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화 〉 21화나는 바람과 같지.... 늘 바람처럼 나타나고 사라지니....
* * *
#21화
오늘 아침에도 나는 일어나자마자 1층으로 내려왔다.
“어? 오빠.”
“안녕. 너도 뭐 먹을래?”
“응.”
“오빠는 시리얼이나 먹을건데. 현아도 그렇게 먹을래?”
“난 좋아.”
시리얼이라.
좋지.
우유 안에서 살아나는 그 바삭바삭함.
정말로 최고다.
나는 참고로 눅눅파가 아니라 바삭파다.
나는 눅눅한 것 보다는 바삭할때가 짱이더라.
“어? 초코시리얼이네.”
“응. 혹시 싫어해?”
“아니.”
그러면 말이 달라지지.
초코에 한해서는 눅눅이 짱이다!
그 초코시리얼의 초코향이 우유에 담기면 정말로 짱이다.
“으음!”
맛있구만.
그렇고보니 지구에 오고 나서 초코를 먹은건 처음인 것 같네.
판타즈마에서는 초코 비슷한건 있었지만 내가 바라왔던 초코는 없었다.
“잘 먹었습니다.”
나는 우유까지 꿀꺽꿀꺽 마신다음 설거지거리에 담았다.
그리고 나는 조그만한 의자를 옮겨서 위로 올라갔다.
“설거지는 내가....”
“아니. 오빠가 할테니까 먼저 올라가서 쉬고 있어.”
“어?”
그렇게 설거지를 하려 했지만 오빠의 제지로 하지 못하게 되었다.
겨드랑이 사이야 양손을 넣어 나를 들어올리고는 옆으로 내려놨다.
‘내가 이렇게 가벼웠나....’
약간의 탄식이 있었으나 금방 잊고는 위로 올라갔다.
“그러면 바로 게임 해야지~”
나는 캡슐 안으로 들어가 캡슐을 가동 시켰다.
우우웅.....
무언가가 돌가는 듯 아주 조그마하게 소리가 들려왔다.
***
“하이루.”
검하
오늘 일찍 오셨네요?
하이하이
하이루
“네. 오늘은 공지했던 것보다 약간 일찍 왔네요.”
오늘은 뭐할거임?
“뭐하긴요.”
나는 화면창에 ‘방랑무사’를 뛰운다음 말했다.
“방랑무사 해보려고요!”
결국....
그래도 검성인데 잘 하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PTSD....
시청자들의 반응은 전부 제각각 이었다.
그런데 저 PTSD온다는 저 시청자의 감정에 뭔가 격하게 공감되었다.
브론즈와 실버를 왔다갔던 나도 게임에서 만났던 야스오는 정말로....
“저 어제 방랑무사 매드무비 보고 왔어요.”
특히나 이런 부류가 제일 위험했다.
괜히 잘하는 사람들 영상만 쳐 보고와서는 자기도 저렇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있다.
그리고 라인전 도중에 솔킬당하면 ‘ㄱㅊㄱㅊ 나 후반에 캐리깝가능’ㅇㅈㄹ 하는 족속들이란 정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역겨웠다.
오우쉣...
결국 검성도 해버리는건가...
어? 검성님! 약물 오남용입니다! 매드무비와 게임은 함께 드시면 안되요!
안되요X>안돼요
“크크. 장난입니다. 그냥 간단하게 스킬 설명만 확인하고 왔어요.”
휴...
아시겠습니까? 방랑무사를 하기 전에는 매드무비를 시청해서는 안돼요
ㄹㅇㅋㅋ
“그럼 바아로 배치보겠습니다.”
일단 연습겜 하는게 낫지 않음?
방랑무사 첫판을 바로 랭겜으로 돌려버린다고?
나는 랭겜이 첫판이다.
랭크는 처음에 랭크 배치라는 걸 보는데.
총 10판을 진행해서 그 열판동안 얻은 점수를 통해서 첫 랭크를 정하게 되는거다.
“걱정 마세요. 저 자신있어요.”
[매칭이 완료되었습니다.]
“와 바로 게임이 잡히네요.”
***
시야가 전환되면서 이전에도 보았던 나무로 된 완탁을 중심으로 나 포함 총 5명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리고 일겜과는 다른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밴픽’이라는 것이다.
바로 상대방이 쓰지 않았으면 하는 챔피언을 골라서 쓰는 것이다.
‘음.... 아무거나 하자.’
나는 적당한 탱커 하나를 골라서 밴했다.
그리고 모두가 밴픽을 완료하자 밴이된 전설들이 공개되었다.
아 ㄲㅂ
방랑무사가 밴이 안되네 ㅋㅋㅋ
상대 팀에 방랑무사 전적 없는 놈들인 듯 ㅋㅋ
그렇게 자연스럽게 선택되는 전설들.
상대 1명, 우리 2명, 상대 2명, 우리 1명.
이런 순서로 전설들이 선택된다.
우리팀 전설들이 모두 선택되고 나만 남은 상태.
나는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방랑무사’로 옮겼다.
“어 잠시만요! 진짜 그거 하실 거에요?!”
“네.”
“그, 그 전적에 방랑무사 한적 없으신 모양인데....”
“네. 첫판이에요.”
“.....”
내 말에 나에게 말을 걸은 탑라이너는 할말은 잃은 모양이다.
“자, 잠시만요! 미드 트렌 조금 이상하지만 트렌 잘하시는 것같은데 차라리....”
“아 믿고 보세요.”
“진짜 제에발!”
철컹!
「나는 바람과 같지....늘 바람처럼 나타나고 사라지니....」
방랑무사를 선택하자 방랑무사의 픽 음성이 들려왔다.
“아. 지금 여기서 방랑무사를 한다고? 초딩 새끼가 뭔 이상한 것만 보고 와서는....”
나는 최대한 무시하려했으나 우리팀 정글이 하는 말을 듣고는 참을 수 없었다.
“제가 초딩이라고요?!”
“그래 이색야. 머리까지 백발로하고 길게 하니까 지가 멋진줄 알지? 이휴. 조꼬만한 애새끼가....”
오우ㅑ.....
ㅋㅋㅋㅋㅋㅋㅋ
천연 은발을 모욕하다니!
“후... 저 중학생입니다. 그리고 저 원래 은발이고 원래 길어요!”
“으휴.... 이미 방랑무사 첫판을 랭겜에서 하는 것부터 이미 초딩인증이야. 에휴... 죽지만 마라....”
“하? 저 캐리 가능하거든요?”
내가 그에 멈추지 않고 더 말하려 했으나 중간에 탑라이너가 끼어들어 중재했다.
“하하. 이제 그만 싸우고 그만하죠. 방랑무사님이야 믿지만 아무래도 불안한건 어쩔 수 없네요. 최대한 정글 올때까지 사려만 주세요.”
“응. 나 저놈 갱 안가.”
“이런...!”
“워워!”
저 정글 ㅈㄴ 꼴받네 ㅋㅋㅋㅋ
저놈 얼굴 보여주면 안됨?
지금 검성님이 설정으로 얼굴 가림 해뒀다고;;
검성님의 얼굴만 보여줘도 헤벌레 할 놈들이 어?! 마 어?!
근데 정글 겁나 꼴받는데
“하참. 당신 필요 없으니까 킬 뺏어먹지 말고 오지 마세요.”
나는 그리 말하고는 준비완료를 눌렀다.
“안그래도 그럴거니까 닥치고 있으세요.”
[게임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불안한 게임이 시작되었다.
***
‘일단 아이템은 기본템 검 하나랑 포션 하나로...’
나는 아이템을 구매하고 곧바로 미드로 갔다.
미드에 아무도 없는걸 확인한다음 우리팀 정글로 들어오는 길목 사이에 있는 풀숲에 숨었다.
그렇게 40초를 기다리자 아무도 오지 않는걸 확인한 나는 다시 라인으로 복귀했다.
“상대는 분명히 테일러였죠?”
테일러는 암살자로 벽을 마음대로 넘나들며 암살하는게 특징인 전설이다.
“[찌르기]!”
나는 스킬을 사용해서 저 멀리 있는 미니언을 죽였다.
역시 장검을 쓰니까 공격하기 편하긴 하다.
자주 써본적 없는 도(?)의 형태이긴 하지만 전혀 써본적 없는건 아니었기에 쓸만했다.
방랑무사의 기본스킬 중 하나인 찌르기.
공격속도와 치명타에 따라 점점 쿨타임이 줄어드는게 특징이다.
“그래도 검 쓰니까 기분이 좋네요.”
ㅋㅋㅋㅋㅋ
역시 검성은 검성인가
익숙한게 제일이긴함
‘내 경험치와 적 미니언 수를 봤을 때 일단 2레벨을 먼저 달성하는 건 나다.’
나는 은근슬쩍 테일러와 거리를 좁히고는 미니얼을 쳤다.
[레벨업!]
그리고 곧바로 세 번째 스킬인 [바람베기]를 익혔다.
연속 베기는 일정 반경 내에 있는 생물체를 향해 칼로 베며 지나칠 수 있는 스킬이다.
다만 한 생명체에게 한번 사용하면 그 대상에게는 5초 후에나 다시 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바람베기]!”
“저리가! [급습]!”
내가 [바람베기]로 붙자 적 테일러는 [급습]을 사용하여 단검으로 나를 찔렀다.
강력한 암살계 스킬인 만큼 엄청난 데미지가 들어와 내 HP는 순식간에 70%로 떨어졌다.
“[찌르기]!”
나는 스킬을 사용해 녀석의 어깨를 검으로 찔러넣었다.
그리고는 아래로 베어 넘겼다.
하지만 녀석의 어깨가 떨어져나가는 일은 없었다.
아무래도 게임이나보니 사지훼손은 없는 모양이다.
“제기랄!”
“어딜 도망가!”
나는 상대 미니언을 0.3초 쿨타임 짜리 스킬인 [바람 베기]로 타고가 녀석에게 다시 붙었다.
“시발 꺼지라고.”
테일러는 단검으로 나를 찌르려했으나 녀석과 내 거리는 너무나 차이났다.
서걱!
내 검은 장검이다.
그것도 꽤나 긴.
녀석이 단검이 나에게 닿을 리가 만무했다.
혹시나 테일러의 스킬인 [단검 조작]을 익혔다면 몰라도 녀석은 [급습]을 먼저 배운 1레벨 짜리다.
“[찌르기]!”
다시한번 쿨타임이 돌아온 [찌르기]로 녀석의 목을 찔렀다.
“커헉!”
딱히 고통이라던가 그런건 없지만 당황스러운기 헛기침을 해댔다.
하긴 누가 목에 칼을 찔려보는게 흔할까.
게임에서는 모든 데미지가 어딜 공격하든 똑같이 들어갔다.
물론 스치는 정도로 얕은 상처를 제외하면 말이다.
‘괜히 약점을 노릴 필요는 없다는거지.’
일종의 습관이라 할 수 있다.
서걱. 스캉!
나는 찌른 목을 옆으로 베고 또다시 칼을 당긴다음에 찔러넣었다.
“저리꺼져!”
녀석은 정신을 차렸는데 검을 손을 붙잡아 자신의 몸에 박힌 칼을 뺐다.
그런데 상대방의 무기를 그냥 붙잡은것도 공격판정인지 녀석의 HP가 다소 줄어들었다.
“뭔 이런!”
테일러는 뒤로 도망가려 했으나 나는 그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과연 여기서 무기를 던지면 어떻게 되는거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내 무기를 던졌다.
“우왓!”
적 테일러는 자신의 등에 검이 꽂혔다는걸 인지했는지 놀란 듯 소리질렀지만 이미 늦었다.
[퍼스트 블러드!]
[적 테일러가 처치당했습니다.]
일단 가볍게 1킬했다.
역시...
“쉽네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