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정말 별것 아닌 한 번의 면회였지만, 건우의 생에서 부모님을 제외하면 가장 크게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윤은영이라는 사람에게는 미안함에 대한 보상을 하고 싶었다면, 이승훈에게는 그가 느꼈던 고마움에 대해 보답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승훈이 일하는 학원으로 가까이 가면 갈수록 건우의 미소가 짙어졌다.
반면.
강남대로 한복판. 출퇴근 시간도 아닌데 강남대로에 있는 차들은 앞으로 나갈 줄 모르고 엉금엉금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었다.
“윽. 정말. 최건우 대표 이 사람. 설마 이것까지 계산하고 나한테 윤은영 선생님을 맡긴 거 아니야? 에이. 설마. 아니겠지.”
“아니야, 아니지.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데. 내 머리로는 재단하기 힘들 정도로 어마어마한 천재잖아. 평소에 너무 평범한 듯 행동해서 헷갈릴 때가 있지만, 천재도 보통 천재가 아니잖아. 그렇다는 건, 이 나쁜 인간이… 분명히 이것까지 계산하고 나에게 윤은영 선생님을 맡겼을 거야.”
손다정은 막히는 도로 때문에 짜증이 폭발 직전까지 끓어올랐다.
서울에서 차가 막히는 게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고, 평소라면 그러려니 하고 천천히 차를 몰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웬일인지 그런 여유가 생기지 않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운이 따르지 않는지 시작부터 차가 막혔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두 사람이 한 내기는 시작부터 불공평했다.
거리부터 문제다. 대치동부터 은평구까지 거리는 약 20km가량인 반면, 대치동에서 동작구까지는 고작 10km 정도밖에 안 된다.
단순히 거리의 문제가 아니다. 대치동에서 은평구로 가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있다.
내부 순환로를 타는 방법, 강변북로를 타는 방법, 녹사평대로나 삼일대로를 거쳐 통일로로 가는 방법.
그런데 이 세 가지 중 어느 방법이나 길은 엄청나게 막힌다.
고작 내기에 걸린 돈 5만 원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 전직 컨설턴트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었다!
이렇게 스스로를 정당화했지만, 사실 괜한 내기가 얌전한 성격이던 그녀가 폭주한 건 사실이다.
자신에겐 거의 없다고 생각한 승부욕이 생겼다. 요즘 와서 자꾸 일감만 끊임없이 몰아주는 건우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거리상으로는 2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은평구 연신내. 막히는 도로를 뚫고 도착하니 무려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손다정은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서둘러 윤은영이 일하는 조그마한 보습학원으로 향했다.
“어디 보자. 늘푸른 학원이라. 늘푸른 학원이 어디 있지. 아! 찾았다. 저기 있구나. 동네 보습학원이라더니 정말 작긴 작구나.”
주소가 나와 있는 지역 주변에서 한참 두리번거린 끝에야 그녀가 찾으려고 했던 학원을 겨우 찾을 수 있었다.
항상 큰 학원의 컨설팅 업무만 맡았던 손다정이었기에, 조그마한 건물의 구석에 위치한 작은 학원이 정말 낯설었다.
“어서 오세요. 자녀분 학원 등록 상담 때문에 오셨나요?”
“네? 제가요? 그건 아니고요.”
학원에 들어서자 50대 정도로 돼 보이는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녀를 맞이했다.
아직 내기 때문에 흥분한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분 학원 등록’이라는 말에 순간 욱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제 겨우 서른네 살인 그녀를 중, 고등학생 학부모로 봤다는 자체가 충격이었다.
“호호호. 그렇죠? 저도 좀 이상했어요. 학부모라고 하기에는 너무 젊어 보였거든요. 그럼 무슨 일로 오셨어요?”
“여기 혹시 윤은영 선생님 계신가요? 만나 뵙고 싶은데.”
“아! 윤 선생 찾아오셨구나. 은영아. 은영아. 손님 오셨다. 수업 전이니까 금방 나올 거예요. 그럼 볼일 보고 가세요.”
윤은영을 찾아왔다는 손다정의 말에 50대 여인은 다짜고짜 큰 소리를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맞은편 강의실에서 ‘네’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리자 할 일은 다 했다는 듯 가벼운 목례만 하고 쌩하니 사라져버렸다.
학원에서 윤은영이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쉽게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저기. 혹시 저를 찾아오셨다는….”
잠시 후 맞은편 강의실에서 문이 열렸고, 자료 영상에서 봤을 때보다 더 심한 스타일의 윤은영이 등장했다.
놀랄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헛기침을 막기가 쉽지 않았다.
확실히 누가 봐도 놀랄 정도로 괴악한 패션이긴 했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관객을 웃기기 위해 대놓고 이상하게 차려입은 개그우먼이 생각났다.
그러나 웃음이 나오진 않았다. 그러기에는 윤은영의 눈빛이 너무 맑았다.
손다정은 그녀의 눈동자와 마주치는 순간, 갑자기 안심이 되었다.
이런 사람이라면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 컨설턴트로서의 경험이 그렇게 말해줬다.
“네. 맞아요. 제가 윤은영 선생님을 찾아온 사람이에요. 손다정이라고 합니다.”
“아, 그러시구나. 일단 여기 강의실로라도 들어오세요. 죄송해요. 학원이 작아서 마땅한 상담실 자리가 없거든요.”
“네. 그럼 실례 좀 할게요.”
윤은영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선 강의실은 많으면 스무 명 정도의 학생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작고 초라했다.
창가에 있는 책상에는 수업준비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공부 때문인지 두꺼운 역사 관련 책들이 여러 권 펼쳐져 있었다.
이런 작은 학원에서 강의하는데도 준비를 참 열심히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아직 수업시간이 아니라서 공부 좀 하고 있었거든요. 너무 어지럽죠? 금방 치울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니에요. 그러실 필요 없으세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일단 자리에 앉으세요.”
“그…그럴까요?”
강의할 때의 박력은 어디 갔는지 윤은영은 수줍어하며 허둥지둥 주변을 정리하려고 했다.
손다정은 윤은영을 오늘 처음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런 초라한 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괜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곳 학원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초라한 대접을 받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내년부터는 우리나라 최고의 학원이 될 초이스 에듀의 대표 강사가 될 사람이었다.
김칫국부터 마시듯 벌써 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최대한 빨리 그녀를 이곳에서 데려나가고 싶어졌다.
“우선 제 소개부터 해야겠죠.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초이스 에듀라는 학원의 기획팀 팀장인 손다정이라고 합니다.”
“초이스 에듀요?”
“아! 물론 아직 정식 개원은 하지 않았어요. 내년 1월에 정식으로 출범 예정인 곳입니다.”
“그런데 거기서 왜 절…?”
“당연히 선생님을 우리 학원 강사로 스카우트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네? 누…누굴 스카우트한다고요?”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는지 윤은영은 필요 이상으로 놀라며 반문했다.
“제 앞에 계신 윤.은.영. 선.생.님.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왔다고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릴까요?”
“아니요.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었어요. 그런데 왜요?”
“왜요… 라니요? 선생님은 선생님의 실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저요? 그…글쎄요?”
영상 자료를 봤을 때는 정말 강단 있게 강의를 했었는데, 손다정과 대화를 나누는 윤은영은 정말 수줍음 많은 소녀 같았다.
“영상에서 보던 모습과 많이 다르시네요. 강의할 때는 정말 카리스마 넘치셨는데.”
“네에? 영상이요? 제 강의를 보셨다고요?”
“네. 선생님이 강의하시는 모습이 필요해서, 이곳 학원에 다니는 학생 한 명에게 의뢰했어요. 혹시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저희도 확인이 필요했거든요.”
어차피 알게 될 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학원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할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니요. 기분 나쁘지 않아요. 저 때문에 그런 수고를 하셨다는 것이 잘 이해는 가지 않지만요.”
“윤은영 선생님!”
“네?”
“선생님은 선생님 실력에 대해 그렇게 자신이 없으세요?”
“아뇨.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단지 좀 뭐랄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아마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왔다는 것조차 쉽게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니면 손다정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저희는 이미 선생님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분석을 통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선생님의 강의 실력을 우리나라 역사 분야에서 탑클래스라고 생각합니다.”
“강의 영상까지 찍어가셨다고 하니 확실히 장난으로 절 찾아오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초이스 에듀라고 하셨나요? 그 이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아차! 제가 너무 서둘렀나 보네요. 그것부터 설명을 드렸어야 했는데. 혹시 한강 에듀케이션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한강 에듀케이션이야 당연히 들어봤죠. 뉴스에까지 나왔잖아요. 아! 생각났다! 초이스 에듀. 그건 최건우 선생님이 하는 인터넷 강의나 교재에 등장하는 이름인데요?”
“같은 과목이 아닌데 그것까지 아세요?”
“그럼요. 저는 실력이 좋다는 선생님들 강의는 과목 가리지 않고 무조건 찾아서 봐요. 분명히 배울 것이 있거든요. 그런데 손 팀장님.”
“네?”
“최건우 선생님은 나이도 젊은데 어쩜 그렇게 노련하게 강의를 할 수 있죠? 정말 보면서 몇 번이나 감탄했어요. ‘세상에, 하버드대는 확실히 다르구나’ 이런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니까요. 그게 말이 되나요? 한 과목도 아니고 여섯 과목을 전부….”
“아아아. 선생님. 윤은영 선생님.”
손다정이 건우와 관련된 사람이라는 알게 되자 수줍어하던 윤은영은 사라지고 초롱초롱한 강사 윤은영으로 돌아왔다.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 누군가를 이렇게 진심으로 칭찬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녀는 정말 천진난만할 정도로 순수했다.
너무 열정적으로 칭찬해서 이대로 두면 끝이 날 것 같지 않아 손다정이 급히 제지할 정도였다.
“어머. 제가 너무 흥분했죠? 인터넷 강의를 보면서 정말 존경할만한 선생님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죠.”
“왜 손 팀장님이 감사를? 아! 초이스 에듀. 으엑? 서…설마? 그 초이스 에듀가 이 초이스 에듀인가요?”
“네. 이 초이스 에듀가 그 초이스 에듀 맞습니다.”
“아니, 왜요?”
“네?”
윤은영은 처음 했던 질문을 또다시 반복했다.
“아니 그렇게 대단한 선생님이 운영할 학원에서 왜 저를 스카우트하러 오셨느냐고요? 왠지 최건우 선생님이 운영할 학원이면 정말 최고의 강사들만 모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왜긴 왜겠어요? 말씀드렸잖아요. 선생님 강의 수준 또한 탑클래스라고요. 최고의 학원에 어울리는 실력을 가지고 계셔서 제가 찾아온 거예요.”
“노…농담 아니시죠? 자…장난하시는 거 아니죠?”
“물론입니다. 이런 일로 장난을 할 만큼 그렇게 한가한 사람도 아니고요.”
“그런데 정말정말 이해가 안 가서 말씀드리는데요. 왜 저죠?”
또다시 반복되는 비슷한 질문이었지만, 이번 질문은 정말 진지했다.
그래서 손다정도 자신의 의도를 정확히 설명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은 혹시, 정말 이런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선생님의 외모 때문에 그러시는 건가요?”
“음. 네. 맞아요. 그래요. 저도 제가 강의 실력은 썩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외모는 정말 아니잖아요. 심지어 제 얼굴을 보면 수업은 안 듣고 온종일 웃기만 하는 아이들도 있었어요. 저는 그게 너무 힘들어서 학교를 그만뒀어요. 물론 저를 조사했으면 알고 계시겠죠?”
“그렇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강단에 서셨잖아요.”
“숫자는 얼마 안 되지만 여기 애들은 착해요. 저는 이렇게 작은 곳에서라도 밥 벌어 먹고사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많든 적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게 저는 좋아요.”
윤은영은 생각 외로 담담하게 지금 상황에 관해 이야기했다.
“윤은영 선생님.”
“네.”
“그래도 혹시 기회가 생긴다면 어쩌시겠어요?”
“네?”
“렛미인이라는 케이블 방송 혹시 보셨어요?”
“그럼요. 저도 여자고, 정말 예뻐지고 싶다는 상상은 자주 하니까요. 대리만족 같은 거죠. 참가자들을 보면서 혹시 나도 도전해볼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까지도 해요. 손 팀장님 같이 예쁘신 분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실 거예요.”
됐다.
‘손 팀장님 같이 예쁘신 분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실 거예요.’
윤은영이 마지막 말을 들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애써 담담하게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어쩌지 못하는 자신의 열등감을 손다정을 통해 은근히 드러냈다.
예쁜 사람에 대한 질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윤은영에게는 그게 필요했다.
예뻐지고 싶다는 욕망. 만약 그게 없다면 손다정의 제안은 해보나 마나다.
그녀의 말처럼 렛미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며 예뻐지는 상상이라도 해봤다면, 손다정의 제안을 수락하고 모험을 걸 용기가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삶에 만족하며 평생 살아갈 지도 모른다.
“제가 예쁜가요?”
“그럼요. 정말 예쁘세요. 부러울 정도로요.”
“만약 윤 선생님도 예뻐질 기회가 있다면 어떡하실래요?”
“네?”
“제가 생각할 때 윤 선생님은 자신의 외모에 과도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계세요.”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아픈 곳을 찔러서일까?
지금까지와 다르게 윤은영의 말투가 조금 날카로워졌다.
“랫미인은 외모가 극단적으로 안 좋은 분들이 도움을 받는 곳이에요. 하지만 선생님은 아니에요. 왜 그런 이상한 안경으로 예쁜 눈을 가리는지 모르겠어요. 코도 동글동글 예쁘세요.”
“지금 저 놀리시는 거 아니죠?”
윤은영은 방어적으로 자신의 몸을 감쌌다. 외모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 보이는 전형적인 행동이었다.
“선생님. 제가 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시죠? 지금까지 초이스 에듀에 투자된 돈만 500억이에요.”
“오…오백 억이요?”
“네. 500억. 엄청난 거액이죠. 그래서 그 돈을 날리지 않기 위해 정말 심혈을 기울여 강사 선생님을 초빙하고 있어요. 윤 선생님은 그렇게 고르고 고른 강사 중에서도 첫 번째로 제가 만나러 온 분이에요. 그런데도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하…하지만….”
“하지만 사람들이 선생님을 보고 못생겼다고 놀렸다고요? 그건 그 사람들이 보는 눈이 없어서예요. 문제는 선생님이에요. 선생님이 타인의 시선에 주눅이 들어서 자꾸 감추려고 하니까 사람들이 더 신이 나서 놀리려 드는 거예요.”
“어쨌든 예쁜 얼굴은 아니잖아요.”
손다정의 설득에도 푹 내려간 윤은영의 고개는 올라갈 줄 몰랐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솔직하게 말씀드리죠. 선생님은 눈도 예쁘고 코도 동글동글 귀여워요. 그런데 입이 문제에요. 이가 들쑥날쑥해서 부정교합이 심해요. 그것 때문에 전체 인상이 나빠졌어요.”
“그럼 곤란한 거 아닌가요? 마스크를 끼고 수업을 할 순 없잖아요.”
“지금까지 한 번도 교정을 해보겠다고 생각해보신 적은 없나요?”
그렇게 외모에 대한 고민이 많았으면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것 같다.
“이…있긴 해요. 치과에 가봤는데 저는 다른 사람보다 비용이 몇 배는 더 든대요. 물론 성공할 수만 있다면 빚을 내서라도 했겠죠. 그런데 만약 교정했는데도 여전히 못생겼으면요? 지금까지는 교정을 안 해서 그렇다고 저를 합리화하며 살았는데, 교정했는데도 못생겼으면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죠?”
너무나도 절망스러운 모습에 손다정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