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2초! 1초!561장: 또다른 차원
하늘에 떠 있던 태양이 갑자기 사라졌다.
분명히 조금 전까지 이곳은 대낮이었는데, 순식간에 깜깜한 밤이 되었다.
뒤이어 검은 하늘에 엄청나게 거대한 세계가 나타났다.
다른 차원의 세계로, 지금 차원 간에 교차가 일어나고 있었다.
1600년 전에도 차원의 교차가 일어났지만, 그때는 단지 모퉁이가 만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차원 전체의 거대한 합류였다.
거대한 차원 세계는 끝도 없는 하늘을 뒤덮었고, 태양과 달을 가리고, 이 지구의 모든 시야를 가렸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 차원의 세계에 있는 도시가 보이기까지 했다.
엄청나게 화려한 도시와 황폐한 도시, 그리고 공중에 떠 있는 도시까지.
다른 차원의 세계에 존재하는 산들은 무척 장엄해 보였지만, 꼭 생명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조용했다.
다른 차원은 지구보다 훨씬 더 강한 세계였지만, 왠지 저 차원도 세상의 종말에 가까워진 것 같았다.
대녕 제국의 황궁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무수히 많은 고수가 황제의 곁으로 몰려왔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영설 공주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무척 차분하게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다른 차원의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손으로 배를 쓰다듬으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야, 아빠를 믿자.”
“아빠, 아브바.”
흔들 바구니에 누워 있던 예상 선자의 딸 두효가 신난 목소리로 두 팔을 휘저으면서 외쳤다.
북명검파 표묘봉.
기염염이 아이를 품에 안은 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조금 전까지 시끄럽게 옹알이를 하면서 발버둥치던 아이가 지금은 도리어 조용해진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하늘의 다른 차원을 올려다보았다.
동방 연합 왕국의 왕성 안.
얼굴에 흉터가 가득한 방청의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신비롭고, 죽은 듯이 조용하고, 무섭고, 강력한 다른 차원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하늘이여, 제가 어떤 사내를 놓친 겁니까. 두변, 꼭 이기길 바라요. 꼭 말이에요.”
명계 안.
꿈속 마왕이 다른 차원을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올려다보았다.
“천년 만에 다시 보는 나의 고향이로군.
가까운 듯 보이지만, 차원의 간격 때문에 영원히 교차하지는 않지.
그러니 이게 바로 나의 위대한 사명이다.
천년이 넘도록 계획하고, 열 명의 숙주를 정성 들여 키웠던 것도 다 오늘을 위해서다.
두변, 너는 나에게 있어서 가장 성공한 작품이지만, 네 자신에게는 제일 실패한 작품이겠군.
내가 네 머리와 두 손을 이용해서 직접 이 세계를 파멸시켰으니까.
으하하하.”
꿈의 마왕이 두 손을 높이 올리더니, 무궁무진한 힘을 쏟아냈다.
산천을 뒤집고, 바닷물이 거꾸로 흐르게 하는 힘.
건곤을 뒤집고, 시공간을 뒤틀리게 하는 힘.
명계 아래에 있던 세상의 균열이 서서히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세상의 균열이 몇천 미터, 몇만 미터, 몇십만 미터, 몇백만 미터, 몇천만 미터 상공까지 떠올랐다.
세상의 균열은 허공에 떠오를수록 점점 더 넓게 퍼지고 있었다.
“숙주 두변, 네 세상이 파멸하는 걸 보니 속이 타겠구나. 천 번 죽어 마땅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심정이지?
고작 네가 내게 패를 다 까고 달려들어? 끝이 어떨지 알면서도 나와 한번 싸우고 싶고, 이 세상을 구하고 싶다?
정말 백일몽을 꾸고 있는군.
위대한 개미, 나와 함께 너의 세계를 파괴하자.”
꿈속 마왕의 천 미터 높이의 거대한 몸이 끊임없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두변과 거룡도 마왕의 뒤를 쫓아 하늘로 날아올랐다.
두변의 머릿속에 있는 꿈속 시스템 빛 두 줄기가 두변과 거룡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었다.
“하하. 네가 이 거룡의 혼백을 해방시켰을 때, 아주 큰 성취감을 얻었겠지. 하지만 그것 또한 나의 음모였다.”
꿈속 마왕과 두변, 그리고 거룡은 더욱 더 높이 날아올랐다.
세상의 균열이 있는 제일 높은 상공까지 날아오른 뒤, 꿈속 마왕이 거대한 손을 균열 안으로 뻗어서 균열을 있는 힘껏 찢어서 벌렸다.
“두변 숙주, 네 거룡과 함께 이 세계의 균열을 찢자. 내 고향에 있는 악마들이 이 세계로 들어올 수 있게, 네가 네 손으로 이 세상을 파괴해라.”
두변은 꿈속 시스템에게 몸과 정신의 통제권을 빼앗긴 터라, 시스템이 거룡을 조종하는 것도 막지 못했다.
거룡은 거대한 앞발을 세상의 균열 안으로 집어넣더니, 꿈속 마왕처럼 있는 힘껏 균열을 찢었다.
꿈속 시스템이 두변과 거룡을 완전히 통제하면서, 거룡의 두 눈은 더 이상 귀화가 아니었고, 마왕의 눈동자처럼 공허했다.
이 세계의 최종급 힘을 가진 자들이 지금 엄청난 힘으로 세상의 균열을 더 우악스럽게 찢고 있었다.
균열이 점점 더, 점점 더 커져갔다.
슉, 슉, 슉, 슉.
무수히 많은 악마가 거대한 균열을 비집고 나오더니, 유성우처럼 하늘에서 땅으로 쏟아졌다.
“숙주 두변, 너의 세상이 곧 멸망할 것이다. 눈을 똑바로 뜨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본 뒤에 죽어라.
이 세상을 구해보겠다는 꿈을 꿔? 어떨 땐 위대함이 무지함과 다를 바가 없지.”
두변은 몸과 정신을 완전히 통제당하는 상태인지라, 살아있는 시체나 다름없었다.
그는 눈을 뜬 채로 거룡이 세상의 균열을 거침없이 찢고, 악마들이 몰려오는 걸 보고만 있어야 했다.
두변의 머릿속에 글랜시스 교황의 말이 떠올랐다.
‘얘야, 세상을 구하는 일은 실패해야 정상이고, 성공하는 게 이상한 거다.’
두변이 갑자기 물었다.
“꿈속 마왕, 사신 아누비스가 내게 준 상고 시대 용의 혈맥을 기억합니까? 진짜 용의 혈맥 말입니다.”
마왕이 냉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당연히 기억하지. 그건 진짜 용의 혈맥 수준이 아니라, 용왕의 혈맥이다. 지금 네가 조종하고 있는 이 거룡도 용왕의 백성일 뿐이지. 네 몸에 상고 시대 용의 혈맥이 있기 때문에 이 거룡을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결국 혈맥에 불과하지. 내가 너의 혼백을 완전히 봉쇄한 터라, 상고 시대 용의 혈맥이 네 혼백과 섞이는 건 불가능하다.”
두변이 중얼거렸다.
“어쩐지. 그래서 상고 시대 용의 혈맥이 내 몸에 들어오고 나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거였어.”
꿈속 마왕이 말했다.
“내게 필요했던 건 용왕의 혈맥을 가진 자의 몸이었다. 그 이상은 필요 없어. 네가 용왕의 혈맥과 결합하는 걸 내가 왜 허락해줘야 하지?”
바로 이때, 두변이 담담하게 말했다.
“마왕, 어쩌면 당신이 이번 전투에서 패배하겠군요.”
바로 이때, 두변의 몸에서 금빛이 솟아올랐다.
바로 먼 옛날 상고 시대 용왕의 기운이었다.
용왕의 혈맥 금빛이 빠르게 두변의 온몸을 감쌌고, 이내 거룡의 골격까지 감쌌다.
거룡은 순식간에 금빛 거룡이 되었다.
꿈속 마왕이 경악했다.
“안 돼! 말도 안 돼! 네 혼백이 상고 시대 용의 혈맥과 융합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혈맥을 통제할 힘을 가진 거야. 말도 안 돼!”
“맞습니다. 내 혼백은 용왕의 혈맥과 결합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두헌의 혼백이 용왕의 혈맥과 합체했습니다.”
두변이 대답했다.
“두헌, 그 몸의 원래 주인. 그자의 혼백은 완전히 백지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텅 빈 혼백이라고.”
마왕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두헌의 혼백이 깨끗하게 씻겨서 완전히 공백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두헌의 감정은 여전히 내게 남아 있었습니다. 이 세계에 대한 사랑, 유모와 두평아를 향한 애정 말입니다. 그래서 글랜시스 교황께서 나를 믿으신 거고, 나는 두헌을 믿은 겁니다.”
용왕의 금빛 힘이 거룡의 몸 전체를 휘감자, 거룡의 눈빛이 공허함에서 금빛으로 변했고, 이어서 통제권을 그대로 되찾았다.
금빛 거룡의 몸집이 서서히 거대해지기 시작했다.
500미터 길이의 거룡은 600미터, 700미터, 800미터, 900미터까지 커졌다.
“함께 죽자. 꿈속 마왕! 이번에도 내가 세상을 구하겠다.”
두변, 두헌, 상고 시대 용왕의 혈맥, 거대 거룡이 완전히 하나가 되면서 극강의 힘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꿈속 마왕을 향해, 세상의 균열을 향해, 그리고 무수히 쏟아지는 악마를 향해 돌진했다.
모든 것이 충돌하는 순간, 모든 것이 파괴되어 사라졌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절멸했다.
백여 일 전, 성화교 공중 궁전 폐허 안.
두변은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한 뒤, 마지막 관문에서 뱀의 몸을 가진 미인에게 질문을 받았다.
“현재를 선택할 건가요, 미래를 선택할 건가요?”
어떤 선택을 하든, 두변은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고, 글랜시스 교황의 계승을 받고, 상고 시대 용의 혈맥을 받을 수 있었다.
두변은 현재와 미래,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다.
두변이 어떤 선택을 해도 세상의 결말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당시 두변은 현재를 선택했고, 그 뜻은 미래를 포기한다는 뜻이었다.
글랜시스 교황이 세 번째 관문에서 두변에게 현대 지구의 부인과 딸을 보여줬다.
그래야만 두변이 제4 관문에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할 것 같아서였다.
천칭의 왼쪽은 현재로, 대녕 제국, 부인들, 아이들, 그리고 자신의 이상과 위업이 있었다.
천칭의 오른쪽은 미래이고, 21세기 미래와 자신의 약혼녀와 딸 한 명이 있었다.
두변은 선택을 내릴 때 죽기보다도 괴로웠다.
그는 어떤 선택도 내리고 싶지 않았다.
대부분의 선택 문제 중, 완벽한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나쁜 선택이거나 더 나쁜 선택만 남을 뿐.
그래서 두변은 현재를 선택했다.
현재도 원하고, 미래도 원하니까.
미래를 선택해버리면 지금 당장의 현재가 파괴되고, 미래가 되어서 어떤 이유로 미래가 파괴될 것 같았다.
그래서 두변은 어쩌면 미래를 구할 방법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현재를 선택했다.
두변, 두헌, 상고 시대 용의 혈맥, 거대 거룡이 하나의 힘으로 합쳐져서 세상의 균열, 꿈속 마왕, 그리고 무수히 많은 악마와 충돌했다.
충돌과 함께 폭발이 일어났고, 꼭 두 행성이 충돌하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가져왔다.
폭발하면서 번쩍인 빛은 태양보다 몇백 배는 더 밝았다.
폭발은 3만 킬로미터 상공에서 일어났는데, 어두컴컴하던 세상이 순간적으로 환해졌다.
폭발로 인해서 하늘 전체가 사람이 실명할 정도로 밝아졌다.
조금 전, 꿈속 마왕이 세상의 균열을 찢고, 이계 차원의 악마가 홍수처럼 지구로 쏟아질 때, 현실 세계에 끔찍한 변화가 생겼다.
무수히 많은 동물이 순식간에 마화 되었고, 무수히 많은 귀혼이 지하에서 지상으로 기어 올라왔다.
백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땅이 순식간에 이변을 겪은 것이다.
하지만 거룡이 세상의 균열에 충돌하고, 꿈속 마왕과 충돌한 그 순간, 지상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대재난은 순식간에 끝났다.
마화 되었던 동물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지하에서 기어 올라온 귀혼들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현실 세계가 완전히 깨끗하게 정화되었다.
대충돌이 일어난 순간은 단지 찰나의 순간으로, 0.01초도 안 되는 시간이었다.
이 짧은 찰나에 두변은 소멸되고 말았다. 소멸되는 그 순간, 두변은 꿈속 마왕과 긴 교감을 나누었다.
마왕이 물었다.
“숙주, 네가 옳은 선택, 위대한 선택을 한 것 같으냐? 동귀어진, 위대한 희생 말이다.”
두변이 대답했다.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은 것뿐이죠.”
“아니지. 넌 최악의 선택을 했다. 넌 이 지구를 구한 건 맞지만, 너도 알다시피 이 지구는 파생된 지구다. 이곳은 지구의 본체가 아니야.”
두변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1600년 전, 마족의 지구 대침략이 실패하면서 그때 지구의 기원에 분기점이 생겼고, 파생된 차원이 생겼다.
그 파생된 차원의 지구가 바로 대녕 제국이 존재하는 지구이고, 21세기의 지구가 진정한 본체이다.
꿈속 마왕이 물었다.
“이 파생된 지구를 구한 결과가 뭐인 줄 아느냐?”
“알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네 머리 위에 떠 있던 그 차원은 우리의 모성(母星)이 아니야. 우리의 모성은 아주 오래전에 이미 파괴되었지.”
“당신들은 더 강해지기 위해서 계속해서 새로운 차원을 침략하고, 새로운 별을 점령했습니다. 점령한 별에서 몇천 년 동안 살면서, 그 별에 있는 모든 자원을 한 톨도 남김없이 뽑아 쓴 뒤에 그 별을 죽은 별로 만들어버리죠. 그리곤 그 별을 버리고 또 다른 별을 침략하러 가고요. 당신들은 우주의 메뚜기입니다.”
꿈속 마왕은 두변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화제를 전환했다.
“조금 전에 내가 세상의 균열을 찢을 때, 네가 나를 막지 않았다면 이 파생된 지구가 파괴되었을 것이다. 대녕 제국이 존재하는 차원이 파괴되는 대신, 현대 지구는 안전해졌겠지. 우리는 이 차원의 모든 힘을 빨아들인 뒤에야 현대 지구를 침략하러 갔을 테니 말이야. 이 차원이 파괴된다면, 현대 지구는 적어도 100년은 더 존재했을 것이다.”
두변은 꿈속 마왕의 말을 잠자코 듣기만 했다.
“그런데 네가 파생된 지구를 구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현대 지구를 파괴한 것이나 마찬가지지.”
두변은 여전히 조용했다.
“내 천년 계획이 이렇게 수포가 되었고, 운명의 마왕에게도 지게 만들다니.”
꿈속 마왕이 말했다.
운명의 마왕?
꿈속 마왕의 목소리가 격앙되면서 비분함이 묻어났다.
“내 일생의 사명이었다. 일천 년이 넘는 계획이었다고. 너 때문에 내가 막강한 상대였던 운명의 마왕에게 졌고, 이젠 운명의 마왕이 지구의 지배자가 될 것이다.
지구가 최소 100년은 더 보존될 수 있었는데, 네가 그걸 다 망쳤어. 네가 운명의 마왕과 그의 불사마족(不死魔族)이 지구를 지배하게 만든 거라고.”
두변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두변과 글랜시스 교황은 이런 결말이 될 걸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글랜시스 교황은 더 비관적이었다.
그는 현재와 미래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라고 생각했고, 현재를 선택하면 미래가 파멸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두변은 현재와 미래를 다 구하고 싶었다.
두변과 꿈속 마왕이 대화한 시간은 무척 긴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0.01초에 불과했다.
0.01초가 지나자, 경천동지의 폭발이 일어났다.
두변의 몸과 거룡의 몸, 꿈속 마왕의 몸, 그리고 이 차원으로 넘어온 악마들의 몸이 일순간 소멸되었다.
두변이 소멸하던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한 장면이 박제되었다.
글랜시스 교황의 시험에서 본 게 전부였지만, 그의 머릿속에 약혼녀 임야소, 딸 두효가 나타났다.
딸아이는 무척 연약하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임야소는 아름다운 얼굴이 절망으로 가득 차서, 창가에 걸터앉아서 금방이라도 뛰어내릴 자세로 두변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내가 당신을 찾으러 왔어요.”
두변의 마음속에 미안한 감정이 홍수처럼 밀려왔다.
“미안해, 내 사랑. 미안해, 나의 아가 효효.”
미안해.
미안해.
두변은 그렇게 온몸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소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