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관무제-415화 (415/648)

415장: 두변의 사자

검각후 장문소도 당연히 그 점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두변이 감히 사천성에 군대를 출동시키지 못할 것이라 확신했다. 그렇게 하면 모반에 해당하니까.

‘여여해는 모반을 했지만 나 장문소는 모반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두변 너는 나를 토벌할 권한이 없다.

게다가 두변, 너는 충신이라면서 독자적으로 출병을 할 수 있겠느냐? 그건 모반에 해당하는데?’

바로 그때, 밖에서 심복의 목소리가 들렸다.

“노야, 두변의 사자가 뵙기를 청하였습니다.”

“보지 않겠다.”

장문소가 굳은 목소리로 말하자 첩실이 급히 말했다.

“노야, 한 번 만나서 그자가 대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들어보세요.”

검각후 장문소가 얼굴을 한바탕 실룩이며 말했다.

“그럼 그를 들여라. 그 소환관 놈이 대체 무슨 생각인지 두고봐야겠다.”

잠시 후, 두변의 사자가 들어왔다.

“진서진 제독, 진서 백작 두변의 군령입니다. 경성이 봉쇄되어 수로와 해상 운송이 모두 중단되어서, 우리 서남이 폐하를 위해 양도를 뚫을 책임과 의무가 생겼습니다. 검각후 장문소에게 열흘 이내에 진서성 군무 회의에 출석할 것을 명합니다. 기일을 넘겨도 오지 않으면 군법으로 처결하겠습니다.”

장문소의 낯빛이 바로 변했다.

뭐라고?

두변,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느냐?

나 장문소는 조정의 공신이자 대대손손 세습을 받은 가문이다!

진남공 송결마저 고분고분하게 내게 형님이라고 부르거늘, 급하게 작위가 오른 고작 환관인 두변 네가 감히 내 앞에서 상관이랍시고 거드름을 피우는 것이냐?

장문소가 냉랭하게 물었다.

“군법으로 처결한다는 건 무슨 뜻이냐?”

두변의 사자가 대답했다.

“진서 백작 두변 대인께서 명을 내리시길, 기한이 하루가 넘을 때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군곤(軍棍) 서른 대, 이틀이 넘도록 도착하지 않으면 군곤 100대에 처하고, 사흘이 넘어도 도착하지 않으면 참수에 처한다고 하셨습니다!”

“하하하하하…….”

검각후 장문소는 부아가 터지려고 했다.

수십 년 동안, 누군가가 자신을 이렇게 화가 치밀게 만든 적이 없었다. 황제마저 그에게 이토록 부아가 치밀게 하지 못하거늘!

그 대단한 진남공 송결도 고분고분하게 자발적으로 방문해서는 자신을 형님이라고 부르거늘!

그 대단한 방계도 고분고분하게 돈을 선물하거늘!

그런데 지금 스무 살도 안 된 일개 환관인 두변이, 거드름을 피우며 빨리 회의를 하러 튀어와라, 그렇지 않으면 군법으로 처결하겠다고 말하는 건가?

게다가 군곤 서른 대, 백 대, 또 참수를 한다고?

격노한 검각후 장문소는 두변의 사자를 향해 곧바로 뺨을 내리쳐서 날려 버렸다.

“노야, 안 됩니다. 안 돼요…….”

미모의 첩실이 필사적으로 매달렸지만, 검각후 장문소는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아서 단검을 뽑아들었다. 그러더니 그 사자의 사타구니 사이를 힘껏 베어버리고는 그 물건을 매섭게 그자의 얼굴에 던졌다.

“돌아가서 두변에게 알려라. 이게 내 대답이라고 말이다.”

장문소가 노성을 질렀고, 두변의 사자는 아픔에 혼절해 버렸다.

“들어서 돌려보내라. 두변에게 이게 내 대답이라고 보여줘라.”

장문소가 노성을 지르자, 무사 두 명이 들어와서 아파서 혼절한 두변의 사자를 들고 나갔다.

대략 일각 뒤, 검각후 장문소는 점점 냉정을 찾았고 내심 걱정되기 시작했다.

미모의 첩실은 큰 화가 지금이라도 닥칠 표정을 하고 있었다.

검각후가 짐짓 웃으며 말했다.

“무엇을 걱정하느냐? 두변은 충신이 아니냐? 설마 그놈이 감히 군대를 거느리고 우리 사천을 공격하겠느냐? 그건 모반에 해당하는데 그놈이 설마 모반을 하겠어?”

염주부.

광서 제독 원천조의 저택에도 두변의 사자를 맞이했다.

“진서진 제독, 진서 백작 두변이 군령을 내리셨습니다. 경성이 봉쇄되어 수로와 해상 운송 모두 막혔으니, 우리 서남은 폐하를 위해 양도를 뚫을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광서 제독 원천조는 열흘 이내에 진서성 군무 회의에 출석할 것을 명합니다. 기일을 넘겨도 오지 않으면 군법으로 처결하겠습니다.”

원천조가 그걸 듣고 놀라더니 냉랭한 표정을 지었다.

그 사자가 계속 말을 이었다.

“두변 대인께서 명령을 내리시기를 기한이 하루가 넘어도 도착하지 않으면 군곤 삼십 대, 이틀이 넘도록 도착하지 않으면 군곤 백 대에 처하고, 사흘이 넘어도 도착하지 않으면 참수에 처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원천조가 갑자기 검을 뽑아서 두변 사자의 목을 힘껏 베어버렸다.

순식간에 사자의 수급이 바닥에 떨어졌다.

목을 벤 뒤에도 원천조의 몸은 여전히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가 노성을 질렀다.

“즉시 소군 전하께 상주서를 올려라. 동방 연합 왕국의 주력 대군을 상륙시켜서, 두변 환관 놈의 대군을 모조리 죽여버려라!”

잠시 후, 광서 순무 두강이 와서는 피바다 속에 누워있는 두변의 사자를 바라봤다.

“상상도 못 했군. 두변, 그 독사가 이토록 악랄할 줄이야. 여씨라는 크나큰 사냥감을 집어삼킨 뒤에, 기다릴 새도 없이 이빨을 드러내서 사방을 사냥할 준비를 하다니.”

두변 앞에 시체 두 구가 놓여 있었다.

모두 다 그가 보낸 사자였다. 한 명은 검각후 장문소에게 거세를 당한 뒤, 고통스럽게 죽었다. 한 명은 원천조에게 곧바로 참수당했다.

두변이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 좋군, 아주 좋아. 장문소, 원천조 두 도적놈이 감히 본 제독의 사자를 죽이다니, 이 죄는 모반에 해당한다.

부홍빙은 제1군단을 거느리고 염주부에 출병해서 원천조 부대를 공격해라.

나는 직접 제2군단을 거느리고 반역자 장문소를 토벌하러 가겠다.

여담은 2만 대군을 거느리고, 호남으로 북상해서 폐하를 위해 양도를 뚫고 식량을 조달해서 경성을 구하라!”

며칠 뒤, 두변의 14만 대군이 각자 세 길로 나뉘어서 위풍당당하게 출병했다.

하나는 원천조를 토벌하러 가는 길이고, 하나는 장문소를 토벌하러 가는 길, 또 하나는 북상해서 호남으로 진입하는 길이었다.

순식간에 온 세상이 뒤흔들렸다.

이건 세상의 비난을 꺼리지 않는 행동이었다.

두변이 여씨라는 방대한 세력을 막 집어삼킨 뒤, 잠시도 기다리지 못하고 미친 듯이 영토 확장을 진행한단 말인가?

그는 대체 뭘 하려는 걸까?

그건 완전히 모반이나 마찬가지지 않은가?

경성의 황궁 안.

방탁이 머리를 조아리며 외쳤다.

“폐하, 두변이 모반을 하려고 하는 겁니다!”

두회가 말했다.

“사람의 마음은 뱀이 코끼리를 집어삼키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폐하께서는 그를 진서 변진의 제독으로 막 책봉해주셨으나, 그는 폐하께서 그를 총독의 직위에 책봉해주지 않으신 점에 불만을 품었고, 그를 후작으로 올려주지 않는 점에 불만을 품었습니다. 그는 지금 시위를 하며, 폐하를 압박하는 겁니다!”

방탁이 머리를 조아렸다.

“청컨대 폐하, 두변을 처벌해주시옵소서.”

두회도 입을 열었다.

“폐하, 그를 질책하는 성지를 내려주시옵소서.”

도리에 따르면 두변의 이런 행실은 확실히 악랄하다 할 만했다.

황제의 성지 없이, 곧바로 호남, 사천에 병력을 동원했으니, 조금 심각하게 말하면 그의 행동은 확실히 모반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호남과 사천의 군무에 손을 쓸 권한은 있지만 출병할 권한은 없었다. 그의 관할 구역은 고작 서남의 세 성에 불과했다.

하지만 황제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

“방탁, 두회, 자기편에 고통을 주고, 원수를 기쁘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너희는 자기편에 고통을 주고 원수에게도 고통을 주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느냐?”

두회가 안색이 변하더니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신들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황궁을 떠난 뒤, 두회가 냉랭하게 말했다.

“그 망할 자식이 우리 급소를 찌른 거요.”

“황제가 언제부터 저렇게 영명했소?”

방탁이 묻자 두회가 답했다.

“본래 황제가 멍청하지는 않소. 단지 성격에 결함이 있어서 유약하고 결단성이 없으며, 마음이 자비로워 모진 수단을 쓰지 못하는 것뿐이지.”

방탁이 말했다.

“몹시 이상한 일이오. 황제는 어째서 두변을 총독에 책봉하지 않고, 그를 후작으로 승관시키지 않은 거요? 나는 본래 황제가 두변을 누르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으나 이제 보니 다른 계획이 있을까봐 걱정되오.”

두회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다른 계획, 그것도 몹시 두려운 계획을 꾸몄을 거요.”

“우리의 전략적인 위협이 실패하고, 도리어 두변에게 매섭게 물어뜯겼으니,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소.”

“마지막으로 소군께 빨리 결단을 내려달라고 아룁시다. 그렇지 않고…… 조금이라도 늦어버린다면 두변, 그 독사가 물어뜯으려고 하는 살이 가짜라도 진짜가 될 것이오. 정말 그놈이 살을 크게 한 조각 물어가게 둬서는 안 되오.”

황궁, 황제가 말했다.

“궁 안에서도 조금 준비를 해둬라. 짐의 큰 공신 두변이 아마 곧 경성에 들어올 것이다. 영설 공주에게 알려서 며칠 애써 일하지 말고, 잘 쉬어두라고 해라.”

대환관 운주가 그 말을 듣고 놀라서는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계림성, 순무 관아 안.

광서 순무 두강의 부인, 복양(濮陽) 후작부의 강씨가 그곳에 있었다.

그녀는 대단히 아름다운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져서는 포효하며 날뛰고 있었다.

두변이 강씨의 아들을 죽인 후로, 그녀는 두변을 뼈에 사무치도록 원망할뿐더러, 그의 살을 무참히 씹어먹지 못하는 게 한이 될 정도였다.

“두강, 당신이 이번에 두변이 반드시 죽을 거라고 하지 않았나요? 어째서 아직 죽지 않았죠? 어째서?

당신이 그놈을 잡아와요. 나는 그놈의 껍질을 벗기고, 힘줄을 뽑아서 우리 아들을 위해 복수할 거예요.

양광 총독과 방계의 해외 제국더러 군대를 출동시켜서 두변을 없애고, 갈기갈기 찢어버리라고 하란 말이에요!

두변, 이 개 같은 환관 놈아, 이 망할 놈아. 나와 너 둘 중 하나가 죽기 전까지 이 원한이 끝나지 않는다. 나는 네가 묻히지도 못하게 처참하게 죽일 것이다.”

그녀 손에는 목각 인형 하나가 들려 있는데, 두변의 얼굴과 몹시 닮았고 두 다리 사이가 텅 비어버렸다.

이윽고 그녀는 바늘을 들더니 목각 인형을 마구 찔렀다.

“두변, 이 몹쓸 놈아. 비명횡사할 환관 놈아, 너와 난 같은 하늘에서 살아갈 수 없다!”

그런데 바로 그때.

쾅!

바깥의 문이 갑자기 무언가에 부딪치더니, 여경사 무사 한 무리가 뛰어 들어왔다.

그런데 이 여경사 무사들의 얼굴이 낯설어서 광서 순무 두강은 한 명도 알아보지 못했다.

이들은 전부 두변 휘하의 무도 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선두에 있는 건 청룡회 계청주의 두 번째 제자인 사무도였다.

그는 본래 1품 무사였지만 청룡회에 급변의 상황이 생기고 계청주가 북명검파에 잡혀가면서, 이런저런 일에 자극받아 도리어 무공이 급등하여, 1년 만에 준종사를 돌파했다.

두변의 관직 중 하나는 바로 여경사의 우제독이었다.

그 관직은 황제가 사전에 방비해둔 것으로, 그 관직이 있으면 문관을 조사할 권한이 생긴다.

지금 두변은 서남을 장악하여 즉시 새로운 광서 여경사를 조직했다. 계청주의 두 번째 제자인 사무도가 여경사의 천호가 되었다.

때문에, 지금의 광서성에는 여경사 진무사부가 두 개 있는 셈이었다. 한쪽은 광서 순무의 말을 따르는 반면, 한쪽은 두변의 말을 따랐다.

사무도가 냉랭하게 말했다.

“두강 순무, 당신의 부인 강씨가 사적으로 전략 물자를 가져갔을 뿐 아니라,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습니다. 여경사 우제독 두변 백작의 명을 받들어, 본관은 정식으로 강씨를 체포하겠습니다! 여봐라, 순무 부인 강씨를 체포하라!”

명령이 떨어지자 무사 십여 명이 앞으로 나와서 두강의 아내 강씨를 체포하려고 했다.

광서 순무 두강의 아내 강씨가 깜짝 놀라더니 냉소했다.

“두변, 그 환관 놈은 머리가 이상해지기라고 한 거냐? 이곳은 계림부다. 이곳은 방계의 지반이야. 이곳은 순무 관아다. 그놈이 뜻밖에 이곳에 사람을 보내 나를 잡으려고 해?”

이어서 강씨가 냉랭하게 말했다.

“여봐라, 두변 그 몹쓸 놈의 주구를 모조리 죽여버려라!”

순식간에 무사 백 명이 달려와서 두변의 수하 여경사 무사들을 전부 포위했다.

천호 사무도가 광서 순무 두강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저희 두변 대인께서 당신께 물으라고 하셨습니다. ‘두강 순무, 당신은 내가 사건을 처리하는 걸 막을 셈이오? 당신은 내가 당신 아내를 잡아가는 걸 막겠소? 확실하오? 그렇다면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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