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형이 가라사대-97화 (97/256)

제97화

건우의 사무실.

“와! 정말 엄청난 반응인데요. 기가 싱크빅에서 MIT출신의 강사를 스카우트했다는 뉴스는 관심도 못 받고 있어요. 용선재 대표님, 은근히 짜증나실 것 같아요. 호호호.”

“남의 잔치에서 쪽박을 깨트리려고 하셨으니, 어쩌겠습니까? 벌을 받아야죠. 도훈 선배에게는 조금 미안하네요. 의도하지 않게 선배에게 가야 할 관심을 우리가 빼앗아 버렸으니.”

MIT출신이라는 화려한 경력은 그냥 학원 자체에서 발표했더라도 충분한 관심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괜히 초이스 에듀의 개원식에서 처음 소개하는 바람에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잔머리 굴리다가 오히려 당한 걸 어디서 하소연하겠어요. 원망하려면 우리가 아니라 용선재 대표님에게 해야죠. 그런데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글 중에 굳이 다수를 상대로 강의하는 방식이 아니라 1:1이나 소수를 상대로 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은데 어떡하죠?”

“이미 예상했던 반응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에 자유도를 부여해 개발했죠.”

“역시! 그럼 유료로 보급할 계획인가요?”

“아니요. 앱 자체는 무료로 보급해야죠. 대신 우리가 개발한 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이나 회사에는 돈을 받아야겠죠.”

나성천 대표가 공공시장을 노렸다면, 건우는 대한민국 전체를 잠재적 고객으로 봤다.

“그래도 과외를 하는 경우는 잡아내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내버려둬야죠. 그런 것까지 하나하나 신경 쓰면 아무것도 못 합니다. 정 뭣하면 무료 버전의 경우는 하루 최대 2~4시간 정도로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방법도 있고요. 지금 중요한 것은 이윤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우리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일입니다. 나중에 어떤 압력이나 불가항력적인 변수가 발생해도 쉽게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거죠.”

건우는 크레이듀의 나성천 대표가 생각해둔 계략 따위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 자체적인 대비책까지 마련해두고 있었다.

일종의 선점 효과다. 최대한 빨리 사람들이 퓨처 앱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어, 나중에 더 좋은 기술로 만들어진 다른 앱이 나와도 소비자들이 쉽게 눈을 돌리지 못하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아참! 조금 전 호주 대사관에서 연락이 왔거든요.”

“호주 대사관에서요? 거기서 왜요?”

“그 나라 땅덩어리가 인구에 비해 엄청나게 넓잖아요. 크기는 중국하고 비슷한데, 인구는 고작 2천만 명이니 지역에 따라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힘든 학생들도 많아요. 그래서 홈스쿨링을 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가 봐요.”

“그래서 우리 앱을 사용하고 싶다?”

“네. 지금의 화상채팅 방식은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아서 좀 더 획기적인 학습 플랫폼을 찾고 있었나 봐요. 그런데 마침 대표님의 시범 강의가 화제가 된 덕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거죠.”

“그럼 그쪽에 공급할 프로그램은 호주 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겠군요. 조건은요?”

“만약 최종 선정이 된다면, 1년에 백만 불. 그리고 계약기간은 삼 년. 큰돈은 아니지만, 최초의 해외 진출이라는 것에 의미를 둬도 충분할 것 같은데요. 어떠세요?”

“해야죠. 호주는 영어문화권입니다. 그쪽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미국이나 영국 같은, 다른 영어권 국가에도 수월하게 진출할 기회가 생깁니다. 게다가 조만간 영어로 만든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앱 스토어 등에 공급할 계획인데, 좋은 홍보 수단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죠? 그럼 일단 호주 대사관 관계자부터 만나서 논의해보도록 할게요. 기술적인 문제도 나눠야 하니, 초이스 애플리케이션의 직원도 함께 대동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계약 조건을 후하게 쳐주더라도 웬만하면 계약은 성사시킬 수 있도록 하세요. 아까도 말한 것처럼 이윤이 목적이 아니라 해외로의 첫 발걸음이라는 것에 의미가 있는 일이니까요.”

“네. 알겠어요. 왠지 기분이 좋네요. 우리 초이스 에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열심히 하다 보면 그렇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네. 꼭 그렇게 만들어야죠. 저는 대표님만 믿겠어요. 호호호. 그럼 저는 열심히 일하기 위해 나가볼게요.”

***

미국 교육은 유치원(Kindergarten) 과정과 1학년~12학년까지를 총칭해 K-12 시스템으로 부른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초등학교(Elementary School) 중학교(Middle School), 고등학교(High School)로 구분되어 있다.

그러나 학년을 지칭하는 방법은 다르다.

한국의 경우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라 부르지만, 미국에서는 ‘7학년’ ‘11학년’ 등 전체 학년을 이어서 부른다.

학년은 대개 초등학교가 각 학군별로 1학년~5학년, 혹은 1학년~6학년으로 나뉘며, 중학교는 6학년~8학년, 혹은 7학년~8학년으로 구분되고, 고등학교는 9학년~12학년 4년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학년의 구분은 지역과 학군별로 다양하면서 자율적으로 운영되지만, 학년 중심의 교과과정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학군 및 학교 간의 이동이 보장되는 것이 미국 교육 시스템의 장점이다. 그 덕분에 진학 또는 전학의 혼란이 거의 없다.

줄리엔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명문 사립학교에 다니는 11학년 학생이다.

미국이 한국과 비교하면 교육열이 낮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의 이야기다. 중산층 이상의 집안은 한국 못지않게 자녀의 교육에 신경 쓰고 관여한다.

줄리엔에게는 불행할 수도 있지만 그의 아버지는 샌프란시스코의 괜찮은 로펌에서 파트너로 근무한다.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집안.

공부에 대한 압박은 무척 심한 편이었다.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라 성적이 좋은 편이지만 이상하게 수학과 물리에서 죽을 쑤고 있었다.

부모님이 가정교사까지 초빙해서 수업을 들어봤지만, 효과는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아! 나는 왜 이렇게 수학과 물리가 어려울까. 물리는 그나마 나은데 수학은 도저히 모르겠어. 이러다가 혹시 다음 학기에 낙제라도 받으면. 끄악!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학교마다 다를 수 있으나 줄리엔이 다니는 사립학교는 한 과목이라도 낙제를 받으면 유급이 되는 시스템이다.

다른 과목 대부분을 A를 받는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지금 줄리엔이 고민하는 것도 바로 그 문제였다. 수학을 아무리 못해도 그동안은 아슬아슬하게 낙제를 면했다.

그러나 갈수록 수업은 어려워졌고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그의 수학 성적은 점점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젠 다음 학기가 다가오는 것이 무서울 지경이었다. 수학이 주는 압박감 때문에 방학이 방학 같지가 않고 스트레스만 늘고 있었다.

‘대리 시험이라도 봐달라고 할까? 아냐, 아냐. 그건 너무 위험부담이 커. 걸렸다가는 집에서 쫓겨날지도 몰라. 에잇! 고민해봤자 아무런 방법도 안 나오잖아. 골치 아프니 일단 쉬었다가 생각해야겠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지친 줄리엔은 침대에 누워 아이폰을 꺼냈다. 그리고 이것저것 검색하며 나름대로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순위권에 올라온 앱 중에 쓸 만한 게 없는지 한 번 찾아볼까?”

줄리엔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앱 스토어 창을 열었다. 인기 차트 창이 열렸고 유료, 무료, 최고 매출 순서로 앱들이 올라와 있었다.

당연히 무료항목부터 클릭했다. 아직 경제적 능력이 없는 학생이기 때문에 유료 앱에는 관심을 가질 수 없다. 더군다나 수학점수가 점점 떨어지면서 용돈도 많이 삭감되었다.

아르바이트는 꿈도 못 꾼다. 아르바이트할 시간에 공부나 하라는 것이 아버지의 말씀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엄격했다. 감히 대들 생각은 하지 못한다.

청소년 학대로 신고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잘나가는 변호사였다.

줄리엔이 아버지와 법적 싸움에서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공부에 대한 압박만 없으면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참고 살만했다.

그래도 한 가지 아쉬운 건 있다면 자동차가 없다는 사실이다. 줄리엔이 다니는 학교는 명문 사립학교이고 다들 집안 형편이 좋은 편이다.

대부분 남학생은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자동차가 없는 남자는 찌질이 취급을 받아 여자 친구도 사귈 수 없다.

학교 분위기가 그렇다. 한국에서 유학 온 평범하게 생긴 남자 녀석도 여자 친구가 있는데, 그럭저럭 미남에 금발의 백인인 자신이 아직 여자 친구가 없는 유일한 이유가 바로 자동차였다.

아버지는 그에게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수학 학점을 B 이상 받는 날, 5만 달러 이하라면 어떤 자동차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처음엔 환호했다.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믿음은 얼마 가지 못하고 산산이 조각나버렸다. 성적이 오르기는커녕 점점 더 내려갔다.

처음에는 좀 더 열심히 하라고 격려를 해주시던 아버지도 지쳤는지 용돈 삭감이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했다.

스마트폰도 아이폰 6가 나온 지 언젠데, 아직 아이폰 4S를 사용한다. 그런 형편이니 유료 앱은 꿈도 꿀 수 없다.

그러니 무료만 찾아서 다운받을 수밖에.

“어! 이게 뭐지. 퓨처(future)?”

카테고리가 교육이다. 앱스토어는 게임이나 사진 앱이 득세하는데 교육 관련 앱이 무료에서 1위라는 게 신기했다.

“어디 한번 앱 세부사항을 볼까. 정보. 판매자. 초이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초이스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ios 5.1 버전 이상 필요.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및 아이팟 터치와 호환. 개발자 웹 사이트라. 뭐야? 한국? 한국에서 만든 앱이 무료 앱 1위라고? 한국 사람들 교육열이 높다고 하더니 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이 전부 다운받아서 그런 건가?”

처음에는 그냥 약간의 호기심만 가졌을 뿐이었다. 그런데 귀신에 홀린 듯 어느샌가 앱을 다운받고 실행시키고 있었다.

하이스쿨 과정 강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앱이었다.

회원 가입을 하면 무료로 다섯 개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구글 아이디와 연동하니 별다른 절차 없이 가입이 승인됐다.

별 기대는 안 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자신이 가장 약한 확률 및 통계 부분을 터치했다.

잠깐의 로딩 후 젊은 동양인 남자가 등장해 유창한 영어로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이 나왔다.

무료로 동영상을 보는 사람은 무조건 봐야 하는 일종의 광고 같은 것이었다.

미국식 이름은 앨런 쇼어 초이이며,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의대를 다니다가 집안 사정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냥 손해 보는 셈 치고 보려 했던 동영상 강의인데, 하버드대학 출신이라고 하니 왠지 믿음이 갔다. 광고처럼 짧게 자신의 약력을 소개한 영상이 끝나자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었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 통계와 확률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 우리가 왜 통계와 확률에 대해서 배우는지 먼저 알아봅시다. 혹시 야구 좋아하시나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스포츠 중 통계와 확률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가 바로 야구입니다.

미국에서 야구의 인기는 매우 높은 편이다. 그래서 건우는 영어용 수학 강의 동영상을 만들며 야구를 인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의 의도가 들어맞았는지 줄리엔 또한 야구라는 단어에 흥미를 보이며 좀 더 집중해서 동영상을 바라봤다.

- 한 가지 예를 들어봅시다. 앞선 두 타석에서 아웃을 당한 타자의 타율은 0.333입니다. 그렇다면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0.500! 맞나? 아닌가?”

건우의 질문에 줄리엔이 얼른 대답했다.

- 1.000 또는 0.500. 이런 식으로 대답한 사람은 정말 심각합니다. 그리고 0.333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확률에 대한 기초지식은 가지고 있는 학생입니다.

- 자! 그럼 왜 0.333인가? 확률이란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 첫 번째, 두 번째 타석에서 아웃되었다고 해서 세 번째는 무조건 칠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첫 번째이든 두 번째이든 세 번째이든 타율이 0.333인 타자가 안타를 칠 확률은 언제나 0.333이 되는 겁니다.

“아! 역시 틀렸어. 그래도 야구로 설명하니까 무슨 말인지는 이해가 가.”

- 그런데 만약 투수가 좌완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좌완투수 상대 타율이 0.400이라면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칠 확률은 0.333일까요? 아니면 0.400일까요? 0.400이 맞겠죠. 이걸로 끝일까요? 원정 경기인데, 타자가 원정에서 약하다면요. 세 번째 타석에서 유독 강하다면요. 그게 아니면 주자가 2, 3루인데 득점권 타율이 0.500이라면요.

- 갑자기 복잡해지죠? 머리가 막 아프고. 지금부터 저는 이런 이야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공부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저와 함께 재미있는 야구 공부를 한다고 생각해보자고요.

수학이라면 치를 떨던 줄리엔이었으나, 건우의 수업은 그렇지 않았다. 무엇보다 재미있었고 쉬웠다.

말하는 내용이 머릿속으로 착착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45분 수업이 금세 지나가 버렸다. 아쉽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수학 공부를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처음이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Rrrr

동영상 강의를 전부 본 줄리엔은 당장 전화부터 걸었다.

“무슨 일이냐? 줄리엔.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에는 될 수 있으면 전화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넌 지금 방학이라서 한가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단다.”

“저도 알아요, 아버지. 하지만 마음이 급해서 전화를 드렸어요.”

“뭐? 설마 어디 다치기라도 한 거야?”

냉정하게 말하는 것 같았지만, 급하게 전화했다는 말에 염려가 담겨 있었다. 그런 아버지이기 때문에 줄리엔도 그를 미워할 수 없었다.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요. 앱 스토어에서 좋은 앱을 발견해서 아버지가 결제를 해줬으면 해서요.”

“뭐? 이 녀석. 설마 게임을 말하는 건 아니지?”

“아니에요. 수학 동영상 강의요.”

“수학 동영상 강의? 그게 이 시간에 전화할 만큼 급한 일인 거야? 그리고 수학을 전문으로 하는 가정교사가 직접 가르쳐도 못한 일인데, 동영상 강의로 되겠어?”

“아니에요. 한 번 믿어보세요. 정말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알차요. 게다가 강사가 하버드대 의대를 다녔었대요. 집안 형편 때문에 중퇴했지만요.”

“그래? 하버드 의대란 말이지.”

하버드대학이라는 이름은 한국뿐만 아니라 본토인 미국에서도 통한다.

특히나 줄리엔의 아버지에게 하버드는 특별하다. 그가 하버드 로스쿨 출신이기 때문이다.

“네. 그리고 한국 사람이에요. 이미 한국 교육계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요. 오바마 대통령이 그랬잖아요. 한국의 교육 방식을 본받고 싶다고요. 그런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사람이니 왠지 믿음이 가지 않으세요?”

줄리엔의 아버지는 흐뭇한 웃음이 났다.

꽤 논리정연했다. 그동안 아들이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자신을 설득하려고 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하버드 의대 출신이든, 오바마가 뭐라고 했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들이 변화가 고무적이었다.

“그래 네가 적극적으로 말하는 걸 보니 믿음이 가는구나. 네가 하고 싶다면 결제해서 보도록 해라.”

“알았어요. 아버지. 고마워요.”

“네가 열심히 하겠다는 모습을 보이니 내가 오히려 고맙다. 그럼 일이 밀려서 전화는 끊어야겠구나. 자세한 건 이따 저녁에 만나서 이야기하자꾸나.”

“알았어요. 그리고 아버지.”

“응? 무슨 할 말이 또 있니?”

“수학 B학점 이상 받으면 자동차 사주신다는 이야기 아직 유효하신 거죠?”

“물론이다. 네가 그런 이야기까지 꺼내는 걸 보니 정말 자신이 있긴 있는 모양이구나.”

“확신은 할 수 없지만 느낌이 좋아요. 빨리 개학을 했으면 좋겠어요.”

“하하하. 네가 그런 말을 할 때가 있다니. 나도 기대해보마.”

“네. 기대해주세요. 사랑해요.”

“나도 사랑한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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