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27화검성은 대회에 참가한다
* * *
#27화
어느 볼 프로게이머 팀의 연습실.
“형. 그런데 형 커맨드 스킵 잘하잖아요.”
“커맨드 스킵? 확실히 다른 사람에 비하면 잘하지?”
“요령이 뭐에요?”
“요령? 음….”
머리를 금발로 염색한 한 소년이 검은 머리의 남성에게 물었다.
검은 머리의 남성은 턱을 괴며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뭐라 해야 하지…. 스킬의 행동을 현실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거나….”
“하거나?”
“스킬을 발동하고 싶다는 미쳤나? 싶을 정도로 생각이 들만큼 ‘광적인 열망’이 필요하지.”
소년은 뭔 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검은 머리의 남성을 바라보고는 말했다.
“확실히 형이 게임 할 때 반쯤 미치긴 하죠.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미친 것 같아 보이지 않아도 가끔 쓰잖아요.”
“그건 스킬이 아니라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것에 초점을 두어서야. 자유롭게 쓰고 싶다면 진짜로 미쳐야 가능한 거지.”
“그래요?”
검은 머리의 남성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미친 건 아는데. 아마 아무렇지 않게 커맨드 스킵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있다면?”
“그건 아마 어딘가가 망가진 녀석 일거야.”
이 대답을 한 검은 머리의 남성은 유명한 프로게이머 중에서 커맨드 스킵을 가장 자유롭게 쓰는 게이머이자 전투에 미친 게이머라고 알려진 한 남성이었다.
***
“말도 안돼….”
정삼은 현재 미니맵을 통해서 검서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커맨드 스킵을 자유롭게 쓴다고?”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그런 플레이어는 본적 없었다.
유일하게 아는 존재라면 ‘광전사’라고 불리는 프로게이머 단 한명 뿐이었다.
‘저건 꼭 팀에 넣어야할 것 같은데....’
정삼은 슬쩍 방송의 채팅을 확인해보았다.
저 정도면 프로게이머 해야 하는거 아님?
피지컬에 커맨드 스킵까지 쉽게 하는 거면 그냥;;
???:쉽네요(ㅋ)
시청자들은 자신은 눈에 가지도 않는지 전부 검성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
정삼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본 끝에 결심했다.
검성은 반드시 자신의 팀에 넣어야만하겠다고.
그러면 분명히 팀을 승리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기대되네....”
그리 중얼거리고 있을 때 적의 항복 선언이 나왔다.
검성의 압도적인 플레이에 결국 끝난 것이다.
[적이 4찬성 1반대로 항복하였습니다.]
[승리]
***
“20분도 안되어서 게임이 끝났네요.”
“우리 MMR(Match Making Rating)이 낮은 것도 아닌데.”
MMR은 게이머의 게임 실적에 따라서 수준에 맞는 상대방을 매칭시켜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뭐 검성이 게임을 엄청 잘하니까.”
“하하. 감사합니다.”
“그러면 수고했어.”
“넵. 정삼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정삼임 먼저 방송의 끝을 알리는 말을 했다.
아 더 보고 싶은데
방송 더!!!!
저바
검바
정바 검바
ㅂㅂ
“우리 아우들도 수고했다.”
정삼은 시청자들의 애칭인 ‘아우’들에게도 인사를 하며 그렇게 방송이 끝났다.
***
방송이 종료된 후.
나는 캡슐을 종료시키려는 그 타이밍에 정삼이 나에게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검성아.”
“네?”
“그 혹시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정삼은 ‘음….’이라든가 ‘쓰읍….’이라든가 뭔가 고민하는 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너 혹시 나랑 같이 대회에 나갈 생각 없어?”
“대회요?”
“응. 정확히는 우리 트라이에서 주최하는 볼 대회인데. 스트리머들 끼리 팀 맺어서 게임하는 거야.”
음 대회라....
“스트리머들끼리 하는 대회이긴 한데 은근 수준이 굉장히 높아.”
“그래요?”
“일단 규칙은....”
정삼은 규칙을 설명했다.
1.한 팀의 참가자는 전부 티어가 달라야한다.
2.실버 이하의 티어 유저가 1명 이상 참가해야한다.
3.프로는 참가 불가.
4.참가자는 트라이 뱃지를 지닌 스트리머일 것.
“음….”
다른 건 전부 괜찮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마지막 네 번째 규칙.
“트라이 뱃지요?”
“어? 혹시 없나? 아! 너 안 받았구나!”
“그게 뭔데요?”
내가 정삼에게 묻자 정삼은 친절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트라이에서 인정한 스트리머라는 의미로 주는 마크 같은 건데 여기 내 계정보이지?”
정삼은 자신에게 자신의 트라이 계정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여기 닉네임 옆을 보면 동그란 도형 안에 체크모양이 되어있는 계정 보이지?”
내가 그의 계정을 보자 닉네임 옆에 정삼이 설명한 마크가 있는것이 보였다.
“이게 트라이에서 인정했다는 의미로 주는 건데….”
“전 받을 수 없어요?”
“너 정도면 신청하면 바로 줄걸? 팔로우 수 20만 넘으니까.”
“오….”
나는 곧바로 트라이 뱃지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
정삼의 설명을 들으며 여러 과정을 거친 끝에 신청을 마쳤다.
[뱃지 신청이 완료되었습니다.]
[트라이에서 심사를 통해 결정을 하게 됩니다.]
[최소 1~5일 정도 소요되니 기달려 주시길 바랍니다.]
“너 정도면 내일이면 바로 승인 될 거야.”
“그럼 다행이네요.”
이걸로 네 번째 조건도 달성이다.
그런데 여기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첫 번째 조건인 ‘1.한 팀의 참가자는 전부 티어가 달라야한다.’이다.
“팀 티어는 어떻게 되요?”
“아 일단….”
정삼은 팀의 티어를 설명해주었다.
[실버, 플레티넘, 다이아몬드, 마스터.]
이렇게 네 명이 있다고 한다.
“음…. 저는 애초에 지금 배치중이라....”
“그래? 그러면 게임에 따라서 랭크는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겠네?”
“그렇죠?”
정삼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어차피 높게 올라도 골드1이니까 골드1 맞추면 될 것 같다.”
“네. 골드만 맞추고 랭겜은 더 안할게요.”
“그래. 고맙다. 우리 우승 목표로 두고 있으니까 화잇팅 하자고!”
“네.”
그렇게 다른 팀들은 다른 때에 시간을 내서 만나기로 이야기를 한다음 정삼은 게임을 종료했다.
‘확실히 티어만 보면 우승 가능성이 높긴 하네.’
방송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마스터와 다이아 이상의 유저는 그리 많지 않다.
잘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대다수가 방송을 위해서 재미를 추구하는 경우가 많은지라 대부분 높아봤자 다이아다.
“골드로 맞출 내 실질적인 티어는 최소 다이아 이상이니까 다이아 이상의 유저가 무려 3명이네?”
실버 이하의 티어는 최소 1명 이상은 있어야하니 그래도 가장 높은 실버를 구해온 것 같았다.
“한번 제대로 한 김에 일등 노려보자고.”
나는 씩 웃으며 다음에 만날 팀원들에 대한 기대에 한껏 부풀어 오르며 캡슐을 종료시켰다.
***
“어이 레이든. 호흡 제대로 맞추라고!”
“내 실력 몰라?”
키가 크고 다소 호전적인 것처럼 붉은 머리의 여성이 레이든에게 따졌다.
“사탕 누나는 팀을 못 믿어서 탈이라니까?”
“못 믿는 것보다는 니가 작전이랑 계속 다르게 행동하니까 그렇지!”
붉은 머리의 여성은 스트리머 ‘솜사탕’이었다.
호전적이며 시원해 보이는 외모와는 다르게 달달한 이름을 가진게 특징이었다.
“이 녀석이 실력은 좋은데 참….”
“하하! 걱정 마! 대회에서는 내가 책임진다니까?”
“에휴... 그래 제발 대회에서도 괜히 깝죽거리기만 하지마라....”
“응!”
솜사탕의 말에 활기차게 대답하는 레이든.
다만 그의 팀들은 그 대답이 곧 ‘알았어! 내 맘대로 할게!’라는 뜻이라는걸 모르는자는 없었다.
“그렇고 보니 너 동생도 방송한다고 하지 않았어? 검성으로 유명하던데.”
“어… 게임을 잘하기는 하는데....”
레이든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걔 볼 시작한지 한 달도 안됐는데 설마 잘하겠어? 피지컬이 좋아도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뇌지컬이 없으면 안 되니까.”
솜사탕은 레이든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피지컬이 있으면 좋긴 하지만 볼은 피지컬로만 하는 게임은 아니니까.”
팀과의 조합, 아이템 빌드, 라인관리, 맵리 등.
수많은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 바로 볼이다.
“걔가 대회를 나간다는 소식은 못 들었으니까.”
“그래 한 달도 안된 애가 대회를 나갈 것 같지는 않으니까.”
“그치그치!”
둘이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웃었다.
하지만 둘 다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전생 덕분에 어느 정도 AOS게임에 대한 지식이 있으며 대회에 참가하기로 약속되어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나는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캡슐에 접속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그날이라고 해봤자 어제 약속한 바로 다음날이지만.
그리고 내가 이야기하는 그날이란 바로 어제 정삼님과 함께하게 된 팀원들과 만나는 날이다.
“오늘은 일단 적당히 침목부터 다진다고 했지....”
이전에 정삼에게 미리 멤버들에 대한 목록을 받긴 했다.
[지은(실버2), 감자튀(플레티넘4), 블렛(마스터3), 정삼(다이아5).]
하지만 아쉽게도 정삼을 제외한 3명 전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알아보긴 했지만 여전히 잘 모르기에 일단 부딫혀보기로 했다.
캡슐을 가동합니다.
내가 누운 채로 캡슐을 가동시키자 기계음성이 들려오며 캡슐의 시작을 알렸다.
그렇게 잠시 눈을 감고 기다리자 머리가 살짝 울리는 감각이 오자 눈을 떴다.
“그럼 이제 정삼님의 초대가 올 때까지 기달리면 되겠다.”
나는 그러면 그동안 방을 꾸미기로 결정했다.
나의 개인 방은 아무것도 없이 의자와 책상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기에 허전했기 때문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