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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 서기관의 회귀-213화 (213/222)

213화

땅속에서 튀어나온 몬스터들은 마치 거대한 검은색 지렁이처럼 보였다.

소 정도는 한입에 삼킬 정도로 큰 덩치의 몬스터들.

그놈들의 안면에는 수백 개의 날카로운 이가 원형으로 달린 거 대한 입이 있었다.

놈들은 두꺼운 몸을 가졌으면서 도 땅 위에서 엄청난 속도로 움 직였다.

"산개해!"

다행히 경험이 많은 기사들은 바로 사방으로 흩어졌다.

기사 두 명이 아쉽게 몬스터의 입속에 빨려 들어갔지만, 다른 사람들은 무사했다.

캉! 카앙!

기사들은 몸을 피하며 검을 휘

둘렀지만,겨우 흠집만 낼 뿐이 었다.

땅속을 파헤치고 다니는 몬스터 들의 몸은 그만큼 무척이나 단단 했다.

푸악!

다만,운 나쁘게도 제시카 앞에 튀어나온 놈은 반으로 잘려 나가 고 말았다.

쿠구구궁.

밖으로 튀어나왔던 놈 중에 일 부는 다시 땅속으로 숨었고,다 른 놈들은 몸을 휘저으며 난동을 피웠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두 어찌할 줄 모르자,제이크가 이를 악물 었다.

"두 번째 계획으로 진행합니다. 부탁하겠습니다!"

제이크의 외침에 기사들은 정신 을 차렸다.

"오! 여긴 우리에게 맡기시오!"

"검이 안 먹히잖아. 사제 아가 씨,부탁해!"

기사의 말에 알리바 뒤쪽에 서 있던 이네트가 모두에게 소리쳤다.

"모두 검에서 마나를 빼내 주세

요!"

한창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던 기사들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검 에 있던 마나를 회수했다.

마나와 신력은 반발하는 경향이 있지만,그렇다고 기사의 검에 신력을 싣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가이아 님,모두에게 축복을 내려주세요."

이네트가 내린 신력이 모두의 검에 내려앉았다.

마나를 뺀 기사에서부터 호족들 의 무기까지.

그러자 마나 검일 때와 다른 빛 이 모두의 무기에 흐르기 시작했다.

서걱!

크아앙!

"역시 신력인가. 이건 먹힌다!" 날뛰는 몬스터에게 검을 휘두른 기사는 만족한 얼굴이 되었다.

큰 상처는 아니었지만,껍질을 뚫고 깊은 곳까지 상처를 입힐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몬스터들과 기사들 간의 격렬한 전투가 다시 벌어졌다.

서서히 기사들의 검이 먹혀 들

어가기 시작했지만,그렇다고 제시카처럼 한 방에 몬스터들을 잘 라 낼 수는 없었다.

더구나 상처가 커지면 땅속에서 몸을 회복시키는 몬스터의 습성 덕분에 몬스터들의 숫자는 잘 줄 어를지 않았다.

그사이 기사들은 하나둘씩 쓰러 졌다.

지상에서는 어느 정도 상대가 가능했지만, 갑자기 땅속에서 튀 어나오는 놈들을 막기는 쉽지 않 았던 탓이었다.

함께 있던 제시카와 백작 등과

같은 실력자들이 그들을 도와주 었다면 전세가 달려졌겠지만,그 들은 따로 할 일이 있었다.

플랜 B.

만약의 사태로 황제 주변에 몬 스터가 남아 있을 시에 사용하기 로 한 계획이었다.

그 계획은 몬스터들은 일반 기 사들이 막고,황제는 최정예가 상대하는 것.

오페우스 백작과 루이, 제시카 와 제이크.

그리고 호족 주술사 투스카와 아인족 서포터,최고의 기사 둘

과 호족 둘.

이렇게 열 명이 황제를 향해 달 려들었다.

하지만,그들은 황제 앞에서 걸 음을 멈춰야 했다.

제일 먼저 황제 앞에 도착한 백 작이 손을 들어 다른 사람들을 막아선 것이다.

"잠시만 기다려 주게나.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내 죄도 크니, 내가 먼저 상대하겠네."

사람들은 황당한 얼굴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대일 대결이라

니.

제시카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제이크를 바라보았다.

-잠시 대기해 주세요.

하지만 제이크는 백작의 요청을 들어주었다.

백작은 고개를 돌려 제이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보냈다.

황제는 홀로 나선 백작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노망이라도 난 건가?"

"아니,모두에게 선물을 하나 줄 생각일세."

백작은 미소를 지으며 검을 치

켜들었다.

그의 검에서 환한 빛이 솟아올 탔다.

제시카 나타나기 전까지 제국 최고의 검호로 불리던 백작의 마 나 검이었다.

직접 검을 쥔 지 꽤 오랜 시간 이 지났지만,백작은 자신의 실 력을 자신했다.

미소를 짓던 그는 황제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제이크가 지켜보는 모두에게 메 시지 마법을 보냈다.

-황제의 움직임을 잘 보세요.

백작이 황제의 실력을 최대한 끌 어낼 겁니다.

제이크의 말에 사람들의 눈이 커졌다.

백작은 자신을 황제의 실력을 알아보기 위한 교보재로 내놓은 것이었다.

그 말은,자신의 목숨을 내놓았 다는 말.

'뭐,져 줄 생각도 없고. 혹시 싸워서 이기면 그것도 좋고.'

황제에게 검을 휘두르는 백작의 표정은 무척이나 담담했다.

연맹군이 반란(?)을 일으키자

백작은 바로 은퇴를 하려 했다.

레이첼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었 지만,그는 제국의 대검호이자 대장군이 었으니까.

제국을 제 손으로 무너뜨리는 일은 그로서는 하고 싶지도,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를 그냥 놔두 지 않았고,이제 괴물이 된 황제 를 막기 위해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캉!

마음껏 마나를 실은 검이 단단 한 껍질에 둘러싸인 팔에 막혔다.

백작은 바로 막힌 검을 회전시 켜 가슴을 찔렀다.

캉!

그의 검은 다시 딱딱해진 가슴 을 뚫지 못하고 튕겨 나왔다.

"일부만 단단하게 할 수 있는 것이었나."

팔이 단단하게 변한 것을 보고 껍질을 둘러쌓으면 움직임이 느 려질 것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아쉽게도 몸 일부만 단

단하게 만들 수 있는 모양이었다.

백작은 실망하지 않고 계속 검 을 휘둘렀다.

얼굴과 다리,급소와 등.

백작의 공격은 황제의 방어를 뚫고 몸 여러 곳을 두드렸다.

"검술은 아직도 형편없군. 속도 로 대신하는 건가."

나지막이 혀를 차는 백작의 모 습에 황제는 검은 눈썹을 찡그렸다.

"재미없어졌어."

쭈욱.

그때 황제의 손톱들이 길게 자 라났다.

순식간에 양손에 긴 클로를 차 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황제는 손톱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캉,캉,캉!

그러자 백작이 바로 밀리기 시 작했다.

황제의 검술은 분명 약했음에도 백작은 공격할 방법이 없었다.

어디를 공격하든 그의 검은 튕 겨 나가기만 할 뿐이었다.

제이크 말대로 가슴에 달린 쇳

덩어리는 어떻게 공격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황제는 그 쇳덩어 리는 꼭 지켜 냈다.

'할 만해.'

하지만,백작과 둘의 싸움을 지 켜보는 모든 사람 속에 같은 생 각이 떠올랐다.

밀리고 있긴 해도,백작 혼자서 도 저렇게 싸우고 있었다.

다른 이들이 도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제시카가 힐긋 제이크를 보았고 제이크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난입할 시점이었다.

마법사들이 마법을 준비했고, 제시카와 루이가 앞으로 달려가 려고 할 때였다.

푹. 푹. 푹.

한창 싸우던 둘 사이에 뭔가 꿰 뚫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백작의 등으로 여러 개 의 검은 꼬챙이가 솟구쳐 있었다.

백작은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 았다.

검은 꼬챙이들이 황제의 몸에서 솟아 나와 자신을 꿰뚫고 있었다.

"손톱이 길어지면 다른 것도 길 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야 지."

황제는 빙글거리며 백작을 바라 보았다.

백작의 입에서 피가 쏟아졌다. 하지만 백작은 만족한 표정이었다.

황제는 그 표정이 무척이나 마 음에 안 들었다.

황제의 팔이 옆으로 휘둘러졌다.

백작의 머리가 그의 앞에서 사 라졌다.

그리고,솟구친 검은 가시들이 다시 황제의 몸으로 돌아갔다.

목 없는 백작의 시체가 바닥에 쓰러졌다.

그를 지켜보던 모두의 얼굴이 충격으로 창백해졌다.

오페우스 백작이 이렇게 허무하 게 쓰러지다니!

-정신 차려요!

그때 제이크의 메시지가 모두의 귀를 강타했다.

-백작의 희생을 날려 버릴 생 각입니까!

제이크는 빠르게 말을 이었다.

-검술은 약하고, 움직임은 대검 호 이상. 몸 일부만 단단하게 만 들 수 있고,단단한 몸은 백작의 검에도 흠집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말이 계속되는 동안에 제시카와 루이가 황제에게로 달려 들었다.

-황제는 손톱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서 가시를 만들어 낼 수 있고……. 가슴에 있는 에고 아 이템은 파괴할 수 있습니다!

백작이 모두에게 알려 준 것이 었다.

덕분에 루이와 제시카의 움직임

은 처음 계획과 달라졌다.

상황에 따라 방패를 쓰려던 그 는 전면에 방패를 막고 마나를 가득 불어넣었다.

검은 가시가 그를 찔러 댔지만, 마나가 가득 실린 방패는 금방 깨지지 않았다.

그사이 제시카는 반대로 움직였다.

그녀는 더욱 속도를 올렸다.

눈으로 좇을 수 없을 정도로 황 제의 주변을 도는 제시카였다.

황제가 손을 휘두르고 가시를 뽑아냈지만, 그녀의 속도를 따라

갈 수 없었다.

서걱.

오히려 황제가 뽑아낸 가시와 손톱이 잘려 나갔다.

뒤이어 마법사들의 마법이 시전 되었다.

아름다운 아인족 서포터 여성 마법사의 마법이 시전되자,황제 모르게 굵은 나무줄기가 그의 발 밑에서 자라났다.

죽은 아니타와 같은 식물 마법 이었다.

이어서 주술사의 지팡이가 땅을 두드렸다.

그러자 황제가 서 있는 자리가 마구 흔들렸다.

덕분에 황제는 중심을 잡지 못 하고 휘청거렸고,다리를 감는 나무줄기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황제의 머리 위로 수백 개의 검은 창이 그를 향해 떨어 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닥의 흔들림이 최고조에 이룬 순간.

황제는 휘청거리며 바닥에 주저 앉았고,제시카는 손톱이 아닌 그의 팔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잘린 검은 팔이 하늘로 솟구쳤 고,굵은 나무줄기가 황제의 몸 을 묶었다.

주술사의 지팡이가 강하게 땅을 내려찍었다.

쿵!

황제가 서 있는 땅이 푹하고 아 래로 가라앉았다. 황제의 몸 반 이 땅이 묻혔다.

그와 동시에 제이크의 손이 아 래로 움직였다.

하늘에서 황제를 향해 검은 비 가 쏟아졌다.

쏴아아아!

퍼퍼퍼퍼퍽!

"크아아아악!"

황제의 비명이 숲 전체를 울렸다.

황제의 몸 전체에 창살이 박혀 있었다.

팔 하나는 잘려 나갔고,머리도 반은 날아가 있었다.

날개는 누더기로 변해 있었고, 나머지 몸도 창살 때문에 두더지 로 보일 정도였다.

"끝났나?"

루이가 중얼거린 것처럼,사람 이라면 살아 있을 상처가 아니었

다.

그러나 제이크는 안심하지 않았다.

"계속 공격해야 합니다. 아직 몬스터들이 지시를 받고 있어요. 가슴에 에고 아이템을 부숴야 합 니다!"

제이크의 말에 놀란 제시카가 검을 치켜들고 황제를 향해 달려 갔다.

하지만,그녀보다 빠른 존재가 있었다.

콰아아아악!

땅속에서 몬스터가 솟구쳤다.

황제가 주저앉은 바로 그 자리 에서 몬스터가 솟구친 것이다.

황제의 몸은 몬스터의 입속으로 사라졌고,몬스터는 황제를 먹어 치운 뒤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려 고 했다.

"막아요!"

제이크의 외침이 아니더라도 모 두 몬스터를 막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제시카의 검이 몬스터를 잘라 냄과 동시에 마법들이 몬스터를 강타했다.

피를 흘리고 몸이 잘려 나가면

서도 몬스터는 땅속으로 들어가 려고 했지만,몬스터는 땅에 박 힌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나로 된 올가미가 몬스터를 휘감은 것이다.

몬스터는 제이크가 만든 마나 올가미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쳤다.

하지만 그의 마법은 쉽게 벗어 날 수 있는 마법이 아니었다.

"나이스!"

제시카가 환호를 지르며 최후의 공격을 가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그 전에 몬스터의 음직

임이 멈췄다.

"어?"

제시카가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제이크가 창백한 얼굴로 고함을 질렀다.

"모두 피해요!"

번쩍!

몬스터의 배를 뚫고 광선이 쏘 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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