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힐통령 태양의 사제-380화 (380/441)

# 380

힐통령 380화

116. 마계 화타(2)

노인 악마는 순식간에 자신이 환자들에게 사용했던 독과 그 재료들을 준비했다.

“흠.”

카이는 단상 위에 올려진 재료들부터 가볍게 훑어봤다.

[보랏빛 찌르]

[붉은 아카툰카]

[은은한 초롱박나물]

…….

이어서 확인한 것은 노인이 만들었다는 독.

커다란 항아리에 담겨있는 액체를 잠시 쳐다보자, 그의 눈이 이에 반응했다.

띠링!

[포이즌 마스터 스킬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분석 중…….]

[독에 대한 분석이 완료되었습니다.]

[잠 못 이루는 자를 위한 독]

등급 : 레어

숙련자가 하급 재료들을 섞어 배합한 독입니다.

진통 효과와 함께 수면제 역할을 하며, 복용자로 하여금 잠시나마 고통을 잊게 만들어줍니다.

다만, 꾸준히 복용시 그 효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오히려 신체 면역력이 크게 저하됩니다.

희귀도 : ★★★★

독성 : ★★★

‘아이고.’

카이는 저도 모르게 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는 옆에서 멀뚱거리는 노인 악마를 향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 환자들에게 이 독을 먹인지 얼마나 됐습니까?”

“으음…… 대략 삼 주 정도 된 것 같군. 해방군의 식량 문제가 심각해진 것도 그때 즈음이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독한 독감이 엘리시온을 뒤덮었거든.”

‘삼 주라.’

이독제독.

확실히 좋은 방법이다.

아마 노인 악마는 이 독을 통해 환자들의 고통을 상당 부분 덜어주었을 것이다.

그래, 딱 상당 부분.

‘하지만 최근에는 이 독이 통하지 않았겠지.’

카이는 이를 확인했다.

“최근 환자들이 이 독을 먹고도 잠을 청하지 못했죠?”

“그, 그걸 어떻게?”

노인 악마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맞다. 삼 주 전에는 반 모금씩만 먹여줘도 편안한 얼굴로 잠에 빠져들었는데…… 요즘은 몇 컵을 들이켜도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어.”

“이거 더 이상 못 씁니다. 다 갖다 버리세요.”

카이가 명령하자, 노인이 인상을 찌푸렸다.

“잠깐! 그래도 이 독이 없으면 저 많은 환자들은 제대로 된 잠조차 자지 못한다!”

“플라시보 효과예요.”

“플…… 뭐, 뭐라고?”

노인 악마가 생전 처음 듣는 단어에 말을 더듬었다.

“이 독을 먹어야만 잠을 잔다는거. 플라시보 효과라고요. 일종의 심리적 효과죠. 아무 효능이 없는 약을 먹고 자신은 이제 잘 수 있다고 스스로 최면을 거는 것뿐입니다.”

“그럴 리가…….”

카이는 손바닥으로 항아리의 옆 부분을 툭툭 쳤다.

“이 독은 꾸준히 복용시 그 효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환자의 면역력을 떨어트립니다. 이 사실을 알고계셨습니까?”

노인 악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뭐, 뭐……?”

모르는 눈치다.

그는 주변 악마들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난 정말로 몰랐네! 마신님께 영혼을 걸고 맹세해! 예전에 귓동냥으로 들었던, 진통의 효과가 있는 독을 만들었던 것뿐인데…….”

“네, 별다른 의도가 없었다는건 믿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돼요.”

카이가 턱을 까딱거리자, 악마가 카즈라의 눈치를 살폈다.

“갖다버려라.”

명령이 떨어지고나서야 자리에서 항아리가 치워졌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되지?”

팔짱을 낀 카즈라는 이 상황이 못내 답답한지 카이를 재촉했다.

“약이란 복용하면 복용할 수록 더욱 강한 성분이 들어있는걸 먹어줘야 합니다. 독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엘리시온의 악마 중에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지니고 있는 이가 없는데…… 그대가 만들 수 있나?”

“흠.”

솔직히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다.

신성력을 일으켜 타인을 치료해 본 적은 있어도, 독을 배합해 본 적은 없다.

‘아니, 하다못해 약을 만들어본 적은 있는데…….’

문득 화이트홀에서 아야나와 함께 약초를 만들던 때가 떠올랐다.

‘약초학의 기초는 알아. 너무 기초라서 문제긴 하지만.’

지금 당장 그것에 대한 해결법으로 기댈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제 앞에서 독을 한 번 만들어봐 주세요.”

“……독을?”

카이의 부탁에 노인 악마가 눈을 끔뻑거렸다.

“하지만 난 아까 자네가 버리라고 한 독밖에는…….”

“괜찮습니다. 그거라도 만들어주세요.”

“잠깐, 그게 무슨 소리지? 쓸모 없다고 다 갖다 버리라고 한 건 네가 아닌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카즈라가 끼어들었다.

“잠시 확인할게 있어. 저 독에 어떤 재료들이 들어갔는지 정확하게 알고, 배합 순서는 어떤지를 알아야 환자들에게 무슨 독을 먹여야 하는지 결론이 나니까.”

말은 청산유수.

악마들도 카이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제대로 된 의원은 조금 다르군.”

“그런데 의원 맞나?”

“몰라. 카즈라가 데리고 왔던데, 뭐하는 악마지?”

그러고보니 아직 카이와 유하린이 인간이라는 것조차 소개가 안 된 상태.

허나 카이는 이를 개의치않고 우선 환자들부터 생각했다.

“시간 없습니다. 빨리요.”

“바로 준비하지.”

노인 악마가 서둘렀다.

***

“자, 여기서 보랏빛 찌르를 한 줌, 그리고 하얀 낮풀 포자를 반 꼬집…….”

노인 악마는 최대한 천천히.

하지만 평소 자신이 독을 만들던 때를 떠올리며 실수 없이 독을 만들었다.

그의 손을 거쳐간 재료들이 항아리로 들어갔고, 잠시 후 독이 만들어졌다.

“이게 끝이네.”

카이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오른 것도 그때였다.

띠링!

[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포이즌 마스터 스킬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초급 독 제조 스킬이 생성됩니다.]

[포이즌 마스터 스킬에 의해 독 제조 스킬이 고급 5레벨로 상승합니다.]

“어?”

카이의 생각대로 독 제조 스킬이 생기기는 했다.

하지만 단번에 고급 5레벨로 상승할 거라는 것은, 그도 예상치 못한 바였다.

‘이거 진짜 물건이네.’

포이즌 마스터는 독에 관련된 분야에서만큼은 카이를 달인급 지식인으로 만들어주었다.

“카이님은 뭐 좀 아시겠어요? 전 가만히 쳐다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네요.”

옆에서 같이 독이 제조되는 것을 구경하던 유하린이 중얼거렸다.

‘확실히 포이즌 마스터 스킬 때문이구나.’

같은 장면을 목격했는데 자신은 독 제조 스킬이 생겼고, 그녀는 생기지 않았다.

포이즌 마스터 스킬의 유무가 만들어낸 차이점이었다.

“도움이 되었나?”

“충분히.”

카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단상으로 다가갔다.

‘재료들은…… 흠, 이제 좀 보이네.’

아까는 재료들을 봐도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그의 시야에 보이기 시작했다.

[보랏빛 찌르]

진통 효과가 다량 들어있습니다.

노란 찔레풀과 섞을 시, 그 효과가 증폭됩니다.

[붉은 아카툰카]

먹는 즉시 전신이 천천히 마비되고, 중독되어 사망에 이르게되는 위험한 독입니다.

하지만 은은한 초롱박나물과 7:3 비율로 조합할 시, 독성은 사라지고 진통 효과만 남습니다.

[은은한 초롱박나물]

…….

‘호오.’

유용한 정보들이 카이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이건 필요하고, 이것도…… 음? 이런게 왜 여기있어.”

순식간에 재료 정리를 마친 카이가 미간을 좁혔다.

‘흠. 그런데 이걸로는 부족해.’

포이즌 마스터는 최고의 과외 선생이었다.

그 과외 선생은 한 가지 재료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중이었다.

‘원기 회복. 떨어진 면역력을 순식간에 채워줄 수 있는 영양이 풍부한 재료가 필요해.’

하지만 이 척박한 마계에 그런 것이 있을 리가.

그래도 카이는 혹시나 싶어 카즈라에게 물어보았다.

“……그런 게 있을 리가.”

쓴웃음을 지은 카즈라가 고개를 내저었다.

“있었다면 진작 환자들에게 나눠줬겠지.”

“역시 그런가.”

머리를 벅벅 긁은 카이는 턱을 어루만지며 고민했다.

‘영양…… 영양…….’

그가 제자리를 맴돌며 고민을 하는 동안, 유하린은 물이 가득 들어있는 항아리를 들고다니며 그것들을 끓이는 중이었다.

환자에게 우선 깨끗한 물을 먹이라는 카이의 지시 때문이었다.

“후우, 후우.”

마계에는 인간계처럼 마나로 작동되는 조리 기구 따위가 없었다.

때문에 유하린은 땔감에 불을 지피며 이를 열심히 후후 부는 중이었다.

‘하린 씨도 저렇게 고생하시는데, 나도 어서 방법을 생각…… 어?’

그녀를 쳐다보던 카이가 놀란 눈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하린 씨, 그거 뭡니까?”

“예? 이거 물인데요?”

“아뇨, 그게 아니고…….”

카이는 몸을 숙여, 항아리 밑의 공간에 깔려있는 땔감들을 한 주먹 쥐었다.

“이거 말입니다. 땔감으로 쓰시는 거.”

“아 그거…….”

“음? 말 그대로 땔감이네. 못 먹는 풀이거든.”

카이에게 다가온 노인 악마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이게 못 먹는 풀이라고?’

그럴 리가.

카이는 자신의 손아귀에 잡힌 아무런 특색도 없는 풀을 바라보았다.

[말라붙은 자귀나무]

인간들에게는 만드라고라, 만다라케, 혹은 알라우네라고 불리는 식물입니다.

마계의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자아를 없애고 건조한 형태로 뒤바뀌었습니다.

때문에 불을 붙이면 매우 잘 타며, 특정한 배합법을 통해 끓이면 보양식이 됩니다.

허나 말라붙은 상태에서 그대로 복용시, 구토와 함께 마기가 분해됩니다.

‘이거다.’

만드라고라는 마계뿐만이 아니라, 중간계에서도 인기 있는 재료였다.

연금술사나 마탑의 퀘스트를 깨기 위해 유저들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는 재료로, 가격도 제법 비싸다.

‘그런게 여기서는 잡풀 취급을 받다니.’

슬쩍 입꼬리를 말아올린 카이는 말라붙은 자귀나무를 흔들었다.

“이거 모아주세요. 최대한 많이.”

“……자네 설마 그걸 배합에 쓸 속셈인가?”

“예.”

“절대 안 되네!”

노인 악마가 대번에 경을 쳤다.

“그게 어떤 재료인줄 알고? 먹는 순간 몸속의 마기를 흩어내는 무서운 재료일세!”

“그건 잘 모르고 썼을 때죠.”

“아니, 내 생에 그 풀을 약재라고 쓰는 악마는 단 한 명도 없었네. 자네 정말 의원 맞나?”

노인 악마의 의심에 카이는 아무 말 없이 카즈라를 쳐다봤다.

그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카이에게 물었다.

“정말 약재가 맞나?”

“알 텐데. 내가 이런 귀찮을 일을 할 이유가 없다는 사람이란 거.”

그 말대로였다.

만약 카이가 엘리시온의 악마들을 몰살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들은 진작 죽었을 터.

카이가 대공 중 하나를 죽였다는 것을 알고 있는 카즈라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렇군.”

그는 노인 악마를 말렸다.

“그냥 지켜봐라.”

“하지만 저 풀은…….”

“지켜본다.”

카리스마 넘치는 카즈라의 말에 노인 악마는 결국 입을 다물었다.

“걱정 말고 지켜보세요.”

소매를 걷은 카이가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

“완성이다.”

카이는 독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액체를 뿌듯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이게 새로운 약…… 아니, 독인가?”

“예. 어서 환자들에게 복용시키세요.”

“으음. 하지만 여기에는 그 저주받은 식물이…….”

“저주받은 식물이 아니고, 말라붙은 자귀나무입니다. 식으면 효과 반감되니까 서둘러요.”

카이의 명령에 악마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복용시키겠습니다.”

“끄으응…….”

악마 하나가 신음을 뱉어내는 악마의 고개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린 뒤, 입 안으로 독을 흘려보냈다.

꿀꺽, 꿀꺽.

본능적으로 입 안에 들어온 액체를 마신 악마의 가쁜 숨이 빠른 속도로 안정되었다.

이내 편안한 표정을 지은 환자는 순식간에 숙면 상태에 빠져들었다.

“……!!”

“효과가 있군!”

그 모습에 깜짝 놀라는 악마들도 있었고, 주먹을 불끈 쥐며 희열을 느끼는 악마도 있었다.

“자, 다들 뭣들하고 있는 거지? 효과가 증명되었으니 어서 독을 배포해라!”

카즈라의 지휘 아래 독은 빠른 속도로 배포되었다.

“정말 대단하세요.”

옆으로 다가온 유하린이 눈을 반짝거리며 그를 올려다봤다.

“완전 의사 같으셨어요.”

“의사는요. 게임이니까 할 수 있는 거죠.”

“그래도 환자를 대하는 마음만큼은 현직 의사 못지않으실걸요? 아까 독 배합하실 때, 엄청 진지한 표정 짓고 계셨거든요.”

“……제가요?”

“네.”

카이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괜히 시선을 돌렸다.

“저도 모르게 집중했나 보네요.”

“멋있으셨어요. 그런데 후회하진 않으세요?”

“후회라니요?”

“저 악마들이요. 솔직히 카이님이 치료해줘야 할 의무는 없었잖아요. 퀘스트도 안 떴고.”

“그야 그렇죠?”

“저들을 모두 잡았다면 레벨 업을 못해도 네 번은 하셨을 거예요.”

그녀의 말에 카이가 낮은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하린 씨는 왜 안 그러셨습니까?”

유하린이 우물쭈물하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어떻게 아픈 환자를 공격합니까. 환자는 치료를 받아야하는 존재잖아요. 그리고 저에겐 그들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정말, 이럴 때 보면 꼭 성기사가 아니라 사제 같으시다니까요.”

“어.”

그러고 보니 아직까지 말을 하지 못했다.

‘지금 말하자.’

카이는 지금이 사실을 말할 기회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다.

“하린 씨.”

“네?”

아무 생각없이 고개를 돌린 유하린의 동공이 가볍게 떨렸다.

카이가 평소와는 다르게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기 때문이다.

살짝 굳은 표정과 출렁이는 목젖은 그가 긴장했음을 말해주었다.

“저 고백할게 있습니다.”

“고, 고백…… 여기서요?”

깜짝 놀란 유하린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고가는 악마들이 많았고, 너무나도 공개된 장소다.

“보는 눈이 이렇게 많은데요?”

“전 상관없습니다.”

“아니. 제가 상관 있…… 조금 더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아니요. 전 이미 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언제 말해야 할지 계속 타이밍만 찾고 있었는데, 지금이 적기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직업을 공개할 시기가.

“……이럴 땐 또 단호하시네요.”

“예. 하린 씨와 마계를 여행하고, 같이 봉사활동을 하러다니면서 확실히 느꼈습니다. 이 말을 꼭 해주고 싶은 분이라고.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

자신이 사제라는 것을.

“……후우. 그러네요.”

유하린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카이를 올려다보며 그와 눈빛을 마주했다. 마치 자신도 같은 생각이라는 것처럼.

“전 처음이에요.”

“……네?”

“아시다시피 저 보육원에서 자랐잖아요. 어려서부터 알바 다니고, 동생들 챙긴다고 남들 다 하는 연애 한 번 못 해봤어요.”

“아…… 그러셨군요.”

카이는 갑자기 삼천포로 빠진 그녀의 대화를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자신이 직업을 밝히려고 하듯, 그녀도 무언가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던 것 같으니까.

“그래서 사실 잘 모르겠어요. 제가 카이님에게 실망만 시켜드리는 건 아닌지. 못난 모습만 보여드리는 건 아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유하린이 앵두 같은 입술을 우물거렸다.

“그, 그래도…… 이런 저라도 좋으시다면. 앞으로도 자, 잘 부탁드릴게요.”

그녀가 잘 익은 홍시처럼 붉어진 고개를 푹 숙이며 인사하자, 카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네, 뭐……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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