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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 서기관의 회귀-18화 (18/222)

18화

길드 사무소로 들어온 기사들은 바로 길드 직원이 있는 곳으로 향 했다.

그 옆에서 제시카와 제이크를 본 앰버는 반가운 표정으로 두 사람

에게 다가왔다.

"반가워요. 아직 이곳에 계셨군요."

마법사의 인사에 제시카는 반가 운 표정을 지었고,제이크는 정중 히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정중한 인사에 앰버는 미소를 지 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나중에 시간이 나시면 오셔서 공녀님께 홍차를 타 주셨으면 해요. 공녀님이 밀크티를 자주 이야 기하시네요."

"감사한 말씀이십니다. 다만,천

박한 손이 공녀님의 입맛을 더럽 힐까 걱정되는군요."

"호호,전에도 봤지만,정말 신기 하네요. 당신을 보면 어떻게 커 왔는지 무척이나 궁금해요."

제시카도 그녀의 말에는 열렬히 동의했다.

"아,맞다,이분은 저와 같이 탐 사 팀을 도울 레인저세요. 니콜라 스 부대장님이에요."

앰버는 같이 사무소로 들어온 레 인저를 소개해 주었다. 그는 가죽 갑옷을 입은 호남형의 30대 남성 이었다.

"제시카예요."

"니콜라스 경께 인사드립니다. 제이라고 합니다."

제이크의 인사에 니콜라스는 호 탕하게 웃으며 답례를 했다.

"앰버 경께서 말씀하시는 대로군. 어디서 배웠는지 격식에 밝아. 하지만 나한테는 기사의 예법으로 인사할 필요는 없어. 난 레인저니 까."

레인저라도 부대장이라면 기사급 으로 알고 있었는데,눈앞의 레인 저는 예법을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도 제대로 된 인사에 기분이 좋아진 듯했다.

이제는 단련되었는지 제시카는 제이크의 모습에 신경을 끄고는 앰버에게 질문을 했다.

"혹시 저 기사분들하고 같이 탐 사를 하시는 건가요?"

서민적인 공녀와 친구여서인지 아니면 일주일 동안 친해졌기 때 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귀족인 앰버는 제시카의 질문에 곧잘 대 답해 주곤 했다.

덕분에 제시카도 다른 귀족을 대 할 때와는 달리 조금 편하게 앰버

를 대하곤 했다.

지금도 그녀는 같이 여행하던 때 와 달라지지 않았다.

"네,이번에 황실의 요청으로 저 희가 돕게 되었습니다."

'양쪽 사이가 많이 어색한 것을 보니 어쩔 수 없이 돕고 있는 듯 한데. 뭐,당연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제이크가 생각에 잠기는 사이에 기사들이 간 곳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아니, 모집이 쉽지 않을 거라니 무슨 소리인가! 황제 폐하의 칙령

으로 꾸미는 탐사대다! 감히 그런 소리를 해!"

기사의 말에 여직원은 어찌할 줄 을 몰랐고,상황을 보던 용병들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려 했다.

"짐꾼으로 일할 분들은 충분해요. 다만 전문 용병들이 부족해 서……. 그래도 등급이 높은 도적 분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짐꾼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잖 아! 아무래도 말이 안 통하는군. 지부장은 어디 있나!"

'역시 세상은 어디나 비슷비슷하 네.'

소리치는 기사의 모습이 전생에 서 보던 몰지각한 손님과 겹쳐 보 였다.

그때,마침 자리에 있었던 길드 소속의 용병이 그녀를 제치고 앞 으로 나섰다. 제이크의 시험을 봐 주었던 알렌 용병이었다.

"생각 없는 용병들이라 그렇습니다. 아예 지원한 사람이 없는 게 아니니 보상 등급을 조금 더 올려 주시면 자리는 찰 겁니다."

이목에 집중된 가운데 하는 말이 어서 그런지 그의 말은 제이크가 있는 곳에서도 잘 들렸다.

제이크가 놀란 표정으로 제시카 를 돌아보았다.

"지원한 사람이라는 게 저희 둘 인 겁니까?"

"어,우리밖에 없었어."

두 사람은 탐사대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확인하자 제일 먼저 참가 신청을 했었다.

이야기를 들은 앰버가 반가운 표 정을 지었다.

"둘이 지원한 건가요?"

"네,마침 쉬고 있어서요."

"잘됐네요."

앰버는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였

고,옆에서 지켜보던 레인저는 두 사람을 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나름 제이크가 있는 곳은 화기애 애한 분위기였지만,기사 쪽은 전 혀 그렇지 못했다.

황제 직속 기사단이라고 하면 준 귀족 이상, 그런 그가 이런 푸대 접을 받기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더구나 어제 영주에게 황실에 대 한 폭언까지 들었으니 기사의 속 은 점차 끓어오르고 있었다.

덕분에 갈무리되어 있던 그의 마 나도 조금씩 새어 나가 그의 몸

주위를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쯧쯧,정신 수양이 덜 되었군. 제가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얼핏 새어 나오는 살기에 혀를 찬 레인저가 앰버에게 말을 남기 고 기사에게 걸어갔다.

"보상만 올리면 될것 같습니까?"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기사가 움 찔하고 놀랐다. 목소리가 들려온 동시에 주변에 흘리던 마나가 바 로 흩어졌기 때문이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같은 마나 사용자.

기사는 레인저가 자신과 같은 마 나 사용자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 었다.

기사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

제국 안이라고 하지만,이곳은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감정대로 움직이다가는 큰일 날지도 몰랐다.

"네,보상이 높으면 하려는 사람 이 있으니까요."

기사가 표정을 굳히는 사이에 알 렌 용병이 얼른 레인저 말에 대답 했다.

알렌은 니콜라스가 부대장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먼 곳에서 온 버릇 나쁜 기사에 게는 버틸 수 있지만,집주인의 제일 무서운 사냥개 앞에서는 바 로 몸을 숙이는 편이 좋았다.

"그럼,보상을 두 등급 올리도록 합시다. 나머지는 저희 영지에서 내는 것으로 하지요."

알렌의 말에 니콜라스가 바로 결 정을 내렸다.

그의 말에 용병과 기사의 눈이 조금 커졌다. 예상보다 레인저의 실권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어쨌거나,기사는 영주의 말과

달리 제대로 지원을 해주는 것 같 자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영주의 지령을 받아 온 니콜라스도 탐사 자체는 진행될 필요가 있었으니,이번은 호의를 베풀 용의가 있었다.

그렇게 일이 잘 수습되자,탐사 대 공고는 바로 수정돼서 의뢰판 에 다시 붙게 되었다.

두 등급이나 올라간 보상. 이 정 도면 보물 분배 없이도 크게 나쁘 지 않았다. 다만,이 정도에 음직 이는 자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수준 낮은 용병들.

평상시 같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기사들과 마법사로 구성 된 강력한 무력에 던전의 위치까 지 알고 있으니 크게 문제 될 것 이 없었다.

일을 처리한 뒤 니콜라스는 앰버 에게 고개를 숙였다.

"맘대로 일을 진행한 것을 사과 드리겠습니다."

"저야 마법사로 온 것이니까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앰버도 편하게 사과를 받아들였 고,그 모습을 보며 제이크는 두 사람의 역할을 알 수 있었다.

'귀족인 앰버 양보다 레인저 쪽 이 더 실권이 있다는 건가? 앰버 양이 무력이 없는 귀족도 아니고 마법사인데,오히려 레인저 쪽에 실권을 부여했다? 단순히 지원 업 무가 아닌 건가?'

생각을 이어 가던 제이크는 나지 막이 혀를 찼다. 아무래도 또 의 심병이 돈 모양이었다.

부대장이 실권을 가진 것은 레인 저가 대수림에 정통하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제이크는 괜한 의심을 머릿속에 서 털어 버렸다.

말을 나누는 사이에 기사가 일행 에게 다가왔다.

제시카는 다가온 기사를 보고 슬 쩍 자리를 피했지만,제이크는 정 중한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서 물 러났다.

그 모습에 기사의 표정이 조금 펴졌다.

"다행히 전부 무지렁이만 있는 것은 아니군요."

욕 같은 칭찬에 마법사와 레인저 는 쓴웃음를 지었다.

그 뒤로 용병 모집은 빠르게 진 행되었다.

실력 있는 용병대나 파티는 여전 히 참여하지 않았지만,탐사대는 대충 구색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그 밖의 탐사 준비는 레인저의 도움으로 착착 진행되었다.

수십 명이 몇 주 동안 먹을 식량 과 숙식을 위한 여러 가지 물건.

기사와 군인들도 기본적인 장비 는 가지고 있었지만,대수림은 그 들이 가지고 있는 장비로는 어림 도 없었다.

기사가 타고 온 말들도 이제 몇 개월간 여관 신세가 되어 버렸고,

번쩍이는 판금 갑옷들도 영주 성 병기고에 처박히게 되었다.

당연히 탐사대에 뽑히게 된 제이크와 제시카도 출발 준비를 했다.

정이 들었던 늙은 말도 팔아 버 렸고,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준비 했던 돈은 제이크의 장비에 들어 갔다.

멋진 쇠뇌와 기름이 좔좔 흐르는 가죽 갑옷,아직은 위협용에 불과 한 검까지.

제이크의 모습은 겉으로 봐서는 숙련된 용병 같았다.

"너무 새것이라 신입이라는 게

표가 나긴 하지만……"

"하하하,파릇파릇한 얼굴 때문 에 어차피 소용없을걸?"

출발 당일,여관을 나서는 제이크를 보고는 여관 주인과 제시카 가 한껏 트집을 잡는 중이었다.

다만,둘 얼굴에는 뿌듯한 표정 이 떠올라 있어 제이크는 머리만 긁적이고 있었다.

"두 사람,뭐 하는 거예요! 처음 의뢰를 나서는 용병을 놀리면 어 떻게 해요!"

다만,제이크 대신 화를 내주는 사람이 있었다.

손에 큰 바구니를 든 여관집 딸 제니 였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란 패트릭 이 그의 딸이 들고 있는 것을 보 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건 뭐냐? 오늘 배달 일 들어 온 것도 없는데."

하지만 제시카는 바로 바구니의 비밀을 알아차렸다.

"오호라,제대로 코스를 밟고 있 네. 제이는 좋겠어."

제니가 들고 온 바구니는 첫 의 뢰를 떠나는 제이크에게 줄 음식 이었다.

제시카의 말에 얼굴이 빨갛게 변 한 제니는 억지로 새침한 표정을 하고는 제이크에게 바구니를 건네 주었다.

"처음 의뢰는 빈손으로 가는 게 아니라고 했어요. 돌아오는 길까 지 무사하시라는 의미로 간식을 싸 드렸으니 맛있게 드시기를 바 라요."

마치 책을 읽듯이 말을 한 그녀 는 바로 뒤로 돌아 어색한 걸음으 로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 뒤에 들리는 우당탕 소리.

"깍! 어떻게 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여관주 인 패트릭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 고,제시카는 짓궂은 표정으로 제이크를 바라봤다. 가는 길 내내 놀릴 게 분명했다.

풋풋한 소녀의 화려한 배웅을 받 으며,제이크는 던전 탐사를 위한 첫걸음을 걸었다.

루테리아 시의 동쪽 대장벽에는 두 개의 성문이 있었다.

영주 성으로 연결되는 커다란 성

문과 좀 더 남쪽에 위치한 용병 거리 끝에 있는 성문.

영주 성과 연결된 성문은 전쟁 시나 영주의 출전이 있을 때 열리 는 문이었다.

그래서 대수림으로 떠나는 용병 들은 남쪽 문을 통해 대수림으로 향했다.

이번 탐사단이 모이는 장소도 용 병 거리에 있는 성문 앞 광장이었다.

제이크와 제시카가 도착할 때는 벌써 많은 사람이 도착해 있었다.

20여 명의 짐꾼과 10명 안팎의

용병,그리고 십여 명의 병사들.

용병들을 확인한 제시카는 작게 눈살을 찌푸렸다. 제대로 실력을 갖춘 용병은 별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역시 문제가 많겠는데……'

하지만 굳은 표정의 제이크 앞에 서 표를 낼 수 없었다.

그녀는 밝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다들 모였네. 제이 너도 너무 긴장하지 말고."

"흠,긴장은 별로 하지 않았는데. 용병분들이 좀……. 이번 탐사는

쉽지 않겠는데요."

제이크의 말에 제시카는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었다.

"어휴,애늙은이,내가 말을 말 지. 어서 가기나 해."

두 사람은 용병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얼마 뒤,기사들과 마법사 앰버, 그리고 레인저 셋이 모습을 드러 냈다.

모든 인원이 모인 것을 확인한 기사는 병사에게 준비 여부를 물 었고,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 은 그는 바로 출발 명령을 내렸

다.

"모두 출발!"

기사들이 이끄는 황실 탐사대가 거대한 장벽을 지나 도개교를 건 너 대수림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산맥이 그 들 앞에 펼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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