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화 〉 68화Last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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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이 Last Day라는 게임은 스토리를 진행하는 형식의 게임이다.
하지만 유저의 행동에 따라서 다른 스토리로 이어나갈 수 있다.
그냥 들으면 단순하지만 이 게임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에라이! 더럽게 어렵네! 안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가 갈린다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구 못하겠어유? ㅋㅋㅋㅋ
바로 심하게 어려운 난이도 때문이다.
Last Day는 총 다섯 가지의 난이도로 나누어져 있다.
Easy, Normal, Hard, Extreme, Real.
Easy는 평범한 일반인은 겨우겨우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
Normal은 일반인은 혀를 내두를 정도의 수준.
Hard는 높은 난이도의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땀을 흘릴 정도.
Extreme은 몇년 동안 고이지 않으면 깨기 힘들 것이라 추측되는 수준.
그리고 마지막 Real은 그 누구도 깰 수 없을 거라고 판단되는 난이도다.
“아씨…….”
그리고 이 게임을 즐기고 한 명의 방송인.
그리 유명한 스트리머는 아니지만, 인지도는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었다.
[‘이거보셈’님이 1,000원 후원!]
[영상]
“아이고 이거보셈 님. 천원 후원 감사합니다. 어? 영상이네요?”
그는 시청자가 보내준 영상을 보았다.
링크를 확인해보니 트라이의 방송인의 클립을 따놓은 것이었다.
“어? 라스트 데이네요?”
영상의 시작은 어느 소녀가 라스트 데이를 시작하고 처음 시작하는 장소.
골목길에서 좀비를 만나는 장면이었다.
“아이고. 어린 것 같은데. 이 게임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이 게임 제가 알기로는 15세 게임이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 모름?
이걸 못 알아보네
검성을 모른다니! 때찌!
“검성이요?”
스트리머는 곰곰히 생각하다 떠올렸다.
“들어는 봤던 이름이네요. BOL 대회에서 우승했던 팀이라고 했던가?”
BOL 마지막 신캐 시연은 그도 봤기에 잘 알고 있었다.
BOL을 그리 잘하지도, 관심도 많이 없었기에 경기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일단은 리얼 난이도인 모양이네요.”
원래 리얼 난이도가 아니라면 주변에 괜찮은 무기 하나쯤은 준비되어 있다.
있는 거라고는 끝이 짧고 끝이 뭉툭한 쇠파이프 하나였다.
‘아마 금방 잡히고 물려 죽겠지…….’
게임에 나름 자신있었던 그도 시작하고 30초만에 죽었는데 어린 그녀라면 얼마나 가겠는가.
울면서 방송을 끄지 않으면 다행이다.
‘아씨. 괜히 이런 거 보여줘서 망신 주는 거라고 하면 곤란한데…….’
이런 것 하나하나가 논란이 될 수 있기에 바로 끊기 위해 인터페이스를 키려는 그때.
『“제가 미리 예습을 조금 했는데 머리를 없애야 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 간단합니다!”』
영상 속 소녀가 입을 열었다.
이 게임을 하려던 유저라면 누구나 예습했을 내용의 말들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말이 조금 거슬렸다.
‘하? 간단해? 이거 Easy 난이도 영상만 보고 온 건가?’
현재 5번째 스토리까지 오면서 많은 고난을 겪었던 입장으로서 조금 불편했다.
『“조금 보니까 좀비의 움직임은 매우 단순하네요. 목표물을 향한 일직선 돌진.”』
『“그리고 목표물을 붙잡고 물어뜯는 게 끝이죠.”』
좀비가 소녀를 향해 돌진하자 소녀는 덤덤하게 말했다.
혹시 피해내는 건가 싶었지만 결국 소녀는 두 어깨를 좀비에게 붙잡혔다.
‘말은 그럴듯하더니……. 끝이네.’
스트리머는 피식 웃으면서 영상을 끄려고 했으나 이변은 그때 일어났다.
소녀가 좀비를 넘어뜨리고 발로 그의 목을 짓밟으며 제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와…….”
스트리머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오매 ㅋㅋㅋㅋㅋ
저게 뭔데 ㅋㅋ
그녀는 신이야! 그녀는 신이야! 그녀는……
와 ㄹㅇ 검성이 레전드는 레전드네.
저거 리얼 난이도 아님?
『“인터넷 돌아다녀 보니까 딱 봐도 멍청해 보이더라고요.”』
“저게 가능한 건가? 나도 안 되는 건데?”
아니 너랑 비교하면 안 되지 ㅋㅋㅋ
ㄹㅇㅋㅋ
노멀 난이도도 힘들어하는 인간이 누구랑 비교해 ㅋㅋ
내말이 ㅋㅋㅋ
“아니. 아니, 상식적으로 저게 말이 되는 건가?”
출시도 얼마 안 된 이 게임인데.
누가 저리 쉽게 좀비를 제압할 수 있을까.
그 방송을 시작으로 많은 수출이 있었던 클립이었다.
***
“음……. 이제 뭘 해야하나…….”
아니 예습했다면서 ㅋㅋㅋㅋ
뭔데 ㅋㅋㅋ
단장님 ㅋㅋㅋ 뭔가 이상한데요
“예습은 좀비만 보면 됩니다. 스토리는 제가 직접 봐야죠.”
고건 맞지 ㅋㅋㅋ
자기가 직접 플레이 해서 알아가는 맛이 있음 ㅋㅋ
우리는 피지컬이 딸려서 못해서 그렇지 ㅠ
ㅠㅠ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하던 찰나.
검성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숨어 있는다.]
[골목을 나간다.]
[더 깊숙이 들어간다.]
“선택지가 떠올랐네요.”
리얼 난이도 기대되네 ㅋㅋㅋ
난이도에 따라서 또 다른 스토리가 나온다는 개같은 게임 ㅋㅋ
“그래요? 난이도에 따라서 스토리가 다를 수 있구나…….”
모든 스토리가 다르지는 않지만 다른 선택지가 나오기도 한다는 모양이다.
실제로 익스트림 보다 아래인 난이도에서 숨어있는다는 선택지는 없음
혹시나 3시간 동안 가만히 있었는데 선택지만 계속 나타남 ㅋㅋㅋ 시간 안 흐름 ㅋㅋ
“확실히 숨어있는 게 안전해 보이기는 하네요.”
골목 밖으로 ㄱㄱ
아니 안전하게 걍 숨어있자
리얼 난이도 한 사람 중에서 숨어있는 거 고른 사람 말고 제대로 게임 한 사람 못 봤음
리얼 난이도는 닥치고 존버하는게……
그럼 무슨 맛으로 겜함
걍 나가자 ㅋㅋㅋ
안전ㄱㄱ
“음…….”
대체로 두 가지로 갈라졌다.
‘골목 밖으로 나가자.’와 ‘안전하게 숨어있자.’로 말이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 결국 선택을 했다.
“밖으로 나가죠. 좀비가 뭘 무섭다고 숨어있어요?”
리얼 난이도 하면서 좀이 안 무섭다하는 건 처음보네
당해보면 압니다...
하지만 검성은 안 당하지!
라고 할뻔~~
[골목을 나간다.]
선택지를 고르자 내 몸이 자연스레 움직였다.
그러자 빛이 새어나오는 밖으로 나오자…….
“꺄아아아아악!”
빵빵! 콰앙!
“사, 살려줘어어어억!!!”
“구러르를,ㄹ루더더누러”
“놔! 놓으라고! 으아아아악!”
탕! 탕! 탕!
총알이 난무하고, 피 분수가 일었으며, 차는 충돌했던 것인지 벽에 박은 채로 반쯤 불타고 있었다.
온갖 소음들과 함께하는 이 아비규환을 몇 초간 지켜보다가 내 몸의 강제력이 풀린 것이 느껴졌다.
“진짜 지옥이네요.”
ㄹㅇ...
진짜 이거보면 숨막힘
너무 현실적이라서ㅋㅋ...
혼자 중얼거리며 잠시 이 상황을 넋 놓은 상태로 지켜보던 순간.
“꾸뤄뤄뤄뤄루러러러러!!!”
옆에서 좀비가 튀어나왔다.
나는 재빠르게 좀비의 멱살을 붙잡아서 업어치기와 같은 형태로 좀비를 날려버렸다.
좀비가 부웅 뜨며 날아가더니 담장의 쇠창살 끝부분의 뾰족한 날에 배가 뚫리며 그대로 고정되었다.
“오우 징그럽네요.”
아니 이게 15세 맞냐고 ㅋㅋㅋ
이건 솔직히 19 걸어도 할 말 없음
너무 현실적이야 ㅠㅠ
나는 채팅들을 보며 문뜩 떠올렸다.
‘확실히 너무 현실적이긴 한데…….’
이질적인 부분 하나 없이 너무나 현실과 같은 이런 장면들을 보자 나는 게임, BOL을 떠올렸다.
내 과거를 전부 꿰뚫고 캐릭터로 내걸었던 게임.
최근에 너무 많은 일이 있었기에 잠시 잊고 살고 싶었지만 이런 장면을 봐버리니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이 모든 것이 다른 세계에서 있었던 현실이라면…….’
나는 과연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현실을 봐야만 할까.
그리고 이 게임을 만든 존재는 누구일까.
‘일단 잊자…….’
어차피 고민해봤자 알 수 있는 건 없다.
나는 곧바로 게임에 임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일단 좀비들 잡으면서 도망쳐 볼까요.”
나는 사람이 도망가는 방향으로 가보았다.
중간에 좀비가 나를 습격해왔지만 어찌 잘 회피하거나 제압했다.
와....
이거 리얼 난이도 맞는 건가
이정도면 의심 될만하지 ㅋㅋㅋ
생체 인식이라 게임 처음하는 건 인증한 거나 마찬가지잖아 ㅋㅋ
“일단 좀비들 행동이 너무 단순해서 쉽네요.”
많이 익숙한 패턴이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판타즈마의 좀비와는 다르게 머리가 너무 단단해서 몸을 망가뜨리거나 구속하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사람이 어느새인가 없어졌네요?”
사람이 도망친 방향으로 왔는데 사람이 없다니.
뭔가 이상하게 느끼며 바닥을 바라보자 이제 막 좀비가 되어가는 시체가 보였다.
“전부 죽은 모양이네요.”
와 벌써 다 죽었다고?
ㄹㅈㄷ....
그래도 하드 난이도에서는 생존자 연합 빨리 생겼는데.
“스포는 자제해주세요.”
나는 ‘생존자 연합’이라는 단어를 보고는 말했다.
아마 나중에 스토리에 중요한 역할을 할 단체로 보이는 데 이것도 스포일러의 일종이라 볼 수 있기에 나는 빠르게 차단했다.
“뭘 해야…….”
“꺄아아아아아!!!”
뭘 해야할지 고민하던 순간.
여성의 것으로 추측되는 비명이 들려왔다.
위치는…….
“저쪽 차고!”
바로 옆에 있는 주택의 차고 안에서 들려왔다.
나는 차고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꾸뤄뤄러러러럴!!!”
반쯤 열려 있는 차고로 들어가자 기다란 청소도구함을 향해 머리를 계속 박으며 괴상한 울음 소리를 내고 있는 좀비가 보였다.
“살려주세요!! 아무나 도와주세요!”
그리고 그 좀비가 머리를 박아대고 있는 청소도구함 안에서는 여성이 울먹이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와준다.]
[방치한다.]
이것이 이벤트라는 걸 알리듯 눈앞에 나타나는 선택지.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그건 바로 차고 안에 있는 좀비가 1마리가 아니라는 것.
‘4마리? 전부 잡을 수 있으려나…….’
나는 몸을 감추며 좀비들을 몰래 지켜보았다.
여자가 하도 난리를 치는 덕분에 좀비 전부가 청소도구함으로 정신이 쏠린 상태였다.
“할만하네요.”
이게 할만하다고?
좁은 곳에서 4마리를 동시에 상대한다고?
가능한다...
또또 무리한다
검성님 그냥 게임은 천천히 해보죠.
“아니요. 저는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차고 벽에 걸려있는 등산용 로프를 바라보며 말했다.
충분히 가능하다.
나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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