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의식을 치르겠는가 죽겠는가 (1)
돌아가는 유진산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손녀의 옹알거림을 종합해본 결과, 만만히 볼 수 있는 전력이 아니었다. 함정을 파놓고 단단히 준비한 모양이었다.
‘무턱대고 쳐들어갔으면 낭패를 당했겠군.’
고수들의 숫자는 물론 머릿수까지 압도적인 차이라면 결과는 굳이 계산해볼 필요도 없었다. 짐작대로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손녀를 먼저 재운 유진산은 조용히 거처 밖으로 나왔다.
패도문의 장원 뒤편에는 작은 연못이 있다.
그곳에 지어진 아담한 정자 위. 경장 차림의 중년인이 홀로 앉아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달빛에 반사된 그의 머리가 반짝이며 제법 운치를 자아냈다.
“형님, 오셨수?”
“먼저 와있을 줄은 몰랐네. 오래 기다렸는가?”
백규는 술 동이를 움켜쥐고 씩 웃어 보였다.
“연못에 비친 달을 벗 삼아 술 한잔 기울이다 보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는 법이오. 하지만 더 반가운 벗이 찾아왔으니, 즐거움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지 않겠소?”
유진산은 조용히 웃으며 정자 위로 올라섰다.
“낭만 타령을 하는 것을 보니 많이 취했군. 일이 잘 풀리지 않았는가?”
백규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역시 형님은 눈치가 귀신이오. 혼자 갔다가 망신만 당했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서 말해보시게.”
“마천회의 회주를 직접 만났소. 원래 나랑은 별로 좋은 관계가 아니었지만, 빌어먹을 놈이 말도 끝까지 안 듣고 문전박대할 줄은 몰랐다오. 마음 같아선 아주 그냥…….”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 그의 이마에 핏대가 곤두섰다.
“정황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사혈문 쪽으로 붙을 생각을 한 것 같군.”
“얍삽한 그놈의 성격을 생각하면 확실하오. 아무래도 우리만으로 승부를 봐야겠소.”
유진산은 팔짱을 끼고 잠시 고민했다.
지금의 패도문만으로는 결코 전력 차를 뒤집을 방법이 없었다.
“사혈문에 가보니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더군. 지금 상태로는 승산이 없으니, 반드시 마천회를 설득시켜 함께 맞서야 해.”
“사혈문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아니오? 머릿수만 많지, 문주 녀석만 제외하면 별 볼 일 없을 것이오.”
유진산은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이 어찌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는가. 그곳에도 자네와 같은 초절정고수가 있었네.”
백규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접에 술을 한가득 따라 그에게 건네주었다.
“문주 천수겠지요. 그 새낀 일대일로 싸우면 내가 이길 수 있소.”
“잘 아는 사이인가 보군. 물론 그가 결투를 받아준다면 걱정할 필요도 없겠지. 그곳엔 그자 외에도 절정고수가 셋이나 더 대기하고 있었네.”
백규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말이 정말 사실이오?”
“우리 손녀가 감지하고 말해준 것일 뿐, 나도 직접 본 것은 아닐세.”
비록 도토리만 한 아이였지만, 엄연히 초인의 경지로 분류되는 화경에 올라 있었다.
화경의 감각이 그것을 감지했다면 틀림없을 터.
백규는 턱을 괴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사혈문이 이 정도까지 성장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음…….”
“자네 혼자서는 감당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네. 더군다나 부인까지 병상에 누워있지 않은가.”
아내인 맹련화는 패도문의 이인자였다.
그녀까지 전투불능이 된 마당에, 혼자서는 아무리 날고 기어도 어찌할 수가 없는 전력이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겠소? 좋은 방법이 있으면 형님이 조언 좀 해주오.”
“우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사혈문에서 먼저 자네를 잡으러 올 걸세. 그 전에 마천회를 설득시켜 함께 맞서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네.”
“대화조차 안 하려는 놈들을 어찌 설득한단 말이오?”
유진산은 대접을 들어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그러고는 달빛을 응시하며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나갔다.
“자네 말대로 회주가 계산이 빠른 인물이라면 더 강한 쪽에 붙으려 하겠지. 패도문이 사혈문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쉽게 넘어올 것이네.”
“하지만 우리가 사혈문보다 유리한 게 없지 않소? 전체적인 규모는 물론 고수들의 머릿수도 마찬가지고.”
“방도가 하나 있네.”
유진산은 일각에 걸쳐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그의 말을 듣고 있는 백규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해갔다.
잠시 후 모든 설명을 듣게 된 그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마천회로 가서 사기를 치자는 말씀이시오?”
“지금 패도문이 물불을 가릴 처지인가. 그리고 사파인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정직을 따졌는가.”
“나에겐 애초부터 세력을 선택할 권리가 없었소. 우리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거니까.”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되네. 하지만 다른 방법은 없어.”
잠시 머뭇거리던 백규는 술이 한가득 담긴 대접을 들고 벌컥벌컥 들이켜기 시작했다.
한 방울도 남김없이 비운 그는 소매로 입가를 닦으며 소리쳤다.
“크윽, 좋수다! 다 내려놓고 우리 진산 형님만 믿고 가겠소.”
“잘 생각했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니 여유 부릴 때가 아니겠지.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출발하세.”
* * *
다음 날 아침.
유진산은 손녀를 업고 백규와 함께 마천회로 향했다.
일식경을 걸어 도착한 곳은 호현의 남쪽 장원이었다.
“정말 이 방법이 먹히겠소? 워낙에 영악한 놈이라 쉽게 속지 않을 텐데.”
“자네 말을 들으니 오히려 안심되는군.”
“도대체 그게 무슨 수수께끼 같은 답변이오?”
“때로는 심계가 깊은 자일수록 더욱 꾀에 잘 빠지기도 하는 법이네.”
“허헛. 거참.”
“아무튼, 명심하게. 마천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누구도 죽이면 안 되네. 무공은 기를 꺾을 정도로만 사용하시게.”
“명심하고 있으니, 염려 마소.”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던 그들은 어느새 목적지의 코앞에 도착했다.
백규는 호흡을 고르며 유진산의 등 뒤에 업힌 아이를 한 번 바라보았다.
“너만 믿는다, 설아. 잘 끝나면 아저씨가 간식 많이 사주마.”
의미심장한 한마디에 유설은 배시시 웃었다. 그러고는 백규의 머리를 향해 손을 내뻗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아이의 손길을 피했을 테지만, 웬일인지 그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히이~”
“이번만 특별히 만지게 해주는 거다.”
고사리 같은 손이 문주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니. 부하들이 보았으면 기절초풍할 노릇이었다.
잠시 후 마음의 준비를 마친 백규는 마천회의 정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었다.
호현의 유명인사인 그는 얼굴이 많이 알려져 있었다.
입구를 지키는 두 명의 무사 중 좌측 인물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왔다.
“패도문의 문주께서 이곳엔 무슨 일이십니까?”
무사들의 가운데에 우뚝 선 그는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또박또박 말했다.
“마천회를 접수하러 왔다.”
경비 무사들은 황당하다는 듯 목을 빼고 반사적으로 물었다.
“예……?”
고작 두 명으로 이곳을 접수하겠다니. 그들은 마치 환청을 들었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농담으로 넘기기엔 백규의 표정이 너무나도 진지했다.
찰나의 순간. 그의 양손이 매가 날개를 펴듯 좌우로 활짝 펼쳐졌다.
강력한 기(氣)의 흐름. 그리고 양손을 휘감는 회오리에 무사들은 화들짝 놀랐다.
피하고 싶은 의지가 간절했지만, 전광석화처럼 뻗쳐나오는 백규의 일격은 너무나도 빨랐다.
눈 깜짝할 사이 그의 손바닥은 무사들의 앞가슴을 강타하고 있었다.
쿠쿵-!
“큭!”
“커헉!”
기습공격을 당한 무사들은 두 발이 지면에서 떠오르며 후방으로 튕겨나갔다.
이어서 그들의 등이 정문을 강타한 것은 동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콰앙-!!
요란한 소리와 함께 벌컥 열린 마천회의 정문. 그리고 앞마당에 볼품없이 처박힌 경비 무사들의 모습에 안에서는 난리가 났다.
당황한 무사들이 무기를 움켜쥐고 몰려들고 있었으며, 곳곳에선 호각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유진산과 백규는 침착하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오!”
먼저 당도한 마천회의 장로 한 명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그의 주변으로는 이미 삼십여 명의 무사들이 몰려들었으며, 그 숫자는 지금도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었다.
“지금부터 이곳은 우리 패도문이 접수한다. 투항하는 자들은 해치지 않을 것이다.”
마천회의 장로 여일. 그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주변의 무사들에게 몇 마디를 속삭였다.
이윽고 몇 명이 담장 너머를 살펴보고는 다시 돌아와 속삭였다.
“아무도 없습니다, 장로님. 정말 둘이 온 모양입니다.”
여일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고는 백규를 째려보았다.
“백 문주님. 아침부터 왜 남의 장원에 찾아와 이런 미친 짓을 하는 게요? 문주라고 예우를 해주니까 우리 마천회가 그리도 만만해 보였소?”
비록 마천회가 패도문의 상대가 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전체적인 전력을 고려했을 때의 얘기였다.
사혈문의 견제를 받는 패도문은 함부로 전력을 빼낼 수 없는 상황일 터. 그렇기에 마천회의 입장에서도 무서울 것이 없었다.
그것을 잘 알고 있을 패도문의 문주였지만, 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계속됐다.
“만만하니까 찾아왔지. 그러니까 두 번 얘기하지 않겠다.”
그 순간 여일은 무엇인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비록 백규의 무공이 고강하다고 한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너무나도 당당한 그의 태도. 게다가 허리춤에 걸려 있는 두 자루의 도(刀)는 뽑지도 않은 상태였다.
이렇게나 도발을 하면서도 여유를 부리다니.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
“뭔가 믿고 있는 구석이 있나 보구려. 허나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를 도발한 대가는 각오하시오.”
여일이 눈짓을 보내자 무사들이 백규와 유진산을 둘러싸며 퇴로를 차단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눈 한번 깜빡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백규가 돌연 옆에 있는 정체불명의 노인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닌가.
“장인어른, 바로 이놈들입니다.”
지금까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죽립을 쓴 노인이었다.
존재감이 없기도 했지만, 등 뒤에 아이까지 업고 있었으니 전혀 위협적으로 보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얘기가 달라졌다.
백규가 누구인가. 패도문의 문주인 그가 쩔쩔매는 상대라니.
‘……장인어른?’
여일의 두 눈이 의문으로 가득 찰 때쯤이었다.
등 뒤에 업힌 아이가 노인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그 순간 노인의 검지가 좌측 어딘가의 전각을 가리켰다.
“거기 숨어서 지켜보는 녀석! 당장 튀어나오지 못하겠느냐?”
여일을 포함한 마천회의 무사들이 동시에 흠칫거렸다. 그가 회주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절정에 이른 자는 기(氣)가 안으로 갈무리되어 기척을 감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그의 위치를 찾아냈다는 것은 그보다 높은 차원의 고수라는 것을 뜻했다.
벌컥-!
붉은 주작포를 입은 누군가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는 긴장이 가득한 얼굴로 유진산을 탐색하고 있는 눈치였다.
그를 향해 여일이 다급히 전음을 보냈다.
- 보통내기가 아닙니다. 혹시 아는 사람입니까?
- 나라고 어찌 알겠나. 지금까지 백규가 저런 장인을 숨겨놓고 있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구나.
- 아무래도 나이가 많은 것을 보니 전대에 활동했던 고수인 것 같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으니 섣불리 덮치지 말고 시험을 해보시죠.
잠시 고민하던 마천회의 회주는 누군가에게 전음으로 명령을 보냈다.
신호를 받은 무사는 다짜고짜 노인을 향해 맨손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타앗-!
예사롭지 않은 몸놀림. 한눈에 봐도 일류의 실력을 지닌 고수였다.
이윽고 그의 손아귀가 노인의 옷깃을 낚아채려는 그때였다.
찰나의 순간 지켜보던 모두의 두 눈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그의 신형이 돌연 허공으로 붕 떠올랐기 때문이다.
“크윽!”
마치 보이지 않는 귀신이 낚아채기라도 한 듯, 허공으로 떠올라 몸을 가누지 못하는 광경이 무척이나 기이했다.
“저, 저게 뭐야?”
“격, 격공섭물?
“이럴 수가…….”
처음으로 보는 광경에 모두가 혼란에 빠지고야 말았다.
그러나 놀라움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노인의 한쪽 손이 그를 향해 내뻗어졌다.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경장에 불이 붙었다.
등 뒤에 업힌 아이가 앙증맞은 손을 같이 내뻗고 있었으나, 그것을 신경 쓰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때 넋이 나간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마천회의 회주가 뭔가에 홀린 듯 중얼거렸다.
“삼매진화라니…….”
삼매진화(三昧眞火). 기(氣)를 이용해 불길을 만들어내는 수법이다. 비록 이것 자체로는 별다른 위력이 없지만, 내공이 입신지경에 이르러야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란 것에 의미가 있었다.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옷에 불이 붙은 마천회의 무사는 기겁했다.
“살, 살려주십시오.”
그때 유진산이 손을 내뻗어 타오르는 그의 경장을 확 뜯어버렸다.
부아아악-!
다행히 별다른 부상 없이 위기를 넘겼지만, 그의 의복은 거지처럼 갈가리 찢겨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부끄러움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목숨을 겨우 건진 그는 속옷 차림으로 줄행랑을 쳤다.
“손속에 사정을 봐주는 것은 이번 한 번뿐이다. 또다시 노부를 시험하려거든 영혼이 불탈 각오로 오너라.”
백여 명에 가까운 무사들이 몰려들었으나,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깊은 고요 속에 여일이 회주에게 전음을 보냈다.
- 화경을 이룬 절대고수가 확실합니다. 사혈문의 모두가 달려들어도 저 노인을 당해내지 못할 테니, 그쪽으로 붙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닌 듯싶습니다.
장로의 조언이 아니더라도 그는 이미 계산을 끝마친 이후였다.
마천회의 주인인 장량은 호흡을 크게 한 번 들이켠 이후 나직이 말했다.
“회주 장량의 이름을 걸고 말하오. 우리 마천회는 지금부터 공식적으로 패도문을 지지하겠소. 패도문의 적은 우리 마천회의 적과 다름이 없소이다.”
명백한 항복 선언이었다.
그의 말에 백규의 표정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잘 생각했소. 내 예전부터 장량 아우와 형제처럼 지내고 싶었다오. 이제 지난 일은 모두 잊고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
말을 마친 그가 장량을 향해 다가가려 하자, 유진산이 왼손을 들어 가로막았다.
“그것으로는 부족해.”
회주 장량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우리를 믿지 못하시는군요. 증표라도 만들어주길 원하십니까?”
유진산은 고개를 가로로 내저었다. 증표로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이곳에서 보여준 신위는 손녀에게 전음을 보내 시켜서 벌인 눈속임이었다.
그렇기에 사기 행각이 드러나면 마천회가 다시 번복할 것이 틀림없을 터. 그런 시도가 불가능하도록 안전장치를 걸어둘 필요가 있었다.
“정녕 우리와 함께할 의지가 있다면 행동으로 보여줘야겠지.”
“무슨 행동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유진산은 대답 대신 반들반들한 백규의 머리를 지그시 응시했다.
그러자 무엇인가를 눈치챈 장량이 황당하다는 듯 입을 뻥긋거렸다.
“……설, 설마?”
그의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유진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한 명도 예외는 없다. 노부에게 모두 죽을 것인지, 아니면 의식을 치르고 우리와 형제가 될 것인지 선택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