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 14화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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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전투 시작!]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가 귓가에 울려퍼졌다.
“뭐야? 스킬셋 보니까 트롤 만났네?”
“어휴 불쌍한 것들.”
우리와 만난 상대는 갑자기 나를 보더니 허를 찼다.
[3수생『함성』 『토벽 생성』 『결계 생성』 『군중 제어』]
[서포팅안하면던짐『돌진』 『풍참』 『단단한 신체』 『빛의 일격』]
나는 상태창을 열어서 상대방의 스킬셋을 확인했다.
한쪽은 스킬을 cc기로 떡칠해놨고 한쪽은 전투 스킬을 맞추었다.
“야. 꼬맹아. 겜 그따위로 하면 재밌냐? 뒤지거면 혼자 뒤지지 뭔 스킬을 그따위로 맞춰서....”
유저 ‘3수생’은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비난했다.
그리고 나도 그대로 맞받아쳤다.
“깡마르고 3수생으로 사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무, 뭐?! 나 3수생 아니거든? 그리고 마른건 체질이야!”
ㅋㅋㅋㅋㅋㅋㅋ
팩트 폭력 뭐냐구 ㅋㅋㅋㅋ
그러길래 왜 닉네임을 그따위로해서 ㅠㅠ
사실 나도 마르긴 했지만 이건 말라도 예쁘게 마른거다.
아무래도 외모 자체가 언밸런스라....
“여러분 그럼 한번 저질러 보죠! 가자.”
“응.”
나는 레이든의 신호에 맞춰서 달려나갔다.
“단단한 신체! 풍참!”
서포팅 안하면 던짐.... 줄여서 던짐이는 스킬을 발동시켰다.
나는 날아오는 검풍을 옆으로 피해 계속 달려갔다.
“돌진!”
던짐이가 자세를 잡더니 스킬을 발동시켜 나에게로 돌진해왔다.
그리고 동시에 커다란 대검을 나에게 휘둘러왔다.
“하아아아!!”
나는 고개를 숙여 검을 피해내고 돌진해오는 상대방의 옆구리를 베어버렸다.
“제기랄!”
돌진 스킬은 빠르게 이동하며 자유행동을 할 수 있지만 한번 돌진을 하면 자유롭게 멈출 수가 없다.
실력이 좋으면 컨트롤에 따라서 멈출 수 있지만 아직 그정도의 실력은 안되는 모양이다.
“크흑!”
던짐이는 내 검에 옆구리가 베이자 속도를 천천히 줄이며 멈춰섰다.
그리고 나는 그 타이밍에 맞춰서 던짐이에게 달려갔다.
“오, 오지마!”
그 순간.
“토벽 생성!”
저 멀리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그와 동시에 던짐이와 내 사이 바닥에서 바위로 된 벽이 솟아올랐다.
[스킬, 신속한 이동이 발동중입니다.]
나는 힘을 줄이고 오히려 민첩에 더욷 더 쏟아넣은 능력치와 스킬의 통해서 더더욱 재빠른 움직임이 가능했다.
쿠구궁!
벽이 솟아오르려는 사이.
나는 재빠르게 내 머리까지 올라와있는 벽 끝을 붙잡고 벽에 약간 튀어나와있는 사이에 발을 걸치고 뛰어올라 벽을 넘어갔다.
“말도 안꽤에에에엑!”
서걱!
나는 바닥에 착지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재빠르게 녀석의 목을 베었다.
[‘서포팅안하면던짐’님이 ‘귀환’님에게 죽었습니다.]
“스읍!”
나는 숨을 가다듬고 생성된 토벽에 등을 붙였다.
혹시 또다른 상대팀인 3수생이 나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3수생’님이 ‘레이든’님에게 죽었습니다.]
[승리!]
그렇게 게임이 끝나고 나와 레이든은 로비로 돌아왔다.
“뭐야. 시시하네.”
“아무래도 급이 낮다 보니까.”
와 방금 뭐냐
난 개인적으로 검성이 벽 넘을때가 개쩔었음
어떻게 벽이 생성되는 동시에 벽을 넘냐고 ㅋㅋㅋ
벽 생성 속도를 뛰어넘었다 ㅎㄷㄷ
아 팬티 갈아입어야겠다
[배치중1승 0패]
“아마 지금부터 이길때마다 매칭되는 티어가 점점 높아질텐데....”
“그래? 나 스킬셋 바꿀까?”
“아니야. 괜찮아. 오빠가 너 맞춰서 할게.”
나는 레이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뭐 자기가 그렇게 하겠다는데 나는 오히려 좋았다.
귀찮게 스킬셋을 바꿀 필요가 없으니까.
“그러면 계속 해볼게요.”
***
[배치 완료플레티넘5]
그렇게 4판을 완료하고 나와 레이든은 배치가 끝났다.
4판 모두 완벽한 압승.
단, 한번의 공격도 허용치 않고 게임을 이겼다.
나는 그 과정에서 레이든의 실력이 내 상상 이상이라는걸 깨달았다.
처음에 날 이겼을 때부터 실력이 뛰어나다는건 알았는데 이정도 일줄이야.
그렇고보니 레이든도 테스트를 했으려나.
“나? 내가 아마 847위 일걸?”
“847?”
나는 순간 레이든의 순위에 헉했다.
세상에 캡슐 유저가 한두명일까.
그런데 그 수십억명을 뛰어넘고 무려 세자릿수 안에 든 것이다.
“오빠 엄청난 사람이었구나...?”
“그렇지?”
외모에 실력까지 뛰어난 사람이라니.
새삼 부러워진다.
아, 아니! 난 저딴 기생오라비는 되지않을거야!
난 절대 부럽지 않아.
레이든이 저래도 전 프로인데 ㅋㅋ
실력이 떨어지면 창피하지 ㅋㅋ
“전 프로?”
“아.... 그거 옛날 이야기야. 난 은퇴했어.”
프로라....
역시 프로게이머를 말하는 거겠지?
그런데 아직 21살 밖에 안되었는데 벌써부터 그만둔다는게 이상했다.
캡슐은 옛날 키보드랑 마우스랑 다르게 몇 살이든 계속 할 수 있을텐데 21살이라는 나이에?
“그냥 별로 재미 없더라.”
ㅋㅋㅋㅋ
재미 없어서 그만둔 프로게이머ㅋㅋㅋㅋ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보였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지금도 잘 먹고 잘 사는 모양이니.
“오늘은 다이아까지 찍어볼까요?”
다이아?
할거면 챌린져까지 가자.
뭐야. 켠왕이야?
“에이... 아무리그래도 챌린져라뇨....”
할만할 것 같은데
그래도 오늘 안에는 무리겠지 ㅋㅋㅋ
“그럼 계속 쭉쭉 나가겠습니다! 저격해볼 사람은 저격해보시죠?”
어?
이거 도전장 내민거 맞지?
그런데 저 듀오 상대로는 힘들 것 같은데
아니야 우리도 할 수 있다구!
[전투 시작 전까지 60초....]
“오 게임 잡혔네요.”
게임이 잡히자 레이든이 말했다.
[‘나잡혔다’님께서 5천원 후원!]
[나 겜 잡혔다!!!!]
ㄹㅇ?
우연이겠지
설마 그 수많은 사람중에 잡혔겠어?
[팀1준비완료]
[팀2준비완료]
나와 상대는 빠르게 준비를 맞추었다.
“그러면 진짜 레전드인데요....”
속보. 레이든이 결국 플래그 발언을 해.....
이걸 플레그 꽂아버리네 ㅋㅋㅋ
[전투 준비!]
[3, 2, 1....]
“에이 뭔 플래그....”
[전투 시작!]
“와! 이걸 걸리네!!”
“가 꽂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전드네 ㅋㅋ
저게 어케 걸렸누 ㄷㄷ
“와 검성! 와 레이든!”
저 멀리 두 손을 높게 들며 소리치는 시청자가 보였다.
[하악하악『그림자 이동』 『폭주 기관차』 『강철 주먹』 『대폭발』]
[illiilli『어둠 잠식』 『방어막』 『순간 무적』 『공간 단절』]
대충 보니까 ‘하악하악’이라는 유저가 시청자인 모양이다.
그런데 대폭발이라.
저건 상당히 위험한 궁극기다.
시전자가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대폭발을 일으키는 스킬인데....
‘폭발 한번 맞으면 바로 골로간다는거지....’
문제는 자신도 포함되어있는 스킬이라 조건형 스킬도 아니라는거다.
원래 내 궁극기같은 ‘절대자의 빙의’처럼 특정 패널티를 가진 스킬은 최초 쿨타임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스킬들은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면 특정 조건을 만족하거나 쿨타임을 지닌다.
“한명은 데려가겠다는 건가?”
나는 그리 중얼거렸으나 옆에서 레이든이 보충시켜주었다.
“그건 아니야. 저기 다른 녀석 스킬 보이지?”
“스킬?”
“그 중에서 공간 단절하고 순간 무적스킬을 보면 알 수 있어.”
‘공간 단절’하고 ‘순간 무적’이라....
아!
나는 나중에야 저 스킬의 의미를 깨달았다.
공간 단절은 말 그대로 자신의 반경 내와 그 바깥의 공간을 단절시킨다.
아무리 바깥에서 지랄발광을 해도 그 안에는 아무 효과도 주지 못한다는거다.
그리고 순간 무적은 말 그대로 단 순간적으로 무적으로 만들어준다.
‘아마 한쪽이 대폭발을 쓰면 순간무적으로 시전자를 무적으로 만들고 자기는 공간 단절로 대폭발의 영향에서 벗어나겠다는거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또다시 ‘대폭발’의 쿨타임이 돌아오면 똑같은 콤보를 사용한다.
“상당히 성가신 조합이야.”
그렇다면....
“저녀석부터!”
나는 먼저 저 바코드 닉네임을 지닌 유저부터 노렸다.
“이럴 줄 알았지!”
바코드는 예상했다는 듯 스킬을 발동 시켰다.
“어둠 잠식!”
유저가 스킬을 발동시키자 바닥이 어둠에 잠식되었다.
그 순간 내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흐읍!”
나는 곧바로 반응해서 검을 휘둘렀다.
카앙!
시청자의 건틀렛과 나 검이 맞부딪쳤다.
‘그림자 이동인가?’
제기랄.
“강철 주먹!”
시청자의 주먹이 은빛으로 빛났다.
그리고 다시한번 나에게 공격해왔다.
나는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옆으로 피했다.
푸후우웅!
그러자 건틀렛이 허공을 스치며 엄청난 파공음이 들려왔다.
처음 내 검과 부딫혔을때와는 전혀 다른 공격력이었다.
“특수 능력치에 올인이라도 한거여 뭐야!”
“정답이지!”
문득든 생각이었으나 그게 정답이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는 뜻은 그의 스킬 데미지는 어마무시하다는 뜻이고 궁극기인 ‘대폭발’의 위력도 엄청날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범위 밖으로 도망가겠다는 전략은 제외해야겠지.
역시 일단 저 바코드 유저부터 죽여야 한다.
“너 상대할 시간 없어!”
나는 발로 시청자의 배를 찼다.
“크흑!”
그렇게 나와 멀어지려는 듯 보였으나.
“대폭발!”
“뭐?! 벌.....!”
콰과과아앙!!
빛이 나를 감싸안으며 폭발이 일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