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막 범고래 아기님 (1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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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 범고래 아기님 (1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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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나는 뚱하게 일각고래를 응시했다. 이름은 레빈이랬나.
“기각.”
가차 없는 내 대답에 레빈이 깜짝 놀랐다. 저 뿔처럼 생긴 머리카락이 삐죽 솟은 것도 같다.
“앗! 왜? 어째서?”
“어째서냐니, 도와달라고 물었으니까 예, 아니오로 대답하면 되는 거 아니야?”
“그건, 그렇지……? 하지만.”
예전 수하의 동생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 영입할 생각이 없는 데다 자세히 보면 크게 도움이 필요한 듯한 태도가 아니다.
‘아틀란에게 맞고 있는 건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다.
“농담이야. 그래서 뭘 도와달라는 건데?”
단호하게 대답하긴 했지만 태도의 문제였지, 들어 볼 생각이었던지라 움직이는 대신 고개를 갸웃했다.
‘뭘 도와달라고 하는지 들어나 보자.’
물론 실제로 도와줄 생각은 아니고, 궁금해서였지만.
아니, 정히 심각하면 한번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아틀란과 관계된 이야기라고 하니 딱히 짐작이 가질 않았다.
싸움, 쉬기, 싸움, 다시 쉬기.
놈의 루틴은 이러했고, 그만큼 단순하게 살아왔던 터라,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번 생은 친구도 있고 대단한데?’
한편으로는 기특한 마음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게 직전 회차에서 아틀란 그놈은 정말이지 독야청청, 속된 말로 독고다이 하는 인간이었다.
“둘째야, 넌 나 말고 말하는 상대도 없냐?”
“응? 왜 필요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