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관무제-569화 (569/648)

569장: 평범한 시스템

‘주인님, 세상의 종말이 도래했을 때, 하늘을 뒤덮었던 다른 차원을 보셨습니까?’

두변은 파생된 지구에서 다른 차원의 세계를 보았었다.

그 차원의 세계는 무척 강하고 발달된 곳이었으나, 모든 에너지를 다 쓴 것처럼 거의 죽은 행성과 비슷했다.

시스템이 말했다.

‘인간의 뇌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른 차원에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죠. 지루하고 복잡한 숫자 계산을 할 때, 사람의 뇌는 광컴퓨터만큼 빠르게 계산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 차원의 사람들은 이능(異能) 광컴퓨터 시스템을 만들어서 보조 용도로 사람의 뇌에 이식했습니다.’

두변이 물었다.

‘이능 광컴퓨터 시스템? 이능으로 슈퍼 광컴퓨터를 만들 수 있단 말이야?’

‘네, 그리고 사람의 정신력을 동력원으로 쓰고 있습니다.’

‘내가 본 이계 차원에서는 모두가 이런 이능 광컴퓨터 시스템을 뇌에 이식했다고?’

‘그건 당연히 아니죠. 소수의 사람만이 이능 광컴퓨터 시스템을 쓰고 있습니다. 일반인은 이 시스템을 감당할 정신력이 안 되거든요.’

‘그럼, 대녕 제국 차원에서는 꿈속 시스템이 제공한 정신력으로 네가 운행된 건가?’

‘네. 제가 지금 다시 가동된 건, 주인님이 제가 가동될 만큼 강한 정신력을 얻게 되어서입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지하고, 내게 임무를 주고, 임무 노선을 짜는 기능도 다 네가 한 거냐?’

‘그건 아닙니다. 저는 평범한 시스템일 뿐,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지도, 임무를 만들지도 못합니다. 저는 단순한 보조 시스템이고, 말씀하신 기능은 전부 꿈속 마왕의 능력입니다.’

‘네가 할 수 있는 건 뭐야 그럼.’

‘저는 평범한 시스템이라 주인님을 위해 계산하고, 객관적인 사실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주 특수한 상황 덕분에 꿈속 마왕이 없는데도 제 능력이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무슨 말이야 그게.’

‘주인님께서 상고 용왕의 정신 기억을 얻지 않았습니까. 이건 엄청나게 방대한 정신 데이터베이스이고, 이 안에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한 정보가 들어있습니다. 세계의 기밀, 에너지에 관한 기밀 같은 거죠. 주인님도 이젠 제가 이능 광양자로 만들어졌다는 걸 아시겠죠? 그러니까 저를 구성하는 이능의 등급이 고급일수록 제가 더 강해진다는 얘기죠. 지금 저를 구성한 이능은 상고 용왕의 정신 에너지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봐.’

‘예를 들면, 예전에 주인님께서 정신력을 얻으면, 주인님의 정신력만 증강할 수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아예 다른 사람의 정신 속성을 복제하실 수 있습니다.’

두변이 화들짝 놀랐다.

정신 속성을 복제할 수 있다는 건 어마어마한 능력이 아닌가.

괴물 엽해당은 소리 없이 사람을 움직일 수 없게 할 수 있고, 소리 없이 사람을 죽였다.

이건 고급 괴물, 그것도 희귀한 고급 괴물만 가진 정신 공격 능력이다.

대녕 제국 차원에서는 다른 사람의 정신 속성이나, 정신 공격 자체를 복제하는 능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두변이 말했다.

‘그러니까, 내가 엽해당의 정신력 결정체를 얻은 뒤로는 나도 엽해당의 정신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거야?’

시스템이 대답했다.

‘맞습니다. 주인님은 엽해당의 정신력을 얻었으니, 그 정신력으로 주인님의 정신력 수준을 높일 수도 있고, 상고 용왕의 기억을 활성화 수도 있고, 엽해당의 정신 속성을 복제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신력으로 상고 용왕의 기억을 얼마나 활성화할 수 있지?’

‘음, 1000분의 1 정도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상고 용왕의 정신 기억에 있는 게 엄청난 건가?’

‘아주 고급인 데다 신비롭고, 우리 차원보다 훨씬 더 앞서간 문명의 것입니다. 주인님, 세상을 구하시려는 겁니까? 상고 용왕의 정신 기억은 끝도 없는 보물창고이자, 주인님께서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근간입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너무 약해서, 아직 상고 용왕의 기억을 쓸 일이 없는 거지? 그럼 지금 얻은 정신력으로 내 정신 수준을 높이고, 엽해당의 정신 속성과 정신 공격을 복제해도 되나?’

‘만약 지금 얻은 정신력을 정신 수준 향상에 전부 다 쓴다면, 주인님은 13급 정신사가 될 수 있습니다.’

13급 정신사?

영주 능매는 9급 무사이고, 빙계성 임 장로도 12급 무사인데, 두변은 엽해당의 정신력으로 한 번에 13급 정신사가 될 수 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근접전을 펼치는 전사보다 주술사나 법사가 더욱 희귀하고 강하다.

시스템이 말했다.

‘하지만 주인님께서 엽해당의 정신 속성과 공격 방식을 복제하신다면, 나머지 정신력으로 8급 정신사까지 향상 가능합니다.’

‘그럼 엽해당의 정신 속성과 공격 방식을 복제하고, 나머지를 정신 향상에 써줘.’

‘알겠습니다, 주인님.’

시스템이 분주하게 일하기 시작했다.

시스템은 엽해당의 강력한 정신력을 분할해서 엽해당의 정신 속성과 공격 방식을 두변에게 복제하고, 남은 정신력으로 두변의 정신력 수준을 향상했다.

정신력 분배가 끝나자, 두변은 주위가 점점 더 선명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옆에 있는 두효와 영주 능매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시스템이 일을 끝냈다.

두변은 8급 정신사가 되었고, 엽해당의 정신술(定身術)과 여귀색명(厲鬼索命)을 익혔다.

‘주인님, 제가 지금 동력원으로 쓰고 있는 건 주인님의 정신력이지, 예전처럼 꿈속 마왕의 정신력을 쓰는 게 아닙니다. 꿈속 마왕의 정신력은 무한대이지만, 주인님의 정신력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절전모드로 전환할 테니, 제가 필요하실 때 절 불러주십시오.’

두변이 물었다.

‘앞으로 너는 상고 용왕의 정신 에너지 시스템인 거지?’

‘네, 맞습니다.’

‘잠깐, 질문이 하나 더 있어. 꿈속 마왕이 내 머리를 떠나긴 했지만, 혹시 네 시스템에 백도어 같은 걸 만들어두지 않았을까?’

두변이 말하는 백도어는 언제든 시스템을 침투할 수 있는 백도어이자, 바이러스를 침투시킬 수 있는 백도어를 뜻한다.

‘주인님, 지금 저를 구성하는 이능은 전부 상고 용왕의 정신 에너지입니다. 상고 용왕의 에너지는 모든 문명을 앞선 첨단 에너지인지라, 그럴 가능성은 아예 없습니다.’

두변이 더는 질문을 하지 않자, 시스템은 조용히 절전모드에 들어갔다.

두변은 눈을 뜨지 않고 계속해서 생각했다.

‘시스템의 말이 진짜일까? 이것도 마왕의 음모 아닐까?’

하지만 두변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럴 가능성은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대폭발이 일어났을 때, 두변은 혼백까지 완전히 소멸할 뻔했다. 그가 다시 깨어날 수 있었던 건, 온전히 상고 용왕의 첨단 정신력 덕분이었다.

두변이 눈을 떴다.

엽해당은 백골이 되어 두변의 눈앞에 남겨졌다.

두변은 본능적으로 시스템에게 엽해당의 무덤이 어디 있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꿈속 마왕처럼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서 시스템을 깨우지 않았다.

“아빠,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적어도 엽해당 아줌마는 이미 해탈했잖아요. 우리 같이 엽해당 아줌마를 묻어줘요.”

두효가 두변을 위로하자, 두변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엽해당의 백골을 땅속에 묻은 뒤, ‘엽해당의 무덤’을 새긴 묘비를 세웠다.

두변이 오랫동안 묘비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한때 날 좋아해 줘서 고마워. 내가 꼭 복수해줄게.”

능매가 오토바이에 두변과 두효를 태우고 풍엽영 취락으로 돌아왔다.

“능매, 태강 대제는 천천히 궐기한 겁니까, 아니면 갑자기 궐기한 겁니까?”

두변이 물었다.

“어느 순간 갑자기 궐기했어요. 지구의 모든 국가가 세상의 종말이 도래한 지 1년 만에 전멸했어요. 그리고 3년 만에 3분의 2에 달하는 인구가 죽었고요. 그때 우리에겐 아무런 희망도 없었고, 비축한 식량까지 동났었어요. 불사족이 전 세계 곳곳을 차지해서 우린 갈 곳도 없었어요. 그런데 그때 갑자기 태강 대제가 변이과를 가지고 나타났죠. 태강 대제가 대피소를 만들었고, 강력한 무공으로 불사족을 무찔렀죠. 이 상황에서 생존한 인류는 전부 태강 대제의 밑으로 모였고, 태강 대제는 2년 만에 태강 제국을 건립했어요.”

능매가 상세하게 대답했다.

“태강 제국은 얼마나 큽니까?”

두변이 물었다.

“약 23만 제곱킬로미터요.”

“대강 대제는 얼마나 강합니까?”

“엄청 강해요. 그가 몇 급 무사인지도 모르고요. 대제께서 공격하실 땐, 한 초식을 넘긴 적이 없어요. 인간이든 불사족 괴물이든, 상대가 얼마나 센 것과 상관없이 대제께서는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상대를 죽였어요.”

능매는 아주 빠른 속도로 오토바이를 운전했다.

풍엽영에 곧 심각한 골칫거리와 위험이 들이닥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빙계성 소성주 연벽이 죽었다.

그가 엽해당에게 잡혀서 움직일 수 없었던 건 맞지만, 결국 연벽을 죽인 건 두효였다.

그런데 임백년 장로가 그걸 목격하고 살아서 도망쳤고, 그는 분명 빙계 성주에게 모든 사실을 알릴 것이다.

능매는 빙계 성주 연진이 격노해서 풍엽영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죽일까 봐 더욱 속력을 올려서 달렸다.

영주 능매는 이보다 더 빠를 수 없는 속도로 풍엽영에 돌아왔지만, 그래도 임 장로보다 늦게 도착하고 말았다.

빙계성의 500명 전사가 능매의 풍엽영을 포위했다.

능매는 백 대가 넘는 오토바이, 십여 대 장갑차, 수십 자루 코일 건과 백여 명 고급 무사까지 동원된 걸 보고 사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걸 알아챘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작디작은 풍엽영을 수십 번이나 쓸고도 남을 정도였다.

가장 앞장 서 있던 중년 남자는 자동차가 아닌 말을 타고 있었다.

말도 변이된 건지, 평범한 말보다 훨씬 더 거대했다.

중년 사내는 얼굴이 야위었고, 눈이 깊게 파였으며, 코는 갈고리처럼 생겼다. 이 남자가 바로 빙계 성주 연진이었다.

그는 주위 수십 개 영지의 공동 성주이자, 수십 개 영지에서 제일 강한 무사였다.

엽해당을 급습하고, 결정체를 빼앗은 뒤에 으깨서 터트렸던 장로 임백년이 연진 성주의 옆에 서 있었고, 두변을 가리키면서 성주에게 귓속말했다.

“성주, 저기 병든 닭처럼 생긴 남자가 바로 괴물과 한패인 놈이고, 그 옆에 있는 남자의 딸이 성주의 아들을 죽였습니다.”

성주 연진이 말에 탄 채 앞으로 몇 걸음 옮긴 뒤, 두효를 내려다보면서 물었다.

“네가 내 아들 연벽을 죽였다고?”

두효가 깔끔하게 인정했다.

“네, 제가 죽였어요. 그 사람이 아빠를 급습했거든요.”

임백년 장로가 말했다.

“성주, 그게 다가 아닙니다. 저 남자는 괴물을 꼬드겨서 수천 명 사람을 죽였습니다.”

연진 성주가 엄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능매, 난 네가 반항을 하기도 전에 영지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

이건 성주가 허풍을 떠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었다.

풍엽영 취락의 전력은 코일 건 2자루, 아니, 이젠 1자루와 50명이 넘지 않는 전사가 전부였다.

그런데 그들이 연진 성주가 데려온 500명의 전사를 상대할 리 만무했다.

연진 성주가 말했다.

“능매, 이 부녀를 내게 넘기면, 이번 일은 풍엽영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하겠다. 만약 내 명령을 거역한다면,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이겠다.”

능매가 다급하게 한 걸음 내디디면서 말했다.

“성주,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연벽과 임백년이 먼저 우리를 급습해서…….”

“듣고 싶지 않다. 내가 묻고 싶은 건, 이 둘을 내게 넘겨줄 거냐? 넘겨주지 않는다면, 바로 무력을 동원하겠다.”

능매의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그녀는 도저히 이 어려운 선택을 할 수 없었다.

능매는 두변과 두효를 버릴 수도 없었고, 풍엽영의 주민들을 죽게 만들 수도 없었다.

그녀가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이 부녀를 넘겨드리는 대신, 저도 잡아가십시오. 저도 임백년과 연벽의 싸움에 참여했으니, 제게도 소성주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두변이 길게 한숨을 쉰 뒤, 앞장서서 말했다.

“능매 영주를 난처하게 만들지 마십시오. 우리가 알아서 나가겠습니다.”

두변이 슬며시 두효의 앞을 막아서는데, 두효도 앞으로 나와서 두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연진 성주가 두변을 노려보면서 물었다.

“이름이 뭐냐.”

“두야(杜夜)입니다.”

두변은 진짜 이름을 말하지 않고, 임야소의 이름에서 한 글자를 따서 두야라고 가명을 지었다.

연진 성주에게서는 강력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비유를 들자면, 연진 성주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대녕 제국의 대종사급 무도 강자와 맞먹었다.

세계 종말이 벌써 15년 전의 일이고, 15년 동안 이계 에너지가 미친 듯이 현대 지구에 떨어졌을 것이다.

현대 지구인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대종사급 무도 강자와 대등한 무도 수준을 갖추었다?

그게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이곳의 현기 농도가 대녕 제국보다 열 배는 더 짙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무수히 많은 이계 에너지와 악마의 침투 때문에 인간의 혈맥도 변이되었고, 변이 덕분에 강력한 무공 재능을 얻게 된 사람들이 늘었을 것이다.

연진 성주가 말했다.

“두야, 장로 임백년의 말로는 네가 그 여귀와 한패라던데, 할 말 있나?”

두변이 대답했다.

“없습니다. 하지만 그 여귀는 생전에 제 동급생이었고, 죽은 뒤에 여귀가 돼서 저를 찾아온 겁니다.”

이건 더 이상 비밀이 아닌지라, 풍엽영 사람들도 여귀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연진 성주가 말했다.

“그러니까, 여귀가 너를 찾기 위해서 내 영지의 천여 명 사람을 죽였다는 건가?”

두변이 미간을 찌푸렸다.

‘천여 명 사람을 죽인 죄목을 나한테 뒤집어씌우려는 건가?’

연진 성주가 말했다.

“두야, 너도 아버지고, 나도 아버지다. 네 딸이 나의 아들을 죽였고, 그 여귀가 너를 찾기 위해서 내 영지 사람 천여 명을 죽였으니, 이 빚은 네가 제대로 갚아야 한다.”

“성주, 이 빚을 제가 어떻게 갚으면 되겠습니까?”

두변의 물음에 연진 성주가 말했다.

“첫째, 여귀가 두 영지의 천여 명을 죽였으니, 네가 배상해야 한다.

그러니까 너는 오늘부터 난호영의 새로운 영주다. 지금 난호영에는 너와 네 딸이 전부지만, 3개월 안에 난호영을 1천 명 규모로 키워라.

만약 네가 3개월 안에 도망치거나, 3개월이 지났는데도 난호영의 규모가 1천 명이 안 되면, 난 능매와 풍엽영 사람들을 전부 죽이겠다.”

두변은 경악했다.

성주 연진은 두변을 죽이지 않고, 그를 새로운 영주로 책봉했다.

난호영은 엽해당이 그곳에 있던 사람을 모두 몰살했던 취락이었다.

이어서 성주 연진이 갑자기 검을 뽑더니, 임백년 장로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서걱.

임백년은 반응할 새도 없이, 영문도 모른 채 머리가 잘렸다.

연진 성주가 말했다.

“인류의 문명은 아주 위태로운 상태다. 그런데 임백년은 사람들을 단합시키진 못할망정, 성주와 취락 간의 사이를 틀어지게 했으니, 죽어 마땅하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지만, 이내 연진 성주를 경외감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두변도 연진 성주에 대한 인상이 확 바뀌었다.

연진 성주는 근본적으로 옳고 그름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이어서 연진 성주가 두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둘째, 네 딸이 내 아들을 죽였다. 이 일에도 시시비비가 있을 테고, 어쩌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내 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네 딸이 내 아들을 죽인 건 사실이니, 넌 나와 일대일 격투를 치러야 한다.

만약 내가 지면, 너는 빙계성의 새로운 성주가 되는 것이고, 만약 내가 이기면, 넌 죽은 목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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