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폭발적인 근력 강화!
“혼자 일어나 먹어라. 아니면 그냥 굶어 죽던지.”
환관은 화가 난 듯 문을 쾅 하고 세게 닫았다.
두변은 일어나서 세수한 뒤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밥을 먹은 후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 계속 연력을 수련했다. 계속 석쇄를 들어 올리면서 끊임없이 근맥의 극한에 도전했다.
현재 두변의 최대 중량은 80근이지만 일부러 더 무거운 85근 석쇄를 골랐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두변은 오전 내내 열세 번이나 석쇄를 들어 올렸고, 근맥은 완전히 지쳐 온몸에서는 다시 통증이 느껴졌다.
근맥이 파열될 것 같아지자 수련을 그만하고, 차가워진 약탕에 들어가 몸을 담근 후 깨끗한 물로 몸을 씻고 몸에 표태유를 바른 후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취사 담당 환관은 일부러 점심시간에서 한 시진이나 지나 어슬렁어슬렁 찬합을 건네주러 왔다가, 두변이 여전히 누워있는 것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쓸모없는 놈!”
이때 두변은 완전히 새로운 꿈의 세계에 들어가 있었다.
두변은 자신이 꿈속 세계에서 약탕에 몸을 담글 것이라 예상했지만, 뜻밖에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다.
새로운 꿈속은 혹한의 빙하기 같은 날씨였고 칼바람이 불었다.
풍력은 9급이 넘었고, 풍속도 초당 20미터보다 강했다. 이런 풍력에서 사람은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넘어지며, 팔뚝만 한 나뭇가지 정도는 쉽게 부러진다.
꿈속에서 두변은 벌거벗은 상태였다. 주위의 온도는 적어도 영하 20도는 될 듯,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가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비록 꿈속 세계였지만 그 고통은 진짜였다. 처음에는 온몸을 칼로 베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더니, 점차 온몸이 마비되면서 아무 감각도 느낄 수 없었다.
50미터 떨어져 있는 집에서는 화로가 따듯한 온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두변은 살기 위해 작은 집을 향해 걸어 나갔다. 그러나 9급의 바람이 부는 터라 제대로 서 있기조차 버거웠으며 한 걸음 내딛기도 쉽지 않았다.
한 걸음, 한 걸음.
두변은 15미터를 걸어 나갔으나 모든 힘을 소진하면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땅에 쓰러졌고 결국 그대로 동사(凍死)했다.
오늘, 두변의 첫 번째 꿈속 수련은 그렇게 끝이 났다.
잠시 후, 두변은 두 번째 꿈속 수련을 시작했다. 여전히 혹한의 날씨에다 9급 바람이 불고 있었고 두변은 벌거벗은 채 설원에 서 있었다. 50미터 앞의 집에는 따뜻한 화로가 있었고 살고 싶으면 반드시 이 작은 집으로 들어가야 했다.
두변은 다시 한번 앞으로 나아갔다. 모든 힘과 의지력을 사용해서 한 걸음씩 나아갔다. 이번에는 20미터쯤 갔을 때 모든 기력을 소진했고 결국 강풍을 이기지 못해 쓰러져 동사했다.
이렇게 두 번째 꿈속 수련은 끝났다.
뒤이어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그러다 열다섯 번째 수련에서 드디어 40미터를 나아갔다. 따듯한 화로가 있는 집과 불과 10미터밖에 남지 않아 성공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때 바람이 더 거세지더니 풍력이 9급에서 10급으로 올라갔다. 두변은 바람에 날려 땅에 내동댕이쳐져서 그렇게 죽었다.
열다섯 번째의 수련도 끝났다.
열여섯 번째, 열일곱 번째, 열여덟 번째.
꿈속 세계에서 두변은 죽고 다시 살아나기를 계속 반복했다. 혹한의 날씨 속에서 강풍이 불었지만, 오직 화로가 있는 따듯한 집에 들어가기 위해 두변은 앞으로 나아갔다.
바람은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정도의 9급에서 작은 나무들이 뽑히는 10급으로 점차 거세졌다.
두변은 자신이 몇 번이나 죽었는지도 잊어버렸다. 여긴 연옥과도 같았다. 마침내 열여덟을 되살아난 두변은 50미터를 완주하여 화로가 있는 작은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자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거센 바람이 사라지고, 봄의 따뜻함이 두변을 감싸 안았다.
“정말 편하다.”
두변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지옥이 끝난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두변은 온몸이 뜨겁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아플 때 나는 열이 아니라, 두변의 신체와 근맥이 실제로 혹독한 추위와 바람 속에서 훈련을 했다고 느끼기 때문에 일어나는 반응이었다.
이 수련은 현실이 아니라 꿈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두변의 신체는 실제로 겪은 일이라 착각했고 실제 수련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꿈에서 일어난 일이니 실제로는 생명의 위협도 없었다.
이런 극한의 수련 과정에서 두변의 근맥과 골격이 필사적으로 표태유의 기운을 흡수하면서 더 강해졌다. 현실 세계에서 두변은 열 시간을 잤을 뿐이지만, 꿈속 세계에서는 십 여일 동안 수련을 한 셈이었다.
벌떡 일어나 앉자마자 온몸에 기운이 넘쳐흐르면서, 심지어 주먹으로 나무판자 벽을 뚫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두변은 침상에서 일어나 자신이 꿈속에서 견뎠던 수련의 성과를 시험해 보기로 했다.
먼저 그는 100근 석쇄를 골랐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석쇄를 잡은 다음 힘차게 들어 올렸다. 석쇄를 너무 쉽고 깨끗하게 머리 위까지 들어 올렸는데도 아직 힘이 좀 남아 있는 기분이었다.
석쇄를 내려놓은 두변은 깜짝 놀라 자신의 양손을 내려다봤다.
두변은 곧바로 120근 석쇄를 골랐다.
좀더 힘이 필요하긴 했지만, 석쇄를 거침없이 들어 올렸고 자세도 매우 안정적이었다.
이어서 130근에 도전했다. 석쇄를 들어 올릴 수는 있었으나 슬슬 힘이 들기 시작했다.
135근도 성공을 했다. 하지만 이 무게는 좀 버거워 몸의 중심이 흔들렸다.
이제 인상으로 들 수 있는 중량이 135근으로, 어제보다 55근이나 늘었다.
두변은 믿기지 않아 다시 한번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이 꿈의 세계는 정말 상상 이상이지 않은가!
꿈의 세계에서 수련한 후 첫날에만 중량을 40근이나 늘렸었다. 첫날이라 상승 폭이 컸던 건 아닐까 우려했었는데, 뜻밖에도 둘째 날에는 중량을 55근 더 늘었으니, 첫날보다 상승 폭이 더 큰 셈이었다.
백천과의 내기까지 열사흘이나 남았고 목표는 인상 190근을 드는 것인데, 지금 보니 그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다.
하하하하!
두변은 속으로 미친 듯이 통쾌하게 웃었다.
아직 열사흘이 더 남았으니 하루도 낭비하지 않고 근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겠다!
그래서 백천을 놀라 자빠지게 하고, 이문회는 감탄을 자아내게 해야 해!
재능을 질투하고 시기하는 소인배 백천! 잡역부 환관으로 강등될 순간을 기다려라!
두변은 이미 그 순간을 고대하고 있었다.
사흘 후, 두변에게 밥을 전해주는 잡부 환관이 백천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백 선생님, 안심하셔도 됩니다. 두변은 그냥 구제 불능 그 자체입니다. 매번 밥을 주러 갈 때마다 침상에 누워있는 걸 보니 열흘이나 길게는 보름까지 절대 몸을 회복하지 못할 겁니다.”
취사 담당 환관의 말이 끝나자, 백천이 아무 말 없이 쇄은을 꺼내 던졌다.
“선생님이 주신 상을 감사히 받겠습니다.”
취사 담당 환관은 허리를 숙여 절을 하고 물러났다.
“천재? 네깟놈이? 버러지는 결국 버러지야. 평생 그렇게 사는 게 맞지.”
백천이 중얼거렸다.
백천은 자신이 내기에서 이길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이 되자, 마음이 아주 편안해졌다. 그리고는 두변이 태형 스무 대를 맞을 때 손을 미리 써야 할지 고민했다. 두변을 죽일 필요까진 없지만, 반병신은 만들어야지 좋지 않겠는가.
백천은 발걸음도 가볍게 수업을 하러 갔다. 답답하던 마음속의 압박감도 완전히 사라졌다. 두변이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백천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이 세상에 천재가 그렇게 많을 리가 있나. 다 똑같은 사람들이지. 나만큼 하는 사람들도 찾기 힘들다고. 그럼 두변은 이제 잊자. 굳이 그런 쓸모없는 놈한테 신경 쓸 필요가 없지.”
백천은 고개를 저으며 마음을 굳혔다.
앞에서는 이위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백천을 발견하고는 방향을 바꿔 다른 길로 걸어갔다.
백천은 오히려 발걸음을 재촉하며 이위에게 다가갔다.
“어째, 이 교관은 저랑 마주치기 싫은 모양입니다?”
이위는 차갑게 백천을 쳐다보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백천이 일부러 말을 이어갔다.
“아, 맞다. 닷새 전에 두변에게 첫 번째 연력 수업을 해줬다고 들었습니다. 양쪽에 25근 무게를 들고 수련을 했는데도 근맥이 상해서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요? 아직도 침상에 누워만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걸을 수나 있답니까?”
“걱정 안 해도 되네. 스스로 남들에게 모범이 될 만한 행동을 할 필요가 있겠군.”
“제가 뭘 잘못 말했습니까? 그저 걱정돼서 물어본 것뿐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천재라고 떠벌리고 다닌 것도 두변이고,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도 두변 자신 아닙니까. 두변에게 내기에 반드시 참여하라고 전해주시지요. 들것에 실려 온다고 해도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할 겁니다.”
백천이 차갑게 대답했다.
“백 교관, 너무 모진 것 아닌가?”
“화를 자초한 건 본인입니다. 대가를 치러야지요.”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서로 기분이 상한 채 가던 길을 갔다.
이때 두변은 새로운 꿈의 세계에서 필사적으로 수련 중이었다.
새로운 꿈에서 수련을 시작한 지 닷새째 되는 시점이었다. 새로운 꿈의 세계는 황하(黃河)였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황하의 수위는 계속 상승했으며 물살도 매우 거셌다. 사람은 차치하고 자동차라도 황하에 빠지면 그대로 휩쓸려 내려갈 정도였다. 꿈속에서 두변은 황하의 거친 파도 속으로 내던져졌고, 순식간에 엄청난 홍수가 그를 집어삼켰다.
두변은 필사적으로 홍수와 사투를 벌이며 강가로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제 몸이 너무 가벼워서, 살기 위해서는 큰 바위를 안고 한 걸음씩 강가로 이동해야 했다.
두변은 수련 중에 계속해서 죽었고, 끊임없이 소용돌이치는 물보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저번에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 강풍을 뚫고 나아가는 것이 고난이었다면, 이번에 홍수 속에서 물살을 거스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지옥이었다. 이번에는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목숨을 걸어야 했다.
거대한 홍수는 셀 수 없이 많은 망치처럼 사방팔방에서 미친 듯이 두변의 몸을 가격했다. 매번 두변이 살아서 버티는 시간은 3분을 넘기지 못했다.
두변은 계속해서 되살아났고 다시 새로이 수련을 시작했다. 온몸의 근육과 근맥과 골격이 모두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혹독한 추위의 꿈에서는 하루 만에 목표를 달성했지만, 두 번째인 황하의 꿈에서는 이미 사흘이나 지났음에도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다.
몇 번이나 죽었을까?
두변은 새까맣게 잊은 지 오래였다.
두변의 신체가 너무 가벼웠기 때문에 황하의 거센 물살을 견딜 수가 없었다. 거대한 돌을 안고 있어야 안정을 찾을 수 있었지만, 근력이 달려서 껴안을 수 있는 돌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니 결국 다시 홍수에 휩쓸려갈 수밖에 없었다.
매번 신체가 극한에 달할 때마다 잠에서 깨어났지만, 현실에서는 아홉 시간 정도 잠을 잔 후였다.
시간은 하루하루 흘러갔고, 이문회는 그 기간 동안 중요한 일을 처리하느라 학원에 있지 않았다. 이위는 세 차례 두변에게 들렀는데, 그때마다 매번 새로운 표태유를 가져왔고 약탕도 새로 끓여주었다.
하지만 이위가 찾아올 때마다 두변은 매번 침상에 누워 자고 있었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에 두변을 깨우지 않았다.
취사 담당 환관은 매일 밥을 전해주러 왔다. 올 때마다 두변이 매번 침상에 누워있는 걸 보고는, 저놈이 틀림없이 반신불수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한 번은 두변의 침상에 더러운 물을 붓고는, 백천에게 자신의 공을 알린 다음 상을 내려주길 기다리기도 했다.
백천이 그에게 쇄은을 건네주며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다. 우리는 만난 적이 없다는 걸 명심해라.”
“알겠습니다.”
취사 환관이 대답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다.
“아 그리고, 사흘 뒤에 두변이 태형을 당하니 궁금하면 가서 보도록 해라.”
“꼭 가겠습니다. 열흘 동안 매일 두변에게 밥을 갖다 바쳤습니다. 자기가 뭐라고 저보고 시중을 들게 합니까? 그놈이 맞아 죽는 걸 꼭 제 눈으로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