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완장질(1)
아침에 수업이 있었다.
강 교관은 늦은 새벽까지 수업 준비를 한 후, 2시간도 못 자고 교실로 가고 있다. 가는 도중 육체적, 정신적 혹사의 원흉이 아카데미를 활보하는 꼴을 봐야 했다. 안 보려고 해도 너무 눈에 띄어서 외면하기 힘든 현실이었다.
“아카데미 클리너, 의협단의 부단주시다!”
“어제 토론 죽여줬어요!”
“패널들 뚜까 패 주셨지!”
홍해가 갈라질 정도의 인파는 아니지만, 저학년생들은 경외의 시선을 감추지 않았다. 아카데미에 만연했던 생폭을 막아 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추앙을 받았다.
‘아침부터 재수 없게!’
강 교관은 저놈을 얼굴을 보자 울화가 치밀었다. 어제 잠을 못 자게 만들어서 더 그렇다. 사람을 요상하게 괴롭히는 재주를 타고난 놈이었다. 그런데도 이놈 앞에서는 교관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아야 했다.
“부단주님 지나가잖아, 어서 비키지 못해!”
“……(니미, 이 썩을 놈이)!”
무진이 가는 길 앞에 섰던 강 교관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생도가 길을 비키면서 의도치 않게 막아선 상황이다. 가는 방향이 같기는 해도, 교관을 못 알아보고 비키라니! 생도의 실수가 분명하지만, 짜증의 연속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교관님이신 줄 몰랐습니다.”
생도는 건성으로 대충 사과하고 끝냈다. 버르장머리가 없는 새끼였다. 하나, 강 교관의 좋은 이미지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 생도에게 친절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교관이었다.
역으로 말하면 가장 만만한 교관이기도 했다. 서글픈 현실은 잘 대해 주면 줄수록, 상대는 호구로 보는 세상이다. 짐승도 먹이를 주면 잘 따른다, 그것이 인지상정이거늘. 잘해 줄수록 더 잘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화를 내면 되레 억울해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집에서 노는 남매, 형제를 봐라. 돈을 계속 주다가 안 주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친구 간의 채무가 걸리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돈 빌리고 제때 갚지 않는 친구는, 널 가장 만만한 친구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니까.
물론, 은혜를 갚는 귀인도 있다. 그런데 왜 TV에서는 그런 일이 있으면 대대적으로 보여 주려고 할까? 현실적으로 은혜를 갚은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 대다수는 은혜를 잊고 산다. 현실에 치여서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설령 고마운 마음이 있어도, 물질적으로 갚아 주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은혜를 갚는 행위는 귀하다고 할 수 있다.
‘성질대로면 대가리를 잘랐을 텐데!’
그간 쌓아 놓은 평판을 욕 한 번으로 날려 버릴 수는 없었다. 만약 여기서 쌍욕을 하는 순간, 이제까지 호박씨를 깠다고 뒷담화에 오르락내리락하겠지.
“살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지. 다음에는 하지 말거라.”
“알겠습니다. 그래도 부단주님 지나가는 길은 막지 마세요.”
“……나도 길을 잘 보고 다니마.”
“나이가 들면 노안이 온다고 하니까요.”
이 새끼, 대체 뭐야?
사람이 참는 것도 정도가 있었다. 교관 보기를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로 보는 건가? 치미는 울화를 참기가 힘들었다. 지옥의 환영을 걸어 밤마다 괴롭혀도 시원찮았다.
잠깐?
이 새끼 3학년이잖아!
생도복의 마크를 확인하니, 3학년이 분명했다. 그런데 방금 뭐라고 한 거야? 1학년에게 부단주님거리며, 존경을 표하고 있었다. 교관한테는 시건방진 소리나 지껄이는 놈이, 한국은 동방예의지국 아니었어?
응?
얼굴이 낯이 익다. 외모며, 언행이며, 태도가 전에 알고 있는 것과 너무나 달라져서 몰라본 것이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다. 특히 색이 너무나 밝아져서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장구용 선배, 교관님께 무례하게 굴지 마세요. 제가 존경하는 교관님입니다.”
“죄송합니다. 부단주님. 제가 그런 줄도 모르고.”
“선배, 존대하지 말라니까요.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이건 절대 바꿀 수 없습니다.”
얼씨구!
교관을 앞에 세워 놓고 이게 대체 뭐 하는 짓거리야? 게다가 여태 공을 들인 작품을 눈앞에서 빼앗겼다. 다시 찾기에는 너무 멀리 가 버렸다. 저걸 어떻게 원상태로 돌려놓냐고!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을 굳건한 신뢰였다.
“앞으로 교관님께 무례한 언행은 의협단의 부단주인 제가 용납하지 않습니다. 잘해 준다고 해서 얕잡아 보는 행위는 솔직히 역겹지 않습니까.”
“옳소, 역겨운 짓은 하지 말자!”
“부단주님 만세!”
메시아를 대하듯 극진한 장구용의 태도에 강 교관은 골이 지끈거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지만, 속절없이 당하고 있었다. 그 앞에서 위하는 척하는 이놈의 위선이 더 역겨웠다.
장구용도 수업이 있어서 길이 나뉘었다.
강 교관은 무진과 나란히 걷게 되었다. 보기 좋은 사제의 모습으로. 이 녀석이 아카데미에 온 이후로 인생에 마가 꼈는지 되는 일이 없다.
“의협단의 명성이 하늘을 찌르더구나.”
“제가 잘하기는 했지만, 댓글로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댓글?”
“어떤 놈인지 몰라도, 의협단을 음해하는 댓글을 썼더라고요. 아주 시기적절하게 자극을 줘서 지금의 의협단이 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에요.”
“겸손하긴, 실력이 있으면 운도 따르는 거지!”
강 교관은 속이 쓰리다 못해 아팠다. 그 댓글의 근원지가 자신이라는 걸 알기에 더더욱.
“도움이 된 건 된 거고, 꼭 찾아낼 겁니다.”
“……그게 찾는다고 찾아지겠어?”
“그러게요. 쉽지는 않다고 하더군요.”
“당연하지. 쓸데없이 힘 빼지 말고, 수업에 집중하거라.”
“추적은 추적이고, 수업은 수업이죠.”
그냥 하지 말라고, 이 새끼야!
강 교관은 자신의 해킹 실력을 믿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등골이 서늘했다. 걸리지 않는다고 해도, 조심할 필요는 있었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오늘부터는 댓글을 쓰지 말아야겠다. 그동안 억울해서 댓글을 달았는데, 이놈의 집요함을 간과한 것이다.
주변의 부담스러운 관심을 뒤로하고, 교실에 도착했다.
무진의 날카로운 질의로 수업의 시작을 알렸다. 강 교관은 식은땀을 흘리며 간신히 막아 냈다. 어제 죽을 둥 살 둥 준비를 한 덕에 막기는 막았다.
수업이 끝나고 다들 일어설 때 무진은 강 교관에게 USB를 건넸다.
“제가 작성한 환술총론이에요.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교관님이 봐 주셨으면 해서요.”
“살펴보마.”
수업에 진심인 교관과 학생의 훈훈함이지만, 내면은 극과 극이었다. 마지막까지 그냥 보내지 않는 무진의 악랄함에 강 교관은 치를 떨었다.
‘안 볼 수도 없고.’
분명 다음 수업 시간에 물어볼 것이다. 그렇다고 대충 훑어보기도 어렵다. 꼭,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숨겨 놔서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으면 들통날 수 있었다.
‘좋다, 네놈이 이리 나온 이상 나도 끝장을 보마.’
과정이 험난하긴 하나, 결과가 최후의 승자를 증명하게 되리라. 그때까지 와신상담의 고사를 뼈에 새겼다.
***
-의협단의 부단주는 누구인가?
-권후의 호위무사가 되기 전에 어떤 삶을 살았을까?
-아카데미의 클리너이자 평화의 수호자가 맞는가?
-부단주의 일대기를 알아보자.
의협단 자체를 부정하는 여론은 드물었다. 과정이 석연치 않기는 해도, 긍정적인 효과를 무시하지 못했다. 대세 여론을 형성하여 신격화가 된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철옹성이었다.
반면 의협단을 상징하는 단주, 부단주, 성운의 대표는 검증이 필요했다. 그들이 과연 의협단의 숭고한 가치를 수호할 자격이 있는지.
그중에서도 의협단의 부단주인 강무진에게 관심이 쏠렸다. 다른 두 사람에 비해 배경도 없고, 아카데미에 진학하기 이전까진 평범한 학생에 불과했다.
어려서부터 조기교육을 받는 각성자들과 달리, 주변이 지나치게 평범하다. 우리와 같은 평범한 소시민의 과거라 그럴지도 모른다.
각성 시 보여 준 괴력은 놀랍지만, 마나 수치가 다른 이들에 비해 떨어졌다. 그와 같은 불리한 역경을 이겨 내고 아카데미를 대표하는 생도가 되었다.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나고 있었다.
여론의 관심이 몰리니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취재를 앞다퉜다. 공식적인 인터뷰 외에 일상과 교우 관계에 대한 취재가 이어졌다.
여론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부단주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고 했지만, 따지고 보면 뒷조사를 해서 흠이 있나 확인해 보려는 경향이 강했다.
호박씨 까고 있지 않나?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소재도 없다. 인생이란 그렇듯 가장 높이 오를 때가 제일 위험한 순간이기도 했다. 나락은 한순간이며, 회복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탐구의 기본은 지나온 행적에 있었다. 과거를 배워 미래를 이롭게 하는 온고지신을 답습했다. 이전에는 대충 확인을 했다면, 이번에는 심층 분석 수준이다. 속된 말로 거의 스토킹범의 뺨을 후드려 팰 정도였다.
-어떠냐면? 되게 조용했는데, 항상 반을 대표했어요.
-뒤에서 못살게 장난치거나 때리는 애들도 무진이 앞에서는 꼬리를 말았어요.
-학교에선 무적이나 다름이 없었거든요. 일단, 규격이 우리랑 아예 달라요. 그때도 키가 거의 애들 머리 하나는 더 컸어요. 몸은 또 어찌나 단단한지, 위압감이 안 드는 게 이상했죠.
-그렇다고 우리한테 폭력을 행사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컨트롤타워가 돼서 애들을 장악하긴 했지만요. 딴에는 강압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특히 엇나가는 개새끼들한테는요.
-착하냐고 물어본다면 또 그게 좀 애매해요.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녀석이거든요. 그런데 워낙 공부를 잘해요. 중학교 내내 수행평가는 물론, 시험에서 만점만 받았으니까, 대적할 수가 없죠.
-아마 뒤에서 노는 애들치고 무진이를 좋아하는 애들은 없을 거예요. 지들 스트레스를 풀려면 괴롭히거니 삥 뜯을 애들이 있어야 하는데, 무진이가 있는 이상 불가능하니까요.
-솔직히 의협단도 놀랍지 않아요. 쟨 항상 그런 식으로 살아왔어요. 자기중심적이긴 한데, 선은 항상 지켰으니까요.
취재할수록 사람들은 의아한 기색이 완연했다. 교우 관계가 원만했는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는지 확인하려고 했는데 판단이 서지 않았다. 공부는 잘했고, 운동도 만능이고, 교우 관계는 깊지 않아도 다들 잘 따랐다.
그래서 더 위화감이 들었다. 지나치게 완벽하다. 싸움에 휘말린 예도 있지만, 전부 조용히 끝났다. 그것도 가해자만 인생이 나가리가 되었다.
조용히 지내거나, 조용히 사라지거나.
-그 자식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고요. 걔 때문에 내가 어떤 꼴을 당했는데!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놈이라고요. 힘만 세면 단가? 잠깐 만요, 이거 모자이크 확실하죠. 목소리도 변조되고!
-얼마나 건방졌는데요. 지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다고 우릴 깔아뭉개냐고요. 사람 무시하는 게 취미인 새끼예요!
-증거가 있을 턱이 있나요. 그 새끼가 얼마나 용의주도한데, 생긴 걸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요!
-솔직히 그 새끼한테 눈 밖에 난 애들치고 멀쩡한 경우가 없었어요. 다들 쫓겨나고, 병신 되고 젠장! 씨발 놈!
대다수 평범한 학생의 평가와 일진에 속하는 학생의 평가가 극과 극을 달렸다. 지금의 의협단과 다르지 않았다. 참으로 평가하기 난해한 생도였다.
아카데미에 입학한 이후로도 살폈는데, 여기서도 다르지 않았다.
취재를 통해 언론에 노출이 될수록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오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판단이 서지 않는 인물은 흔치 않았다. 신비주의를 펼치지 않는데도, 굉장히 신비로운 생명체였다.
무진에 대한 평가는 둘로 분류가 되었다.
정의감은 있다. 대신, 잘난 체도 심하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중적인 평판이었다. 정의로운 성향이면 대저 겸손한 편인데 그렇지가 않으니 독특했다.
-와, 캐릭터 하난 확실하네.
-난 또 이런 캐릭터는 첨 본다.
-인생이 왜 이렇게 완벽해. 나의 흑역사와 비교돼서 이불킥 중이다.
-이거 완전 남자들의 로망 아니냐.
-웃기고 있네, 따지고 보면 이놈 완전 독재자잖아.
-착한 독재 인정.
-독재가 뭐가 착해. 애들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찐따들 인생을 우리가 왜 걱정함.
취재가 끝난 후 무진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아직 살날이 더 많은데도, 살아온 날들이 완벽했다. 조금이라도 흠을 잡으면 손 속이 가차 없다는 정도였다. 발본색원, 삭초제근을 기본으로 깔아 두니 사이다에 광적인 여론을 등에 업었다.
의협단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칠대 가문이나 대형 길드의 생도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 알게 모르고 성립했던 파벌이 의협단에 밀리며 가치를 잃어갔다.
의협단을 견제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세력이 있어야 하지만, 1학년에선 불가능했다. 서열전 1, 2위가 의협단의 단주와 부단주를 맞고 있으니 견제는커녕 도리어 마찰을 피해야 할 지경이다.
그뿐인가, 의협단의 간부급은 다른 1학년 생도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가문과 길드에 속하지 않았음에도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더욱이 3학년의 성운과 연계하면서 저학년 전체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1학년은 어쩔 수 없다 쳐도, 3학년으로선 용납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3학년은 칠대 가문과 대형 길드의 생도들이 꽉 잡고 있었다. 성운이 경쟁은 하고 있지만, 실제로 3인자 취급을 받았다. 1학년을 아우르는 의협단과는 처우가 달랐다. 당연히 반발이 생겼고, 진태수를 찍어 누르기로 합의했다.
3학년의 칠대 가문과 대형 길드의 반목하던 생도들이 오랜만에 하나가 되어 1, 2학년에게도 지령을 내렸다. 의협단을 대놓고 적대시하긴 어려우니 견고한 성의 틈새를 노리라고.
정확한 방법을 알려 주진 않았지만, 의협단의 가치를 훼손한다면 손쉽게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이 통할까?”
“지금 그딴 거 따질 때야, 이대로 숨만 쉬면서 아카데미를 다닐 거냐고!”
이민용, 정우민, 적운길은 의협단을 피해 다니기에 바빴다. 아카데미에 들어올 때만 해도 부푼 꿈을 않고 있었다. 모든 생도가 우러러보는 위치에서 내려다보게 될 줄 알았다. 부수적으로 아카데미 최고의 미녀와 커플이 되기도 하고.
웬걸! 현실은 시궁창보다 못했다. 능력을 인정받기는커녕 주변의 눈초리를 피해 다녔다. 태어나서 처음 당해 보는 소외와 박해였다. 우리가 언제 이런 취급을 받아 보았던가.
반면에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은 잘나가도 너무 잘나갔다. 선배라면 졸업할 때까지 기다릴 수나 있지, 하필이면 동기였다. 아카데미 내내 비교당하다가 끝나는 수가 있었다. 이제는 별것도 아닌 잡것들까지 기어오르며 성질을 긁었다.
“선배들이 나선다고 했으니, 우린 분위기만 조성하면 돼.”
“하긴, 지가 별수 있겠어. 이미지 때문이라도 나설 거야.”
“정의의 사도가 마냥 좋은 건 아니지.”
잘난 체는 해도, 생폭을 외면하진 않는다고 했다. 사람들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으니, 작은 흠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본인 스스로도 정의감에 불타 있을 테지.
“정의감에 매몰된 놈은 정의감 때문에 망하지.”
“정의는 무슨, 그놈의 실체를 사람들이 알아야 해!”
“저번처럼 놈을 가볍게 보진 마.”
덩치와 달리 영악했다. 조금의 실수라도 있으면, 놈이 눈치를 챌 수 있었다. 그래서 준비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일전에 놈에게 당한 애들과 3학년의 도움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