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손다정의 연락을 기다리는 동안 건우는 이 부분에 대해 깊이 고민했었다.
이전 삶에서 건우는 수학 강사였지만, 공부 머리가 평범했던 막내 은우를 가르치기 위해 과학과 영어도 꽤 깊이 팠었다.
건우 성격에 그냥 가르쳤을 리 없다. 건우는 단순히 개인 과외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 모의고사나 수능 기출문제를 전부 분석한 예상 문제집까지 만들어 은우가 풀 수 있도록 했다.
그때의 노력 덕분에 수학뿐만 아니라 영어와 과학의 수능 기출문제도 대부분 기억하고 있다. 거기에 미래의 교과서 개정 방향까지 정확하게 꿰고 있는 건우.
교육열이 높은 한국에서 이런 정보는 천문학적 가치와 맞먹는다. 건우는 그걸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미래의 기억을 이용해 누구에게도 무시당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 갑질로 인한 억울한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살려면 갑질하는 사람들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갑이 되면 된다. 그게 재산이든 권력이든.
한 번 죽었다가 다시 시작한 삶이다. 이젠 누가 뭐래도 ‘내’가 가장 중요했다. 불법행위가 아니라면, 이용할 수 있는 건 모두 이용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평범하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될 수 있도록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수학의 신, 영어의 신, 언어의 신.
이런 별명보다 ‘수능의 신’이 될 생각이었다.
“저기, 최 선생님. 제가 뭘 잘못 들은 거죠? 세 과목. 아니지. 과탐은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까지 총 네 과목이죠. 제가 방금 총 여섯 과목을 가르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거든요?”
“잘못 들은 것 아닙니다. 수학, 영어,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 이렇게 여섯 과목. 제가 다 가르쳐보고 싶습니다.”
이야기가 잘 되고 있어서 좋았던 다정의 기분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대화하면서 정말 괜찮은 강사 한 명을 찾았다고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세상 물정 모르는 하룻강아지였던 모양이었다.
손다정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음… 최 선생님! 이런 걸로 장난치시면 곤란해요. 그냥 웃자고 하는 농담인 거죠? 네? 제발 그렇다고 대답해주세요.”
“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합니다. 이런 걸로 농담할 성격도 아니고요.”
손다정의 눈앞이 깜깜해졌다.
“물론 최 선생님의 지적 능력이 대단한 건 알겠지만, 그래도 6과목은 무리예요. 아직 학원 강사로서 경험이 전혀 없어서 그런 것 같은데요.”
“혹시 제 실력에 믿음이 안 가시는 건가요? 일단 수학과 영어 그리고 생물 실력은 손 과장님도 인정하시겠죠? 그럼 물리, 화학, 지구과학이 문제인가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보죠. 생물에서 어떤 A라는 세포가 분열할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구하려면 뭘 알아야 할까요?”
“네? 운동에너지요. 갑자기 그걸 물으시면… 그러니까 그…그게.”
“아! 대답을 들으려고 물어본 건 아니니까 당황하지 마세요. 정답은 전부 다 알아야 합니다. 물리, 화학, 지구과학 전부요. 한국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있던 하버드에서 생물학을 공부하려면 물리, 화학, 지구과학도 굉장히 잘해야 해요. 아니면 낙제를 면하기 어렵죠. 저는 그곳에서 최우등으로 졸업했어요.”
“네. 그럼요. 어련하시겠어요.”
손다정은 건우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손다정의 말투가 점점 더 퉁명스러워졌다.
“그럼 문제없겠네요.”
“그런데 최 선생님. 그건 너무 비효율적이에요. 어차피 인간의 몸은 하나거든요. 수학을 여섯 번 강의 하나 여섯 과목을 한 번 강의하나 수입은 큰 차이가 없는데, 대체 왜 그런 고생을 하려고 하세요.”
만약 지금이 교실 수업만 가능한 아날로그 시대였다면 손다정의 말이 맞다.
하지만 2014년은 디지털이 극도로 발달한 시대다. 몸이 하나라도 인터넷 강의에서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거기에 참고서나 문제집이 주는 수입도 무시할 수 없다. 직접 교실에서 강의하는 것보다 인터넷 강의와 문제집 출판이 더 많은 돈이 되는 세상이다.
6과목을 가르치는 게 수학 한 과목을 가르치는 것보다 수익이 훨씬 늘어난다. 6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4배 이상의 수익은 기대할 수 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수입이 4배나 늘어나는데 안 하는 게 더 이상하다.
물론 건우도 손다정에게 돈 때문에 6과목을 가르치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을 생각은 없었다.
“도전이라고 봐 주세요. 이왕 학원 강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아무도 보여주지 못한 전무후무한 모습을 보여줘야지 않겠어요? 저 하버드대 다닌 남자예요.”
건우의 마지막 말은 조크였지만, 다정의 얼굴은 더욱 굳어져만 갔다.
그녀의 눈에 건우는 여전히 세상 물정 모르는 하룻강아지처럼 보였다.
차라리 하룻강아지면 낫다. 슬슬 과대망상증까지 보였다.
‘뭐야? 진짜 진심인 거야?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 때문에 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 그게 아니라면 저런 자신감이 나올 수가 없는데. 으… 망했다! 장만복 회장님께 가서 뭐라고 말씀드리지?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불호령이 떨어질 텐데.’
손다정은 눈앞의 풋내기에게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아님을 알려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그럴 순 없었다.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이제 고작 20살이다. 괜한 입바른 소리에 맘이 상해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면 손다정만 바보가 된다.
기분 상하지 않게 건우의 마음을 돌리는 게 그녀의 역할이다.
그런데 너무나도 자신감 넘치는 건우의 모습에 그녀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럴수록 속은 점점 더 타들어 갔다.
“말씀이 없으신 걸 보니, 역시 제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으신가 보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어떻게요?”
“제가 여섯 과목에 대한 시범 강의를 하는 겁니다. 입시전문 학원이니까, 각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강사가 있을 거 아닙니까? 그 강사들과 학생들 앞에서 제가 직접 강의를 하고 냉정하게 평가받겠습니다.”
“학생들은 어려워요. 강사 실력 테스트를 위해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을 수는 없어요.”
건우의 타협안에 손다정의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됐다. 다행히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드는 돈키호테형 과대망상 환자는 아니었다.
“그건 다정 씨가 알아서 하셔야죠. 하버드대 출신 강사의 특강이라고 둘러대든지, 아니면 알바비를 준다고 꼬드기든지 그건 다정 씨가 알아서 하세요. 그 정도 자신도 없다면 저는 다른 학원을 찾아보겠습니다.”
건우의 대답은 단호했다.
손다정에게 신세 진 게 많지만, 건우는 그런 이유로 불이익을 감수할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아니에요. 너무 파격적인 제안이라서 제가 착각했네요.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요.”
“대신 강의를 해서 반응이 좋지 않으면 다정 씨가 하자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제시하시는 계약조건이 형편없어도 계약하죠. 어떻습니까?”
“마지막 말, 정말인 거죠?”
건우의 마지막 말에 다정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리고 쾌재를 불렀다.
건우에 대한 그녀의 평가도 과대망상증 환자에서 세상 물정 모르면서 자신감만 넘치는 애송이로 바뀌었다.
무조건 하겠다고 우기면 어쩌나 했는데 그렇게까지 막무가내는 아니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렇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 일단 판은 깔아주겠지만 무모한 도전을 한 대가로 계약 내용을 낮추고 마음껏 부려먹으리라 마음먹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애송이가 정말 말도 안 되는 도전을 한다고 하는데, 그게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금방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할 만한 계약 내용을 제시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나 오히려 건우가 제시하는 채찍과 당근에 자신이 휘둘리고 있다는 건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
두 사람은 사흘 후 시범강의를 하기로 합의했다.
준비할 시간이 짧았다. 아무리 20년 노하우를 가진 베테랑 건우라고 해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았다. 해당 과목들에 대한 건우의 지식은 고등학교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었다.
학원 강사라면 누구나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강사와 나쁜 강사로 나뉘는 건, 지식을 얼마나 아느냐가 아니라 그 지식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건우는 이미 그런 쪽으로 충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시간을 오래 끌 필요가 없다.
3일이면 충분하다.
혹시 몰라 유명하다는 각 과목 강사들의 강의 동영상들을 결제해서 한 번씩 훑어보았다.
그들의 강의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요즘은 어떤 강의 방식이 유행인지 확인해 본 것이었다.
미래의 강의법에 익숙한 건우에겐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지식을 쌓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스타일 확인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건우는 고작 3일 만에 6과목에 대한 강의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
그뿐만이 아니라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비장의 무기도 준비했다.
***
약속했던 시범 강의 날이 되었다. 학원에 들어서서 강사들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강사들은 건우에게 절대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들을 위기에서 건져내 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적대감을 보이는 강사들도 있었다.
그들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했다. 두 과목도 아니고, 세 과목도 아니고, 무려 여섯 과목이다.
기존 강사들은 건우가 자신들을 무시해서 그런 선택을 했다고 받아들였다. 천재의 잘난 척 또는 거만함이라고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러던지 말던지 건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전 삶에서도 나이 차이 때문에 크게 친분을 쌓지도 못했고, 그가 불행한 사고를 겪었을 때 위로는커녕 피해보상부터 요구하는 사람들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학생들을 많이 모았네요. 고생했겠어요.”
“당연히 해야죠. 이게 제가 할 일인데요. 전에 했던 약속이나 잊지 마세요.”
“물론입니다. 그럼 강의 시작할까요?”
다정은 저렇듯 자신감 넘치는 건우의 모습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혹시나 싶어 학원 강사들에게 물어봤다.
열이면 열 모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대답했다.
‘머리가 좋은 녀석이니 지식은 많이 알고 있겠지만, 그걸 전달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이제 겨우 20살이다. 누군가를 제대로 가르쳐본 적이 한 번도 없을 텐데,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유명한 스타강사들도 처음 몇 년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한다. 학원 강사로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현역 교사 출신밖에 없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만 했지만,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건우를 성토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학벌만 믿고 너무 건방지다는 게 중론이었다.
건우의 자신감이 그들이 가진 콤플렉스를 건드렸다.
어떤 강사는 타짜의 한 장면처럼 ‘그 자식이 개망신당한다는 거에 내 왼쪽 손모가지를 걸지’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농담이긴 했지만 비웃음이 가득 찬 농담이었다.
관계자들이 모두 들어서자 건우는 물리 과목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모두 숨죽였다. 어쨌거나 하버드대 출신의 학원 강의다.
내색은 안 해도 혹시 모를 기대감은 있었다. 그게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 보자’는 식의 냉소라고 해도.
강의를 시작한 지 20분이 지나고 금방 30분이 지났다. 기대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강의실 분위기는 열기로 가득 찼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건우는 학생과 강사들의 시선을 모두 사로잡아버렸다.
배우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학생과 강사의 입장은 분명 다르건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두 똑같은 처지가 됐다.
건우는 열정적인 강사. 나머지는 건우의 열정적 강의에 홀린 학생.
시간의 분침이 어느새 약속했던 50분을 가리켰다. 수업을 마치겠다는 건우의 말과 함께 ‘아!’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쉬는 시간인데도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날 줄 몰랐다.
순식간에 강의실 분위기를 휘어잡아 버리는 모습에 손다정은 당황했다.
나중엔 그녀마저 건우의 수업에 빠져들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강의가 끝나버렸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벌써 50분이 흘렀다. 손다정은 건우의 강의가 대단하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20살 청년의 강의에서 노련미가 느껴졌다.
단순한 노련미가 아니라 수업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베테랑의 능숙함이었다.
“저기… 김 선생님. 지금 최건우 선생님이 제대로 강의한 것 맞나요?”
혼자만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싶어 옆에 있는 물리 담당 강사에게 건우의 강의에 대해 물었다.
말발만 좋았지 실제 내용은 부실할 수 있으니….
그럴 리 없다는 걸 알지만, 김 선생의 표정만 봐도 무슨 대답을 할지 예상이 갔지만, 그래도 확인해야 했다. 그게 그녀의 일이다.
속삭이듯 한 손다정의 질문에 김 선생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다. 황당함과 놀라움이 교차한 표정이었다.
“저…기 김 선생님?”
“제대로 한 거냐고요? 보셨잖아요. 저게 제대로 안 한 거면 대체 어떤 걸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대단합니다. 정말 대단해요. 저걸 저렇게 설명할 수도 있었군요. 저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는데, 그동안 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시죠?”
“혁신입니다. 혁신. 이 강의 내용이 알려지면 기존 물리 참고서는 모두 쓰레기가 될지도 모르겠군요.”
“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강의가 좋았는지 나빴는지 물었는데 갑자기 기존 물리 참고서가 모두 쓰레기가 된다니.
오늘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속해서 일어났다. 손다정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오늘 강의 들으셨죠?”
“네.”
“어땠어요?”
“잘하더군요. 이런 강의를 많이 해본 사람처럼.”
“그걸 물은 게 아니에요. 최건우 선생이 오늘 뭘 가르쳤죠?”
“플레밍의 법칙이요.”
“이해가 가셨나요?”
“네. 생각보다 쉽더라고요. 가물가물하지만 예전에 배웠던 것 같기도 하고.”
시원하게 대답하주면 좋으련만.
조급한 마음이 생겼지만 손다정은 김 선생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에 차분히 답했다.
“사실 플레밍 법칙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에요. 쉬운 게 뭡니까. 일반 학생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물리 법칙 중 하나에요.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넘은 손 과장님조차 쉽게 느낄 만큼 편안하게 설명했어요.”
“실력이 있다는 거네요. 그런데 그거랑 기존 물리 참고서가 쓰레기가 되는 거랑 무슨 상관이죠?”
“강의 실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내용이 문제입니다. 굉장히 혁신적인 설명법이에요. 그런데 너무 쉬워요. 지금까지 아무도 이걸 생각하지 못했다는 게 놀라울 정도로요.”
“혁신이라니, 설마요? 혹시 김 선생님이 모르셨을 수도….”
지금까지 강사들은 똑같은 걸 가지고 누가 더 쉽게 설명하느냐로 실력을 겨뤘다. 그런데 김 선생의 말에 의하면 건우는 전혀 다른 걸 가지고 와서 더 쉽게 설명했다고 한다.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혁신이지만 손다정은 그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