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형이 가라사대-79화 (79/256)

제79화

[2016 수능 문제 출제 돌입]

오는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가량 남겨둔 가운데 수능 문제 출제위원 등이 합숙에 들어갔다. 이들은 수능 당일,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감금’ 생활이 종료된다.

1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초에 이어 지난 7일 2차례로 나눠 수능 문제 출제, 검토위원 및 행정요원 등 900여 명이 합숙 본부에 입소, 내달 7일 진행되는 수능과 관련된 문제 출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수능 출제위원 등이 입소한 합숙소는 문제 유출을 막기 위해 장소는 비공개로 운영하며 전화, 이메일, 편지 등 외부와의 연락은 일체 금지된다. 올해는 여러 가지 이슈와 논란이 많은 연도였다는 것을 의식했는지, 지난해보다 200여 명 더 많은 인원이 보강되었다.

보강된 인원은 문제 출제 및 검토위원 100여 명과 보안강화를 위한 행정요원 100여 명이다. 행정요원의 경우 전투경찰에서 대부분 차출했고, 문제 출제 및 검토위원은 교수, 교사 인력풀에서 무작위 선정 또는 추천을 통해 선발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합숙과 관련된 입소식은 마친 상태로 외부와 단절된 모처에서 수능 문제 출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은 600여 명이다. 합숙본부는 보안 유지를 위해 매뉴얼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다.”고 말했다.

합숙소 내에는 수능 문제 출제 및 검토위원 외에도 경찰과 보안요원 그리고 의료진 등이 상주한다. 특히 합숙소에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됨에 따라 외부와 단절된 채 수능 문제 출제 활동에만 전념하게 된다. 다만 직계가족이 사망했을 경우 외출이 가능하다. 외출 시에는 2시간 이내에 합숙소로 돌아와야 하고 경찰관과 보안요원이 동행한다.

이들은 수능 당일에서야 합숙소에서 퇴소할 수 있다. 수능이 종료된 후 출제 및 검토위원 등은 평가원에서 마련한 버스를 통해 귀가하며, 합숙 당시 상황은 퇴소 후에도 비밀을 유지해야 한다.

한편, 올해 수능에서는 고교 재학생 47만 8,341명, 졸업생 12만 6,542명을 포함 총 62만 2,123명이 시험을 치른다.

- 아시아데일리 류승범 기자

***

이름 소윤호. 나이 40대 중반.

그는 현재 자유를 박탈당한 채 어느 인적 드문 지방 연수원에 감금되어 있다.

이번 일을 겪으며, 타의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행동의 제약을 받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동시에 자유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도 되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낸 지 이제 겨우 열흘이 지났건만, 1년이라도 떨어져 지낸 것처럼 아내와 자식들의 얼굴이 간절히 그리워졌다.

어느 정도의 자유로운 행동은 허용했지만, 스마트폰은 감금된 첫날 압수당했고 공중전화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면회는 당연히 금지였다. 가족뿐만 아니라 외부의 어떤 사람과도 연락하거나 만나는 것이 불가능했다.

‘군대에도 공중전화는 중대마다 비치되어있는데. 이건 군대보다 더 빡빡한 곳이구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이해는 해야겠지. 그래도 답답한 것은 어쩔 수 없네.’

같이 생활하는 사람 대부분도 그와 비슷한 사정이라서 속으로 아쉬움을 토로할 뿐 그 마음을 밖으로 내뱉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소윤호는 답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건물 밖에는 적당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널찍한 정원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건물 주변은 높은 울타리로 둘러쳐져 있기 때문에 답답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건물과 울타리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 항상 감시받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가 모니터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탈칵. 탈칵.

정원 구석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담배를 꺼내고 불을 붙였다. 감금생활을 시작하면서 느껴졌던 답답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위해 옆 방 사람에게 라이터와 담배 한 개비 빌렸다.

담배라도 피우면 지금까지 쌓인 스트레스가 조금이나마 풀릴 것 같았다.

“후우….”

담배 연기를 깊게 빨아 당겼다 내뱉었다.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답답하던 마음이 한결 나아지는 것 같았다.

“소윤호 교수님.”

“네? 아! 김 과장님이 여긴 웬일로.”

한참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 누군가가 소윤호를 찾아왔다. 이곳의 보안을 담당하고 있는 책임자 중 한 명인 김 과장이었다.

“담배 끊으셨다더니 다시 피기 시작하셨네요.”

그는 소윤호의 사소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하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여기처럼 공기 좋은 곳에서 지내면 마음이 편안해야 하는데, 감금되어있다고 생각하니 누군가가 억지로 가슴을 누르는 것처럼 답답해져서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힘드시죠? 고생이 정말 많으십니다.”

“고생이랄 게 있나요? 건물 안에서 열심히 문제만 출제하면 되는 일인데요. 오히려 김 과장님이 고생이시죠.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밤낮으로 수고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인데요. 그건 그렇고 담배 말입니다.”

“네? 담배요? 왜요? 설마 담배도 못 피우게 되어있나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소윤호의 어투가 격해졌다. 감금생활로 쌓였던 스트레스를 담배로 겨우 풀고 있었는데, 그것마저 금지하나 싶어 울컥한 것이다.

“아니요. 그건 아니고. 아시다시피 담배도 재질은 종이잖습니까? 종이는 유출이 가능한 물건이라 저희가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담배꽁초로 문제가 유출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좀 과하네요.”

“어쩔 수 없습니다. 올해는 모 학원 강사 때문인지, 평소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하라는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비흡연자라서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 흡연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피우게 되어있습니다. 남은 담배꽁초에 수학능력시험 문제에 대한 힌트를 남길 수도 있어서, 부득이하게 만든 규칙이니 불편해도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요? 그건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저 때문에 이곳까지 오신 거군요. 번거롭게 해드렸습니다.”

“아닙니다. 모르셨으니 됐습니다. 대신 앞으로는 반드시 규칙을 지켜주셔야 합니다. 의심을 살 수 있는 불필요한 행동을 해서 서로 간에 얼굴 붉히는 일이 생기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하하하.”

입은 웃었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민망해진 소윤호가 재빨리 담배를 끄고 꽁초를 그에게 넘겼다.

김 과장이라는 남자는 공손하게 담배꽁초를 받은 뒤 할 일은 다 했다는 듯 느긋한 걸음으로 그의 곁을 떠났다.

소윤호가 이곳에 감금된 이유는 무슨 죄를 지어서가 아니다. 2016년도 수능시험 출제위원에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하며 반가워했다.

그러나 막상 이곳에 도착해서 생활해보니 생각 이상으로 심한 감시 때문인지 반가웠던 감정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소윤호뿐만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문제를 출제하거나 검토하는 교수 및 교사라면 거의 대부분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수학능력시험이라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열심히 노력한 성과에 대해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테스트다.

만약 조금이라도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아이들이 노력한 12년이라는 시간은 모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그들의 과도한 감시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견디기 힘든 건 그들이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소윤호나 다른 사람들을 마치 예비 범죄자라도 된 것처럼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대하는데, 항상 누군가에게 지시하는 일에만 익숙했던 교수나 교사들에게 그런 과도한 의심은 견디기 힘든 모욕으로 느껴졌다.

솔직히 담배꽁초는 약과였다. 한번은 같이 일하던 교수 한 명이 어렵게 축구공을 하나를 구했다. 그 공으로 사람들이 모여 족구를 했는데, 실수로 그만 울타리 밖으로 공이 나가고 말았다.

밖에 있는 경호원에게 공을 달라고 했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공을 돌려줬다.

그런데 돌아온 공의 상태를 본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공이 완전히 찢어져서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공안에 문제 관련 힌트를 넣어 외부로 보냈는지 확인하기 어쩔 수 없이 검사했다고 한다.

당당하게 설명하는 경호원의 모습에 교수와 교사들은 말문을 잃고 말았다.

대변을 보고 뒤처리에 사용한 화장지를 휴지통에 버리면 그것도 일일이 다 검사한 이후 별도로 모아둘 정도이니, 이것만 보더라도 경호원의 보안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대단한지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출제위원들을 더 힘들 게 하는 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파견 나온 직원의 밑도 끝도 없는 요구사항이다.

“출제위원 여러분. 제가 가장 먼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절대 평범한 수능시험을 만들면 곤란하다는 겁니다.”

“여러분도 아시죠? 한강 에듀케이션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유명한 초이스 에듀의 대표이기도 한 최건우 선생. 한번은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번은 곤란합니다. 만약 이번에도 지난해처럼 높은 적중률을 기록한다면, 사람들이 우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어떻게 쳐다보겠습니까?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겠죠. 아마 이곳에서 문제를 만들고 계신 출제위원인 여러분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의심으로 가득할 겁니다.”

“최대한 독창적인 문제를 만드세요. 제가 지금 나눠주는 것은 최건우 선생이 그동안 출간한 참고서들입니다. 보시고 책 속에 등장하는 문제 유형은 될 수 있으면 최대한 배제하세요.”

“최건우 선생님이….”

“최건우 선생님은….”

“최건우 선생님은 어쩌고….”

말끝마다 최건우 어쩌고 하니 수학, 과학, 영어 담당 출제위원들은 직원의 닦달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 되었다.

이게 모두 건우의 수능 특강반이 만들어낸 촌극이었다.

***

내 이름은 강경준이다. 나이는 19살. 고3인 학생이다. 어머니는 막내를 낳는 도중 심장마비가 와서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내가 중학생 때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뜨셨다.

그때부터 나와 내 동생 두 명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남들은 나를 소년가장이라며 측은하게 보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열심히 아르바이트도 했고,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도 있었다. 큰돈은 아니라도 할머니가 부지런히 일하신 덕분에 생활이 넉넉하진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삶이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할머니가 허리를 심하게 다치셨다.

모아둔 돈이 없으니 치료받을 길은 막막했고, 몸이 편찮으시니 더는 경제활동을 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때부터는 정말 힘들었다.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은 네 가족이 사는 집 월세를 내기에도 부족했다. 동생들이 점점 커가면서 들어가는 돈은 늘었고, 할머니 허리 통증이 심한 날은 한의원에서 간단한 치료라도 받아야 했다.

수입은 줄었는데 나가는 돈은 많아지니, 아르바이트를 더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원래는 패스트푸드점에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5시간 동안 일을 했다. 아르바이트비는 최저 임금보다 조금 많은 5,600원. 5시간씩 30일을 일하면 80만 원 조금 넘는 돈을 번다.

그래도 이 일은 근무환경이 좋은 편이었다.

새롭게 시작한 야간 주유소 아르바이트는 여러 가지로 힘이 많이 들었다. 우선 미성년자인 내가 야간에 아르바이트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주유소 사장은 그런 사실을 이용해서 아르바이트 비용을 최저임금도 안 되는 4,500원으로 깎았다.

아쉬운 입장은 나였기 때문에 뭐라고 항의할 수도 없었다.

일도 많았다. 가자마자 화장실 청소와 사무실 청소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고객 사은품으로 구매해놓은 생수통이나 캔커피 등의 재고를 확인하고 창고정리도 했다.

그런 와중에 손님이 오면 재빨리 뛰어 나가 주유도 해야 한다. 정신없이 일하고 집에 도착하면 새벽 2시가 된다.

집에 도착한다고 그냥 잘 수는 없었다. 간단하게 집안 정리를 하고, 오늘 배운 수업 내용을 다시 한 번 공부한다.

가정형편은 어려워도 운이 좋았는지 머리는 좋게 태어났다. 덕분에 그동안은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었다.

몸은 힘들어도 지금의 고달픈 삶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부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악착같이 공부했다.

그렇게 공부를 모두 마치고 자리에 누우면 시계는 3시 30분을 가리킨다. 다음날은 동생들 먹을 밥도 지어야 하고, 학교도 가야 해서 늦어도 6시에는 기상한다.

고작 2시간 30분. 그게 내가 하루 동안 취할 수 있는 휴식 시간의 전부였다.

몸이 점점 지쳐갔다. 아무리 이를 악물고 악착같이 공부해도 몸이 피곤하니 능률이 떨어졌다.

고3이 되면서 전교 석차는 전교 5등까지 떨어졌다. 예전의 나였다면 자존심이 상해 더욱 열심히 공부했겠지만, 피곤함에 절은 몸은 그럴 의욕조차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래 이 정도면 열심히 산 거야. 공부까지 잘하려는 건 욕심일지도 몰라. 대학을 가도 등록금만 수천만 원인데,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냥 포기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

이런 상념들이 오가면서 공부에 완전히 손을 놓으려고 할 무렵, 정말 생각지도 못한 구원의 손길이 내려왔다.

어느 유명 학원 강사가 나를 지원해주겠다는 소식이었다.

지원금뿐만 아니라 할머니의 허리치료비까지 모두 지원해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갑작스러운 행운에 어안이 벙벙했다. 쉽게 믿기지 않아 확인하고 또 확인했으나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조건은 별로 어렵지도 않았다. 그가 강의하고 있는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다가 칠판 정리나 의자 정리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 간단한 일만 하면 장학금과 생활비도 받고, 공짜로 학원 수업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엄청난 지원이라면, 동갑내기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칠판을 지우는 일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쪽팔릴 여유조차 내겐 사치다.

약간의 의구심을 가졌지만, 최건우 선생님이 약속한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지켰다. 가끔은 고기도 사주시고, 근로장학생 아이들만 모아 별도의 특별 과외도 해주셨다.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올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하늘에 감사하며 고마워할 무렵 예기치 않은 폭력 사고가 일어났다.

상대는 유명 신문사 오너의 조카. 나는 당연히 내가 쫓겨날 줄 알았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외였다. 학부모가 찾아와 항의를 하고 신문에까지 기사가 났지만, 최건우 선생님은 변함없이 나를 지켜주셨다.

정말 뭐라고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족을 제외하고 누구에게도 이런 식의 무조건적인 호의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약자만 피해를 입는 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건우 선생님은 세상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셨다.

선생님은 스물한 살, 나는 열아홉 살. 나와 그분은 겨우 두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상황이 약간 달라도 부모님을 없는 것마저 비슷했다.

그런데도 선생님은 이미 세상이 인정하는 최고의 학원 강사로 우뚝 섰다.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최건우 선생님의 넉넉한 지원 덕분에 전교 5등까지 떨어졌던 석차는 금방 1등이 되었다. 그리고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전국석차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랐다.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이유였지만, 선생님의 수업을 직접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2015년 11월 12일 목요일.

대망의 수학능력시험을 치는 날이 되었다.

나는 그동안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공부했다. 별달리 긴장도 되지 않았다. 그냥 모의고사 치듯 편안하게 시험을 칠 수 있었다.

방심은 하지 않았다. 나를 위해 그리고 최건우 선생님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시험은 모의고사보다 상당히 어려운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문제풀이는 쉬웠다. 그냥 술술 풀리는 느낌이 정말 낯설었다. 내 안의 다른 누군가가 대신 문제를 푸는 것 같은 특이한 경험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최건우 선생님이 틈틈이 알려준 기출문제가 큰 도움이 되었다.

안타깝지만 작년과 같은 높은 적중률이 나오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런데 정말 희한하게도, 난이도가 높았던 문제들의 상당수가 겹쳤다.

어떻게 보면 이번 수능특강이 오히려 더 효율적인 것 같았다. 작년의 경우는 개나 소나 모두 풀 수 있는 문제들도 많이 적중했기 때문에 실효성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달랐다. 쉬운 문제는 실력으로 풀고 어려운 문제는 최건우 선생님의 기출문제 덕분에 쉽게 풀 수 있었다. 공부를 웬만큼 했던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이야기였다.

벌써 수능 점수가 기다려진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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