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화
며칠 뒤.
아틀란의 일이 일단락되면서 나는 다시 내 일상이 평온해질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단 하루 만에 깨달았다.
이건 오로지 내 착각이었음을.
‘……비슷한 생각을 한 적 있는 것 같은데.’
그래. 아틀란 그놈이 스토커처럼 쫓아다닐 때였다.
분명 하루 이틀 저러다 말겠지 생각했건만 실상은 일주일 넘도록 쫓아다녔다.
독한 것 같으니.
‘이런 걸 닮은 걸 보면 남매긴 남매인 건가.’
아무튼 간에 아틀란과 이야기를 잘 끝냈으니, 한동안 그놈을 볼 일은 없을 줄 알았더니.
이게 웬걸.
“야!! 그래서 골라 봐. 어느 거? 검정? 빨강?”
“저는 빨강이여!”
“저는 검정이여!!”
“형은 눈이 삐었어? 당연히 빨강이잖아.”
“아니야. 잘 보라고. 검정색은 반듯하고 우아한 이미지야.”
“하지만 빨강은 대비를 줄 수 있어!”
“야, 조무래기들. 조용히 좀 해 봐.”
……보시다시피 내 주변에 시끄러운 게 하나 더 늘었다. 대체 왜?
‘저놈은 시간을 두자는 말의 뜻을 못 알아듣는 바보인가?’
바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레빈을 데려왔던 모습을 봐서는 이번 생에서는 머리를 제법 굴리는 건가 싶었는데.
나는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이래서야 저놈이 쫓아다닐 때처럼 학우들이 겁먹는 건 똑같잖아. 이 멸치 같은 범고래 시키야.’
아직도 옆에서 아웅다웅 다투는 놈들을 어처구니없이 바라보았다.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펼쳐진 건, 3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틀란이 아빠의 저택으로 쳐들어온 다음 날.
나는 등교하면서 더는 아틀란 그놈이 기다리고 있다거나, 교실에서 교실로 옮기는 내내 노려보면서 쫓아오는지 확인 안 해도 된다는 것에 안심했다.
실제로 등굣길에 없기도 했고 말이다. 이러한 착각은 딱 첫 수업까지였다.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