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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 서기관의 회귀-191화 (191/222)

191 화

길게 뻗은 검은 선들이 모두 하 늘을 나는 몬스터들을 향해 이어 졌다.

직선으로 뻗은 선,방향을 바꾼 몬스터를 따라 휘어진 선 등.

무척이나 신비로운 광경이었지 만,어차피 창살의 잔상 때문에 보였던 것인지라,검은 선들은 금 방 사라졌다.

그리고,그 선이 이어졌던 몬스 터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카아악!

몬스터들의 목과 가슴,날개에 구멍이 뚫렸다.

운 좋게 목과 같은 급소에 구멍 이 뚫린 몬스터들은 큰 고통을 느 끼지 않고 단번에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그렇게 죽은 몬스터는

많지 않았다.

나머지 몬스터들은 부상을 입은 채로 지상에 처박혔다.

콰과과광!

구멍 난 날개를 깔아뭉개며 처박 힌 몬스터.

떨어지지 않으려고 날개를 퍼덕 이다가 다른 몬스터와 엉겨서 추 락한 몬스터 등등.

여러 형태로 지상에 떨어진 몬스 터 중 고통에 몸부림치는 몬스터 들만 해도 수백 마리가 넘었다.

그래도 살아는 있었기에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하면서 몬스터들은

서서히 정신을 차려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몬스터들은 바로 하늘을 날 수 없었다.

완전하게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지닌 채 하늘로 떠오르기에는 몬 스터들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기 때문이었다.

그에 몬스터들은 나는 것을 포기 하고 앞으로 달렸다.

정면에 보이는 인간의 군대를 향 해서.

"정신 차리고 충격에 대비하라!" 제이크의 말대로 몬스터들이 달

려오기 시작하자,루이가 뒤를 향 해 소리쳤다.

이곳에서 제일 어린 축에 드는 루이였지만,그의 반말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단 한 명을 빼고.

"이제 말도 막 놓네?"

친위대 뒤쪽에서 제시카의 목소 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루이는 몬스터들에게 집 중하느라 그녀의 말을 듣지 못했다.

다만 그는 더욱 자세를 낮추고 방패를 틀어쥐었다.

쿠웅!

그가 제일 앞에 서 있었기에 가 장 먼저 괴물과 충돌했다.

방패 기사로 유명한 그답게 루이 는 괴물과 부딪치고도 그 자리를 유지했다.

쿵! 쿠궁! 쿵!

뒤이어 다른 괴물들도 영지군의 선두에 서서 방패를 든 친위대와 충돌했다.

"버텨!"

"젠장! 아,밀린다!"

"괜찮아! 뒤에서 내가 받치고 있 어!"

"누가 좀 도와줘! 못 버티겠어!" 충돌 소리가 계속 이어지면서 친 위대 안에서 비명 같은 외침이 쏟 아져 나왔다.

모두,예상보다 강한 충격을 버 티기 위해 내지른 소리였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진형은 깨지 지 않았다.

곳곳이 움푹 뒤로 밀리기는 했지 만,친위대 뒤에 서 있던 영지군 들이 버텨 줘서 진형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 주었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몬스터들이 밀어닥쳤다.

하지만 한번 막힌 돌진은 다시 열릴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인간이라면 이대로 버티기만 해 도 될 것처럼 보였지만,적들은 인간보다 몇 배는 큰 몬스터들이 었다.

방패 위로 치솟은 몬스터의 부리 와 입이 아래로 내리꽂혔다.

다른 몬스터의 입에서도 침이 뚝 뚝 떨어지고 있었다.

방식은 달랐지만,모두 인간을 먹기 위한 행동이었다.

그 순간.

영지군 쪽에 있던 레이첼 영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찔러!"

그녀의 외침에 친위대 뒤에 서 있던 영지군들이 희미하게 빛나는 창을 앞으로 찔렀다.

앞에 선 친위대 얼굴 옆을 지난 창은 아래로 내리꽂히는 몬스터의 부리와 입을 쿡 찔렀다!

카아악!

고통스러워하는 몬스터의 비명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창에 찔린 몬스터들이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상처도 크지 않았지만,몬스터들

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모두 창에 담겨 있는 신성력 때 문이었다.

그 덕분에 몬스터들 대부분을 뒤 로 물러서게끔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었다.

"으아아악!"

공격에 실패한 곳에서는 친위대 에 속한 이들이 몬스터의 부리에 물린 채로 공중으로 올라가거나,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다행히도 그런 곳은 몇 군데 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진형은 아직 붕괴하지

않았다.

적의 공격이 잠시 멈춘 순간.

친위대 사이에서 기사들이 튀어 나왔다.

긴 광검을 든 제시카와 아직도 아름다운 갑옷을 입고 있는 알리 바.

그리고 제일 앞에서 적을 막았던 루이.

마지막으로 영지군을 지휘했던 레이 첼까지.

마나를 각성한 모든 이들이 적을 공격하기 위해 달려갔다.

그들은 각기 자기만의 방식으로

몬스터를 공격했다.

달인급의 검술을 써서 몬스터에 상처를 입히는 레이첼과 막강한 치유력을 믿고 저돌적으로 싸움을 벌이는 알리바.

강력한 방어력과 중검의 힘으로 몬스터의 뼈를 부수는 루이까지.

하지만 역시 눈에 제일 띄는 것 은 제시카였다.

그녀의 빛나는 광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몬스터의 목이 하늘로 치 솟았다.

레이첼처럼 화려한 검술은 없었 지만,마법 부츠의 속도와 강력한

마나검은 그녀를 대륙 제일가는 검사로 보이게 했다.

그렇게 한참 검을 휘두르던 이들 은 지치기 전에 뒤로 물러났다.

각각 한 마리에서 열 마리 이상 을 쓰러뜨린 기사들은 몬스터들이 공격을 가하기 전에 친위대 사이 로 다시 스며들었다.

그러는 중에 정신을 차린 몬스터 들이 다시 친위대를 공격했다.

아까의 전투가 똑같이 반복되었다.

방어와 반격.

기사들의 출격과 후퇴.

계속되는 전투 가운에 병사들과 기사들의 연계가 물 흐르듯이 이 어졌다.

수많은 몬스터들이 쓰러졌고,영 지군은 진형을 유지하며 계속 자 리를 지켰다.

그 모습에 싸우고 있는 영지군들 도,멀리서 보고 있던 본진의 병 사들도 작전에 감탄했다.

시간이 충분하고,병사의 숫자가 많다면 몰려온 몬스터들을 모두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영지군이 싸우는 방식은

제이크가 복제 세상 속에서부터 계속 고민해 온 전투 방식이었다.

총 3단계로 이루어진 작전.

처음,방패수가 나서서 적의 진 격을 막고.

둘째,신성력을 받은 창수들이 적을 물러나게 한 뒤.

마지막으로,신성력이 담긴 검을 든 기사들이 나서서 괴물들을 쓰 러뜨리는 방식.

그가 복제 세상에서 이미 구상을 끝마친 방식이었지만, 아쉽게도 그 당시에는 이미 실행할 수 있는 병력이 남아 있지 않았었다.

그 뒤로,제이크는 계속 이 작전 을 마음속에 담아 두었다.

복제 세상을 나온 뒤에도,황도 에서 도망칠 때도,루테리아 영지 에서 힘을 키울 때도,지하 세계 를 헤멜 때조차.

그 작전이 시간과 세상을 뛰어넘 어 지금 이 자리에서 구현된 것이다.

물론,그 당시에는 하늘을 날아 다니는 괴물들이 적의 주력이라고 는 생각지도 못했다.

덕분에 작전을 수정하느라 꽤 고 생했지만,다행히 제이크의 마법

으로 보완할 수 있었다.

다만…… 시간이 충분하고 병사 들의 숫자가 많으면 몬스터들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이야기는,지 금 영지군으로는 적을 물리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벌써 병사들이 지친 것이 눈에 보였다.

기사들의 마나도 슬슬 바닥을 드 러내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몬스터에게 먹힌 병사 들의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이 상태라면 작전을 몇 바퀴 더

돌리기 전에 진형이 무너질 게 분 명했다.

몬스터들의 숫자를 많이 줄여 놓 긴 했지만,아직 남아 있는 몬스 터들도 많았다.

더구나 성을 무너뜨린 벌레 몬스 터들도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사정 거리 안에 들어설 것이었다.

"망했겠지. 내가 없었으면."

제이크가 멀리 꾸물거리며 다가 오는 벌레 몬스터를 보며 혀를 찼다.

자기가 만든 작전을 자기가 비웃 는 꼴이었지만,듣는 사람이 없으

니 상관없었다.

그리고 이 작전을 이번에 내놓았 을 때는 자신이 마법을 쓸 경우까 지 염두에 뒀었다.

"충분히 모였지?"

제이크가 마법의 눈으로 전방의 상황을 확인했다.

친위대 쪽은 몬스터에게 먹혀서 만들어진 구멍이 여러 곳에 보였다.

그리고 몬스터 쪽은 죽은 몬스터 들과 뒤에서 밀어붙이는 다른 몬 스터들로 무척이나 혼란했다.

"자,그럼 나도,그 이름도 찬란

한 작전을 해 봐야지."

제이크는 마음속으로 신조를 불 렸다.

그러자 그와 심령으로 연결된 신 조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뮤우, 뮤우.

미리 약속한 신호를 들은 영지군 은 천천히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진형을 유지해!"

"천천히 진형을 변형해요!"

다행히 몬스터들은 인간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에 걱정 없이 루이와 레이첼이

병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영지군은 레이첼의 지시대로 물 러서면서 진형을 바꾸었다.

중앙이 빠르게 물러나고 양옆은 천천히 물러나는 것으로, 영지군 의 진형은 가운데가 움푹 팬 전생 의 학인진으로 변해 갔다.

그렇게 인간들의 진형이 변하자, 몬스터들은 점점 중앙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점점 하나로 뭉치 는 몬스터들을 끌고,중앙의 영지 군은 제이크가 서 있던 마법진을 지나갔다.

곧이어 하나로 뭉친 몬스터들이 마법진 위로 올라섰다.

몬스터들이 모두 마법진 근처에 서게 되자,물러서던 중앙의 영지 군이 멈추었다.

그리고 양쪽의 영지군은 오히려 앞으로 전진해 몬스터를 포위했다.

잠깐 사이에 몬스터들이 인간들 에게 포위되었다.

제이크는 눈앞에 나타난 광경을 보고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것이 포위 섬멸진!

-그냥 포위진 아니에요? 거기다,

이대로 놔두면 금방 포위진이 깨 질 거예요!

전생의 개그가 생각나서 잠시 뿌 듯했었던 그였지만,파티마 말대 로 빨리 일을 진행해야 했다.

전생에 보았던 소설과는 달리 얇 디얇은 포위진으로는 적을 가두기 가 불가능했다.

제이크도 당연히 알고 있었던 일

포위진은 잠깐만 적을 붙들어 주 면 되는 것이었다.

대신 섬멸은 인간의 몫이 아니었다.

"마법진 가동. 폭주하라!"

그동안 빛나지 않았던 마법진의 고리들이 모두 환하게 빛을 뿌리 기 시작했다.

거기다, 마법진 중심에 묻어두어 마법진에 힘을 주었던 마석이 붉 게 타올랐다.

포위되었던 몬스터들은 자신의 발밑이 환해지자 뭔가 낌새를 알 아차렸는지 사방으로 날뛰기 시작 했지만,이미 너무 늦었었다.

과아아아앙!

마법진이 폭발했다.

그리고 이어 마석이 터져 나갔

다.

화염이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솟 구쳤다.

뒤이어 땅이 뒤집혀 파편이 하늘 로 쏘아졌다.

한 군데에 모여 있던 검은 몬스 터들은 그 폭발에 직격을 당했다.

몬스터들은 단단한 피부를 가지 고 있었지만,고대 마법사가 심혈 을 기울인 폭주 마법진을 막기는 어려웠다.

몬스터들의 팔다리가 사방으로 날아갔다.

파편이 몸을 뚫고 나갔고,화염

이 날개를 구워 버렸다.

폭발 순간,많은 몬스터들이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리고,또 그만큼의 몬스터들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아쉽게도 예상보다 많은 몬스터들이 폭발을 버텨 냈다.

사분의 일 이상의 몬스터가 음직 일 수 있었던 것이다.

"……아쉽네."

살아남은 몬스터들을 보고 혀를 차는 제이크였지만,여태 기사와 영지병들이 처리한 몬스터보다 이 한순간에 쓸어버린 몬스터가 훨씬

많았다.

"뭘 멍청하게 보고 있어요. 마무 리해요!"

제이크의 외침에 얼이 빠져서 바 라보고 있던 친위대와 병사들은 몬스터들에게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제이크는 공중으 로 몸을 띄웠다.

허둥거리는 몬스터들은 레이첼과 영지군들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 을 터.

하지만,아직 멀쩡한 적이 남아 있었다.

제시카도 제이크가 떠오르는 것

을 보고 전방으로 달려 나갔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덕에 따로 말할 필요도 없었다.

제이크와 제시카가 향하는 곳에 는 벌레 몬스터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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