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관무제-602화 (602/648)

602장: 차원의 문을 넘어

공중에서는 비행선 16척이 줄을 지어 진형을 이루며, 가만히 해수면 위에 떠 있었다.

그것들 앞에 더할 나위 없이 거대한 차원의 문이 떡하니 떠 있었다.

두변은 공중 전투함의 갑판 위에 섰다.

무사 군단 3만 명, 정예 병사 15만 명이 전부 각자의 비행선에서 꼿꼿하게 서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대단한 강적을 만날 것이다. 너희 20만 가까이가 나를 따라 원정에 나서지만 최후에 몇 명이나 살 수 있을지 차마 확신할 수가 없다!

너희가 모든 상상력을 다 펼쳐도 그 세계의 악마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너희는 심지어 전멸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나를 따라 원정에 나서겠나? 지금 돌아가도 늦지 않았다!”

근 20만 명이 아무도 돌아가겠다는 말이 없었다.

“아무도 물러서지 않아? 좋다!”

두변이 명령을 내렸다.

“초월을 시작한다!”

차원의 문은 몹시 거대해서 가장 큰 두변호 공중 전투함이 날아서 통과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두변은 여전히 조심스러워했다.

비록 그가 이미 차원의 문을 가로지른 적이 있다지만 20만 원정군이 초월하는 데에 실패하면 치명적인 재난을 맞을 것이다.

그래서 두변은 소형 비행기 하나를 보내서 먼저 차원의 문을 가로지르게 했다.

그 비행기를 조종하는 건 뜻밖에 유경왕국의 리안나 군주였다.

그녀는 본래 교룡호 전투함의 지휘관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교룡호가 너무 낙후되자, 동방 연합 제국과 대녕 제국이 연합해서 새로운 교룡호 공중 전투함을 만들었고, 리안나 군주는 그 교룡호 공중 전투함의 함장을 맡았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이미 동방 연합 제국의 상장군에 봉해졌다.

본래 이번 차원의 문을 초월하는 건 제국의 상장군인 그녀가 맡지 않아도 되지만 그녀는 천상 모험하는 걸 좋아했다.

지금 그녀가 조종하는 소형 비행기는 사실 비행기도 아니고 전투기도 아닌 것이, 그보다는 소형 비행선 같았다. 대략 십여 미터 길이에, 4미터가 넘는 너비, 3미터 높이, 그 위에는 소형 에너지포 세 대와 레이저포 한 대가 장착되어 있었다.

이것 역시 에너지 문명의 대폭발 시기가 가져다준 선물이었다.

핵심 정석 동력이 있으니 이 작은 비행기만 해도 엔진이 여덟 개나 들어갈 수 있었다. 만약 생활 물자를 충분히 실었다면 이 소형 비행선 하나만으로도 수천 킬로미터 이상을 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리안나 군주는 소형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차원의 문 앞으로 다가갔다.

이 차원의 문이 실로 너무 거대해서 소형 비행기 하나 정도야 점 정도로 보일 뿐이었다.

차원의 문과 아직 3미터 정도 거리가 남았을 때 리안나 군주는 멈춰서 말했다.

“폐하, 제가 초월을 시작하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두변이 말했다.

“초월을 허락한다!”

“3, 2, 1. 초월 개시!”

리안나 군주가 조종하는 소형 비행기는 힘차게 가속해서 곧바로 차원의 문 안으로 진입했다.

첫 번째 단계가 성공했다.

적어도 비행기는 곧바로 폭발하거나, 허공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어서 성공할지 여부는 리안나 군주가 그 비행기를 조종해서 대녕 제국 차원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달려 있었다.

모두가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고작 0.5초가 지난 뒤, 리안나 군주가 조종한 비행기가 곧바로 차원의 문 안에서 뛰쳐나왔다.

그런 뒤 그녀의 흥분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폐하께 보고드립니다. 차원의 문을 초월하며 오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분이 몹시 좋으며, 제게 어떤 부적절함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비행기에도 아무런 고장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또 소행 비행기 다섯 대가 차원의 문을 오가며 가로질렀지만 다들 무탈했다.

이윽고 두변은 공중 비행선 16척에게 초월을 시작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번에도 가장 먼저 리안나 군주가 조종하는 교룡호 공중 전투함이 천천히 차원의 문을 가로질렀다.

모든 이의 긴장하는 눈빛 속에서 교룡호 공중 전투함은 아주 조금씩 차원의 문 속으로 사라졌다.

두변은 방청의, 예상, 기음음 등을 데리고 차원의 문을 날아서 들어갔다.

휙!

찰나의 시간이 지난 후, 방향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면서 두변 등은 연옥탑 제6층에 나타났다.

“악!”

갑자기 방청의가 처참하게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방청의는 강력한 무언가에 제압당한 것처럼 곧바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입 안에 악마의 송곳니가 끊임없이 자라나고 귀가 점점 더 뾰족해지면서 극도로 고통스러워했다.

방청의가 큰소리로 외쳤다.

“두변, 빨리 날 데리고 이곳을 떠나요. 못 견디겠어요. 이곳이 날 너무 억눌러요!”

역시나 이 연옥탑은 용족의 지반이었다.

방청의의 몸에 있던 악마의 혼백은 비록 떠났지만 그녀의 몸은 안부터 밖까지 모두 개조를 거쳐서 악마의 기운이 충만했다. 그러니 이 탑에 들어온 뒤, 즉시 강렬한 탄압을 받게 된 것이다.

그건 두변에게 좋은 소식이었다. 적어도 악마가 이곳에 침입하기에는 몹시 어렵다는 말이니까.

방청의가 큰소리로 외쳤다.

“두변, 어서, 어서 날 데리고 이곳을 떠나라고요!”

두변이 그녀를 안고서 곧바로 제6층 연옥탑 밖으로 나갔다.

방청의는 연옥탑을 떠나고 나서야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몹시 고통스러워했다.

방청의가 말했다.

“이 탑의 기운이 뻗치는 범위에서 벗어나요. 아직도 못 견디겠어요.”

장장 백여 리나 벗어난 뒤에야 방청의는 두변의 품에서 내려와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뒤 두려움을 느끼는 듯이 수천 미터 높이의 거탑을 올려다봤다.

그녀가 물었다.

“태강 제국은 어디 있어요? 난 이 요상한 곳을 멀리 벗어날수록 좋겠어요.”

두변이 쭉 동쪽으로 2백여 리를 가라고 말했고, 방청의는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날개를 펼치고 태강 제국의 제도로 날아갔다.

두변은 연옥탑 제6층으로 돌아갔다. 교룡호 공중 전투함이 가만히 공중에 멈춰있었다.

두변은 눈을 감고 상고 시대 용왕의 정신력에 진입한 다음에 연옥탑 제6층과 교류를 시작했다.

그렇다. 이제 두변은 연옥탑과 교류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 악몽 대제는 가장 높은 제5층까지 통제했다. 그래서 연옥탑 전체의 권한은 그에게 돌아갔다.

그런데 지금 두변은 제6층의 시험을 완성했다. 이에 6층 이하의 권한과 시험 규칙은 전적으로 두변의 소유가 되었다.

“연옥탑 제6층은 창문을 열어라. 길이 3백 미터, 너비 3백 미터로 만들어라!”

그 순간 연옥탑 제6층 벽에 길이와 너비 모두 3백 미터의 거대한 창문이 나타났다.

“교룡호 전투함은 연옥탑 밖으로 나가도 된다.”

리안나 군주가 조종하는 교룡호 공중 전투함이 천천히 그 거대한 창문을 통해서 연옥탑 밖으로 날아갔다.

그때 바깥은 손을 내밀어도 손가락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이어서 공중 비행선들이 연달아 대녕 제국의 차원에서 연옥탑 제6층까지 날아온 다음에, 거대한 창문을 통해 바깥의 하늘로 날아가서 어두운 밤하늘에서 대열을 지었다.

무려 네 시간여가 지난 뒤, 대녕 제국의 비행선 16척이 모두 초월을 완료했다.

두변은 연옥탑의 제6층 안으로 돌아가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차원의 문을 닫아야 했다.

그걸 어떻게 닫을까?

몹시 간단하게도 에너지 배열 정보의 마지막 한 단락 배열만 분해하면 그만이었다.

억대의 에너지 정보 배열 조합으로 구성된 차원의 문은 한 단락의 정보만 틀려도 즉시 차원의 문 전체가 무너지며 사라졌다.

연옥탑 제6층은 전처럼 혼돈의 모양새로 돌아왔다.

나중에 두변이 다시 차원의 문을 열고 싶다 해도 몹시 간단한 일이었다. 마지막 에너지 배열 조합 한 단락을 바꾸기만 하니까.

“차원 원정군은 출발하라. 태강 제국 수도로 진입한다!”

두변의 명령이 떨어지자 대형 비행선 16척이 위풍당당하게 태강의 수도로 날아갔다.

황금 지팡이를 손에 쥔 두변은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운명 대마주 군단, 너희에게 최후의 순간이 왔다!

그와 같은 시각.

운명 대마주의 4천만 군단이 암흑의 파도처럼 사방팔방에서 태강 제국을 포위하며 사납게 밀려들어갔다.

악몽 태자가 악몽 제국 군단을 거느리고 동쪽으로 들이닥쳤고, 약탈자 연맹의 대원수는 약탈자 군단을 거느리고 북쪽에서 들이닥쳤다.

꼭두각시 부족의 대추장은 꼭두각시 군단을 거느리고 서쪽에서 들이닥쳤고, 막한 여왕은 3천 5백만 불사족 군단을 거느리고 남쪽에서 미친 듯이 들이닥쳤다.

대지의 균열을 통해 악마 군단 몇만이 지하를 뚫고 나와서 사악한 날갯짓을 하며 태강 제국으로 날아왔다.

운명 대마주가 담담하게 말했다.

“두변, 네 최후의 날이 왔다! 이렇게 되면 내 연극은 물거품이 되니, 너무나 아쉽구나.”

막한 여왕이 이를 부득부득 갈며 말했다.

“두변, 네 최후의 날이 왔다. 내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겠다!”

두변이 20만 정도의 차원 원정군을 거느리고 태강 제국 제도에 진입했을 때, 비길 데 없는 파문을 일으켰다.

태강 제국에 남은 30여만 명은 광란의 기쁨에 휩싸였다. 물론 그건 어떻게 보면 심리적인 위안에 불과했다.

그들이 본래 15만 군대를 보유했으니, 두변이 데려온 20만 정도를 더해도 고작 군대 30여 만에 불과했다.

이 병력으로 적의 4천만 군단을 상대해야 하니, 양쪽의 극도로 현저한 세력 대비는 결코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외로움과 절망에 빠져서 고군분투하려고 할 때, 지원하러 와준 맹우가 있다는 건 매우 아름다운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언니…….”

대녕의 두효는 지구의 언니 두효를 보자, 쏜살같이 달려가서 언니의 품에 안겼다.

지구 언니 두효는 잠시 당황하고는, 제 품 안의 어린 소녀를 바라봤다.

이 소녀는 자신과 생김새가 많이 닮았다. 단지 소녀에게 아직 조금 더 젖살이 남았고 키가 좀더 작을 뿐이었다.

대녕의 두효가 말했다.

“언니는 키가 몹시 크고, 말랐네요……. 언니 이름도 두효, 내 이름도 두효예요. 그래서 아빠가 앞으로 언니를 수효, 나를 반효라고 부른대요!”

만나자마자 소녀는 쫑알쫑알 말을 한 무더기나 쏟아냈다. 언니는 한마디 대꾸할 새도 없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지구의 두효가 입을 열었다.

“너는 아직 어려서 앞으로 더 클 거야.”

대녕의 두효, 반효가 소년 하나를 끌고 걸어와서 그의 얼굴을 쥐며 말했다.

“괴짜 두백, 큰누나라고 불러.”

두백은 몹시 낙담한 상태였다. 악마 백작의 통제를 받은 상태에서 아버지에게 몹시 불경한 말들을 했기 때문이다. 비록 그 모든 게 자기 뜻이 아니었더라도 제 입을 통해서 나온 건 맞으니까.

그러니 최근 그는 쭉 의기소침해 있었다.

두백은 원래도 괴팍하고 냉랭한 성격이었는데 악마 백작이 그의 몸을 조종해서 그런 짓을 벌인 뒤로, 더더욱 사람들에게 아는 체를 하고 싶지 않았다.

대녕의 두효, 반효가 말했다.

“너 뭐 해? 이쪽은 네 큰누나야. 나는 네 둘째 누나고. 너 설마 우리 앞에서 거드름을 피우려는 거야? 너 잘생겼다고, 네가 무도 천재라서 네가 대단한 것 같아? 내 무공이 너보다 못해도, 널 때리고 싶으면 때릴 거야. 난 네 누나거든!”

“유치하기는.”

두백이 그녀를 흘겨보았다. 그렇다고 해도 둘째 누나가 극도로 잘생긴 자신 얼굴을 만지작거리도록 내버려두었다.

반효가 남동생의 콧구멍을 들어올리면서 말했다.

“언니, 이거 봐요. 세상은 정말이지 불공평하다고요. 두백은 남자인데도 여자보다 더 예쁘게 생겼어요. 이렇게 돼지코를 해도 눈에 거슬리지 않잖아요.”

두백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둘째 누나가 자신의 얼굴을 어찌 만져도 내버려 두었다.

지구의 두효는 살짝 웃은 뒤, 다정한 눈빛으로 동생들을 바라봤다.

마음이 조금 복잡했다.

엄마 편에 서자면 아버지가 일편단심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줄곧 외롭게 자란 그녀에게 동생들이 생긴다는 건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태강 제국에 있던 사람들과 대녕 제국에서 넘어온 양쪽 진영은 식사를 한 후, 아이들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휴식을 취할 시간 없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

비행선 16척으로 운반된 무기들을 전부 내려놓은 뒤, 방어 병력을 배치해야 한다.

어느 위치에 에너지포를 놓을지, 어느 위치에 자외선포를 놓을지, 또 어느 위치에 레이저포를 놓을지, 다 정확하게 배치해야 했다. 그렇게 해야만 최대의 위력을 발휘할뿐더러, 입체적인 방어망을 만들 수 있다.

30여만 대군은 다들 1분 1초를 다투며 작업했다.

천지를 뒤덮을 정도로 수많은 적군이 태강 제국의 수도에 점점 더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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