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검성은 방송한다-28화 (28/81)

〈 28화 〉 26화­커맨드 스킵

* * *

#26화

‘일단 피지컬은 훌륭해.’

현재 정삼은 스트리머 검성과 함께 게임을 하는 중이다.

그 이유는 바로 혹시나 함께할 지도 모르는 그녀의 실력을 파악하기 위함.

‘단순히 실력만 좋은게 아니야. 팀과의 호응도 나쁘지 않고 맵도 잘 봐....’

아무리봐도 볼을 일주일 밖에 안한 소녀라고는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다.

“정삼님. 방금 위쪽에 적 정글 보였습니다. 라인 밀고 있을 테니까 만나면 바로 말해주세요.”

검성의 목소리가 시스템을 통해서 귓가에 들려왔다.

검성은 나보다 적 정글 동선을 빠르게 파악했다.

라인을 밀고 있음으로서 적보다 전투에 더 빠르게 합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빠르게 밀고 있는 검성.

‘이정도면 바로 대회에 들어가도 손색 없지 않을까.’

물론 게임의 이해도도 이해도지만 피지컬 자체가 남다르다.

“[열매 폭탄]!”

“[찌르기]! [바람 베기]!”

적의 폭탄을 검으로 먼저 폭팔 시키고 빠르게 빠지는 검성.

아마 폭발로 인해서 가려진 시야속에서 적이 공격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생각해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게 좀 아쉽네....”

볼에는 ‘특수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녀는 그걸 전혀 다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뭐 그것까지 바라기에는 너무 기대가 크겠지? 애초에 나도 잘 못쓰는건데.”

나는 그리 중얼거리며 다시 게임에 집중했다.

***

“에이씨. 저 전설 너무 치사한거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

­꼬우면.... 알죠?

­ㄹㅇ 국밥 전설이자너 ㅋㅋ

­아마 방랑무사 카운터 전설인걸로 아는데

“카운터였어요? 하긴 그런 것 같네요.”

‘방랑무사’는 유독 방어력이 약하다.

압도적인 공격력과 스피드, 스킬순환을 가지고 있지만 공격을 제대로 한번 당하면 꼼짝없이 당해야만한다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적 ‘혼돈목’이 멀리서 스킬만 쓰면서 적당히 견제한다면 많이 곤란하다.

한방 한방이 ‘방랑무사’에게는 위협적이니까.

물론 극후반으로 가면 아이템을 맞춤으로서 누구도 말릴 수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공격력과 생존력을 지니게 되지만 그걸 적들이 ‘방랑무사’가 성장하는 것을 구경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치사한게 흑마법사랑 판박이구만. 마족들도 남자답게 싸우는데 치사하게시리....’

흑마법사는 언데드를 다루면서 멀리서 구경만하고 부딫히면 소환술이나 영혼이탈 같은 마법으로 도망치는 치사한 족속들이다.

왠지 멀리서 언데드만 날리는것이 [열패 폭탄]만 날리고 있는 ‘혼돈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저 [열매 폭탄]은 닿으면 터지는 거에요?”

­ㅇㅇ

­아무거나랑 닿으면 바로 터짐

“흐음....”

이거 갱도 필요 없겠는데?

“하하! 어딜 방랑무사 따리가! 넌 정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지?”

뭐? 저 국밥충 따위가 뭐라는거지?

“저놈은 꼭 잡겠습니다.”

나는 라인을 당겨 ‘혼돈목’과의 거리조절을 시도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멀리서만 공격하는 ‘혼돈목’.

“[열매 폭탄]!”

이번에도 혼돈목이 나를 향해 스킬을 발동시키려했다.

“어, 어라. 아 마나가....”

하지만 마나가 없어서 순간 멈칫한 혼돈목.

‘지금!’

나는 녀석이 당황한 틈을 타서 스킬을 발동 시켰다.

“[바람 베기]! [바람 베기]!”

연속으로 [바람 베기]를 미니언에게 사용해서 ‘혼돈목’을 향해 빠르게 접근했다.

‘더 빨리! 더! 더!’

순간적으로 두마리의 미니언을 통해 이동하긴 했지만 너무나 부족했다.

입으로 스킬을 발동시키는 것에는 너무나 명확한 한계가 존재했다.

스킬을 발동 할 때마다 [바람 베기]라고 외쳐야된다.

하지만 그러면 말이 꼬이기 마련이고 속도도 더더욱 느려진다.

‘빨리! 더 빨리!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게!’

초월적으로 빠른 [바람 베기]의 스킬과 더 빠르길 원하는 내 욕망이 나를 고양시켰다.

“너가 따라와봤자 얼마나 빠르겠어!”

‘혼돈목’이 소리쳤다.

이게 이 게임의 한계다.

옛날처럼 키보드 두드리기만하기만 할 수는 없다.

우리가 그냥 눈으로만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더더욱 복잡하고 더더욱 빠르다.

그것이 가상‘현실’.

이대로는 내가 닿는 것보다 적 ‘혼돈목’이 도망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더 빨라야해!!!! 더 빨리 스킬을!’

그렇게 염원한 순간.

내 시야가 내 인지속도를 넘어갔다.

“에?”

적 ‘혼돈목’이 엉뚱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순간 내 모습이 약간의 바람을 일으키며 ‘혼돈목’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단 0.01초.

누구는 지나간줄도 모르는 단 한 순간이었지만 나는 그 시간속에서 다음 행동을 옮겨야만한다는걸 깨달았다.

하지만 나는 감각적으로 다음 스킬의 타겟을 선택했다.

또다시 다음 타켓으로 다른 미니언을.

다음. 다음. 다음.

후우우웅!

“뭐, 뭐야!”

결국 선택할 스킬의 대상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

나는 적 ‘혼돈목’의 앞에 나타났다.

다른이가 보기에는 순간 이동을 한 것 같은 움직임.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을 몇초로 보낸 나에게는 엄청난 정신력을 쏟아낸 필사의 의지였다.

‘뭔가 알 것 같아!’

나는 기다란 검을 흉부 높이까지 들고 그대로 적 ‘혼돈목’을 향해 내질렀다.

하지만 내 검은 그저 앞으로 내질러진 것 만이 아니었다.

마치, [찌르기] 스킬을 쓴 것처럼 푸른 아우라와 함께 약한 바람이 은은하게 퍼져나갔다.

“우왓!”

적 '혼돈목'이 당황해하며 소리질렀다.

쿠그그그극!

내 검이 '혼돈목'의 나무 사이를 격하게 뚫고 지나가 허리춤에 정확히 적중했다.

그 순간 다시 염원했다.

[바람 베기]

검을 적 ‘혼돈목’에게 찌른 그 상태로 내 신형은 그의 뒤로 이동했다.

프샤아아악!

검이 그대로 그의 몸통을 관통했다.

처음에는 나무가 터지는 듯한 과격하고 파괴적인 소리가 일어났지만 이후로는 강렬한 바람이불며 사이다 탄산이 터지는 듯한 시원한 소리가 들렸다.

[혼돈목 HP:15%]

“제기랄 꺼져!”

적 ‘혼돈목’이 육중하고 거대한 나무주먹을 나에게 휘둘렀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의 가슴 깊이 들어가면서 공격을 흘려냈다.

거대한 몸집을 상대로 작은 소녀가 그를 이기기 위해서는 오히려 공격하기 힘들도록 더욱 들어가는게 맞다.

거기에 압도적인 공격수간을 가지고 있다면 더더욱 훌륭하다.

[찌르기]

나는 검을 들고 다시한번 염원하며 스킬을 발동시켰다.

“제기랄! 또 뭐야! 어떻게 스킬을 커멘드 없이!”

적 ‘혼돈목’이 경악했다.

아까부터 스킬의 발동을 듣고 움직이려 했으나 계속해서 스킬을 발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스킬 커맨드는 마이크를 끄고 있더라도 모두에게 들린다.

[연속베기]

또다시 염원했다.

“제기랄!”

스사사사삭!

검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양 옆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적 ‘혼돈목’을 베어넘겼다.

“설마 커맨드 스킵이라니.....”

[적 혼돈목이 처치당했습니다.]

“허억.... 허억....”

참고있던 숨이 전투가 끝나자 입 밖으로 나왔다.

“방금 뭐였지...?”

방금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나는 분명히 스킬명을 외치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스킬이 발동 되었던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채팅창을 슬쩍 보았다.

­와 설마 방금 커맨드 스킵한거임?

­ㄹㅇ임?

­레전드네

­저거 쓸 수 있는건 그랜드 마스터에나 있는 사람들이 쓰는거 아님?

­그마에도 쓸 수 있는건 그리 많지 않음

커멘드 스킵?

­근데 애초에 그거 하고 싶어도 제대로 못쓰는 거잖어 ㅋㅋ

­감정이 고양될때나 쓸 수 있다고 하던가

­그래도 프로에는 자주 나오던데

­프로랑 일반인이랑 같음?

­얼마나 빡쳤으면 커맨드 스킵을 쓴거야 ㅋㅋㅋ

­ㄹㅇㅋㅋ

“아니 것보다 커맨드 스킵이 뭐에요?”

나만 모르는 이야기가 채팅창에서 이야기되자 물어보자 한명의 시청자가 후원과 함께 나타났다.

[‘설명충’님이 5,000원을 후원!]

볼 AI가 유저의 감정을 읽는데 그게 한계치에 달할때에 쓸 수 있는거임

아무래도 생각을 다 읽을 수는 없으니까 감정으로 스킬의 발동 유무를 판단하는 거임.

그런데 또 감정이 애매하면 스킬 발동이 애매하니까 스킬의 발동이 원하때가 명확할 때.

즉, 감정이 극에 달할때 스킬명을 말할 필요 없이 스킬을 쓸 수 있게 해주는게 커맨드 스킵.

“오.... 설명 감사합니다.”

쉽게 말해서 스킬을 쉽게 쓸 수 있겜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라는 소리다.

“그런데 감정이라....”

이 이야기를 듣고나서야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은 자신의 감정을 마음대로 다루는 것을 잘 못했다.

엄청 빡치는 상황에서 침착해지고 평온해지고 싶다고 해서 그 모든걸 단 한순간만에 잊는 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자신은 평온하다 생각하지만 결국 마음 한 구석에는 그 빡침이 잊혀지질 않는다.

그게 바로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다.

‘그걸 마음대로 다룬다라....’

­오늘 제대로넼ㅋㅋㅋㅋ

­대다수의 유저가 평생 한번 할까말까한 경험인데

­개부럽네 ㅋㅋ

­난 저 기분 한번이라도 느껴보고싶다

“글쌔요....”

그런데 진짜로 이 ‘커맨드 스킵’이라는걸 마음대로 다루지 못할까?

‘감정이 스킬 발동의 유무를 결정한다고 했지만....’

내가 원했던 것은 더 빨라지고 싶다는 욕망 뿐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동 스킬인 [바람 베기]가 아닌 다른 스킬들까지 발동 되었던 것일까.

시청자들의 눈에는 너무 빡쳐서 저녀석을 죽이고 싶다는 욕망이라는 판단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다르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조금 다른데요.”

­?

­뭐가 다르다는 거임

­또 뭔데.

“잠시만요.”

나는 싸우고 있는 미니언들을 바라보며 검을 꺼내들었다.

‘이건 그냥 감정이 아니야.’

압도적인 ‘의지’.

의지도 하나의 감정이라 할 수 있지만 시스템이 보는 것은 그저 ‘감정’이 아니라 스킬을 발동시키고 싶다는 하나의 ‘의지’다.

내가 강렬하게 원한다면 시스템은 응답해줄 것이다.

마치 내가 몇년은 다루었던 ‘마력’처럼.

나는 강렬하게 염원했다.

[찌르기]를 사용해서 저 미니언을 뚫어버리고 싶다.

후우우웅!

그렇자 내 검신을 중심으로 바람이 선선하게 불기 시작했다.

“합!”

[찌르기]

내가 외치지 않았지만 시스템은 내 스킬을 발동 시켜주었다.

“커멘드 스킵? 쉽네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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