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검성은 방송한다-20화 (20/81)

〈 20화 〉 18화­보조 시스템

* * *

#18화

“하....”

현우는 수건으로 몸에 묻은 물기들을 닦아내며 방금 있었던 헤프닝을 떠올렸다.

목욕을 즐기고 있던 도중에 갑작스레 들어오더니 소리를 지르며 나를 꺼내려 했던 현아.

주위에 걸칠만한 것도 없어서 나올 수 없으니 정말로 당황했었다.

처음에는 내 몸을 들어올리려던 팔을 치우려고 했으나 당황한 탓인지 실수로 현아의 팔을 당겨버렸다.

아니 그걸 당겼다고 할 수 있을까.

그냥 팔을 굽혔을 뿐인데 그녀의 몸이 얼마나 가벼웠는지 단번에 훅 넘어와버렸다.

“참나 이러니까 괜히 나만 머쓱해지네.”

그녀의 셔츠 안 쪽에 비춰지는 속살.

집 안이라 그런건지 속옷도 입지 않아서 상당히 당황스러웠었다.

피가 이어진 남매라 그리 당황해하지 않을 수 있는거 아니냐고?

그런 소리를 하는건 남매가 없는 사람일 뿐이다.

남매라도 당황스러운건 당황스러운거다.

만약에 내 동생이 나의 ‘것’을 보는게 얼마나 창피한가.

부모가 나의 것을 보고 싶다고 하면 창피하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심지어 6살 차이다!

“아직 어려서 그런가... 걔는 또 왜 안 부끄러워하고 참....”

하지만 현아는 나와 다르게 그런 반응을 전혀 안 보였다.

내 목욕을 하는 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으며 오히려 날 끌어올리려... 아니 어쨌든 그녀는 속살을 비추더라도 창피함이 보이지 않았다.

순간 멈칫한 것 같기는 했으나 그 외의 반응은 보이징 않았다.

“앞으로는 성교육이라도 해줘야하나....”

지금까지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있었기에 따로 교육은 중단해둔 상태였으나 이제부터는 괜찮을 것이다.

그렇게 중얼거리며 나는 또다시 캡슐을 하기 위해 방으로 올라갔다.

***

“후.... 개운하다.”

나는 오빠 다음으로 목욕을 즐겼다.

물을 다시 갈아버리는게 귀찮았으나 결국은 해내서 목욕을 끝마쳤다.

“그러면....”

철컹. 지이이이잉....

다음 방송 하기전까지 레벨 10까지는 찍어놓을까.

***

[방제 : 레벨 10 찍고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나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ㅎㅇ

­지각 아닙니까?!

­너무 늦음 ㅡㅡ

­검하

“애초에 저는 방송 시간이 안 정해져있는데요.”

­아니 정하라고 ㅋㅋㅋ

­방송 시간 맞춰주세요....

­언제 올지 계속 잠수 타고 있었다고 ㅋㅋㅋ

“그럼 다음 방송시간은 공지해서 올려드릴게요.”

­근데 언제 10 찍어놓음?

­오늘도 볼 할거임?

“아 어제 자기 전에 찍어놨슴다.”

봇전은 그리 어렵지 않았기에 몇판 더 하고 금방 끝낼 수 있었다.

다소 멍청한 유저들도 있었으나 어차피 나 혼자하는 게임이라 생각하며 게임하니 어느새인가 상대의 넥서스는 부서져있었다.

“그러면 일반 돌리겠습니다.”

[1순위 미드]

[2순위 정글]

나는 라인을 적당히 정하고 채팅창을 확인해보았다.

­검성님은 솔로게임은 잘했는데 볼을 어떨지 모르겠네

­애초에 볼이 피지컬로만 하는 게임은 아니라 ㅋㅋ

­볼을 피지컬도 중요하지만 게임의 이해도도 매우 중요한 게임임

­아무리 아레나에서 날 뛰어도 볼에서도 똑같기는 힘들지...

­아 걍 다악치이고 보자 좀

­검성님이 알아서 하겠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면 도박한번 해볼까요?”

­설마?

­어서 ㄱㄱ

­가보자 가보자~

내가 말한 도박이랑 바로 트라이의 시스템 중 하나를 말하는 것이다.

흔히 ‘합법 도박’이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바로 포인트를 걸고 하는 게임인데.

스트리머가 질문, 혹은 문제와 선택지를 주면 시청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선택지를 고르고.

스트리머는 질문이나 문제에 맞는 선택지를 맞춘 사람들에게 못 맞춘 사람들의 포인트를 가져와 재분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송 포인트로 살 수 있는게 없는데;;

“이제 곧 만들 생각이긴해요.”

이 포인트로는 스트리머가 만들어어놓은 상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보통 ‘이모티콘 사용권’이라든가 ‘시청자 참여권’같은 것들을 올려둔다.

“이모티콘은 잘 모르겠는데 상점은 다음에 생각해보겠습니다.”

애초에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포인트를 상점이 아니라 도박에 쓰는걸 좋아하니까.

아마 대부분은 아무래도 상관 없을 것이다.

괜히 ‘합법 도박’이라 불리는게 아니지.

[선택지]

[1.MVP 미획득] [2.MVP 획득]

­오우 좀 쌘데?

­이거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임?

­이러면 1번 킹볼만 한데?

­역배 갑니다

도박을 올려놓자 시청자들이 들끓어올랐다.

[통계표]

[1.84.3%] [2.15.7%]

선택시간을 끝내고 과연 얼마나 선택했는지 확인해보았는데.

약 80%가량의 시청자가 내가 MVP를 못한다에 걸었다.

“이거. 진심을 보여줘야겠는데요?”

[매칭이 완료되었습니다.]

“오 매칭 잡혔네요.”

나는 본격적으로 게임에 임했다.

***

단번에 시야가 전환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동그랗고 나무로 깔끔한 나무로 되어있는 원탁을 중심으로 나를 포함해 총 5명의 사람들이 둘러 앉아있었다.

[배정 포지션]

[미드]

다행이 라인은 원하는 곳으로 배정되었다.

“님들 전설 뭐 할거임?”

내 바로 옆에 앉아있던 남성이 먼저 말했다.

“저는 파이어로 하겠습니다.”

마법사 전설인 ‘파이어로’.

“바위 수호자로 할게요.

탱커 계열의 전설인 ‘바위 수호자’.

“그러면 저는 카사이할게요.”

암살 계열의 전설인 ‘카사이’.

사마귀처럼 생긴 것이 흉측했지만 성능은 확실할 것이다.

“저는 테리온할게요.”

딜러와 탱커를 둘다 하는 전사 계열의 전설 ‘테리온’.

탑 : 테리온

정글 : 카시온

원딜 : 파이어로

서폿 : 바위 수호자

“님만 남았는데 뭐 하실거에요?”

“트렌 할게요.”

“네?”

내가 말하자 테리온을 선택한 유저가 반문했다.

“아, 아니. 님 지금 미드인데요?”

“네. 트렌 할거에요.”

테리온은 뭔가 얼떨떨해하는 것 같았으나 다른 유저들도 딱히 신경 안 쓰는 눈치라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게임 준비]

[게임에 입장합니다.....]

상대는 이미게임 준비를 했던 것인지 우리팀 모두가 준비완료를 누르자마자 곧바로 게임에 입장되었다.

***

“상대는 비루스인가?”

상대는 거대한 활을 든 악마족 전설이었다.

멀리서 활을 쏘며 딜을 넣는게 장점인 전설.

“라인전은 조금 빡새겠는데.”

내가 적 비루스를 바라보고 있을 때 뒤에서 미니언이 오고 있었다.

미니언은 장신의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제가 예전에 하던 게임처럼 쪼끄만한 모습을 지니고 있을 줄 알았으나 대략 1.5m라는 신장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의 나와 비슷한 키였다....)

게다가 전사나 망토를 쓴 마법사가 아니라 마치....

그래, 판타즈마에서 자주보던 ‘마도골렘’과 비슷했다.

돌로 이루어진 전사 골렘과 마법사 골렘.

두 라인이 부딫히며 미니언들끼리 투닥거렸다.

나는 HP가 떨어진 미니언에게 발로 막타를 가하며 골드를 수집했다.

‘그런데 뭔가 움직임이 이상한데.’

뭐라고 해야할까.

왠지 양목이랑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움직이는 느낌이다.

누군가 내 움직임을 강제하는 느낌이랄까.

내 몸에 불폄함을 느끼고 있을 때 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기 화살!”

갑자기 저 멀리서 비루스가 붉은 화살을 쏘아냈다.

풀차징을 해두었던 것인지 화살의 속도가 빨랐다.

하지만 나는 빠르게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피해냈다.

‘모니터와 가상현실은 역시 다르네.’

모니터로 보는 게임이었다면 숙이는 걸로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는 또하나의 현실을 보이는 가상현실!

숙이는 것으로 공격을 피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는 것이다.

쐐엥!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또다른 화살이 날아왔다.

하지만 평타인 것인지 이전처럼 붉은 화살이 아니었다.

휘익!

이번 역시도 여유롭게 피해냈다.

“평타도 논타겟팅이 되어버렸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는 역시나인 모양이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정확도가 예사롭지 않은데....

“활 고수인가봐요, 활 엄청 잘 쏘는데?”

­?

­그, 그렇지...?

­잘 쏘긴 하지 음 ㅋㅋ

­그거 시스템 보조로 쏘는거임

­이걸 말하네 ㅋㅋ

“시스템 보조요?”

뭐지 하는데 순간 도움말에서 슬쩍 스쳐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설마 아까부터 몸이 이상하더니 그것 때문이였나?

나는 급하게 설정창을 열었다.

[움직임 보조 : ON]

[주의 : 본래의 움직임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

­아 이걸 말해버린다고? ㅋㅋ

­보조 컨트롤 하는 것도 실력이긴 한데 상위티어는 안 쓰는 사람 꽤 있음

“진짜 이런 거 있으면 말좀 해달라고요.”

나는 시스템 보조를 껐다.

­이걸 망설임 없이 꺼버리네

­아레나처럼 완전 현실이랑 비슷한 게임이랑 달라서 힘들 수 있는데

아무래도 아레나는 초현실을 그대로 구현해둔 게임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버프’, ‘부활’, ‘아이템’등 마법같은 변수들이 넘쳐나는 곳.

현실에서 움직이던 것처럼 움직이면 그대로 당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제가 겨우 이정도의 판타지에 당할 것 같아요?”

나는 또다시 활을 장전하는 비루스를 향해 눈을 빛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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