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만약 제휴를 하게 되면 기가 싱크빅 학습지 교사들도 강좌를 들어야겠네?”
“그땐 우리가 기가 싱크빅으로 강사를 출장 보내야지. 그전에 제대로 된 강사부터 키워야겠지만. 지금은 그걸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나랑 퓨처를 개발한 개발자들밖에 없어. 안 그래도 이것 때문에 형에게 따로 연락하려고 했어.”
“왜?”
“형 동생이 지금 대학생이지. 학교 잘 다니고 있어?”
“아니. 집안 형편 때문에 학교 휴학했어. 이제는 내가 돈 벌 수 있으니까, 3월에 다시 복학해서 졸업할 수 있도록 해야지. 그런데 취직이 걱정이긴 하다. 요즘 워낙 어려워서.”
하도훈의 동생은 하도훈과 달리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럼 동생을 퓨처 앱 교육 강사로 일하게 할 생각은 없어?”
“뭐? 교육 강사?”
“응. 아직은 불모지잖아. 하지만 형도 알다시피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1기 강사가 되면 우리나라에서는 퓨처를 가장 잘 활용하는 전문가가 되는 거잖아. 퓨처가 많이 활용되기 시작하면, 그걸 제대로 배우려는 사람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라고 봐. 1기 강사가 된다는 건 그 시장을 먼저 선점한다는 의미야. 지금 당장은 몰라도 나중에는 억대 연봉도 어렵지 않을걸?”
“그럼 좋긴 한데. 퓨처가 정말 유명해지면 그걸 가르치는 다른 학원들도 생기지 않을까?”
하도훈은 건우의 말에 혹하면서도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
“초이스 에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유일한 강사야. 그리고 퓨처를 다운로드하는 것은 무료지만, 우리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모든 행위는 금지될 거야. 안심해도 돼. 혹시 잘 안 되면 우리 학원에 취직시켜줄게. 어때?”
“그렇게만 된다면 나도 마음이 놓이지. 그래도 본인 의사가 중요하니까 일단 의논은 해볼게. 내가 자꾸 신세만 져서 어떡하냐?”
“에이. 서운하게 그런 소리를 해. 내가 미국에 있을 때 형에게 신세 진 게 얼만데. 부담 가지지 마. 안 그럼 나 서운해.”
“그래 그냥 고마워만 할게. 안 그래도 내 동생 벌써 취직 걱정부터 하고 있던데, 이야기해주면 좋아할 거야.”
잠깐 하도훈 동생 취직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은 다시 학원 간의 제휴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건우가 세계교육에 날리는 첫 번째 공격 신호탄이었다.
***
2015년 9월 어느 날.
영화 살수대첩의 제작사인 고구려 픽처스는 지금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빠져있다.
촬영은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고 이번 영화의 흥행에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후반 컴퓨터그래픽 작업만 잘 마무리하면 되는 상황.
모든 것이 순조로웠는데, 얼마 전 영화의 가장 큰 투자자가 투자를 취소하고 갑작스레 자금을 회수해버렸다.
영화가 약속된 날짜까지 제작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원래라면 7월에 모든 촬영이 끝났어야 했지만, 연이어 올라온 태풍과 사소한 장면 하나 놓치지 않고 심혈을 기울여 촬영하는 감독의 열성으로 제작기간이 길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이미 양해를 구한 일이고 그동안의 관례를 봐도 촬영기간이 한두 달 늦어진다고 해서 투자를 취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중요 장면의 촬영은 무사히 마쳤고, 을지문덕 장군으로 분한 주연배우의 연기 또한 대단했다.
2014년 여름,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명량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인 이순신 역할을 맡았던 배우 최민식보다 더 좋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촬영은 척척 진행되었고 모두 흥행에 대한 기대에 잔뜩 부풀어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투자 취소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였다.
고구려 픽처스의 이동희 사장은 투자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런 와중에 왜 갑자기 투자금 회수를 결정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면서 그들을 설득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투자사의 모기업이 중국 시장 진출을 결정한 것이 원인이었다.
살수대첩은 중국 역사에서도 치욕적인 전쟁기록으로 남아있다.
게다가 중국이 주장하는 동북공정에 따르면 고구려는 중국의 역사다.
그런데 살수대첩은 고구려가 중국인들을 물리치는 영화다. 중국진출을 앞둔 투자사 모기업 입장에서는 중국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었다.
다른 문제라면 어떻게 고쳐보겠지만, 영화 자체가 투자사에 악영향을 주는 상황이라 설득할 방법도 명분도 없었다.
더욱 안타까운 건 투자사의 투자금 회수 결정이 단기적인 자금 압박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유명 투자사가 투자금을 뺐다는 이야기가 영화바닥에 퍼지자 영화를 너무 허접스럽게 만들어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근거 없는 악성 루머가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소문 때문에 기존의 투자자들까지 불안해했고,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는커녕 그들부터 설득하고 안심시켜야 했다.
“빌어먹을! CG작업만 마무리하면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멋진 영화가 될 수 있는데, 돈 나올 구멍이 어떻게 이렇게 없나. 어휴. 하늘에서 돈이라도 떨어졌으면 좋겠다. 개 같은 투자사 새끼들. 좆같은 중국 놈들.”
이동희 사장은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돌아다녀봤지만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영화가 별로라는 소문도 소문이지만, 그것보다는 큰 투자사 대부분이 중국 눈치를 본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저. 여기가….”
“죄송합니다. 오늘 업무 끝났습니다. 직원들도 모두 퇴근했으니 내일 오후 6시 이전에 다시 찾아와 주세요.”
홀로 남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큰 상심에 빠져있던 이동희 사장은 찾아온 사람이 누군지 관심도 없었다. 귀찮은 마음에 누군지 얼굴도 확인하지 않고 축객령을 내렸다.
그런데 상대는 나가라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동희 사장에게 다가갔다.
“이동희 사장님이시죠? 그럼 맞게 찾아온 것 같은데요. 저는 다른 분이 아니라 이동희 사장님을 만나려고 왔거든요.”
“네. 저를요? 무슨 일이신데…. 어라! 혹…시 최건우 대표님 아니십니까? 아…아니 여긴 어쩐 일로.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고민이 좀 있어서 정신이 없다 보니 누군지 확인도 못 했습니다. 실례했습니다. 아차차! 내 정신 좀 봐. 일단 앉으시죠.”
이동희 사장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사람이 건우임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화들짝 놀랐다.
“아닙니다. 다른 생각에 빠져있다 보면 그럴 수도 있죠. 저도 그런 적 많으니 괘념치 마세요.”
“그런데… 혹시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는지 물어봐도 괜찮겠습니까?”
건우는 학원 강사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왜 갑자기 영화사를 찾아왔을까?
요즘 들어 가장 핫하며, 누구보다도 바쁠 사람이 아무 이유도 없이 고구려 픽처스에 찾아왔을 리 없다는 생각이 이동희 사장의 뇌리를 스쳤다.
“요즘 사장님과 영화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찾아왔습니다.”
건우도 아무 생각 없이 고구려 픽처스를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예전 삶에서 살수대첩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만큼 대단한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작품이었다.
자금문제 때문에 예정일보다 한참 늦어져 2017년 가을에야 겨우 개봉했지만, 연일 엄청난 인파를 몰고 다니며 신기록 행진을 계속했다.
영화가 극장가에서 완전히 막을 내릴 무렵, 지금까지 그 어떤 영화도 달성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2,0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며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영화 자금을 투자한 회사가 일본계 투자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기도 했었다.
다른 투자사들이 안 좋은 소문이나 중국의 눈치 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일본계 투자사의 투자를 받은 것이지만, 그 사정을 알 길이 없는 대중들은 민족의 대영웅을 일본에 판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날 선 비난을 했었다.
그렇다고 해도 건우는 그런 비난을 받은 고구려 픽처스가 안타까워서라든지 엄청난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물론 투자를 해서 돈을 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목적이 더 컸다.
“도움이요? 어떤? 혹시 우리 영화에 투자할 생각이십니까?”
“굳이 돌려서 말할 필요는 없겠죠. 맞습니다. 투자하려고 찾아왔습니다.”
“아! 정말 투자하시려고요? 농담 아니시죠?”
“그럼요. 제가 사장님과 농담할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하하하. 그럼요. 그렇죠. 정말 현명하신 선택이십니다. 절대 후회하시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만든 영화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아까운 영화였거든요.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 감독의 탁월한 연출.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까지. 어디 하나 버릴 것 없는 작품입니다.”
“저도 그렇다고 듣고 찾아왔습니다. 투자처에서 갑자기 투자를 취소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알고 있습니다. 영화를 상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전부 얼마입니까?”
“필요한 자금이요? 영화 구색이라도 갖추려면 최소 50억 원은 필요합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이번 영화의 흥행 관건은 컴퓨터 그래픽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솔직히 50억 원도 최소 비용이고요. 제대로 만들려면 100억 원은 있어야….”
“하려면 제대로 만드셔야죠. 제가 전부 투자하겠습니다.”
“네? 전부요? 제대로 만들려면 100억 넘어가는데요?”
이동희 사장의 말투가 조심스러웠다.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 않는 얼굴이었다.
“제가 평소 을지문덕 장군님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좌초 직전에 몰렸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워서 이렇게 찾아온 겁니다. 다행히 그 정도 투자금을 낼 여력은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최 대표님은 저와 우리 영화사의 은인이십니다. 정말 영화가 이대로 엎어지는 것은 아닌지 얼마나 노심초사했는데….”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요? 100억 원을 투자하신다는데 그까짓 조건이 대수입니까. 한 가지가 아니라 열 가지라도 들어드리죠.”
“그냥 한 가지면 충분합니다. 영화 홍보하실 때 우리가 만든 동영상 하나를 메인 광고 중 하나로 사용해주시면 됩니다.”
“네? 최 대표님 쪽에서 만드신 동영상이요? 하지만 광고 동영상을 만들어본 적도 없으실 텐데요?”
영화의 퀄리티보다 사전 광고가 더 중요한 시대인데 아무 경험도 없는 그가 만든 광고 동영상을 활용해달라는 게 약간 의아했다.
물론 100억 원 넘는 돈을 투자한다고 하는데 그 정도 조건은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금을 투자하면서 내건 단 하나의 조건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좀 이상했다.
“당연히 경험이 없죠. 그렇다고 억지를 부릴 생각은 없습니다. 영화 개봉 전에 우리가 만든 광고 영상을 보시고 아니다 싶으면 활용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러니 그 문제는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아닙니다. 그 정도 부탁은 당연히 들어드려야죠. 그냥 그런 경험이 없을 것 같아 걱정했을 뿐입니다. 원하신다면 저희가 찍어드릴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대단한 편집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 저는 내일 계약을 담당할 변호사와 함께 다시 오겠습니다. 투자금은 계약서를 작성한 다음에 드리도록 하죠.”
“그렇게 빨리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최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과감한 의사결정에 이동희 사장은 감격에 겨워 저절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건우가 만류했지만 듣지 않았다.
민망해진 건우가 얼른 사무실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그의 90도 인사는 계속되었다.
***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사 전문가 윤은영이라고 합니다.”
건우의 투자로 영화 살수대첩은 컴퓨터 그래픽 작업까지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최종 편집까지 마무리될 즈음 약속대로 초이스 에듀에서 만든 광고 동영상이 고구려 픽처스 앞으로 도착했다.
내용을 확인한 이동희 사장은 감탄을 금치 못하며 해당 영상으로 영화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광고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인이 바로 건우가 역사 담당 강사로 스카우트한 윤은영이었다.
화면에 등장한 그녀는 흠잡을 곳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특히 단정한 스타일의 하얀색 블라우스마저 섹시한 스타일로 바꿔버린 윤은영의 훌륭한(?) 바스트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넋을 잃게 만들 정도였다.
“이제 곧 있으면 영화 살수대첩이 개봉하죠. 그래서 오늘은 제가 살수대첩이 뭔지, 여러분들은 왜 이 영화를 봐야 하는지 알려드리려고 해요. 저의 설명을 잘 듣다 보면 살수대첩이 얼마나 엄청난 전투였는지, 을지문덕 장군이 얼마나 위대한 장군이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마친 윤은영. 그녀는 능숙한 솜씨로 살수대첩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강의 능력도 대단했지만, 외모에 자신감에 생기면서 더욱 일취월장했다.
거기에 몇 달의 휴식 기간 동안 열심히 자기 계발을 한 결과까지 더해져, 예전과 비교해 강의 실력이 몇 단계는 업그레이드되었다.
“이때 을지문덕 장군이 우중문에게 시를 한 편 보냅니다. 그게 바로 유명한 여수장우중문시라는 글이죠. 귀신같은 책략은 하늘의 이치(천문)를 깨달았고, 신묘한 셈은 땅의 형편(지리)을 다하였도다. 싸움에 이겨 공이 이미 높으니 원컨대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언뜻 보면 뭔가 막 띄워주는 글귀 같죠? 하지만 잘 뜯어보면 조롱에 가까워요.”
화면이 전환되고 을지문덕 장군이 보냈다는 시구가 화면에 나타났다.
“귀신같은 책략은 하늘의 이치(천문)를 깨달았고, 신묘한 셈은 땅의 형편(지리)을 다하였도다. 이때가 겨울이었어요. 게다가 군량 보급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지나친 진격으로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죠. ‘겨울에는 전쟁을 안 하는 것이 병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 멍청한 장군아. 개뿔 아무것도 모르고 쳐들어왔구나’라며 조롱한 거죠.”
“그다음 ‘싸움에 이겨 공이 이미 높으니’ 이 부분이 이 시구의 클라이맥스에요. 사실 우중문은 고구려의 청야작전에 말려 한 번도 제대로 싸운 적이 없거든요. 다시 말해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잖아’라고 비꼰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글귀인 원컨대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이건 쉽죠. 고생했으니 그만 꺼져 줄래? 이런 뜻이라고 보면 됩니다. 상대 장군 약을 살살 올리는 그런 시였죠.”
윤은영은 아름다운 외모와 다르게 열정적이면서 투박한 말투를 사용했다.
그런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열정적인 설명은 계속되었고, 20여 분의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 강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살수대첩은 강물을 막아 놓은 둑을 터트려 대승을 거뒀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카더라 통신일 뿐이에요. 정설은 아니죠. 당시 기술로는 전쟁 도중 짧은 시간에 청천강을 막아 엄청난 격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둑을 만드는 일이 불가능했죠.”
“설사 그런 기술이 있었다고 해도 전쟁이 일어났던 시기는 1년 중 가장 춥다는 1월. 청천강이 한반도 북쪽인 평안북도에 있는 강이라는 것까지 생각한다면 수공으로 대승을 거뒀다는 설은 상당히 설득력이 부족한 주장이죠.”
화면이 다시 바뀌면서 을지문덕 장군의 흉상이 나타났다.
“수공이 정설이 아니다. 이게 살수대첩을 비하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수공이 아닌 순수 전투로 그들을 몰살시킨 겁니다. 30만 명 중에 고작 2,700명만이 살아 돌아갔다는 전투. 그래서 살수대첩은 더욱 대단한 전투였고, 우리 고구려군은 실로 용맹했으며, 을지문덕은 위대한 장군인 겁니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엄청난 전투 중 하나로 불리는 살수대첩. 그 위대한 전투를 영화 살수대첩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