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관무제-628화 (628/648)

628장: 용의 시체 二

‘이, 이건 불가능해.

백만 에너지포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데? 악마 군단이 어째서 무탈할 수 있지?’

꿈속 마왕이 냉소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태자, 당신들 정토 세계는 천여 년간 발전을 거쳐서 문명이 확실히 대단히 뛰어나게 변했다. 하지만 우리 몸도 이미 몇 세대나 진화했는지 모른다. 너희의 이런 에너지포로는 우리를 해칠 수 없을 뿐 아니라 우리의 양식이 되었지! 우리는 이런 에너지를 집어삼키면서 강해질 수 있다!”

꿈속 마왕이 큰소리로 웃었다.

“태자, 너는 발견하지 못했나? 너의 에너지 포격이 한 차례 끝낸 뒤에 우리 악마 군단은 도리어 더 강해졌다는 걸 말이야? 우리는 지구에 침입한 지 얼마 안 돼서 지구에 있는 모든 핵폭탄을 터뜨려버렸다. 너는 그게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우리가 그 핵폭탄을 빌려서 인류를 죽이려고 했기 때문일까? 우리가 핵겨울을 좋아하기 때문일까? 전혀 그렇지 않아. 우리는 핵폭탄이 폭발할 때의 에너지를 집어삼키고 싶었을 뿐이다!”

정토 태자가 휘청이며 말했다.

“아니야, 이건 불가능해…….”

이어서 그의 눈빛이 다시 날카롭게 변하며 말했다.

“우리는 에너지 문명만 크나큰 발전을 한 게 아니라, 우리의 무도 문명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모든 용예 무사들은 눈앞의 이 꿈속 마왕을 죽여라!”

“예!”

명령이 떨어지자 정토 태자 곁에 있던 용예 무사 만 명이 빛으로 변해서 꿈속 마왕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수십만, 수백만이나 되는 용예 무사들이 일제히 여러 건물 안에서 날아 나오더니 공중에서 거대한 무도 진형을 갖추었다.

“죽여라!”

지금 꿈속 마왕의 혼백 분신은 천 미터의 거대한 크기지만, 이 용예 고수가 수만 명이라서 혼백 분신의 온몸 구석구석을 공격할 수 있었다.

순식간에 수많은 검광과 함께 꿈속 마왕의 혼백 분신을 잘랐다.

“아아악!”

꿈속 마왕이 비명을 질렀다.

정토 태자는 내심 한시름 놓은 뒤 몹시 기뻐했다.

“꿈속 마왕, 보았느냐? 너는 우리 정토 세계의 강함에 대해 여전히 하나도 모른다! 자랑스럽고 고귀한 용예 고수들이여, 그들 죽이고,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라!”

그 말이 떨어지자 용예 고수 수만 명은 더욱더 미친 듯이 꿈속 마왕을 공격했다. 수만 가닥의 검광이 미친 듯이 꿈속 마왕을 찌르고 베어버렸다.

“아아악!”

꿈속 마왕이 목이 다 쉴 듯이 소리 질렀다.

“와, 너무 후련해. 너무 좋아. 더 세게, 더 세게…….”

이제 보니 그가 소리 지른 건 마사지가 대단히 시원해서였다.

“너무 후련하군. 수천 년간 이렇게 시원한 적이 없었어. 이제 보니 지구인이 추나 마사지를 좋아하는 건 일리가 없는 게 아니었어. 너무 시원해서 비명을 지르게 만들잖아. 시큰하면서도, 아프면서도, 좋아…….”

꿈속 마왕이 한숨을 쉬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군. 나는 타락하면 안 돼. 이런 후련한 기분에 빠지면 안 돼!”

이윽고 그가 일장을 세게 후려치자, 순식간에 용예 고수 수만 명이 연기로 사라졌다.

아주 깨끗하게 죽었다.

정토 태자는 온몸이 덜덜 떨리며 눈앞의 이 장면이 믿어지지 않았다.

꿈속 마왕이 비웃으며 말했다.

“우물 안 개구리는 너희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면 실패하지.”

정토 태자는 그 자리에 서서 벌벌 떨었다.

모든 게 다 전복되어버렸다.

정토의 강함은 정말로 아름다운 비눗방울처럼 한 번 찌르기만 해도 터지는 걸까?

꿈속 마왕이 말했다.

“너희는 말끝마다 청출어람이라고 말하고, 자신들이 용족을 뛰어넘었다고 했지. 하지만 너희의 에너지 등급은 용족과 아직 천양지차다. 우리 악마 군단에게 정토 세계의 유일한 무시무시한 점은 바로 용족의 에너지 보호막이다. 우리는 지금도 그 최고의 에너지 법칙을 넘어갈 방법이 없어. 그래서 어떤 악마도 용족의 에너지 보호막을 가로지를 수 없는 거다.”

이윽고 꿈속 마왕이 거대한 손을 들어서 정토 태자에게 일장을 내리치려 했다.

일전에 파멸자 무도 수준에 이른 두변이 꿈속 마왕의 분신이 내려친 일장에 연기처럼 사라졌다.

정토 태자는 비록 두변보다 훨씬 강했지만 다른 결과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정토 태자는 한없는 공포와 나약함에 다리를 후들거리며 곧바로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꿈속 마왕 폐하, 저는…… 항복하겠습니다. 제 투항을 받아주시고, 제가 당신을 섬기도록 받아주십시오!

정토 여황을 유린하실 겁니까? 문제없습니다. 제가 바로 모시고 가겠습니다!

마왕 폐하, 두변이 아직 죽지 않았고 강하고 완벽한 몸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를 당신이 짓밟도록 바치겠습니다. 당신은 마음껏 그를 괴롭히고 그를 능지처참 하십시오.

마왕 폐하, 저희가 대충돌 이론을 사용해서 정말로 새로운 용족을 만들어냈습니다. 막 부화한 용족은 극도로 아름답고 진귀합니다. 당신은 그 용족을 애완동물로 거둘 수 있습니다.”

정토 태자는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내뱉으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바쳤다.

꿈속 마왕이 바닥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정토 태자를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람은 일단 선을 넘기 시작하면 그 뒤로는 지켜야 할 선이 없어지지!

너희 용사 안에 용의 시체 하나가 있느냐?”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왕 폐하께서 원하시면 제가 즉시 모시고 가겠습니다.”

순식간에 꿈속 마왕의 형체가 축소되더니, 거대한 천 미터에서 4, 50미터 크기로 변했다. 그런 뒤 갑자기 분신 세 개로 나뉘었다.

“분신술을 할 줄 아나?”

“할 줄 압니다!”

정토 태자는 대답한 뒤, 그도 분신 세 개로 변했다.

“너의 첫 번째 분신은 나를 데리고 너희 정토 여황을 만나러 간다. 두 번째 분신은 나를 데리고 만들어낸 새로운 용족을 잡으러 간다. 네 본체는 나를 용사로 데리고 가서 용의 시체를 탈취한다.”

“예!”

정토 태자의 본체와 분신들이 비천하게 허리를 굽히며 답했다.

이윽고 꿈속 마왕의 분신 세 개가 빛 세 가닥으로 변해서 세 방향으로 날아갔다.

그에게 정토 여황이나, 새로운 용족은 모두 부차적이었고, 최고로 중요한 건 용사 아래에 있는 그 거대한 용의 시체를 빼앗는 일이었다.

임야소는 용녀 막한을 데리고 지하 통로를 미친 듯이 질주했다. 왜냐하면 그 용의 시체는 지하 수만 미터 지점에 있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지하 통로의 끝에 도착했는데 그곳에는 고풍스러운 석문(石門) 하나가 있고, 입구에는 장로 여섯 명이 지키고 서 있었다.

용사의 장로 여섯 명이 소리쳤다.

“정토의 금지구역이니, 아무도 이곳에 출입할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든 가차 없이 사살한다.”

임야소가 말했다.

“장로님들, 정토 세계의 용족 에너지 보호막이 이미 깨졌습니다. 꿈속 마왕이 천만 악마 군단을 거느리고 이미 쳐들어와서 정토 세계는 몹시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제 옆에는 진정한 용족이 있습니다. 막 태어난 용족 신생아에 불과하지만 그녀만이 용의 시체를 조종할 힘이 있어서 정토 세계를 구할 수 있습니다.”

용사의 육장로가 냉랭하게 말했다.

“정토의 금지구역은 여황이나 태자의 명령 없이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든 막론하고 죽인다.”

“정토 세계가 곧 파멸할 거란 말입니다. 제 옆에 있는 이 용족이 용의 시체의 힘을 조종하게 들여 보내주세요. 그것만이 유일하게 이곳을 구할 방법입니다. 당신들은 설마 눈을 빤히 뜨고 정토 세계가 파멸하는 걸 지켜보시겠습니까?”

용사의 육장로가 말했다.

“터무니없고 가소로운 말이다. 우리의 무도 문명이 얼마나 강하냐? 꿈속 마왕도 우리 정토 앞에서 길들인 야생 개나 마찬가지인데 무슨 치명적인 재난을 맞을 거라고 하느냐? 터무니없고 가소로운지고!

즉시 이곳을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가차 없이 사살하겠다!”

육대장로가 힘차게 검을 뽑았다.

임야소가 소리쳤다.

“두 눈을 뜨고 똑똑히 보세요. 제 곁에 있는 건 진정한 용족입니다. 위대하고도 고귀한 용족이라고요. 당신들은 용사의 장로로서 용족을 모시고 있지 않습니까. 용족은 당신들의 신앙입니다. 당신들은 진정한 용족을 이리 대하실 겁니까?”

“용족은 부패와 낙후를 나타낸다. 우리 용예족은 진작 용족을 넘어섰다. 이 새로운 용족을 바로 우리가 만들어냈으니 비천한 애완동물이 될 자격밖에 없다. 우리 용예 문명이야말로 진정 강하고 진보적이다. 용족? 그건 우리를 배반했던 가축에 불과해!

즉시 이곳을 떠나라. 아니면 가차 없이 죽이겠다!”

용사의 여섯 장로 모두 검을 뽑으며 임야소와 용녀 막한을 포위했다.

바로 그때, 어떤 형체가 재빨리 번쩍이며 나타났다. 바로 정토 태자였다.

그가 담담하게 임야소를 한눈에 알아보고는 말했다.

“이쪽은 정토 세계의 배반자이니, 즉시 잡아라. 감히 반항을 하면 가차 없이 죽여버려라!”

“예!”

용사의 장로들은 대답하고는 광검(光劍)을 그녀 목에 겨눴다.

“이 새로운 용족은 내 애완동물이다. 에너지 진을 사용해서 그녀를 가두고, 함부로 도망치지 못하게 해라.”

“예!”

정토 태자의 말에 용사의 장로 두 명이 대답한 뒤, 에너지 진 하나를 만들어냈다. 그건 금황빛 새장처럼 생긴 것으로, 용녀 막한을 그 안에 가뒀다.

“날 내보내줘!”

용녀 막한이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

하지만 그녀는 막 탄생한 용족 신생아라서 용의 시체를 조종할 힘을 얻기 전에는 몹시 약한 상태였다.

정토 태자가 말했다.

“문을 열어라.”

용사의 장로는 조금 당황했다.

이 문도 용족 법칙의 보호를 받아서 여섯 명이 동시에 법술을 부려야만 열 수 있었다. 그런데 일단 열리면 안에 있는 용의 시체가 노출된다.

“전하…….”

용사의 장로가 의아해하며 묻자, 정토 태자가 냉랭하게 답했다.

“내가 이 문을 열라고 한 걸 못 들었나? 너희는 내 뜻을 거스르겠다는 거냐?”

결국 장로 세 명이 감옥을 만들어서 임야소를 가둔 후, 장로 여섯 명이 앞으로 다가왔다.

순식간에 복잡하고 신비한 룬 문자가 여섯 명의 몸에서 뿜어지더니 공중에서 빛으로 이뤄진 문을 만들었다.

빛의 문이 그 뒤의 문 위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콰과광.

큰소리가 울리더니 문이 열렸다.

이윽고 안에 있는 용의 시체가 여러 명의 눈앞에 드러났다.

그건 동방의 거룡이었다.

그것은 이미 죽어서 시체 한 구만 남겼을 뿐이지만 더할 나위 없이 위엄이 서려 있었다.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태산이 머리 위를 짓누르는 느낌이 들어서, 두 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싶었다.

거룡은 천육백여 미터 길이의 몸을 지녔고 대단히 강력하고 압도적인 에너지를 뿜어냈다.

이건 단순히 용의 시체가 아니라, 정토 세계 전체의 핵심 에너지였다.

모두가 충격에 빠졌을 때, 형체 하나가 나타났다. 꿈속 마왕이었다.

정토 세계는 고의로 이것의 가치를 등한시했지만 꿈속 마왕은 이 용의 시체가 얼마나 강한 힘을 가졌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 거룡의 시체가 가진 힘을 흑화시킨 다음 차지한다면 자신은 단숨에 운명 마왕을 넘어서서 이 세계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다.

장로 하나가 꿈속 마왕을 한 번 본 뒤, 다시 정토 태자를 바라봤다.

임야소가 냉랭하게 물었다.

“태자, 꿈속 마왕에게 투항한 건가요?”

정토 태자가 냉소하며 말했다.

“그럼 또 어떠냐? 시대의 요구를 알고 대처하는 자가 걸출한 인물이다!”

용사의 여섯 장로는 자신이 들은 말을 믿을 수 없었다.

태자 전하가 정토를 배반하고, 꿈속 마왕에게 항복했다?

게다가 그들 여섯 명이 막 이 문을 열었는데?

이제 자신들은 천고에 남을 죄인, 천고의 죄인이 되었구나!

꿈속 마왕은 그대로 문을 지나서 강력한 용의 시체를 향해 다가갔다.

“너는 내 것이다. 내 것이야…….

너를 얻기만 하면 운명 마왕을 이길 수 있지. 내가 바로 이 세계의 지배자가 되는 거라고!”

그런데 바로 그때, 임야소가 갑자기 외쳤다.

“용녀, 막한. 빨리 불을 뿜어, 불을 뿜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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