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3장: 약탈자 연맹의 착각
황궁의 대전 안.
두변은 높은 황좌 위에 앉았고, 아래에는 천여 명이 질서정연하게 서 있었다.
그중 태강 제국의 고위층은 2백 명이고, 나머지 8백 명은 전부 차원 원정군의 고위층이었다.
제1 원수 이사사가 전쟁 전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
“폐하, 저희 5만 명 무도 군단에서 절정 고수의 분포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옥자 정상 등급의 고수는 한 명, 방청의입니다.
무성 등급 고수는 두 명, 폐하와 이사사 원수입니다.
반성 등급 고수는 두 명, 제5 원수, 제7 원수입니다!
무존 등급 고수는 39명입니다. 그중 태강 제국의 고수는 25명, 차원 원정군은 14명입니다.
대종사 등급의 고수는 900명인데 그중 태강 제국의 고수가 30명, 차원 원정군이 600명입니다.
저희 쪽 대종사 등급 이상의 고수는 대략 천 명 정도라서 적군의 수보다 훨씬 적습니다! 특히 연옥자 이상의 고수, 무성 등급 이상의 고수는 저희 쪽이 절대적인 열세에 처해 있습니다.
적군은 예측에 따르면 적어도 열반자 등급의 고수가 한 명이 있고, 연옥자 등급의 절정 고수가 네 명 이상, 무성 등급의 고수가 백 명이 넘을 겁니다.”
두변은 진지하게 보고를 들었다.
이사사가 보고한 적군의 절정 무사에 관한 평가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고 말할 수 있었다. 사실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두변은 손에 황금 지팡이를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내가 할 말은 똑같다. 우리는 이길 수 있다!”
제1 원수 이사사가 말했다.
“이어서 폐하와 대인들께 네 방향에서 돌진해오는 적군의 구체적인 방향과 우리와 남은 거리를 보고드리겠습니다.
북쪽에 있는 약탈자 군단 백만은 저희와 아직 5백 리 거리에 있습니다. 40시간 뒤에 성 밑에 들이닥칠 것으로 예측됩니다.
서쪽에 있는 꼭두각시 군단 5백만 명 가운데 인간 꼭두각시는 대략 50만이고, 나머지 4백여 만은 전부 각양각색의 변이한 괴수들입니다. 우리와 1천 3백 리 거리에 있습니다.
남쪽에 있는 3천 5백만 불사족 군단은 끝도 없이 펼쳐져서 진격하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무리는 저희와 고작 1천 9백 리 거리에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불사족 군단은 속도가 몹시 빠르기 때문에 며칠 안에 전장에 도착할 겁니다.
동쪽 방향에 있는 악몽 제국의 무사 30만은 현재 위치를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은 극도로 강한 데다가, 비행하는 탈것이 있어서 언제든지 전장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운명 대마주 휘하의 5만 악마 군단은 현재 위치를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은 속도가 더 빨라서 마찬가지로 언제든 전장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두변이 물었다.
“즉 이르면 40시간 뒤에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말이군. 제도의 방어 진지는 전부 타탕하게 준비되었나?”
“폐하께 보고드립니다. 전부 배치 완료되었습니다!”
“모든 병사는 무기와 핵심 에너지를 전부 장착 완료했나?”
“폐하께 보고드립니다. 전부 배치 완료되었습니다!”
두변이 말했다.
“우리는 이미 모든 준비를 끝냈다. 그렇다면 나머지 시간은 잘 쉬면서 전쟁이 도래하기를 기다린다!”
“존명!”
천 명이 일제히 외쳤다.
태강 제국에 위치한 수많은 부락과 도시의 사람들은 거의 전부가 수도를 등지고 도망간 상태였다.
운명 대마주가 두변 주변의 2백 리 안에 있는 인간을 모조리 죽여버린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러니 거의 모든 이가 두변에게서 멀리 도망갔다.
뿐만 아니라, 제국 남부의 모든 부락과 인간들도 전부 멀리 도망쳤다. 왜냐하면 이곳은 불사군단이 곧 지나갈 장소였기 때문이다.
남부 도시의 총독은 2백여만 명을 거느리고 동쪽으로 이주했다. 동쪽으로도 악몽 제국의 무사들이 행군하며 지나긴 하지만, 그들은 하늘을 날면서 지나가니 지상에 있는 인간 부락에는 해를 끼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북쪽의 모든 인류 부락은 전대미문의 장면을 목격하는 중이었다..
약탈자 연맹의 백만 대군이 위풍당당하게 도로를 타고 남하하고 있었다.
새까맣게 수백 리나 늘어진 모습에, 셀 수 없을 정도의 인원이 천지를 뒤덮을 정도였다.
수많은 약탈자가 오토바이와 트럭을 몰고 왔다.
약탈자들의 장비는 몹시 복잡하기도 했지만 뛰어나기도 했다.
가우스 라이플, 평범한 보병총, 기관총, 로켓 발사기 등 있어야 할 건 다 있었다.
이 외에도 셀 수 없을 만큼의 자주포, 견인포도 2천 대나 되었다.
로켓탄을 장착한 차가 수백 대가 넘었을뿐더러, 미사일을 장착한 차도 수백 대가 넘었다.
여러 가지 유형의 탱크가 3백 대가 넘었고, 각양각색의 무장 탱크는 더 셀 수 없을 정도였다.
하늘에 뜬 무장 헬기도 2백 대가 넘었다.
무장 헬기만 있는 게 아니라 전투기와 심지어 대형 폭격기도 있었지만 주변의 군용 비행장에 세워져 있었다.
이 무기들은 말세가 오기 전에 남겨진 것으로, 원래는 상당 부분이 태강 제국의 수중에 들어갔지만 나머지 일부는 약탈자 연맹의 수중에 떨어졌다.
이번에 약탈자 연맹의 대원수가 운명 대마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병력을 총동원한 것이었다.
연진 성주는 천지를 뒤덮을 정도로 빽빽한 백만 대군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두변은 끝장났구나. 제도도, 태강 제국도 끝장났구나.”
연진 성주가 보기에 두변이 지키는 제도는 30만 명 정도여서 약탈자 연맹의 백만 대군도 이기지 못하는데 나머지 군단은 오죽하겠는가?
이건 유사 이래 병력 차이가 가장 현저한 전쟁이라서 맹호와 토끼의 전투나 다름없었다.
실제로는 40시간이 되기도 전에, 고작 32시간 뒤에 약탈자 연맹의 선봉 부대가 이미 성 밑에 들이닥쳤다.
태강 제국 제도의 북쪽 평지에서 대군이 천지를 뒤덮을 정도로 새까맣게 펼쳐져 있었다.
북쪽 2백 리 안의 모든 보루를 전부 약탈자 대군이 점령하고 있었다.
두변은 황궁의 가장 높은 곳에 서서, 기세등등할 뿐 아니라, 궤멸적인 살기를 품은 채 밀어닥치는 군대를 바라봤다.
‘이제, 개전이로구나!’
실제로 어떤 전장에 백만이 넘는 병력을 투입하는 건 비교적 터무니없는 전쟁 패턴이라 할 것이다.
약탈자 연맹이 백만 대군이라 해도 총 병력을 전장에 다 쏟아부을 수는 없었다.
약탈자 연맹의 대원수는 먼저 전장의 북쪽 2백 리 안에 있는 모든 부락과 도시를 철저히 점령했다. 또 태강 제국의 가까운 구역에 방어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그는 백만 대군을 몇 부분으로 나누어서 방어선 여러 곳에 연달아 분산시켜두었다.
또 대포 진지와 로켓탄 진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단거리 미사일 진지를 백 킬로미터 뒤에 구축했다.
적군이 도달한 지 24시간 뒤.
약탈자 연맹은 대포 진지, 미사일 진지, 로켓탄 진지, 미사일 방어 기지를 구축 완료했을 뿐 아니라, 헬기 수백 대, 여러 가지 전투기와 대형 폭격기까지 다 준비 완료했다.
헬기 기지는 그나마 나은 점이 근처 공항에 배치할 수 있었지만, 그에 비해 전투기와 폭격기의 기지는 수백 리 밖 도시에 있는 공항에 배치할 수밖에 없었다.
염축이 말했다.
“아버지, 태강 제국 사람들은 전부 다 도망치고, 노약자나 장애인, 병든 사람만 남았습니다. 또 도망치는 사람들이 헬기, 미사일, 자주포 등을 가져갔습니다. 지금 성 안에 남은 건 십여만 병력에 불과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약탈자 연맹의 대원수 염타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소원수 염축이 말했다.
“우리가 태강 제국의 제도에 30리나 가까워졌지만 두변은 아직 발포하거나, 우리에게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약탈자 대원수 염타는 당연히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두변의 수중에 있는 대포와 미사일이 몹시 적다는 의미였다.
염축이 말했다.
“그건 두변이 수중에 가진 화력이 몹시 적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인간이라서 두변 그놈이 우리와의 전투가 수월할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는 자신의 한정적인 화력을 불사족에게 사용하고 싶은 겁니다.”
약탈자 대원수 염타가 물었다.
“너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소원수 염축이 말했다.
“아버지, 우리가 다른 군대가 도착하는 걸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만의 힘만으로 쉽게 두변을 없애버릴 뿐 아니라, 태강 제국의 수도를 폐허로 터뜨려버릴 수 있습니다. 그 공을 저희가 독점하는 겁니다!”
염타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의 백만 대군만으로 두변의 고작 십여만 군대를 없애는 건 당연히 쉬운 일이었다. 태강 제국의 제도를 평지로 밀어버리는 것도 식은 죽 먹기였다.
막강한 태강 대제가 죽은 데다, 성 안의 수십만 대군도 도망쳤다. 사람들이 대형 무기까지 죄다 휩쓸어가 버렸다.
게다가 수도 주변에 있는 다른 도시들도 그들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태강 제국의 9대 원수 가운데 원수 여섯 명과 4대 총독 모두 그와 인사를 나눴다.
게다가 그들의 인사말에 염타의 마음이 대단히 동할 정도였다. 그들은 전부 염타가 태강 제국의 새로운 황제가 되는 걸 지지하겠다고 했다.
대원수와 황제라는 자리는 아무래도 차이가 크지 않나.
소원수 염축이 말했다.
“아버지, 운명 대마주 휘하에 있는 인간 부하 세 명 가운데 아버지의 지위가 가장 낮습니다. 만약 아버지께서 혼자 두변을 없애버릴 뿐 아니라, 태강 제도를 함락시킨다면 그 점에 운명 대마주는 아버지의 지위를 단숨에 올려주실 겁니다.”
그 말에 약탈자 대원수 염타는 마음이 크게 동했다.
아들의 말이 몹시 일리가 있었다.
두변을 없애 버리고 나면, 인간에게는 새로운 황제가 필요하게 된다. 새로 부화해 나온 악마들은 신선한 고기를 필요로 하니, 5년마다 새로운 악마에게 백만 명씩 먹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줘야 했다.
이제 보니 그건 염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자리였다.
지금 두변과 태강 제국의 수도는 잘 익은 과실처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떨어질 것이다.
그 혼자서 그 과실을 차지한다면 배불리 먹을 수 있지만 다른 군대들이 전부 도착한다면 자신의 입에 떨어지는 부분은 매우 줄어든다.
아무래도 5대 군단에서 자신의 약탈자 군단이 최약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변의 군대는 더 약한 데다가, 십여만 노약자와 병든 이들만 남았다. 태강 제국의 원수 아홉 명 가운데 머리가 비정상인 세 원수만 남았다.
그런데 더할 나위 없이 마음이 동했음에도 약탈자 군단의 대원수 염타는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운명 대마주의 명령이 없기 때문이다.
염타는 대마주 조언평을 마음속 깊숙이 두려워해서 그의 말을 아주 조금이라도 거스를 수 없었다.
바로 그때, 하늘에 검은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
그건 운명 대마주의 사자였다.
“염타는 명령을 들어라. 너희 대군이 이미 도착했으니 즉각 공격해도 된다. 네가 독자적으로 두변을 없애서 태강 제국의 수도를 점령하면 너는 인류 제국의 새로운 황제가 된다.”
그 말을 듣자, 염타 대원수는 몹시 기뻐하며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노비, 대마주 폐하의 두터운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그 운명 대마주의 사자는 명령을 읽은 뒤에 곧바로 탈것을 타고 날아서 그곳을 떠났다.
대단히 큰 경사였다.
염타와 염축 부자는 더할 나위 없이 흥분했다.
황제가 될 수 있다면 누가 대원수 자리를 바라겠는가? 황궁 안에서 살 수 있는데 누가 고층 빌딩 안에서 살길 바라겠는가?
게다가 눈앞의 승리는 쉽사리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염타가 몹시 기뻐하며 말했다.
“두변, 나는 네가 운명 대마주 폐하께 노여움을 산 걸 고마워해야겠구나. 그 덕에 나에게 이렇게 큰 기회가 주어졌으니 말이다.”
이윽고 약탈자 대원수가 흥분한 모습으로 큰소리로 외쳤다.
“모든 군대는 공성전을 펼칠 준비를 하라!”
염축도 피가 뜨겁게 끓어올랐다.
그는 두변과 철천지원수였다. 저번 결투에서 두변의 분신에 너무 처참히 패배하지 않았나.
그 분신은 악몽 대제의 심마 분신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서, 두변의 본체보다 더 강했다. 하지만 염축은 그 원한을 두변에게 달아놓고 있었다.
두변이 곧 끝장이 날 테니, 염축 자신은 곧 인류 제국의 태자가 될 것이다.
“정찰 무인기, 출동!”
소원수 염축의 명령이 떨어지자, 무인기 백 대가 태강 제국의 수도로 날아갔다.
지피지기라야 백전백승이라고 한다.
그는 다들 도망쳐서 태강 제국의 도성이 텅 비어버린 걸 이미 알았지만 방어 병력을 배치한 정황을 파악해야 했다.
무인 정찰기는 수백 미터 고공으로 날아갈 수 있을뿐더러, 전부 고해상도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었다.
윙, 윙, 윙.
이 무인 정찰기 백여 대가 순식간에 일만 미터의 거리로 날아올라서 태강 제국 수도 상공으로 접근했다.
휙, 휙, 휙, 휙.
곧 성 안에서 발포가 시작되었다.
찰나의 시간에 약탈자 연맹이 내보낸 무인 정찰기 백여 대가 전부 추락했다.
하지만 약탈 군단의 대원수 염타는 노여워하지 않고 도리어 기뻐했다.
비록 무인기 백 대가 도시 상공까지 날아오르지도 못했지만 대체로 그쪽 상황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태강 제국의 도성에는 군대가 확실히 몹시 적은 데다가, 미사일은 더더욱 희소했다. 화포는 제법 갖췄지만 고작 2백여 대에 불과했다. 헬기는 그보다 더 적은 30대뿐이었다.
이 무인 정찰기들은 몹시 지능적이라서 미사일, 탱크, 전투기, 헬기, 대포 등 중요 목표를 찍으면 즉시 표시해주었다.
소원수 염축이 말했다.
“아버지, 길어야 24시간이면 전쟁을 끝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건 보병이 성에 들어가 점령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일 뿐입니다. 진정 두변의 군사력을 없애버리는 데에는 길어야 3시간이면 충분합니다.”
3시간이라고?
그것도 대단히 보수적으로 예측한 시간이었다.
염축은 내심 1시간 동안 포화 세례를 퍼부으면 두변 곁에 있는 노약자와 병든 자 십여만 명을 완전히 와해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약탈자 대원수 염타가 통신기를 들고 말했다.
“모든 화포 부문, 미사일 부문, 로켓탄 부분은 발포할 준비를 하라. 목표는 태강 제국의 수도이다. 각자 조준을 끝내라!”
명령이 떨어지자, 십여 제곱킬로미터 안에 있는 모든 화포와 로켓탄이 전부 움직였다. 백여 킬로미터 안의 단거리 미사일 진지도 작업을 시작했다.
“대원수, 화포 진지는 조준 완료했습니다!”
“대원수, 로켓탄 진지도 조준 완료했습니다!”
“대원수 미사일 진지도 조준 완료했습니다.”
바로 그때, 태강 제국의 수도 방향에서 사람의 형체 하나가 달려왔다.
태강 제국의 제1 원수 이사사였다.
이사사가 외쳤다.
“대원수는 어디 계십니까? 태강 제국의 두변 폐하께서 귀하께 전하실 말씀이 있습니다.”
약탈자 대원수 염타가 큰소리로 외쳤다.
“무슨 일이냐?”
소원수 염축이 말했다.
“만약 항복한다는 말을 하려거든 하지 말아라. 우리는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태강 제국의 제1 원수 이사사가 말했다.
“두변 폐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건만 어찌 이리도 호되게 들볶는가?’”
약탈자 연맹의 대원수 염타가 큰소리로 웃었다.
“살려달라고?! 두변이 제법 교양이 있는 사람 같구나. 분명히 내게 살려달라고 하는 말이거늘, 결국 시 한마디로 그 뜻을 드러내다니 말이다. 문인 같은 시큼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구나.
그럼 나도 너에게 돌아가서 두변 그 어릿광대에게 내 말을 전하길 부탁하마. ‘사람이 자신을 위하지 않으면, 하늘이 그를 멸망시킨다.’고 한다. 내 마음속에는 운명 대마주 폐하밖에 없다. 폐하의 뜻을 위해서라면 두변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수 있을뿐더러, 태강 제국에 있는 인간들을 모조리 없애버리는 일에도 나는 미간 한번 찡그리지 않고 할 수 있다.”
태강 제국의 제 1원수 이사사는 염타를 한참이나 바라보고는 뒤돌아 그곳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