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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 서기관의 회귀-40화 (40/222)

40 화

세 사람이 열심히 달아나는 동 안,물 위로 치솟았던 거대한 몬 스터는 다시 물속으로 사라졌다.

마치 호수 중앙에 거대한 섬 하 나가 치솟았다가 사라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귀의 형태를 닮은 거대 몬스터 가 물속으로 다시 사라지자,제이크와 일행이 잡았던 피아구나들의 모습도 물 위에서 사라졌다.

모두 초롱아귀의 뱃속으로 들어 간 것이다.

미래에 벌어진 용병대의 학살 때 처럼 초롱아귀는 떼죽음을 당한 피아구나들을 먹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왔다.

평상시에는 물속 깊은 곳에 누워 촉수로 피아구나들을 유인해 먹고 는 했지만,이런 많은 먹이가 있

는데 가만히 누워 있을 리가 만무 했다.

초롱아귀가 물속으로 사라졌지만,일행은 초롱아귀가 수면 아래 로 사라지는 광경을 볼 수 없었다.

밀려오는 파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기 때문이다.

거대한 벽을 만들어 오는 파도에 뗏목이 파괴되지 않도록 루이는 필사적으로 마나를 불어넣어야 했다.

또한 제시카와 제이크는 뗏목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 노를 젓고, 마법을 사용했다.

덕분에 세 사람은 무사히 호숫가 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제시카와 루이는 반쯤 넋이 나가고 말았다.

"말도 안 돼."

"와,저런 거대한 몬스터가 실제 로 있는 거였네요."

한참 동안 두 사람의 감탄사가 이어지는 사이에 호수는 점차 잔 잔해졌다.

호수가 전부 조용해지자,일행은 뗏목을 높은 지역으로 옮겨 놓고 야영지로 돌아왔다.

파도는 숲의 깊숙한 곳까지 밀려 들어와 숲을 반쯤 결딴내 버렸다.

다행히 처음부터 야영지를 바위 지대 위에 만들어 무사했다. 아마 도 호수 근처에 두었으면 흔적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야영지에 도착한 뒤에 제이크는 두 사람에게 초롱아귀에 대해 설 명했다.

루이가 있었기에 다른 이에게 들 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지만,어 쨌건 필요한 이야기는 모두 해 주 었다.

"맙소사,그게 전설이 아니었던

거잖아,

일정 시간마다 출렁이던 파도가 정말로 호수 속에 잠든 거대한 몬 스터 때문이었다니.

사람을 현혹하는 미녀 촉수에 호 수를 뒤집어 버리는 거대한 덩치.

감히 덤빌 수 있는 몬스터가 아니었다.

"그럼,이제 사냥은 끝인가요?"

"당연하지,저런 놈이 튀어나오 는데 더는 사냥이 가능할 리 가……"

제시카는 뽑아낸 마석들을 확인 하고는 아쉬운 얼굴을 했다.

"정말 마석만으로도 대박인 사냥 이었는데 아깝네. 그래도 이 정도 면 우리 세 사람 몇 개월 생활비 는 충분히 나올 거야."

짧은 사냥 한 번에 이 정도 이익 이면 제시카로서는 충분히 만족스 러웠다.

물론 제이크는 달랐지만…….

"어쨌거나 날도 슬슬 어두워지니 오늘은 쉬자. 설마 그놈,밤에 호 수 밖으로 기어 나오는 것은 아니 겠지?"

제시카의 말에 제이크는 피식 웃 으며 고개를 저었다.

세 사람은 빠르게 저녁 식사를 하고 잠자리 준비를 했다.

그동안 제이크는 따로 사냥에 대 해 말을 하지 않고 일행을 도우며 평범하게 야영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런 제이크의 모습을 제시카가 유심히 바라보았다.

* * *

그날 밤.

불침번이 필요 없는 일행의 야영 지는 무척이나 조용했다.

낮에 있었던 호수의 난동 덕분인

지 주변 숲도 조용했고,호수 쪽 도 가끔 밀려오는 파도 이외에는 잔잔하기 그지없었다.

모두가 잠들고 한참이 지난 시 간.

제이크가 조용히 잠자리에서 일 어났다.

잠시 호수를 바라보던 그는 손에 든 완드를 잠든 파티원들에게 향 했다.

-정말 모두 재울 건가요? 머릿속에 들리는 파티마의 말에 제이크가 담담히 대답했다.

-쥬더스가 사용했던 마나 억제

마법을 쓴 뒤에,수면 마법을 쓰 면 재울 수 있을 거야.

-그 뜻이 아니잖아요.

파티마의 말은 모두 재우고 혼자 호수로 갈 생각이냐는 뜻이었다.

-뭐,내 공방용 마석을 구하려는 것이었으니까. 모두를 위한 일도 아닌데 위험한 일에 끌어들일 수 는 없어.

-제시카 씨가 화낼 텐데요.

-뭐,그러니까 잘 때 모두 끝내 면 되겠지.

-과연 그럴까요?

파티마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지

만,제이크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 고 일행을 향해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직접 몸에 손을 댄 채로 마법을 거는 게 아니었기에 제이크는 조 심스럽게 마나를 끌어모았다.

그 후에 완드를 통해 마법으로 전환해 나갔다.

그리고 마법을 시전하려는 찰나.

"마법을 쓰면 나한테 죽을 줄 알 아!"

야영지를 울리는 제시카의 목소 리에 제이크는 딱딱하게 몸이 굳 었다.

"어! 무슨 일이죠!"

갑작스러운 소리에 루이도 벌떡 일어났지만,그는 조용한 주변 모 습에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그런 루이의 귀로 날카로운 제시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혼자 가려고 한 거지!"

어느새 몸을 일으킨 제시카가 제이크를 노려보고 있었다.

제시카의 말에 제이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잠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 는데,그녀는 자는 척을 한 모양 이었다.

"혼자 가다니요?"

"분명 너,우리를 재워 놓고 혼 자 그 커다란 놈 잡으려고 하는 거 맞지?"

"엑? 설마요?"

제시카의 추리에 루이는 말도 안 된다는 얼굴이 되었지만,제이크 는 난감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설마,그게 사실이에요?"

제이크의 표정에서 거짓이 아니 라는 것을 알게 된 루이가 황당한 표정으로 제이크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알았습니까?"

이미 대충 말로 넘어가기는 무리

인 상황이었다.

제이크는 반문으로 그녀의 추측 을 인정했다.

"그거야 우리가 돌아가자고 할 때,아무 말도 안 한 것 보고 알 아차렸지. 우리가 같이 지낸 게 얼만데 그걸 모르겠어!"

역시 여성의 직감은 무서웠다.

때문에 몰래 빠져나가려는 계획 이 실패한 제이크는 사실대로 말 하고 양해를 구하기로 했다.

"공방을 구동하려면 크고 강한 마석이 있어야 해요. 아무래도 대 형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마석이

아니면 제대로 운영이 힘들어요."

"하지만 너무 위험하잖아! 아무 리 고대 마법사라고 해도 그런 거 대한 몬스터를 상대하는 건 무리 야!"

"뭐,죽일 생각은 없어요. 제시카 말대로 그건 무리죠. 그냥 초롱아 귀가 가지고 있는 마석 일부를 훔 쳐 낼 생각이에요."

제이크의 말에 제시카는 그의 눈 을 노려보았고,잠시 뒤 그녀는 선언했다.

"나도 갈 거야!"

그녀의 말에 제이크가 고개를 저

었다.

"위험해요."

"그럼 너도 안 돼."

"저야,제 공방용 마석을 구하는 일이니까 어느 정도 위험은 감수 할 수 있지만……"

"그렇지만 우리는 동료잖아. 같 은 파티원 아냐? 내가 이런 상황 에서 뒤로 텔 거라고 생각해?"

제시카의 말에 제이크는 한숨을 쉬었다.

복제 세상에서 그 대신 목숨을 버렸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 위험하다고 물

러날 리가 없었다.

결국 제이크는 그녀의 말에 수긍 할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에서 루이가 멀뚱하니 무기를 챙겨 들었다.

"밤 사냥 가는 거죠?"

하지만 그런 루이의 담담함은 제이크가 사냥 방법을 설명한 뒤에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냥 돌아가서 자면 안 될까요?"

"그래서 몇 번이나 물어봤잖아."

"아니,그래도 그런 무식한 방법

을 쓸 줄 몰랐죠."

"이미 늦었어. 벌써 호수 중앙에 다 왔어."

제이크의 말대로,일행은 이미 넷목을 타고 호수 중앙에 도착해 있었다.

제이크의 말에 루이는 땅이 꺼지 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제시카는 제이크의 설명을 들은 뒤부터 창백한 얼굴로 딱딱 하게 굳어 있었다.

겁은 나지만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굳게 하는 제시카였다.

깜깜한 밤.

다행히 모두가 마나 사용자들이 라 어두워도 주변을 살필 수 있었 지만,보이는 것은 잠든 숲과 호 수뿐이었다.

"준비되었죠? 그럼 시작합니다."

"아니,잠깐,심호흡을……"

급하게 제이크를 말린 제시카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낮처럼 제이크의 허리를 둘렀다.

"준,준비됐어."

목 뒤로 떨리는 제시카의 목소리 가 들려왔지만,제이크는 거침없 이 물속에 넣은 완드에 마나를 밀

어 넣기 시작했다.

한번 물러나면 또 시도하기는 쉽 지 않았다.

결정되었으면 앞으로 달리는 것 이 정답이었다.

낮과 다르게 제이크의 완드는 환 한 푸른빛을 사방에 뿌리기 시작 했고,그와 동시에 뗏목도 옅은 빛이 잠시 어렸다 사라졌다.

루이가 뗏목에 마나를 불어넣어 강화를 시킨 것이었다.

낮에 많은 수의 피아구나가 죽어 나갔지만,물속은 아직도 수많은 피아구나들이 잠든 채로 물속에

떠 있었다.

완드가 빛을 뿌리고 얼마 뒤,잠 들었던 피아구나들이 조금씩 움직 이기 시작했다.

인간 머리를 한 몬스터라고 하지만,기억력은 금붕어 와 같은 모 양이었다.

잠에서 깬 피아구나들은 머리 위 에서 흘러나오는 마나를 향해 다 시금 달려들기 시작했다.

다시 낮의 전투가 반복되었다.

이번에는 전보다 안정적인 대응 이 가능했다.

물론 낮과 달리 시야가 많이 줄

어들었지만,대신 밤이라서 그런 지 피아구나들의 움직임이 많이 굼떴다.

덕분에 제이크가 알려 준 방향을 향해 제시카가 단검을 휘두르는 것으로 공중으로 뛰어오른 피아구 나들을 모두 잘라 내 버릴 수가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완드에 마법 을 사용할 만한 마나가 채워졌다.

전에도 느꼈지만,에고 아이템은 몸속에 마나를 저장할 수 없는 고 대 마법사들에게는 축복의 아이템 이었다.

마나가 모인 것을 확인한 제이크 는 바로 낮의 전격 마법을 다시 시전했다.

전류가 호수를 내달렸고,밤의 호수에 스파크가 튀어 올랐다.

그다음,백 마리가 넘는 피아구 나들이 물 위로 배를 드러내고 둥 둥 떠올랐다.

여기까지는 낮과 같은 진행이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일행의 움직임 이 달라졌다.

일행은 호수 위에 떠오른 피아구 나들을 모두 그대로 내버려 두었

다.

대신,루이는 계속 뗏목을 강화 하는 데 집중했고,제시카는 좀 전부터 끼고 있던 반지에 마나를 불어넣고 있었다.

푸른빛이 일렁이는 반지는 얼마 전 제시카와 제이크가 던전을 탈 출할 때 썼던,물속에서 공기막을 만드는 마법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제이크는 쓸려 나간 마나 를 다시 끌어모으며 마법을 시전 하기 시작했다.

"어둠이 우리를 감추고,바람이 냄새를 감추고,마나가 그 모습을

숨긴다. 우리는 그대들과 같은 존 재니,모두 동일하게 느껴지리라." 땀을 뻘뻘 흘리며 만들어 낸 마 법은 그와 파티원들, 그리고 뗏목 까지 뒤덮었다.

그러자 뗏목과 파티원들에게서 비린내가 나기 시작했다.

제이크가 사용한 마법은 일행과 뗏목의 마나와 모습을 숨긴 뒤, 주변의 피아구나들과 같도록 보이 게 만드는 마법이었다.

물론 대낮이라면 턱도 없는 마법 이었지만,한밤중이라면 그럭저럭 통할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제이크의 예상대로,위로 올라오는 아름다운 여성은 그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낮보다 수십 배는 밝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호수의 여성은 매혹술을 펼치지도 않고 물 위로 올라왔다.

그녀의 표정은 낮과 다르게 무표 정했고,수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뒤이어 물 아래에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떠올랐다.

"마법사하고 같이 다니면 못 볼 꼴을 많이 본다더니……"

그 모습에 루이가 절로 마법사에 대한 비난을 토해 냈고,제시카는 밤에도 하얗게 보일 만큼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버렸다.

"모험치고는 자극이 너무 강해!" 하지만 제이크는 크게 안도했다.

-와,혼자 왔으면 뼈도 못 추렸 겠어!

-아니,지금 그런 말을 할 때예요? 집중해요! 집중!

오히려 걱정된 파티마가 제이크 를 닦달했다.

그와 동시에 거대한 초롱아귀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행은 초롱아귀의 겉모 습을 볼 수 없었다.

그들과 그들이 탄 뗏목은 주변에 떠 있는 피아구나들과 함께 초롱 아귀의 입속으로 사라졌기 때문이 었다.

다음 순간,거대한 물기둥이 다 시금 호수 중앙에 치솟아 올랐고, 물기둥이 사라진 곳에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었다.

그 자리에 있던 죽은 피아구나와 제이크 일행은 초롱아귀에 삼켜져 물속 깊이 가라앉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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