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관무제-338화 (338/648)

338장: 광서로 쳐들어가자!

두변의 목적지는 바로 천년 교룡이 있는 그 우물이었다. 그곳의 녹색 액체는 모든 것을 녹일 수 있었다. 이 괴수들까지도 말이다.

괴수에게도 등급이 있다. 유명대요가 통제하는 괴수들은 비록 인간 무사보다 훨씬 강력하지만 하급 괴수에 속했다.

그에 비해 절세보 아래에 있는 암장의 괴수는 도마뱀류가 변이한 괴수로, 중상급 괴수에 속한다.

교룡으로 변한 괴수야말로 의심할 여지 없이 상급 괴수였다.

두변이 환상 속에서 만난 화염 괴수와 얼음 괴수는 최상급 괴수로 파괴적인 살상력을 지닌 것들이었다.

두변은 가짜 유명대요를 통제해서 수많은 하급 괴수들을 이끌고 절세 지하성의 대성문을 나와서 우물 앞에 도착했다.

그때, 천년 교룡은 몹시 교활하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두려운 기운을 전부 은폐해버렸다. 이 괴수들이 겁먹고 도망갈까 봐 말이다.

두변이 유명대요의 목을 쥐고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

“네 괴수들에게 앞의 큰 우물 속으로 뛰어들라고 명령해라.”

유명대요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게 하면 넌 나를 놔줄 테냐?”

“나는 널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다. 너는 정신력이 강하니,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은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윽고 가짜 유명대요가 명령을 내리자, 괴수들이 등불에 뛰어드는 나방처럼, 한 마리씩 연달아 우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역시나 걱정할 필요도 없이 괴수들은 즉시 아무런 소리도 없이 녹아버렸다. 이 녹색 액체가 얼마나 놀라운지, 괴수들의 뼈와 살을 전부 부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부홍빙 등은 뒤에서 그 장면을 보고는 완전히 넋이 나가버렸다.

우물 속에 뭐라도 좋은 게 있는 것처럼 괴수들이 줄지어 서서 우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꼬박 두 시진 뒤.

모든 괴수가 완전히 사라졌고, 우물물의 높이만 부쩍 높아져 있었다.

절세 지하성은 이제 완전히 안전해졌다.

두변은 이번에 절세 지하성을 구했을 뿐 아니라, 괴수들의 위협을 철저히 해결했다.

가짜 유명대요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이미 약속을 이행했다. 이제 나를 놔줘라.”

두변이 동쪽을 바라보니, 아침노을이 피어나고 있는 게 태양이 곧 떠오르려고 했다.

두변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널 놔주겠다!”

이윽고 두변이 손을 풀자, 유명대요가 미친 듯이 달려서 도망치려는데 그 속도가 더할 나위 없이 빨랐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태양이 떠오르고 태양빛이 그것의 몸을 비췄다.

이것의 실체는 단혼수라서 영원히 지하에서 살아야 할뿐더러, 귀혼(鬼魂) 괴수라서 영원히 태양을 볼 수 없었다.

지금, 태양이 단혼수의 몸을 비추니, 순식간에 그것의 몸이 한마디씩 연기처럼 사라졌다.

“아아악!”

처참한 비명소리를 낸 뒤, 극악무도한 짓을 일삼았던 유명대요는 완전히 죽고 말았다.

콰과과광.

또다시 천지가 흔들렸다.

다시 지진이 발생했는데 저번보다 더 심해진 듯했다.

부홍빙과 기세 소성주가 우려스러운 듯이 시선을 교환했다.

수백 년에 한 번씩 일어나는 대지 붕괴가 또다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번 대지 붕괴는 사륭석 부족 쪽에서 발생했는데, 붕괴의 지점이 끊임없이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광장에는 4만에 가까운 대군이 질서정연하게 집결해서 대열을 갖췄다.

이들은 절대적인 정예이자 최정예 군대였지만 지금은 고작 4만도 되지 않았다.

쿠르릉.

또 다시 천지가 흔들렸다.

두변이 큰소리로 외쳤다.

“저게 뭔지 말해주십시오!”

“지진입니다!”

“대지의 분열입니다!”

두변이 큰소리로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건 대지 분열입니다. 수백 년 전에 대지 분열이 일어났을 때, 당신들의 선조는 기록을 해뒀을 겁니다. 그때 대지 분열이 일어난 주요 구역은 이곳에서 서쪽 700리 지점이었을 겁니다. 이곳 절세 지하성은 단지 지진의 일부 영향만 받았겠죠.”

그곳에 있는 정예 무사들 모두 그 일을 잘 알고 있었고, 선조들의 기록에도 분명히 적혀 있었다.

두변이 큰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행운이 따르지 않을 겁니다. 절세 지하성은 이번 대지 분열의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최근 며칠간 발생한 지진은 고작 전주(前奏)에 불과합니다. 8년 뒤, 진정한 대지의 분열이 일어날 겁니다. 그때는 절세 지하성에 파괴적인 재앙이 닥칠 겁니다.”

두변은 작년에 8년 뒤에 대지 분열이 다시 발생할 것을 계산했었다. 그때 사륭석 부족에게 가서 구두사신을 만났을 적에 말이다.

두변의 말을 듣고 아무도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두변이 큰소리로 외쳤다.

“8년 뒤에 절세 지하성의 20만 명의 사람들은 어디로 갈 겁니까? 당신들의 부모님과 가족은 어디로 가야 하겠습니까?”

모든 이가 여전히 침묵했다.

“당신들의 점술사와 이곳의 현자들도 모두 대지의 분열이 곧 닥칠 거라는 걸 예측했겠죠. 게다가 지진의 중심이 절세 지하성이 될 가능성이 몹시 높다는 것도 알아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다 통제되어 버렸고, 대지 분열은 하나의 금기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일어난 세 번의 지진이 이미 그 예측을 증명하고 있는 겁니다. 당신들은 이제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지의 분열에 관한 예언은 적어도 30년 전에 이미 언급되었었다. 하지만 성주회의와 장로회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어 버렸다. 모든 이가 그 일은 미치광이의 예언일 뿐이라서 애초에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두변이 물었다.

“부홍빙, 8년 뒤에 있을 대지의 분열을 마주할 때, 당신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습니까?”

부홍빙이 고개를 들고 두변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곳에서 나가서 새 보금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대지 분열이 발생할 때, 우리 백성들은 갈 곳이 생기고, 새로운 집을 가질 수 있습니다.”

두변이 물었다.

“기세, 8년 뒤 대지의 분열을 맞닥뜨릴 때, 당신들은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기세 소성주가 말했다.

“이곳을 뛰쳐나가서 터를 닦아야 합니다. 그곳을 우리의 새로운 집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두변이 큰소리로 외쳤다.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뛰쳐나가야 합니다! 사흘 뒤, 지진이 잠시 멈출 겁니다. 모든 평민은 계속 절세 지하성에 남아서 생활하고, 무사 5천 명은 남아서 이곳을 지킵니다. 나머지 3만 5천 대군은 나를 따라 이곳을 나갈 겁니다. 나를 따라 광서로 돌격해서 성 하나, 두 개 내지는 수많은 성을 구할 겁니다. 그곳들을 당신들이 미래에 재앙을 피할 때 쓸 새로운 보금자리로 삼는 겁니다.

나는 지금 당신들 절세 지하성의 대성주입니다.

당신들은 나를 따라 지상으로 올라가서 광서로 돌격하겠습니까? 당신들 자신을 위해서, 당신들의 부모님께 새로운 터전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서, 당신들의 부모님이 8년 뒤에 있을 치명적인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부홍빙이 한쪽 무릎을 꿇고 큰소리로 외쳤다.

“대성주를 따르겠습니다!”

그녀는 항상 고독했다.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원대한 포부를 실현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강대한 무공과 웅장한 포부를 지녔지만 그걸 펼칠 상황을 만나지 못했다.

그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고독과 외로움이었다.

이제, 그녀는 새로운 방향과 사명을 찾은 것 같았다.

기세 소성주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자신의 아이와 아내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냉혹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정감이 넘치는 사람인 데다,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득했다. 가족을 보호할 수만 있다면 그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

이윽고 그도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대성주를 따르겠습니다.”

이어서 다른 소성주들도 무릎을 꿇고 큰소리로 외쳤다.

“대성주를 따르겠습니다.”

부홍석이 죽은 뒤, 부홍빙은 자동으로 부족의 소성주가 되었다.

지금, 5대 부족의 소성주, 정확히 말하면 5대 부족의 주인들이 모두 두변에게 무릎 꿇었다.

마지막으로 수만 대군이 전부 일제히 무릎 꿇고서 큰소리로 외쳤다.

“대성주를 따르겠습니다!”

두변은 그 순간 온몸의 피가 뜨겁게 끓어서, 광장에 빼곡하게 들어찬 군대를 바라봤다.

이들은 지하성의 최정예 군단인 데다, 모두 키가 180센티미터가 넘었다. 모두 긍지가 충만한 사람들이라서 괴수들 앞에 설 때도 전혀 물러나지 않았다.

이들 최강 군대가 자신에게 속하게 되었다.

두변이 검을 뽑아 들고서 큰소리로 외쳤다.

“지상으로 뛰쳐나가 광서로 쳐들어가자!”

수만 대군이 전부 검을 뽑고 북쪽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지상으로 뛰쳐나가 광서로 쳐들어가자!”

대녕 제국 천윤 23년, 4월 19일.

여씨 토사의 문산성 왕궁의 지하실.

이 왕궁은 사실 몇 년 전부터 건설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감히 율법을 위반할 수 없어서 부속 건물 몇 채만 지었을 뿐, 주요 대전 세 채는 줄곧 짓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 여씨와 대녕 제국의 완전히 관계가 틀어진 뒤로 여여해는 대대적으로 토목공사를 해서 대전 세 채를 동시에 지었다. 민부 수만 명과 병사 만 명을 동원해서 지금은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

현재 여씨의 왕궁 부지는 2천여 묘에 이르는 크기로, 휘황찬란하고도 웅장했다. 특히 대전 세 곳은 대녕 제국의 황궁과 높이가 똑같았을뿐더러, 심지어 아주 조금 더 높았다.

더군다나 최근 반년 이래에 서남 토사 연맹에 거세한 자들이 대규모로 나타났다.

누구에게 환관이 필요할까? 친왕 이상의 신분을 가진 자들만 환관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환관이 대규모로 필요할까? 당연히 황제였다.

드넓은 왕궁 아래, 지하 밀실에는 오히려 이역(異域)의 기운이 가득했다. 밀실 곳곳이 성화 도등(圖騰: 토템)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밀실 안에 성화교의 사제 열세 명이 모여 앉아있었고, 그들 중앙에는 두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한 명은 여씨의 패주, 여여해였다.

또 한 사람은 성화교 내지는 성화제국 최대의 반역자였다. 그는 권세가 가장 막강할 때 성화교의 2인자 권력을 장악하다시피 해서, 서역 한 제국의 왕을 폐위하고 옹립할 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그에게는 또다른 신분이 하나 더 있었다.

그건 바로 꿈속 시스템의 전 숙주였다. 꿈속 시스템이 말한 배신자이자, 말살당한 사람 말이다.

전 숙주의 무공은 얼마나 고강할까? 두변은 알 수 없었고, 꿈속 시스템도 말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예전에 성화교에서 제2의 주인이 될 정도였다.

성화교는 무엇일까?

세계의 3분의 1을 지배했던 막강한 세력이었다. 그들 휘하에 제국과 왕국 수십여 국이 있었고, 지배한 땅도 이천만 제곱킬로미터가 넘었다.

그런 초강력 세력의 2인자라면 무공이 얼마나 고강한 걸까?

꿈속 시스템에게 말살당한 뒤 그의 신체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하지만 정신과 혼백은 완전히 죽어서 행시주육이 되어 버렸다.

지금, 이 꿈속 시스템의 전 숙주는 온몸에 각양각색의 정석 관(튜브)을 가득 꽂고 있었다. 그 관의 또 다른 쪽은 여여해의 혈맥과 혈도에 꽂혀 있었다.

그런 뒤 성화교의 사제 열세 명이 사악한 공법을 사용해서 시스템의 전 숙주의 내력 현기를 여여해의 근맥과 단전 속으로 끌어들였다.

훅, 훅, 훅.

지하 밀실 전체에 강대한 기운이 가득 차 있었다.

행시주육이 되어 버린 전 숙주의 단전에서 격렬하게 빛이 나더니, 그 빛들이 정석 관을 타고 끊임없이 여여해의 몸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

이게 바로 여여해가 강력해진 비밀이었다.

성화교가 이 세계에서 최강의 세력 가운데 하나가 된 이유는 많은 사악한 공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비록 그들에게는 흡성대법이 없었지만 그들은 이런 사술을 사용해서 꿈속 시스템의 전 숙주의 내력을 여여해의 체내로 옮길 수 있었다.

내력이 끊임없이 전송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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