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형이 가라사대-103화 (103/256)

제103화

기가 싱크빅 용선재 대표 사무실.

“하도훈 선생.”

“네. 대표님.”

“부모님은 이사 잘 하셨습니까?”

“대표님 덕분에 이사는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감사는요. 전부 하 선생님 능력이 뛰어나서 내가 투자를 한 거지, 그냥 아무 조건 없이 도와준 것도 아닌데요. 허허허.”

“아닙니다. 대표님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자식 노릇을 해 본 것 같습니다. 대표님이 미국까지 오셔서 저를 설득해주지 않으셨다면, 부모님이 지하 단칸방에서 지내고 계시는지는 꿈에도 모르고 제 욕심만 채우며 살았을 겁니다.”

MIT에서 박사학위를 위해 공부에 전념하느라 가족에 조금 무신경했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가 조금 어려워졌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부모님이 그 지경으로까지 내몰렸을 줄은 생각도 못 했었다.

용선재 대표가 직접 찾아와 부모님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면 계속 모르고 지냈을 게 분명했다.

자초지종을 듣고 고민할 것도 없이 부랴부랴 한국에 들어왔다. 용선재 대표가 알려준 주소로 찾아가 초라하게 변한 부모님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귀로 듣는 것과 눈으로 확인하는 건 전혀 달랐다.

부모님이 이렇게 되셨는데 그것도 모르고 공부만 하고 있던 자신이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공부에 대한 미련은 버렸다. 지금부터라도 가족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었다.

용선재 대표와 계약을 하고 가족들의 거처부터 옮겼다. 예전과 같은 좋은 집은 아니었지만, 발 뻗고 편히 쉴 공간은 되었다.

미국 최고의 명문대학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았지만 모든 걸 내려놓았다. 학위를 인정한다는 종이 쪼가리 한 장이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건 아니었다.

자존심이, 학위가 밥을 먹여주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런 것보다는 지금 당장의 성공이 중요했다.

하도훈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을 절대 과대평가하지 않았다. 학원 강사로 성공하려면 지금 실력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건우를 비롯해 유명한 학원 강사의 강의 동영상은 있는 대로 모두 찾아서 봤다. 보고 또 보며 공부하고 연구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진짜 무서운 건 노력하는 천재다.

기가 싱크빅은 호락호락한 동네 학원이 아니다. 10여 년 넘게 대한민국 최고의 학원이라는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학원계의 제왕이었다.

그런 곳이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하도훈을 학력만 믿고 무작정 강의실로 밀어 넣지는 않는다.

충분한 트레이닝을 거치고 내부 평가를 통해 원하는 수준에 올랐다는 판단이 되면, 그때부터 실전에 투입하겠다고 계획을 세워뒀다.

처음에는 용선재 대표의 생각처럼 흘러갔다. 하도훈은 알고 있는 것은 많으나 그걸 말로 옮기는 것에는 미숙했다.

특히 어려운 걸 쉽게 풀어 설명하는 데 취약했다. 똑똑한 사람이 으레 하는 실수였다.

하도훈은 좌절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계속 노력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력하는 천재가 얼마나 대단한지 용선대 대표와 기가 싱크빅 관계자들에게 확실히 보여줬다.

그야말로 일취월장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지 불과 50여 일도 안 돼서 일류급 강의능력을 갖추었다는 내부 평가를 받아냈다.

“무사히 이사를 마쳤다니 다행이군요. 어제 실무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실력이 매우 빠르게 늘어났다는 평가입니다. 이미 일류급 강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였습니다. 역시 하 선생님은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수고하셨습니다.”

“별말씀을요. 우리나라 최고의 강사로 불리셨던 대표님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실력입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요. 앞으로도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이제 좀 있으면 실전에 투입될 텐데, 기분이 어떠십니까?”

“긴장됩니다. 지금 심정으론 망신만 안 당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너무 겸손해도 곤란합니다. 학생들은 겸손한 강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당해야 합니다. 좀 잘난 척도 하고 그래야 ‘아! 대단한 선생님이구나’라고 생각해준다니까요. 그러니 항상 자신감을 가지세요.”

“네. 꼭 명심하겠습니다.”

“제가 짓궂은 질문 하나 하죠. 초이스 에듀의 최건우 대표, 이길 수 있습니까?”

“아니요. 불가능합니다.”

“그래요?”

조금은 장난기 섞인 질문이었지만, 하도훈은 냉정하게 대답했다.

건우를 타깃으로 한 영입이다. 그런데 정작 하도훈은 건우를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용선재 대표는 의외로 불쾌한 얼굴이 아니었다.

“혹시 대표님은 제가 건우를 넘어서기를 바라십니까?”

“건우? 아! 최 대표와 친하다고 하셨죠.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서 다정함이 묻어있군요. 보기 좋습니다. 최 대표를 넘어서기를 바라느냐고 물으셨습니까? 그거야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최 대표를 타깃으로 하 선생을 스카우트해 온 것이니까요.”

“그런 기대는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 정도로 자신이 없습니까?”

“자신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전에도 놀라운 후배였지만, 지금 건우는 한국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공감합니다. 과거 최 대표가 어땠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하 선생님의 말씀처럼 지금 그는 한국 교육계의 정복자입니다. 그걸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저보고 건우를 넘어서기를 바라십니까? 실력이 비슷하다고, 아니 실력이 제가 조금 낫다고 해도 사람들은 건우를 먼저 생각할 겁니다. 제가 월등히 앞서지 않는 이상 저는 건우의 아류 이상은 되지 못할 겁니다. 저는 제 깜냥을 잘 압니다. 대표님이 제게 건우의 모습을 원하신다면 저는 어떤 확답도 드릴 수 없습니다.”

한국을 뒤흔들고 있고, 세계적으로 명성이 퍼져나가고 있는 건우다.

학원 강사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한 하도훈이지만 현실을 파악하고 허무맹랑한 꿈을 꿀만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럼 설마 이대로 손 놓고 있자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제가 학원 경영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그저 강사로서 최선을 다해야죠.”

“그래도 궁금하군요. 하 선생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용선재 대표는 하도훈의 얼굴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한국에 들어온 지 이제 겨우 두 달입니다. 제가 뭘 알겠습니까?”

“바둑은 훈수 두는 사람이 가장 잘 둔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두 달 동안 사교육 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하셨을 테고, 저는 제3자로서 하 선생님의 훈수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느낀 것만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도 좋지요.”

“어디까지나 제 사견입니다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새로운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어떤 식으로요?”

“초이스 에듀의 기세를 꺾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대표님도 그건 느끼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건 동감합니다. 이미 엄청난 기세를 탔기 때문에, 웬만한 사건이 터지지 않는 이상 지금의 상승세를 꺾을 수는 없을 겁니다.”

“웬만한 사건도 안 될 겁니다. 병역문제, 정신과 상담 문제, 학력 위조 문제도 이겨낸 건우입니다. 여기서 더한 스캔들이 나올 수 있을까요?”

“나올 건 다 나왔다는 말씀이군요. 그거 아십니까? 예전에 입시전문 학원 하면 종로학원이나 대성학원을 가장 먼저 떠올렸습니다. 저는 그 두 학원을 넘어설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 번 기세를 타자 두 학원을 넘어서는 것도 순식간이더군요. 지금의 초이스 에듀는 그때 제가 겪었던 상승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인정할 건 인정하자고 말씀드린 겁니다. 초이스 에듀를 이겨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것보다 2인자임을 받아들이고, 그 자리를 견고히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스마트기기 덕분에 사교육 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장성을 생각하면 2인자 자리만 확실히 지켜도 지금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인자라….”

용선재 대표도 알고 있었다. 사교육 시장에 대해 알게 된 지 불과 몇 달도 안 된 애송이도 볼 수 있는 변화를 노련한 그가 모를 리 없었다.

그러나 제왕의 자리에서 10년 넘게 군림했던 그였기 때문에 1위 자리를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대표님. 혹시 프로야구 좋아하십니까?”

“프로야구요? 네. 즐겨보는 편입니다.”

“1위 팀인 A와 2위 팀인 B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프로야구는 보통 팀 간 3연전을 기본으로 합니다. 그리고 B팀은 A팀과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2승 1패)만 기록해도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있습니다. B팀 감독은 고지가 눈앞인 1위 자리가 욕심났습니다.”

“그래서요?”

“확실한 1승 카드인 팀 에이스를 3일만 쉬게 하고 1차전에 등판시킵니다. 기선제압의 의미입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서 어떻게든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보려고 한 거죠.”

“쯧쯧. 그게 자충수였나 보군요.”

“그렇습니다. 1위 팀은 괜히 1위 팀이 아니었습니다.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에이스는 난타당하고, 위닝 시리즈는커녕 스윕을 당해버렸습니다. 그냥 3전 전패를 당한 게 끝이라면 그나마 다행인데, 무리해서 투수를 운용하다 보니 투수 로테이션까지 꼬여버렸습니다. 그때부터 줄줄이 연패를 당하며, 1위가 눈앞이던 팀이 어느새 5위권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런 경우 대표님도 보신 적 있지 않습니까?”

“봤죠. 유독 내가 응원하는 팀이 그런 경우가 많아서, 속상한 적이 꽤나 있었지요. 감독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선택과 집중만 잘했으면 최소한 2위는 유지했을 건데. 감독이 무능력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야구 이야기는 왜 꺼낸 겁니까?”

“지금 우리 기가 싱크빅의 상황이 B팀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뭐라고요? 우리 학원이 방금 말씀하신 B팀과 비슷하다고…요? 아! 그렇군요. 욕심 많고 무능력한 B팀 감독이 나라는 소리군요.”

하도훈이 말하고자 하는 진짜 의미를 깨달은 용선재 대표가 무릎을 쳤다.

“아니. 꼭 그렇다고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

“아닙니다. 기분 나빠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확실히 내가 괜한 욕심을 부리고 있었나 봅니다. 야구를 예로 드니 지금 내 상황이 어떤지 확실히 느껴지는군요. 선택과 집중. 왜 그걸 생각 못 했는지 몰라. 그럼 하 선생 생각에는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봅니까?”

별 기대 없이 물었는데, 하도훈의 통찰력은 용선재 대표의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그것까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전 아직 강의 한 번 해본 적 없는 풋내기입니다.”

“그래도 생각해둔 건 있을 거라고 보는데요. 지금까지 이야기해준 것만 해도 충분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편하게 이야기해보세요. 내 경청하리라.”

“음…. 온라인은 초이스 에듀가 너무 강합니다.”

“그렇다고 온라인을 포기할 수는 없죠. 얼마나 큰 시장인데.”

“맞습니다. 온라인을 포기하자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을 강화하자는 뜻입니다. 초이스 에듀는 오프라인에서는 아직 애송이입니다. 그리고 오프라인은 수용인원에 한계가 있습니다. 초이스 에듀가 아무리 커도 서울시에 있는 학생들을 전부 수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2위 자리만 확실하게 유지한다고 해도 학생들 모집에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건 그렇겠군요. 초이스 에듀 본점은 아현동에 있으니 우리와 직접 경쟁을 할 필요도 없고 말이죠.”

“우리 라이벌은 초이스 에듀 한강분점과 세계교육 등 대치동에 있는 학원들입니다. 일단 그 경쟁에서는 확실히 우위를 점해야겠죠.”

“다행히 우리에게는 좋은 카드가 있군요.”

“네?”

“하 선생님이 이번에 새롭게 합류했지 않습니까? MIT 출신의 학원 강사라고 하면, 사람들의 호기심은 충분히 끌 것 같군요. 케이블 TV나 전단을 통해 대대적인 광고를 해야겠습니다. 우리 하 선생님 사진발이 잘 받아야 할 텐데요. 하하하”

용선재 대표는 하도훈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게 아니었다면 본인이 직접 미국까지 건너가 하도훈을 설득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데 오프라인을 강화하자는 건 그게 끝입니까? 그거 하나로는 너무 아쉬운데.”

“그걸로 끝나면 안 됩니다. 편입 영어학원과 방문학습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까지 두 분야 모두 기가 싱크빅이 1위였는데, 편입학원은 크레이듀에게 방문학습지는 세계교육에게 선두를 내줬다고 들었습니다.”

“안타깝지만, 사실입니다.”

원래는 온라인, 오프라인, 편입학원, 방문학습지 모두 부동의 1위 학원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초이스 에듀, 크레이듀, 세계교육에게 1위 자리를 하나씩 빼앗기더니 이제는 2위 자리도 위태롭게 되었다.

“크레이듀나 세계교육은 초이스 에듀처럼 기세가 무시무시한 상대는 아닙니다. 집중한다면 충분히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초이스 에듀는 놔두고 지금은 편입학원과 방문학습지에 최선을 다해서 1위를 되찾아 와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도 방법은 찾고 있는데 쉽지 않습니다. 혹시 좋은 방법이라도 있습니까?”

“편입학원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방문학습지라면 괜찮은 방법이 있습니다. 혹시 지난번 초이스 에듀 개원식에서 건우가 발표한 ‘퓨처’라는 앱 기억하십니까?”

“물론입니다. 하 선생님을 멋지게 소개하려고 꼼수를 부렸다가 ‘퓨처’인지 뭔지 때문에 오히려 관심 밖으로 밀려났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왜요?”

“초이스 에듀와 제휴해서 그걸 방문학습에 이용하는 겁니다.”

“제휴요?”

“방문학습 부문은 미취학 아동이나 혼자 학원 다니기 조금 곤란한 초등학교 저학년이 많이 이용한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죠. 부모님이 매번 학원에 데려다 주고 다시 데려올 수는 없으니까요.”

“결국, 일일이 방문해서 직접 지도를 한다는 건데 솔직히 가용하는 인력에 비해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특히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하죠. 만약 퓨처를 이용해서 1:1 학습만 할 수 있다면 그런 낭비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용료가 낮아질 테니 서로 이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건 그냥 영상통화로도 가능한 것 아닙니까?”

“따지고 보면 그렇습니다만. 개원식에서 시연하는 어려가지 특수효과를 사용하는 모습 보셨지 않습니까? 퓨처는 교육 전용 앱이기 때문에 학습에 필요한 여러 가지 특수효과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 기능을 잘 활용하면 어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습니다.”

하도훈은 자신이 생각했던 부분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용선재 대표는 하도훈의 놀라운 통찰력에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확실히 영상통화가 따라 하기 힘든 부분이 있겠군요. 그런데 초이스 에듀가 우리와 제휴를 하려고 할까요?”

“우리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경험을 갖춘 방문학습지 교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초이스 에듀는 교사는커녕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가르칠 커리큘럼조차 없습니다. 제휴를 거절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도 그렇군요. 그런데 ‘퓨처’라는 프로그램은 원래 1대 다수를 상대로 하는 교육 앱 아니었습니까?”

용선재 대표의 질문은 처음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변했다. 하도훈의 설명에서 가능성을 본 것이다.

“얼마 전 신문을 보니 1대1 학습도 가능하도록 수정해서 해외로 수출한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요?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겠군요. 하 선생님.”

“네. 대표님”

“이 일은 아무래도 최 대표와 친분이 있는 하 선생님이 직접 찾아가서 담판을 지었으면 좋겠는데요. 다른 사람은 조금 껄끄럽지 않겠습니까? 하 선생 아이디어니까 계약 성사되면 온라인 방문학습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정 비율을 하 선생의 몫으로 드리리다. 어떻습니까?”

“네? 저는 그냥 작은 아이디어를 말씀드렸을 뿐인데요.”

“아닙니다. 그럴 순 없습니다. 지금까지 강사들이 일한 몫은 섭섭하지 않게 확실히 챙겨줬습니다. 제가 좋은 평판을 받았던 이유죠. 그러니 부담가지지 마세요. 어떻습니까? 최 대표와 만나보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제가 한 번 만나보겠습니다.”

“잘 생각했습니다. 그럼 저는 좋은 결과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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