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화 〉 31화 그만큼 소리없는 검이 사기다는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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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화
“제기랄 이게 뭐냐고….”
유저, [도우너어서오고]는 현재 사망하고 나서 기지에 귀환한 다음 상점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고 있었다.
“살 수 있는 아이템이……. 없네 제길!”
모처럼 기지에 귀환했지만 그가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은 없었다.
바로 적 ‘마스터 소드’가 CS를 챙기는 걸 방해했기 때문이다.
저기요? 왜 아직도 CS가 3개죠? 지금 장난해요?
아니 형님. 지금 적 실버랑 골드 한명 씩 있다고 장난치시면 곤란하죠.
“아니 지금 적 미드가 장난 아니라니까? 저거 분명 골드 아니라고!”
같은 팀들이 ‘파이어로’를 향해 따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팀들은 그를 믿지 않았다.
아니 아무리 적이 잘해도 CS를 하나도 못 먹는게 말이 되요?
CS 안 먹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형님이 장난 치고 있는 걸로밖에 안 보입니다.
게다가 짤리기까지 하시면…….
“아, 아니…!”
그는 뭐라 하고 싶었으나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지금 이 상황은 그저 자신이 트롤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으니까.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수십 km의 속도로 날아오는 수체의 공을 다 쳐내겠는가?
‘게다가 그 미친놈. 분명 타겟팅 거리가 안 되었는데 나를 공격했어.’
비록 그는 ‘마스터 소드’라는 전설을 잘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스킬 거리만큼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소리 없는 검]은 마지막으로 공격한 대상의 앞에 이동되는 효과가 있어. 스킬이 끝나고 내 앞에 나타났다는 건 나를 공격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야.’
그건 자신의 착각이 아니었다.
분명히 [소리 없는 검]을 통해서 자신의 앞에 나타난 후에 곧바로 자신을 공격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그는 그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쌓이며 원래 자신의 라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
“달달 하구만.”
나는 이번에 적 ‘파이어로’를 죽이고 얻은 수입을 확인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골드만해도 무려 1200G.
“레벨은 어느새 6렙이고…….
궁극기도 찍었으니 다른 라인에 로밍을 하러 가도 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미니맵을 확인해보니 마침 바텀라인이 밀리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왜 밀리고 있나 했더니 적 원딜이 다이아여서 그런가?’
실버 티어를 가진 지은과 플레티넘 티어를 가진 감튀가 다이아와 플레티넘 듀오를 이기긴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렇고보니 마스터나 그랜드 마스터도 평이 엄청 놓은데 챌린저는 어떤지 궁금해지네.’
비록 대충 파악하기만 했을 뿐이지 영상으로는 보지 않았다.
‘챌린저라면 역시 프로게이머 하고 있겠지?’
생각해보니 그 투신(?)이라는 칭호로 알려진 유저도 프로게이머였던 걸로 기억한다.
“어? 또왔어?”
“제기랄 도대체 무슨 수를 쓴거야?! 캡슐에 핵 따위가 있을 리가 없는데……!”
캡슐을 통한 게임은 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캡슐의 가상현실 내의 모듈 어쩌고 저쩌구 하면서 애초에 외부의 시스템이 침입 자체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제기랄. 너한테는 절대 안 붙는다. 내가 다시 죽을 것 같아?”
적 ‘파이어로’가 손에 불덩이를 생성시키며 나를 도발했다.
안전하게 포탑 안에서 나를 도발하고 심기를 건들 심산인가 본데.
정말 하찮은 도발에 불과했다.
“…….”
“칫. 역시 안 통하나.”
내가 무반응으로 바라보자 뭐가 아쉬웠는지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왜그리 아쉬워하는 걸까.
“도발은 성공했는데 말이야!”
“뭐? 그게 갑자기 뭔…!”
나는 곧바로 적에게 달려갔다.
그리고는 스킬을 발동 시켰다.
‘[더 날카롭게]!’
이 스킬은 1회의 한해서 검을 통한 공격을 강화시키는 스킬이다.
스킬을 발동시키자 내 검에 푸른 이채가 서렸다.
“검이…? 스킬도 발동 안 했는데!”
적 ‘파이어로’가 내 스킬이 발동된 것을 눈치챈 모양이다.
하지만 내 목소리가 들린 적이 없어서 당황한 것인지 엉거주춤을 하며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위이이잉!]
내가 녀석에게 다가가가 포탑의 사정거리 안에 들었을 때 일어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 적 ‘파이어로’에게 계속 달렸다.
“저리 꺼져! [불기둥]!”
찰나의 순간 내 발 밑에 불의 기둥이 나타나려는 조짐이 보였다.
나는 그 순간을 포탁해내어 [불기둥]을 피해내기 위해서 궁극기를 발동시켰다.
[극의 일참]
내 신형이 일순간 사라지며 대략 5걸음 앞의 장소로 다시 나타났다.
퍼어어엉!
내 뒤에서 뜨거운 불기둥이 올랐지만 내 몸은 그런 것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움직였다.
내 검이 횡으로 허공을 그었다.
단순한 베기일 뿐이지만 이 공격은 단순한 공격이 아니라 ‘궁극기’다.
공격의 사거리 또한 늘어났다는 것이다.
“으아아악!”
앞에 있는 적 ‘파이어로’의 배에서 이질적이고 홀로그램과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무언가가 튀겼다.
내 공격이 적중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안 그래도 압도적인 아이템 차이가 있는데 [더 날카롭게]의 스킬과 궁극기 [극의 일참]가 함께 명중하니 데미지는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적 ‘파이어로’는 아직 죽지 않았다.
확인해보니 적 ‘파이어로’에게 남은 HP는 아직 30%.
“……!”
나는 포탑이 나에게 날리는 에너지볼을 확인하고는 스킬을 발동시켰다.
[소리 없는 검]
내 형체가 없어지자 에너지볼은 긿을 잃고 그대로 소멸해버리고 말핬다.
서걱 서서석 스스삭!
[적 파이어로가 처치 당했습니다.]
나는 적 ‘파이어로’를 처치하자마자 바로 포탑의 사정거리 바깥으로 나왔다.
“휴…….”
***
[적 파이어로가 처치 당했습니다.]
“올…….”
현재 블렛은 팀의 킬 로그를 확인하며 감탄하고 있었다.
“잘한다더니 진짜였네…….”
이미 전적을 확인함으로서 실력은 대충 파악하고 있었지만 설마 마스터를 상대로 연속 2번이나 솔킬을 낼 수 있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아군 혼돈목이 처치 당했습니다.]
[아군 비루스가 처치 당했습니다.]
바텀 둘이 처치당했다.
아…….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신 차릴게요.
보이스챗을 통해서 감튀의 한탄어린 한숨과 연신 들려오는 지은의 사과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멘탈 챙기죠.
그리고 들려오는 검성의 목소리.
“뭐 곧바로 난리를 칠일은 없겠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인성 문제는 없겠지.”
전적을 통해서 확인한 그녀의 플레이 영상들은 전부 침착한 플레이를 보였으며 팀과의 다툼이 있다 하더라도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런 게임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멘탈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멘탈이 무너져버리면 거기부터 게임은 끝났다 보면 된다.
한번 무너진 멘탈은 다시 세우기 힘드니까.
“저하고 검성이 2인분 씩 해내면 되니까 침착하게 해보죠. 그쳐? 성아야?”
네? 아. 물론이죠.
성아라는 말에 당황했는지 이상한 목소리와 함께 대답하고는 긍정했다.
“오케이 가자고.”
블렛은 왠지 검성과 함께라면 게임이 쉬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
그렇게 모든 라인전이 끝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팀 스코어는.
3vs5
서로 3킬 씩 한 상황이다.
참고로 적의 3킬은 바텀에서 4번, 바텀에 갱을 가다가 정삼이 실수해서 죽은 게 1번이다.
그것 때문에 적 원딜이 문제가 생겨버렸다.
[로즈 5/0/0]
로즈가 적 원딜인데 무려 5킬이나 쳐먹었다.
아이템도 지금 나보다 많다.
“제가 아래 내려가서 로즈 쳐볼게요. 정삼님은 미드 커버좀 해주세요. 지금 라인전 거의 끝나가니까 지금 아니면 로즈 잡기 힘들 테니까 지금 잡아버리죠.”
나는 과감하게 오는 웨이브를 버리고 바텀으로 향했다.
적 ‘파이어로’가 내가 없는 사이 미드를 밀려 하겠지만 아쉽게도 정삼이 미드를 봐주고 있기에 포탑을 철거하기 힘든 상황이다.
“라인 뒤로……. 아 오케이.”
나는 바텀에게 라인을 당기라고 말하려 했으나 이미 밀려있는 것을 확인했다.
나는 적 바텀이 포탑 안쪽까지 들어갈 때 까지 기다리려고 했으나 적 바텀의 움직임이 이상해졌다.
눈치 챈 것 같다!
감튀가 소리쳤다.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하긴 내가 미드에서 빠진지 꽤 오래되었으니 적 미드가 적 바텀에게 내가 없어졌으니 주의하라는 말 정도는 했을 것이다.
‘제기랄. 내가 골드 아래 구간에서 너무 놀았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곧바로 몸을 움직였다.
로즈가 나를 발견하고는 두 자루의 권총을 들어서 나를 향해 겨누었다.
탕탕! 탕탕!
“흡!”
나는 발사음을 듣고 뒤늦게나마 고개를 숙였으나 권총 한발이 어깨에 박혀버렸다.
고작 평타 한대일 뿐이지만 위력은 강력했다.
[내 HP:81%]
“홀리쉿!”
나는 강력한 데미지가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적 로즈의 아이템을 확인해보니 공격 속도에 치명타에 집중한 템트리였다.
“게다가 버프까지 받고 있었구나…….”
게다가 확인해보니 적 서포트인 ‘아이리스’가 적 ‘로즈’에게 공격력 버프를 걸고 있기도 했었다.
‘뭐지 저 캐릭 어디선가 많이 봤는데…….’
아이리스의 복장과 이름을 듣고 뭔가 이상하다는 이질감이 들었으나 ‘그냥 게임에서 봤었던 거겠지….’라며 생각을 흘려보냈다.
탕탕!
적 ‘로즈’의 공격이 다시 이어졌다.
나는 총알이 날아온 방향에 맞춰서 무빙을 치며 로즈에게 서서히 다가갔다.
‘[소리없는 검]의 사거리만 닿으면…!’
나는 스킬의 사거리가 닿을 때 까지 천천히 전진했다.
그렇게 언제쯤 닿을까 생각하며 다가가는 순간 우리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뿌리 속박]!”
“나이스 어시스트!”
지은의 혼돈목 스킬인 [뿌리 속박]이 발동되었다.
그녀가 바닥을 향해 주먹을 내리치자 그 주먹으로 친 바닥을 시작으로 나무뿌리가 적 ‘로즈’를 향해서 일자로 달려갔다.
“……!”
적 ‘로즈’는 나를 견제하기 위해서 권총을 들었으나 [뿌리 속박]을 확인하고는 스킬에 피하는 것에 집중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일직선으로 로즈를 향해 달려갔다.
“[신의 저주]!”
그런 순간 적 ‘아이리스’의 스킬이 발동되었다.
‘어? 움직임이……?’
나는 순간 내 움직임이 느려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나 혼자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배속은 대충 0.5초.’
그리고 지속시간은 단 2초.
나는 그것을 파악하고 바로 스킬을 발동시켰다.
[소리 없는 검]
로즈는 사거리 안에 들지 않았으나 사거리에 든 적 ‘아이리스’를 타겟으로 설정했다.
스킬이 발동되자 순간적으로 내 모습이 사라졌다.
“……?!”
올보챗(all voice chat)은 꺼놨는지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표정만으로 그녀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스킬명도 외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마력화를 하고 그대로 적 로즈를 향해!!!’
스가가가각!
“……!”
로즈는 자신의 HP가 깍이자 놀랐는지 엉거주춤 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내 [소리 없는 검]의 효과가 끝나자 마지막으로 일격을 가한 대상의 앞.
즉, 로즈의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바로 스킬 발동.
[더 날카롭게].
내 검에서 푸른 이채가 띠었다.
그리고 바로 목을 베었다.
[로즈 HP:50%]
로즈의 템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내 아이템도 꽤나 좋은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소리 없는 검]과 [더 날카롭게]를 통한 일격을 전부 맞았으니 HP가 엄청 떨어진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극의 일격]
허공이 수평으로 갈라지고.
[적 로즈가 처치 당했습니다.]
로즈는 사망했다.
[+800G]
오우 개꿀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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