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5장: 불사불멸 一
최후에 어떤 신족이 가장 직접적인 방법을 떠올렸다.
두변이 직접 어째서 죽지 않는지 말하게 하는 것이다.
용녀 막한이 침대에 묶여 있었다.
신족 여자 소피아가 담담하게 말했다.
“인류의 심미적 관점에서 말하면 이 막한은 절세미녀군. 너희는 반려인가?”
막한이 답했다.
“부부다.”
신족 여자 소피아가 말했다.
“두변, 네 몸에는 여전히 인류의 모든 저급한 감정이 남아 있다. 예를 들면 소유욕이나 정결 말이다. 그러니 네 머릿속에서 네 여자가 다른 남자와 놀아나는 건 용인할 수 없는 게 아니냐?”
두변은 무표정했다.
신족 여자 소피아가 말했다.
“너희는 이것도, 저것도 다 신경 쓰느라 그렇게 약한 것이다. 알겠나? 한데 마침 그런 점이 너의 약점이 되겠군. 두변, 어째서 네가 영원히 불사하는지 비밀을 말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 여자는 더럽혀질 것이다. 심지어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두변이 그 말에 냉소했다.
“내 뇌 영역은 너희에게 아무런 비밀도 가질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너희가 직접 해독하지 그래?”
“네가 불사불멸할 수 있다면, 어쩌면 네 뇌 영역 안에 우리가 탐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뜻한다. 그러니 가장 원시적인 방법을 쓰면 특효를 볼지도 모르지!”
이윽고 그녀가 손뼉을 치자, 건장하면서 못생긴 남자 둘이 들어왔다.
신족 여자 소피아가 말했다.
“두변, 네가 불사불멸하는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면 네 아내 막한은 거친 두 수컷에게 짓밟힐 것이다.”
“나는 전혀 말할 만한 게 없어. 내가 어째서 불사불멸하는지는 나 자신도 모르니까.”
신족 여자 소피아가 말했다.
“너희는 가서 저 연약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짓밟아라.”
그런데 두 거친 수컷은 서로 시선을 마주본 뒤, 두변을 향해 말했다.
“불사신이여, 우리 같은 실험체의 자유와 존엄을 위해서 영원히 싸워주십시오!”
펑!
이윽고 두 수컷 생물은 곧바로 자폭해서 죽었다.
그들은 정녕 죽을지언정 막한을 더럽히는 걸 원치 않았을뿐더러, 신족의 꼭두각시가 되는 것도 원치 않았다.
모든 실험체는 내심 두변을 그들의 맹우로 생각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희망이라고 생각했다.
신족 여자 소피아가 하찮다는 듯이 말했다.
“재미있군, 재미있어. 이게 원숭이 간의 의리라는 건가?”
그녀가 또 손뼉을 쳤다.
이번에는 야수 같은 수컷 네 마리가 들어왔다. 전보다 더 흉악하고 두렵게 생겼다.
신족 여자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그 수컷 네 마리는 혼백과 의지를 다 빼앗겨서 걸어다니는 시체처럼 변했다.
소피아가 말했다.
“두변, 나에게 너의 불사불멸의 비밀을 말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 아내가 짓밟힌다.”
흉악한 수컷 네 마리가 막한에게 달려들었다.
두변이 큰소리로 외쳤다.
“잠깐! 너희 신족이 추구하는 건 불사불멸이자, 영생이 아니냐? 그 비밀을 너희에게 알려줄 수 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다. 지구에 있는 모든 인류와 대녕 제국의 모든 인간, 내 모든 아내와 자식들을 부활시켜라!”
두변의 신족 소멸 계획이 시작되었다.
소피아가 하찮다는 듯이 웃었다.
“무슨 뜻이지?”
두변이 묻자 그녀가 말했다.
“우리는 절대로 저급한 종족과 조건을 논하지 않는다! 너는 승낙하거나, 아니면 네 아내가 야수들에게 짓밟히는 걸 지켜보거라.”
이윽고 흉악한 수컷 네 마리가 막한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잠시 후, 두변과 막한의 몸이 또다시 연기로 사라지더니, 수많은 에너지 입자로 변한 뒤 공기 중에 흩어졌다.
신족 여자 소피아는 안색이 확 변했다.
짧디짧은 몇 분 만에 두변과 막한의 육체가 또다시 모였다.
두변이 말했다.
“당신은 당연히 나와 막한을 깊은 잠에 빠지게 할 수 있지.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나는 의식이 없으니, 당신도 나를 위협할 수 없지. 내가 의식이 있는 한, 나는 수없이 연기로 사라지며 수없이 다시 태어날 수 있어. 그래서 막한은 영원히 다른 수컷에게 짓밟히지 않지.”
맞자. 바로 그 이치였다.
도살용 칼은 떨어지지 않았을 때에만 위협을 할 수 있다.
일단 정말로 떨어지면 결과는 확정이 되어 버린다.
그러니 신족은 반드시 두변이 깨어있을 때에만 위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두변이 깨어있기만 하면 수없이 연기로 사라질 수 있다.
때문에 두변에 대한 신족 여자의 위협은 효과를 잃었다.
소피아가 손짓을 하자, 수컷 네 마리가 곧바로 연기로 사라졌다.
그녀가 또 손짓을 했다.
그 순간 주변의 풍경이 대규모 초원으로 바뀌었다.
“두변 실험체, 너의 최종 목적은 뭐지?”
소피아가 묻자 두변이 말했다.
“지구의 인류를 부활시키고, 내 아내와 자식들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신족 여자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영원히 불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완전히 죽었으니 부활시키는 건 불가능해. 물론 너는 자신이 수많이 부활한 데다, 이 막한도 수없이 부활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너희가 진정한 죽음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그 사람들은 진정으로 죽었다.
물론 어떻게 보면 네 아내와 모든 인류를 부활시키는 건 또 쉬운 일이기도 하지. 왜냐하면 우리는 신족이라서 이미 생명을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의 아내와 자식들, 또 수많은 인류는 우리에게 일종의 정보에 불과하니, 우리는 쉽게 그들을 전부 부활시킬 수 있지.
다만 우리는 영원히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생전 저급한 종족과 조건을 논하지 않으니까!”
“그럼 당신들은 내가 영생하는 비밀을 알고 싶지 않은 건가?”
신족 여자 소피아가 두변을 한참이나 쳐다보고 말했다.
“너 자신도 확실히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비밀이 새어나가게 하고 싶지 않다면 유일한 방법은 자신도 그걸 모르는 것이지.”
소피아의 말이 맞다.
두변의 불사불멸은 확실히 그가 이전에 둔 바둑 한 수였다.
하지만 그 수를 놓은 뒤에 그는 영원히 그 비밀을 지워서 자신도 모르게 만들었다.
그 자신도 어째서 불사불멸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어서 신족 여자가 손을 휘두르자, 두변과 막한은 또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깊은 잠에 빠지기 전에 막한은 두변에게 정신 정보 하나를 보냈다.
“두변, 지금의 모든 것도 네 예측 안에 있어?”
“나 자신도 앞으로의 길을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겠고, 나는 심지어 내가 어째서 죽지 않는지도 몰라. 하지만 모든 건 아직도 계획의 궤도에 있는 것 같아.”
“그럼 너는 저 못된 것을 죽일 수 있어?”
“어쩌면…….”
곧 두 사람은 완전히 깊은 잠에 빠졌다.
신족 의회는 크나큰 논쟁과 회의에 들어갔다.
회의의 중점은 모든 방법을 써서 두변을 죽여야 하는가였다.
한쪽에서는 두변은 실험에서 나온 버그이자 오류라서 크나큰 결말을 가져올 테니, 모든 방법을 써서 그를 죽여야 한다고 여겼다.
또다른 쪽에서는 두변이 불사불멸하는 건 그들의 인식에 오류가 있다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과 신족의 영생불사에 새로운 방향을 제공해줄 테니, 그를 죽여서는 안 되고, 철저히 연구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전체 신족 구성원 양쪽이 쉬지 않고 논쟁했다.
최후에 소피아가 일어섰다.
“저는 여러분 양쪽의 의견을 지지합니다.”
그 말을 듣고 모든 이가 살짝 놀랐지만 곧 그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소피아의 뜻은 몹시 분명했다.
모든 수단 방법을 써서 두변을 죽인다. 만약 그가 죽는다면 그가 불사불멸한다는 이론은 없어진다. 그렇다면 영생불사에 대한 그의 가치는 크지 않게 된다.
그를 죽일 수 없으면 모든 방법을 써서 그를 죽이는 과정 자체가 영생불사를 연구하는 과정이 된다.
그래서 신족 의회는 이런 결의를 통과시켰다.
크나큰 에너지를 지불해서라도 모든 방법을 써서 두변을 죽인다.
그들은 상의해서 수많은 방법을 떠올렸다.
최후에 신족 의회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궁극적인 무기를 써서 두변을 죽이기로 결정했다.
그건 바로 블랙홀이었다.
신족 문명은 블랙홀을 아주 오래 연구했다. 하지만 그걸 무기로 쓰는 기술은 아직까지도 성숙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블랙홀이 너무 작으면 애초에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무기로 사용하려면 블랙홀의 반경이 커야 했다. 하지만 조금 큰 블랙홀을 만들려면 천문학적인 물질이 필요하다.
게다가 솔직히 말하면 신족도 그렇게 대단한 등급의 블랙홀을 만들 능력도 없었다.
신족 여자 소피아가 말했다.
“그렇게 큰 블랙홀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1밀리미터의 블랙홀만 만들면 됩니다. 왜냐하면 두변과 막한은 자신들의 생명을 한계치까지 작은 직경의 에너지 점으로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신족 의회는 결정을 내렸다.
직경 1밀리미터의 블랙홀을 만든 뒤, 두변과 막한을 에너지점으로 응축시켜서 블랙홀에 던져서 죽인다는 결정이었다.
직경 1밀리미터의 블랙홀은 시각적으로 극히 작아 보인다.
하지만 그걸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물질은 극도로 놀라웠다. 대략 직경 천여 킬로미터의 행성을 고작 1밀리미터 직경으로 압축해야 했다.
그러려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까?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그건 신족 의회에서 수백 년 이래 추진한 최대의 공정이었다.
이로써 신족 문명은 곧바로 직경 천육백 킬로미터의 위성 하나를 사용했다.
그런 뒤 신족 수십만 명의 힘을 모아서 그 위성을 압축했다.
장장 몇 년의 시간을 들여서 그들은 직경 천여 킬로미터나 되는 행성을 압축하고 붕괴시켜서 직경 천 미터로 만들었다.
이어서 신족 자체의 힘으로는 계속 압축시킬 수 없자, 피라미드의 힘을 동원해야 했다.
신족 의회는 장장 몇 년의 시간을 사용해서 직경 천 미터에 달하는 왜성을 에너지 피라미드의 중심으로 옮겼다.
이윽고 피라미드 에너지 진에서 놀라운 힘을 방출해서 직경 천 미터의 왜성을 압축하고 붕괴시켰다.
일정 정도까지 붕괴되었을 때, 중성자별로 변했다. 그것의 밀도는 1세제곱센티미터당 수억 톤이라는 놀라운 수준에 달했다.
신족의 피라미드는 태양 세 개의 인력을 이용해서 계속 이 중성자별을 미친 듯이 압축시켰다.
그것이 계속 붕괴하고, 붕괴해서 마침내 직경 1밀리미터까지 붕괴했을 때, 블랙홀로 변했다.
“빨리, 두변과 막한을 블랙홀로 던져서 죽여라!”
명령이 순식간에 떨어졌다.
그때, 두변과 막한은 진작 두 개의 에너지점으로 응축된 상태였다.
휙!
피라미드 에너지 진은 두변과 막한의 에너지점을 그 블랙홀로 힘차게 쏘아버렸다.
순식간에 두변과 막한의 에너지점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블랙홀은 모든 걸 집어삼켜서 빛이라도 블랙홀에서 도망칠 수 없었다.
두변과 막한을 집어삼킨 블랙홀이 외로이 떠 있었다.
신족의 문명으로도 블랙홀의 생명을 아주, 아주 짧은 시간만 유지하는 것이 가능했다.
역시나 두변과 막한을 집어삼킨 블랙홀은 고작 한순간 뒤에 맹렬하게 터져버렸다.
놀라운 폭발이 일어났다.
이건 인류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폭발이자, 인류 문명의 인식을 훨씬 뛰어넘는 폭발이었다.
어떤 물질이든 블랙홀에 들어가면 놀라운 인력에 의해 극도로 갈기갈기 찢어진다.
어떤 생명이든 블랙홀에 들어가면 다 죽어버린다.
두변과 막한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콰과과광.
놀라운 폭발 속에서 그 블랙홀은 이전에 집어삼킨 모든 물질을 전부 내뿜었다.
행성 전체, 또 두변과 막한을 포함한 모든 물질을 내뿜었다.
신족 의회의 모든 이가 가만히 우주 공간을 응시했다.
모든 망원경이 수백만 킬로미터가 넘는 우주 공간을 수색했다.
어떤 생명이든지 존재한다면 그들이 다 포착할 수 있었다.
10분이 지나고, 30분, 어느덧 한 시간이 지났다.
신족 의회의 어떠한 망원경도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실험체 막한과 두변이 완전히 죽었습니다.”
신족 관측자가 정식으로 선포했다.
신족 의회의 모든 이는 복잡한 마음이 들어서, 이게 기쁜지 슬픈지 알 수 없었다.
적어도 이 실험의 버그인 두변을 완전히 죽였다.
그렇지만 신족이 영생을 추구하는 길은 철저히 끊긴 것 같았다.
그런데 수많은 천체 사이를 떠도는 먼지 그늘 속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두변의 신체가 점점 응축되었다.
게다가 이번에 그는 이전과 달리, 신족으로 업그레이드되어버렸다.
그가 신족 피라미드 방향을 향해 냉랭하게 말했다.
“너희에게 종말이 왔다!”
블랙홀에서는 모든 생명체가 죽는다.
신족도 예외가 아니니, 두변과 막한이라고 예외가 있을까.
그런데 두변과 막한이 어째서 죽지 않았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먼저 빛으로 이루어진 두변의 몸이 점점 응축되더니, 그 다음은 막한 차례였다.
두변처럼 막한의 에너지 등급도 탈바꿈과 업그레이드가 일어나서 그녀도 반신에서 신족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