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검성은 방송한다-64화 (64/81)

〈 64화 〉 59화­충돌

* * *

#59화

“요리조리 잘 피하는데?!”

솜사탕이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하나하나가 강하지 않았다.

‘게임이라 이건가…….’

BOL은 충격에 따라 데미지를 나누지 않는다.

그러니 주먹의 위력보다는 가벼워도 여러번 공격하는게 편하다는 것이다.

‘이래서 BOL이 망겜 소리 듣는거지.’

가상현실이 된 만큼 가한 힘에 따라 들어가는 데미지도 달라져야 맞지만 BOL은 어째서인지 그렇지 않았다.

퍽!

“흡!”

내 주먹이 그녀의 복부에 정확히 적중했다.

하지만 별로 큰 충격은 아니었는지 곧바로 나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쓰읍!’

나는 빠르게 뒤로 빠져서 공격을 피하려 했지만 늦었다.

나는 팔을 들어 올려 최대한 들어오는 충격을 줄였다.

들어 오는 데미지가 약해지는 건 아니지만 자세가 무너질 수 있기에 충격을 줄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가만히 맞지는 않았다.

타앗!

땅을 박차고 뛰어 발 끝으로 그녀의 얼굴을 그래도 옆으로 차버렸다.

그리고 그대로 땅에 착지한 다음 솜사탕과 거리를 벌렸다.

“시X발!”

아니, 욕이 그대로 보이는데 그러면 X는 왜 넣은건데?

“아, 미안미안. 갑자기 얼굴을 맞으니까 놀라서.”

“그럴 수 있죠. 뭐.”

나는 솜사탕의 대화를 들어주는 척하면서 그녀의 빈틈을 찾았다.

그리고 순간 보이는 빈틈.

나는 땅을 박차며 빠르게 질주했다.

그녀가 뒤늦게 자세를 바로잡아 내 공격을 막으려 해도 이미 늦…… 어?

곧바로 공격을 넣으려는 순간 그녀의 자세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미리 내 공격을 읽지 않은 이상 보일 수 없는 속도의 움직임과 반응속도.

“페인트(feint)란다 애송아.”

그녀가 다리를 들어 올려 그대로 내 몸을 찍었다.

‘제기랄! 내가 페인팅에 당했다고?!’

상대를 방심시키고 속이는 기술.

설마 지구에서 내 눈썰미를 속일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아니. 내가 너무 무뎌진 건가?’

아니면…… 그만큼 솜사탕이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인가.

어쨋든 그녀에게 당했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냥 당하고 있지는 않을 거다.

“다시 들어오게?”

내가 다시 들어가려하자 다시 그녀의 움직임에서 빈틈이 보였다.

‘누가 애송인지 알려줄게. 경험도 없는 애송아.’

나는 빈틈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그녀는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더니 말했다.

“또 속네.”

“속은 건 당신이야.”

“어?!”

그녀는 빈틈을 노려오는 나를 향해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며 주먹을 휘두르려 했으나 나는 곧바로 몸을 한 바퀴 회전시키며 몸을 틀었다.

“크흑!”

그리고 곧바로 그녀의 옆구리에 들어가는 내 주먹.

팟! 타탓!

그녀는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나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으나 슬쩍 피하고 나에게 휘두른 팔을 쳐냈다.

후웅!

내가 다시 주먹을 뻗고 막히고, 다시 주먹이 날아오고 피하고 흘려냈다.

서로의 공격이 몇 번이나 오가며 팽팽한 긴장감이 생겼다.

그리고 둘은 같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강하다!’

‘강하다!’

검성은 원래부터 현실에서의 전투술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하지만 원래 게임에 알맞는 전투법을 사용하던 솜사탕이 언제부터서인가 실전 전투술으로 바뀌고 있었다.

마치 검성의 움직임을 보고 배우듯이.

‘점점 상대해지기 까다로워지고 있어!’

나는 그녀와 싸우면서 이상함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원래 솜사탕의 움직임은 조금 맞고 많이 때린다.

크게 휘두르는 게 아니라 한 대라도 더 많이 때린다.

그런 게이머라는 걸 알리는 듯한 움직임이 많이 베여있었다.

‘그런데 점점…….’

몸의 안전을 추구하며 치명적인 공격을 노린다.

게임과 달리 상처 하나하나가 위험한 현실과 같은 움직임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공격하기 쉬웠던 이전과 달리 지금은 점점 공격의 틈을 줄여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

훙!

“……!”

하지만 아무리 솜사탕이 내 전투법에 익숙해진다 한들.

경험의 부족은 어쩔 수가 없었다.

“제기랄!”

조금씩 허용하던 공격들이 쌓이고 쌓여 솜사탕의 체력은 바닥을 향하고 있었다.

그런 순간.

“드디어!”

순간 솜사탕의 허리춤에 검집과 함께 검이 나타났다.

손실된 무기가 시간이 지나 복구된 것이다.

“……!”

나는 갑작스레 나에게 날아오는 검을 가까스로 피해냈다.

그리고 빠르게 뒤로 빠져 거리를 벌리려 했지만 압도적인 사거리를 지닌 검의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서걱─!

정확히 팔이 베어나갔다.

검날이 지나간 서늘한 감각을 무시하고는 솜사탕을 보았다.

‘5, 4, 3…….’

나는 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오히려 솜사탕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아니 이런 미친!”

솜사탕은 내가 도망을 갈 거라고 생각했는지 당황해했다.

하지만 금새 침착함을 되찾고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2…… 1!”

내가 ‘1’을 최신 순간 내 허리춤에도 검집과 함께 검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나는 미리 허리춤에 올려둔 손으로 검 손잡이를 쥐었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이어서 빠르게 검을 빼며 휘둘렀다.

“발도술!”

“발도술은 외날검만 가능하거든요?”

서걱─!

내가 휘두른 검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판단한 것인지 발도술을 언급했지만 발도술은 아니었다.

그저 내가 빠르게 휘두른 것 뿐이다.

“젠…… 장.”

[적 방랑무사가 처치당했습니다.]

“휴…….”

나는 숨을 크게 내뱉으며 내 검을 내려다보았다.

“이렇게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

있긴 했다.

하지만 그건 대부분 상대방의 스킬과 아이템에 의한 것이지 순수 전투로 이렇게 고전했던 것은 처음……은 아니고 레이든 이후로 두 번째다.

‘게다가 그냥 잘 싸우는 게 아니야. 실시간으로 성장하고 있었어…….’

처음에 솜사탕이 검을 휘두르는 것을 보고 쉽게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검을 잡는 방법이나 검을 휘두를 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약간 어색했기 때문이다.

마치 검은 사용하지 않는 것 처럼.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나더니 검에 익숙해져서는…….’

나와 대등해지기 시작했다.

체계적인 검술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아직 형(?)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자유로움이 있었다.

보통 체계적인 검술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저런 움직임을 보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과연 그녀가 제대로 된 검술 스승에게 배웠다면 어떻게 될지 무서울 지경이다.

“그렇고보니 유진은 어떻게 지내고 있으려나.”

지구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제련되지 않은 보석.

아직 성장하지 않은 재능이라고 한다면 그게 최고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을 정정해야할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재능의 방향이 다른 것일 뿐일지도.

솜사탕은 순수한 전투에 경악할 재능을 지니고 있지만, 유진은 게임의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하는데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쉽게 말해서.

솜사탕은 전투.

유진은 적응력.

이런 재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더러운 재능충들. 나 같은 평범한 사람만 죽어나가지…….’

물론 판타즈마에서 그랜드 마스터까지 올라간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그것도 전부 사선을 수십 번을 넘기고 훌륭한 스승들을 두었기에 가능했던 것.

“그럼 빨리 골드 모아서 아이템이나 사야겠다.”

어서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

***

[아군 방랑무사가 처치당했습니다.]

한편 레이든은 라인전이 시작되기 전에 풀숲에 숨은 상태로 적이 있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반투명한 시스템 창을 통해서 보이는 아군의 죽음.

“아이구……. 그렇게나 자신만만하더니. 그러길래 처음 하는 거 하지 말라 했거늘.”

다른 사람이었으면 모르겠지만 상대는 바로 검성이다.

자신의 여동생이라고 올려주는 것이 아닌 매우 객관적인 평가다.

­아아! 나 죽었어!!!

“죽은 사람이 뭐이리 성질이야. 내가 그러길래 익숙한 창캐(창 쓰는 캐릭터)나 하라고 했어 안했어?”

­아니~ 그래도~

“에휴. 그래 알아서 해라. 나도 이제 집중해야 하니까.”

레이든은 그렇게 이제 시작되려는 라인전에 집중했다.

저 눈앞에 하오린을 쓰고 있는 블렛이 보였다.

“오랜만이네. 요즘 랭전 안 해서 보이지 않더니.”

“그렇게.”

레이든과 블렛은 이미 서로 아는 사이였는지 편히 부르며 대화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이겨줄게.”

“넌 나 못이겨.”

블렛이 먼저 도발하자 레이든이 가볍게 받아쳤다.

그런데 살며시 웃는 블렛.

“글쎄. 그건 게임을 보면 알겠지?”

“자신만만한걸. 그 자신감. 밟아줄게.”

그렇게 서로 바로라도 공격할 분위기에도 서로 공격하지 않았다.

미니언과 레벨, 아이템을 파악하며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

그렇게 라인전을 벌이고 있는 그때.

[레벨 업]

블렛이 레이든보다 3레벨을 먼저 달성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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