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관무제-633화 (633/648)

633장: 꿈속 마왕의 죽음 二

“안 돼, 안 돼…….”

꿈속 마왕은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면서 머리에 착용한 암흑 왕관을 벗으려 했다.

“두변, 널 원망한다, 널 원망해!

나는 목숨을 대가로 지불해서, 천년의 세월을 들여서 겨우 이 암흑 왕관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네가 그걸 다시 내 머리에 씌웠어? 넌 내 자유를 망가뜨리고, 내 혼백을 망가뜨려?

자유롭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

두변이 말했다.

“그럼 죽으러 가라!”

맹렬한 폭발이 일어났다.

용족의 힘, 암흑 왕관이 집어삼킨 모든 악마의 힘을 모아서 또다시 꿈속 마왕과 동귀어진하듯이 폭발했다.

순식간에 꿈속 마왕은 연기로 사라졌을 뿐 아니라, 그 암흑 왕관도 연기로 흩어졌다.

두변은 여전히 검은 윤곽만 남아서 가만히 움직이지 않았다.

잠시 후, 북쪽 하늘가에서 또 금빛이 나타나서 일만여 킬로미터를 가로지르며 도착해서 두변의 체내로 들어갔다.

두변은 또다시 부활했다.

이게, 바로 용족의 에너지 법칙이었다.

두변은 몹시 강해졌지만 여전히 꿈속 마왕을 죽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런 단호한 방법을 써야만 했다.

암흑 왕관의 틀 안에서 자폭하는 방법을 써야만 꿈속 마왕을 완전히 죽일 수 있었다.

꿈속 마왕의 혼백은 끊임없이 흩어졌다.

두변은 두 팔을 벌려서 흩어지는 그의 혼백을 모았다.

잠시 후, 그의 나머지 혼백이 네 개 빛줄기로 모였다.

두변은 네 개의 빛줄기가 몹시 눈에 익었다. 예전에 꿈속 시스템은 바로 이런 네 개의 빛줄기였다.

지금 꿈속 마왕은 또다시 모든 걸 잃고 네 개의 빛줄기로 변했다.

두변이 물었다.

“이 암흑 왕관은 누가 너에게 만들어줬지?”

빛줄기로 변한 꿈속 마왕이 말했다.

“그 답은 너에게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다. 너도 이 왕관을 이미 착용했기 때문이야. 너는 비록 이걸 벗었고, 이 암흑 왕관은 나와 함께 연기로 사라졌지만 그것이 네 혼백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운명 마왕은 어디에 있지?”

“운명 마왕이 어디 있냐고? 나도 몰라! 나는 현대 지구에 온 뒤로 한 번도 그를 본 적이 없어. 동반구는 조언평 거였고, 서반구는 내 것이었어. 나도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하지만 그가 곧 나타나서 반드시 너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이다. 하하하하!”

“마지막으로 묻겠다. 너희가 미친 듯이 세상을 연달아 망가뜨리고, 차원을 연달아 망가뜨리는 건 어째서지?”

꿈속 마왕이 잠시 침묵했다가 답했다.

“생존하기 위해서, 존엄을 위해서지! 우리의 모든 희망, 모든 지배자, 우리의 영원한 주인, 마제 폐하를 위해서지!

저의 폐하, 저의 주인이시여, 당신의 노비는 더 이상 당신을 모실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 길은 끝이 났습니다!”

이윽고 네 가닥 빛줄기가 연기로 사라지고 꿈속 마왕이 완전히 죽었다.

어느 차원에서든, 어느 세계에서든 완전히 사라졌다.

태강 제국의 도성 안.

두효가 아빠 품속에 뛰어들었고, 반효가 두변 목에 매달렸다.

꿈속 마왕이 두변의 모습으로 변해서 태강 제국의 도성으로 돌아왔을 때, 절대다수는 알아보지 못했다. 태강 제국의 제 1원수 이사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두변의 세 아이와 그의 아내들은 거의 단숨에 그가 진짜 두변이 아니라는 걸 알아봤다. 단지 아무도 그 일을 입 밖에 꺼내지 않았지만 모든 이의 마음은 지옥에 떨어진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이제는 두변이 마침내 다시 돌아왔다.

두변은 미소녀 반효와 마주 앉았다.

“아빠, 이건 뭐예요?”

반효가 두변 가슴 앞에 있는 장신구를 들어보며 물었다.

“이건 네 할머니가 나에게 주신 것이다. 나는 이걸 임야소에게 선물해서 그녀가 줄곧 차고 다녔어. 이제 그녀가 이 장신구를 나에게 걸어줬고.”

이건 두변의 친모가 유일하게 남긴 물건이었다. 또 두변이 임야소에게 줬던 사랑의 증표였다.

반효가 그 장신구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 위에는 복잡하고 신비한 룬 문자가 가득 쓰여 있었다.

반효가 애교 띤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하나의 세계 같아요. 내가 여기에 입맞춤을 해서 아빠를 축복해줄래요.”

“좋지.”

미소녀 반효는 그 신비한 장신구를 들고 진지하게 위에 입을 한 번 맞췄다. 마치 그곳에 무한한 축복을 새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두변이 말했다.

“또 보자, 딸아!”

이윽고 두변은 태강 제국 도성을 떠났다.

두변은 또다시 연옥탑 제6층에 도착했다.

이번에 그는 차원의 문을 만들지 않았고 혼돈의 상태에서 제6층에 진입했다.

그 안에서 몇 분간 머물다 바로 떠났다.

그런데 그가 떠날 때, 신비한 장신구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걸 연옥탑 제6층에 남겨두었다.

이윽고 그는 한 가닥 금빛으로 변해서 정토 방향으로 날아갔다.

용족의 에너지 보호막을 가로질러서 정토 세계에 진입한 두변은, 임야소를 만나지 않고, 용녀 막한도 만나지 않고서 곧바로 매화궁에 착지했다.

“여황 폐하, 제가 돌아왔습니다.”

두변의 말에 정토 여황이 놀라 바로 물었다.

“꿈속 마왕이 이미 죽었나?”

“그렇습니다. 그는 완전히 죽었습니다.”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는군. 네가 혼자서 비길 데 없이 강한 꿈속 마왕을 없애버렸을 줄이야. 이로써 지구 전체가 다 해방되었구나. 우리 정토 세계도 잠재적인 위협에서 벗어났어.”

“아직 운명 마왕이 남았습니다. 종적을 알 수 없는 그가 남았죠.”

“꿈속 마왕이 죽었으니, 운명 마왕도 곧 나타날 것 같구나!”

“여황 폐하, 저번에 당신이 날 만나지 않은 건, 내가 마음속 응어리를 가지고 꿈속 마왕과 전투하러 가게 할 수 없어서라고 말했습니다. 한데 지금 꿈속 마왕도 죽었으니, 내가 당신의 참모습을 볼 수 있습니까?”

“당연히 가능하다. 얘야! 네가 정토 세계를 구했고, 꿈속 마왕을 없앴다. 곧 나는 중임을 벗어던지고, 황위를 사직할 수 있구나. 모든 용예 귀족이 다 너를 정토 세계의 새로운 황제로 추천하고 선발할 것이다.”

이윽고 매화궁 정원의 문이 열렸다.

두변이 정원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매화궁 전당의 문도 열리고, 절세 미녀의 뒷모습이 두변 앞에 나타났다.

정토 여황이 말했다.

“얘야, 내가 뒤돌아서기 전에 반드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끝냈습니다.”

정토 여황이 뒤돌아서 그녀의 비길 데 없이 아름다운 얼굴을 드러냈다.

그녀는 몹시 아름다웠다. 모든 여인을 뛰어넘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녀가 두변의 기억 깊숙한 곳에 있었던 친모와 똑같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신비한 종족의 여자가 바로 두변의 친모였다.

눈앞의 이 여인은 온몸과 얼굴 구석구석이 다 기억 속의 어머니와 똑같았다.

“어머니…….”

두변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얘야, 사랑하는 내 아들아…….”

정토 여황은 손을 내밀어서 두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이윽고 그녀가 손을 가볍게 긋자 그 손이 빛의 칼날로 변해서 두변의 목을 베어버렸다.

“얘야, 안심하고 죽거라. 이 세상의 진면목은 너무나 잔인하니, 너는 모르는 게 더 낫다.”

정토 여황이 두변의 시체를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두변은 머리가 떨어진 뒤, 곧 새 머리가 자라났다.

물론 이것도 용족의 힘이었다.

막한이 동방 거룡의 신체를 차지하기만 하면, 두변과 막한이 정신 얽힘을 유지하기만 하면, 두변은 불사불멸할 수 있었다.

그가 정토 여황을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은 내 어머니가 아니야.”

“당연히 아니지.”

“너는 진짜 정토 여황도 아니지.”

“그래. 나는 정토 여황이 아니다.”

“그럼 너는 누구지?”

“나는 고작 대역에 불과해. 네 어머니의 대역이지.”

“내 어머니는 누구지?”

정토 여황이 웃으며 말했다.

“네가 이미 만났어.”

두변의 얼굴이 한바탕 실룩이며 물었다.

“그 동방의 거룡?”

“시체지!”

“너희가, 너희가 그분을 죽인 거냐?”

정토 여황이 모르겠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며 냉소했다.

“아니, 어떻게 보면 네 어머니는 자살한 거지. 그녀는 너무나 위대했어. 모든 용족이 다 우리를 배반하고 포기했을 때, 그녀 같은 왕족 용예가 뜻밖에 여기에 남는 걸 선택할 줄 몰랐거든. 천여 년 전에 용혈대륙이 곧 파멸하려고 할 때, 우리는 정토 세계를 만들어서 용예 가운데 뛰어난 이들을 전부 이 세계에 이주시키기로 결정했지. 그런데 그중에 가장 중요한 건 용족 법칙이 적용된 에너지 보호막이었어. 또 정토 세계 전체를 운행시키기위한 강한 핵심 에너지가 필요했지.”

두변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그분이 자신의 용족 신체를 희생해서 정토 세계의 용족 에너지 법칙을 이루어주셨단 말이야?”

“그래. 그녀는 자신과 용족의 몸을 분리시켰어. 그렇게 하면 동방 거룡은 영원히 시체의 형태로 정토 내부에 있어서 핵심 에너지가 되어 용족 에너지 보호막을 지탱할 수 있지. 심지어 정토 세계 전체를 운행시킬 수 있어. 그렇게 그녀 자신은 영원히 인간의 외형으로 변했어. 그건 그녀가 더할 나위 없이 거대한 에너지를 포기해서 용예 종족 전체를 지켜준 것이지. 정말 위대한 희생이었어. 당연한 이치로 그녀는 우리의 여황이 되었지.”

“그럼 네가 대역이 된 건 어떻게 된 일이지?”

“네 어머니는 너무 바빴어. 그녀는 온 세계를 탐색하고, 수많은 차원을 탐색해서 모든 세계와 차원을 구할 방법을 찾아야 했지. 그래서 정토 세계를 다스릴 대역이 필요했던 거야. 사실대로 말하자면 최근 천여 년이란 시간 동안 그녀가 정토 세계를 다스린 시간보다 내가 다스린 시간이 훨씬 더 길 거야.”

“하지만 그분이야말로 진정한 여황이지. 용예 문명을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희생한 용예 왕족이라고.”

“맞아. 하지만 사람이 일단 권력을 장악하면 그걸 내려놓으려고 할 것 같아? 너는 어떤 종족이 가장 짜증 나는지 알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구원자?”

정토 여황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래. 높디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구원자지. 네 어머니는 너무 위대했어. 모든 용족이 용예를 포기했을 때도, 그녀는 여전히 남아서 우리를 구해주는 걸 선택했어. 심지어 자신의 용족의 육체를 희생해서 용족 법칙 에너지 보호막을 구축했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영원히 그녀의 그림자가 되어야 해? 그녀는 정토에 며칠이나 머무르지? 천여 년간 내가 계속 정토 세계를 다스렸다고. 어째서 나는 대역이 되어야 마땅한데?”

“그래서 너는 용족을 깎아내리고, 용족을 짓밟아서 용예가 용족보다 훨씬 뛰어나게 되었다고 선포했지. 그게 표면적으로는 용족 태자가 한 짓 같지만 사실 그건 전적으로 너 자신의 의지였어. 정토 태자는 너의 졸개에 불과했고. 맞나?”

“그래. 그뿐만이 아니야. 천여 년간 발전하면서 정토 세계의 구성원은 한 세대 또 한 세대 교체되었어. 정토 여황의 몸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관해서는 진작 수수께끼가 되어버렸지.”

두변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너희는 어째서 그분을 죽여야 했지?”

두변의 기억 속에 시종일관 어떤 장면이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이 별이 총총한 하늘에서 갓난아이를 안고서 도망치는데 그 배후에 수많은 빛이 나타났다.

그 빛들은 어쩌면 정토 세계의 전투함이 아니었을까?

정토 여황이 말했다.

“그녀가 이곳에 없던 수많은 세월 동안 내가 그녀에게 미안한 일을 얼마나 했는지 알아? 나는 용족을 깎아내렸고, 그녀가 존재했던 역사적 흔적을 지워버렸어. 그건 배신과 다름없으니, 나는 당연히 무서웠지.”

“게다가 더 중요한 건 너희가 그 동방 거룡의 에너지를 독차지하려고 했던 것이겠지. 어머니가 죽지 않는 한, 그분은 언제든지 그 거룡의 육체를 회수할 수 있으니, 너희는 언제든지 용족 에너지 보호막을 잃을 수 있으니까.”

“그래. 그건 운명을 남의 손에 장악하게 두는 거나 다름없잖아. 최고의 힘을 내 손에 장악하는 것이야말로 옳고 합리적인 거야.”

“그래서, 너희는 미쳐 날뛰면서 그분을 추격하고, 너희의 구원자를 죽이려 했다?”

그 말에 정토 여황이 웃었다.

“더군다나 대단히 공교로운 일은 그녀가 임신한 나머지, 전대미문일 정도로 약해진 거지. 그녀의 모든 에너지는 배 속에 있는 그 몹쓸 것 때문에 사라진 것 같았어. 그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나는 당연히 놓칠 리 없지. 그래서 우리는 미친 듯이 그녀를 추격했고, 그녀 배 속의 아이를 추격했지.”

두변이 실성한 듯 웃었다.

이 세상은 너무나 우스웠다.

그의 어머니가 정토 세계를 위해 그렇게 많은 희생을 했는데, 정토 여황과 용예 고위층들이 자신의 탐욕을 위해서 모든 힘을 모아 그녀를 죽였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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