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형이 가라사대-12화 (12/256)

제12화

“절대 아닙니다. 이런 설명법이 있었다면 지금까지 조용히 묻혔을 리가 없어요.”

의심 어린 질문에 김 선생은 단언했다.

“그럼 방금 말씀하신 그 설명법 하나 때문에 물리 참고서가 모두 쓰레기가 된다는 이야기세요?”

“물론이죠. 혁신적인 설명법이 나왔어요. 그것도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이론에서요. 이게 알려지면 누가 옛날 방식으로 공부하려고 하겠어요? 소문이 나는 순간 물리 참고서는 그냥 불쏘시개가 되는 거예요.”

“정말 그…그 정도예요? 쉽게 설명한다는 건 느꼈지만 그렇게 대단해 보이진 않던데.”

“손 과장님은 삶은 계란을 똑바로 세우는 방법을 아세요?”

“삶은 계란을요? 혹시 콜럼버스 일화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달걀 밑을 깨면 되죠.”

“역시 알고 계시네요. 손 과장님도 알겠지만, 달걀 밑을 깨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지금 최 선생님 강의가 신대륙 발견과 비견할 수 있다 그건가요?”

불과 1시간 전까지 앞장서서 건우를 욕하던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추종자로 변해 있었다.

“아니요. 선입견 탈피, 상식 파괴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게 바로 건우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였다.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변할 만큼 긴 시간이다. 세상도 변했고 교육방식도 변했다.

건우는 10년 후에나 일반화된 커리큘럼을 가져와 참석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김 선생님은 한 사람이 6과목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이셨잖아요.”

“네. 그랬죠. 고등학교는 초등학교가 아니거든요. 한 사람이 5~6개를 가르칠 만큼 호락호락한 수준도 아니고요.”

“그런데요?”

“그런데… 제가 틀렸네요.”

“아….”

너무 쉽게 자신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모습에 손다정은 허탈함을 느꼈다.

“잡으세요.”

“최건우 선생님을요?”

“진짜배기에요. 가끔 보면 범인(凡人)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그런 천재가 나타날 때가 있잖아요. 제가 볼 때 저 사람은 진짜예요. 지금은 학원 강사지만, 저 예전에는 괜찮은 학교 선생이었어요. 강의 실력은 몰라도 사람 보는 눈을 꽤 좋아요.”

“저도 실력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그런데 선생님. 물리만 그럴 수 있잖아요.”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손 과장님. 수학, 물리, 지구과학 세 과목은 서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요. 저런 스타일이면 수학이나 지구과학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강의 스타일이 굉장히 안정적이잖아요. 정말 20살 맞죠?”

김 선생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참석한 강사들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다.

“네. 몇 달 전에 생일이 지나면서 성인이 된 진짜 20살이에요.”

“믿기 힘들지만, 눈앞에 보고 있으니 거짓말이라고 하기도 힘들고. 역시 천재는 우리 같은 범인(凡人)과는 그릇 자체가 다른가 봅니다. 게다가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면서요? 그럼 화학과 생물은 더 대단하겠네요. 넓게 보면 생물은 화학의 한 분야라고도 볼 수 있으니.”

“그래도 6과목은 너무 과하지 않나요? 제가 생각할 땐 선택과 집중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런. 손 과장님만 딴 세상에 살다 오셨나요?”

“딴 세상이라니요?”

“인터넷 강의가 있잖아요. 요즘은 학원에서 오프라인 강의를 하는 것보다 인터넷 강의가 수입이 더 좋아요. 그러니 강의할 수 있는 과목이 많으면 많을수록 수입이 늘어나지 않겠어요? 물론 강의 실력이 특출나다는 전제하에요.”

김 선생은 손다정이 잠시 간과한 부분을 지적했다.

그의 말처럼 온라인 사교육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프라인 사교육 시장을 압도할 만큼.

“벌써 인터넷 강의 이야기를 하는 건 너무 빠른 것 아닌가요? 지금은 적응이 먼저인 것 같은데요.”

“후후후. 적응이요? 적응이 정말 필요할까요? 손 과장님도 눈이 있으면 봤을 것 아니에요. 아이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모습. 20살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말 노련해요. 나이를 생각한다면 엄마 뱃속에서부터 강의해야 가능한 모습이에요. 저런 사람들을 보통 뭐라고 하는 줄 아세요?”

“뭐라고 하는데요?”

“타고났다.”

***

쉬는 시간이 끝났고, 건우의 강의는 계속됐다.

수업을 하면 할수록 건우의 감각은 점점 더 낯설게 변했다. 귀가 윙윙거리면서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그런 기분이었다.

그리고 언뜻언뜻 몸에 대한 통제력을 놓칠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기 입에서 내뱉는 말인데,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말이긴 한데, 윤활유를 바른 것처럼 부드러운 언어로 바뀌어서 나오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마치 강사로서 가장 절정기였던 30대 후반의 건우와 최고의 두뇌회전을 자랑하던 20살 초반의 건우가 뭔가 엉켜 들어가는 그런 느낌이었다.

건우는 갑자기 왜 이런 걸까 추론을 해봤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지금까지 따로 놀던 영혼의 기억과 뇌 속의 기억이 비로소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짐작만 했다.

어느 순간 그를 불편하게 했던 낯선 감각들이 사라졌다. 방금 느꼈던 혼란들이 꿈같이 느껴질 만큼 순식간이었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헷갈렸다.

하지만 조금 전의 건우와 지금은 건우는 뭔가 달랐다.

“뭐지? 지금까지도 어이없는데, 여기서 더 발전하는 거야? 나 원! 이제 보니 완전 괴물이네, 괴물.”

생물 강의 시간이었다. 생물 과목 담당 강사가 건우의 강의를 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조금 전까지의 건우가 강의실 분위기를 휘어잡았다면, 지금의 건우는 그냥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압도했다. 생물 강사도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아무리 수업을 잘해도 집중을 못 하는 학생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금의 건우는 그런 학생들마저 강제로 집중하게 만들어버렸다.

강의실은 누군가가 강제로 입을 막아버린 것처럼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생물 강사의 혼잣말이 기차 화통 소리처럼 크게 울렸지만, 학생들은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건우의 수업에 열중했다.

손다정은 자신의 팔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일종의 전율이었다.

‘그래! 바로 이 사람이다!’

본능적인 직감이 왔다.

학원 쪽 컨설턴트가 되어 10년 가까이 일해 온 경력이 손다정의 직업적인 본능을 일깨웠다. 절대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그를 놓치면 한강 에듀케이션의 기사회생은 물 건너가게 되리라.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한강 에듀케이션이 아니었다. 저 남자라면 대한민국 사교육의 판도를 뒤흔들어버릴지도 모른다는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 들었다.

‘진짜가 나타났어.’

심장이 두근거렸다. 가공되지 않은 원석인 줄 알았는데 이미 찬란하게 빛나는 보석이었다.

보석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지 모른다. 가장 뜨겁게 빛나는, 그래서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모두 가려버리는 태양이 될 가능성을 봤다.

자신이 건우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감당할 수 없어도 감당해야 했다. 혼자할 수 없으면 SAE 컨설팅 사람들 모두를 동원해서라도 감당하면 된다.

손다정이 혼자만의 생각에 잠긴 사이, 건우의 강의는 점점 더 절정으로 치달았다.

건우는 세포 분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체세포분열이니 감수분열이니 하며 생물 강의에만 집중하는 듯하더니, 어느 순간 세포 분열 시 운동 에너지와 열량으로 전환되는 과정 등을 정말 쉬운 예로 간단히 설명하면서 물리, 지구과학, 화학을 넘나드는 진정한 토털 과학 수업시간을 만들어버렸다.

우와. 짝짝짝.

‘자, 이것으로 오늘 수업 끝’이라는 그의 마지막 멘트와 함께 강의실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 소리로 뒤덮였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저절로 나온 진실 된 감동과 존경의 표현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사들은 또다시 충격과 실의에 빠졌다.

한 번쯤 들어보기는 했다. 강사가 너무나도 멋진 강의를 하면, 수업이 끝날 때 학생들은 자기도 모르게 손뼉을 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

그런 강의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졌고, 오늘 건우가 보여준 것과 같은 저런 말도 안 되는 강의와 대결해야 한다는 사실에 실의에 빠졌다.

그러면서도 적이 아니라 아군이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어땠어요?”

수업이 끝나자 건우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다정에게 다가가 소감을 물었다.

그녀의 눈엔 건우가 굉장히 커 보였다. 더는 20살 풋내기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그게….”

“왜요? 이상했어요?”

“아…아니요. 그럴 리가요. 정말 대단했어요. 말도 안 되게 훌륭했어요.”

“괜찮았다는 거네요. 그럼 6과목 전부 강의를 해도 되는 거죠?”

“아마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죠. 일단 아이들의 수업 평가를 들어봐야 하고, 강사들의 의견도 수렴해봐야 하니까요.”

의견은 물어보나 마나다. 건우를 마다할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건우만 있으면 한강 에듀케이션은 기사회생할 수 있는데 그걸 마다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한강 에듀케이션 강사들의 실력은 EBS 강의를 통해 이미 검증됐다. 학원을 대치동에서만 개업하지 않았으면 이미 승승장구했을 사람들이다.

그런 실력파 강사진에 ‘하버드’ 간판을 가진 건우가 추가되면 한강 에듀케이션의 약점은 오히려 강점이 된다. 건우를 활용한 마케팅이야 SAE 컨설팅에게 맡겨두면 된다.

지금 필요한 건 의견 수렴이 아니라 계약을 수정할 시간이다.

손다정이 준비해온 계약서는 지금 건우 위상을 생각했을 때 너무나도 초라했다.

원래 계약서를 보고 건우가 실망하고 돌아선다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된다.

그건 손다정에게도 한강 에듀케이션에게도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적으로 돌아서서 다른 학원 강사로 활약하는 건우의 모습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군요. 그럼 연락기다리죠. 하지만 오래는 못 기다려요.”

“네? 벌써 가시게요?”

“그럼요? 제가 남아서 더 할 일이 남았나요?”

“아니요. 그냥….”

강의의 여운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 기존 강사들은 건우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엉덩이를 들썩였다.

마음 같아서는 다 같이 식사라도 하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싶은데, 처음 건우에게 냉소적으로 대했던 행동이 떠올라 그러지도 못했다.

강사들은 손다정이 나서주길 바랐지만, 건우는 그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련없이 등을 돌렸다.

열정적인 강의 덕분인지 와이셔츠를 입은 건우의 등은 땀으로 범벅되어 있었다.

“아 참!”

학원을 빠져나가 던 건우가 몸을 돌렸다.

“네?”

“이미 서면으로 합의했지만, 노파심에 한 번 더 말씀드립니다. 오늘 강의 내용에 대한 저작권은 제게 있습니다. 누구도 제 허락 없이는 제 강의 내용을 도용할 수 없습니다. 왜 그런지는 잘 아시겠죠?”

강의 내용을 저작권으로 인정받는 건 어려운 일이다. 좋은 강의라고 해도 이미 알려진 방법을 좀 더 쉽게 풀어서 설명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우의 강의는 달랐다. 김 선생이 ‘혁신’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설명이 독특했다.

처음에 건우가 저작권 이야기를 꺼냈을 때 어리둥절했었는데, 이제야 손다정도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요. 물론이죠. 각 과목 선생님들에게도 다시 한 번 주지하겠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건우는 손다정 뒤에 서 있던 강사들의 얼굴을 한 번 쭉 훑고 학원을 빠져나갔다.

굳이 사람들 앞에서 저작권 이야기를 꺼낸 건 ‘허락 없이 함부로 도용하지 마라’는 경고의 의미도 담겨 있었다.

건우가 학원을 빠져나가자 손다정의 마음이 급해졌다. 혹시라도 소문이 나서 누가 채가기 전에 최대한 빨리 회의를 열고, 그의 스카우트를 결정해야 했다.

***

- 동우의 이불은 노랗게, 노랗게 물들었네.

시범 강의를 마치고 돌아온 건우는 토요일이라 집에 있는 동생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어. 형. 갔던 일은 잘하고 왔어?”

“그럼. 내가 누군데. 인간 최건우가 마음을 먹으면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보여주고 왔지. 하하하.”

건우는 동생들 앞에서 장난스러운 허세를 부렸다. 이런 일로 동생들이 걱정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만큼 자신감도 넘쳤다.

“당연하지. 우리 큰오빠가 누군데. 히히히.”

무슨 일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은우였지만, 오빠가 잘했다는 말에 그냥 기분이 좋아 벙긋거리며 말을 받았다.

“그런데 큰형. 왜 모이라고 한 거야.”

“그동안 익숙하지도 않은 집안일 돕느라 고생 많았지?”

“아니야. 이젠 재미있어. 요리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왜 예전에는 몰랐을까?”

다들 집안일 돕는 것을 좋아했다.

그중에서 셋째 정우는 그 정도가 심했다. 원래는 그냥 밥과 계란프라이를 하고, 밑반찬 몇 개만 냉장고에서 꺼내 밥상을 차리는 게 그의 할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요리에 재미를 붙이더니 이제는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알아보고, 심지어 서점에 가서 요리책까지 구해서 읽을 정도가 되었다.

이러다 미래와 달리 요리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정우만 좋다면 건우 또한 상관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나도 괜찮아. 뭐, 꼬맹이 덕분에 밥 먹다 거품 물고 쓰러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 있긴 했지만.”

“치잇.”

평소라면 꼬맹이라는 말에 발끈했을 은우였는데, 동우의 말에 대꾸도 제대로 못 하고 풀이 죽어 고개를 숙였다.

퐁퐁 사건 이후 계속 저렇다. 그 모습을 본 건우는 마음이 쓰라렸다. 그리고 한참이나 어린 은우를 놀리는 동우가 못마땅했다.

나이 차이가 얼만데 저렇게 이기려고 드는지.

마음 같아서는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야, 최동우. 네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내가 뭘?”

“은우 겨우 7살이다. 실수할 수도 있지. 넌 7살 때 뭐든지 잘했어?”

“글쎄. 못한 건 없는 것 같은데.”

동우의 반응에 건우는 쾌재를 불렀다. 풀이 죽은 은우를 위해서라면 동우를 언제든지 희생(?)시킬 수 있는 게 건우의 마음이었다.

“그래? 너, 내 기억력 좋은 건 잘 알고 있지?”

“새삼스럽게 왜 그래? 누가 그걸 몰라?”

“그렇지? 지금부터 10년 전. 동우 7살이던 그 시절. 날씨는 더웠고, 동우는 그런 여름이면 유난히 시원한 수박을 좋아했었지.”

“갑자기 뭔 소리를 하려고?”

“그러던 어느 날. 더위에 지쳐 자다 깬 동우가 냉장고 문을 열어 안에 있던 수박 반 통을 전부 먹었어.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동우의 이불은 노랗게….”

“형. 왜 이래? 치사하게 이럴 거야?”

“그러는 너는? 계속할까?”

“아니야. 잘못 했어. 형. 뭘 원해? 응?”

건우의 이야기가 계속되자 동우의 얼굴은 묘하게 변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때의 기억이 완전히 기억을 떠올렸는지 다급히 건우의 입을 막았다.

“은우에게 사과해.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놀려서 미안하다고도 하고.”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해?”

“얘들아! 동우가 말이야.”

“알았어. 알았다고. 정말 치사하다. 야, 최은우. 오빠가 놀려서 미안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아직 넌 어리잖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기운 내.”

“치. 됐다, 뭐. 난 처음부터 작은 오빠 말 신경도 안 썼거든!”

은우는 동우의 사과에 틱틱거렸지만, 시무룩했던 표정은 어느새 환하게 변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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