상대는 자신이 이길 때까지 몇 번이고 같은 수를 시도할 수 있다.

‘물리 피해? 아니면 마법 피해?’

골리앗의 모든 신경이 눈 끝으로 몰렸다.

눈동자 가득 핏줄이 서고 카이의 왼손과 오른손만을 주시하던 찰나!

“가려.”

카이가 명령을 하자 분신이 황급히 손을 뻗어 골리앗의 눈을 가렸다.

“이, 이런! 스위칭! 거울 호수의 축복!”

순간적으로 카이의 움직임을 놓친 골리앗은 순간적으로 최선의 판단을 했다.

‘역시 똑똑해. 영체화를 쓰지 않은 걸 보니까.’

영체화를 사용하고 있으면 마법 피해를 입을 시 두 배의 피해를 받게 된다.

모르긴 몰라도 거울 호수의 축복에는 그러한 페널티가 없어보였다.

한 마디로 골리앗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를 내민 것.

“하지만…….”

애초에 이 가위바위보의 승자는 처음부터 정해져있었다.

“먼저 낸 네가 진 거야.”

카이의 오른손이 벼락처럼 움직이며 검을 내질렀다.

콰드드드드드드드드드득!

분신은 타이밍을 맞춰 영체화를 사용했고, 카이의 검은 미끄러지듯 골리앗의 심장을 관통했다.

“크아아아아악!”

자신의 체력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치닫는 것을 쳐다보던 골리앗이 비명을 내질렀다.

“조금 아플거야.”

방어력에 투자도 하지 않은 녀석이다.

얼마 있지도 않은 방어력이 파이널 어택 효과로 인해 무시가 되어버렸고, 공격력마저 세 배로 뻥튀기가 된 상태.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말이야.”

그 말과 함께 골리앗의 몸이 쩌저적 갈라지기 시작했다.

“아, 안 돼……!”

한 번 생기기 시작한 균열은 연쇄작용을 일으켰다.

쩌저저저적!

골리앗의 건장한 신체가 전부 조각처럼 갈라지고, 크게 뜨여진 두 눈에서 하얀 빛이 새어 나왔다.

“요, 용서하지 않겠……!”

“그러게, 바체 앞에서처럼 조절 좀 잘하지 그랬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자의 최후는 참담했다.

철그렁.

최소 레어 등급으로 보이는 건틀렛 하나를 남겨둔 채 사라져 버렸으니까.

“아니, 유니크 등급이려나.”

세계 10대 길드의 마스터가 사용하던 장비이다.

입고 다니는 장비들만 합쳐도 몇 억은 우습게 나올 터.

게다가 무기는 그 어떤 부위보다 값이 더 나간다.

“잘 쓸게.”

[악마의 건틀릿을 획득하셨습니다.]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넣은 카이는 흐트러진 폴리곤 조각들을 가볍게 지르밟으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방금 전까지 전장에 울려 퍼지던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는 멈춘 지 오래였다.

모두 골리앗의 죽음이 만들어낸 효과.

“…….”

“마, 마스터가…… 졌다고?”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되지?”

자신들이 믿고 따르던 마스터마저 잡아먹은 랭킹 1위의 괴물.

카이가 자신들에게 다가오자 타이탄 길드원들이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철그렁, 철그렁.

검은색으로 도배된 언데드 군단이 신성한 사제복을 입고 있는 카이를 자연스럽게 호위하는 모습은 누가 보기에도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웃음을 짓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지금 막 두 번째 공룡을 먹어치운 광포한 사냥꾼 앞에서 숨을 죽일 뿐.

“이봐, 흑룡.”

“……무슨 일입니까.”

카이의 부름에 답하는 쿤 팽의 목소리는 정중했다.

쟈오 린으로부터, 카이의 심기를 거스르지 말라는 명령이 하달된 상태였으니까.

“이 전쟁은 이미 결판이 났다고 봐도 되겠지? 내가 좀 바쁜 몸이라서.”

“음…… 타이탄 길드의 마스터는 사망한 상태고, 이대로 전투가 지속되어도…….”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채 무기력함을 느끼는 타이탄의 랭커들을 바라보던 쿤 팽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결과가 바뀔 것 같지는 않군요. 흑룡은 카이님이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을 인정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이제 벽 좀 철거해 주지 않을래.”

무대를 만들고 있던 흑룡 길드원 하나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묻자, 쿤 팽이 냉큼 대꾸했다.

“비켜드려라.”

“예.”

대답과 동시에 흑룡 길드원들이 옆으로 갈라지며 통로를 만들어냈다.

“그럼 나는 이만 바빠서.”

언데드 군단을 데리고 자리를 이탈하려던 카이가 문득 걸음을 멈췄다.

“아, 잠깐만.”

“……왜 그러십니까?”

침을 꿀꺽 삼킨 쿤 팽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흑룡이 크게 잘못한 것은 없다지만, 카이의 입장에서 볼 땐 충분히 미운 털이 박힐 만한 행동을 한 건 사실이니까.

물론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카이는 쿤 팽을 쳐다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여기에 마법사들도 제법 데려왔지?”

“그럭저럭 있습니다만.”

“그럼 나랑 우리 애들 텔레포트 좀 시켜줘라.”

“…….”

천하의 흑룡 길드 마법사들을 무슨 택시처럼 사용하려고 하는 막되먹은 인간!

하지만 점점 찌푸려지는 카이의 인상을 쳐다보던 쿤 팽은 에버랜드 매표소 직원처럼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정도 서비스는 저희가 당연히 해드려야지요. 어이! 텔레포트 준비해라!”

흑룡의 참모 역할을 하는 쿤 팽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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