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화
[계속되는 악의적 공격, 최건우 대표 강경 대응 나서다.]
영화 살수대첩의 흥행과 더불어 대중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한국사 전문가 윤은영 씨가 최근 모 잡지사 인터뷰에서 치아 교정을 고백한 이후 그녀를 둘러싼 ‘악의적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근거 없는 루머를 퍼트리는 것은 물론 성적 비하를 일삼는 댓글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과거 교정 전 사진을 다른 여성의 나체 사진과 교묘하게 합성해서 유포하는 사람까지 등장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초이스 에듀의 법무팀은 ‘강경하게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윤은영 선생님을 성적 비하하거나 근거 없는 루머를 퍼트려 명예를 훼손한 유포자를 잡아 처벌해 달라는 취지로 오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며 ‘엄중한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건우 대표는 인기를 노리고 일부러 영화의 동영상 강의에 출연했을 것이라는 비난에 대해 ‘유명세를 타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 영웅인 을지문덕 장군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순수한 의도로 강의 동영상을 찍었을 뿐이다. 우리가 점쟁이도 아닌데 영화가 흥행할지 안 할지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인기를 노린 철부지 연예인 지망생 취급하는 것은 매우 불쾌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여자 연예인들에 대한 악성 루머 유포는 상당히 비일비재했다. 가수 강XX의 경우 일명 ‘접대 사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그녀가 마치 유흥업소에서 남성을 접대하는 듯한 합성사진을 온라인상에 유포됐기 때문이다. 최초 유포자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이 사진을 올리고 해당 인물이 마치 강XX인 것처럼 의도적으로 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았다.
결국 유포자로 검거된 2명은 합성사진과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법상 명예훼손)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사회봉사 80시간도 명령받았다.
이처럼 여자 연예인들을 둘러싼 악성 루머가 계속되고 있다. 당사자들은 물론 팬들의 눈살까지 찌푸리게 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행동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에게까지 그 대상이 넓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선의의 행동에 대한 보답이 악의라면 선의의 행동을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특히 일반인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는 매우 심각한 범죄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라도 허위 유포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사 전문가 윤은영 씨 측의 강경대응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윤은영 루머 유포자, 강경대응이 맞다’, ‘그냥 루머도 아니고 성적 비하는 진짜 고소해야 한다’, ‘최건우 대표가 진짜 열 받은 것 같다. 유포자들 최소 사망’,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정직한 뉴스. The News 김수현 기자
- 성형 수술 아닌 거 맞다고 함. 중학교 때 사진 봤는데 지금이랑 비슷함.
└ 진짜임? 그런데 왜 그러고 다님?
└ 중학생 때도 가슴발육이 남달랐는데 그걸 가지고 남자애들이 존나 놀림. 그때부터 온몸을 가리고 다니기 시작. 그걸 또 놀림. 자신감 완전 잃고 거지꼴 됨.
- ㅋㅋㅋㅋㅋㅋ 악플러들 최소 사망. 최건우 한 마디면 모든 게 게임 오버.
└ 미친. 게임 오버가 아니라 개오바다. 최건우가 뭐라고.
└ 헐. 지금 최건우 팬클럽에서 단체로 들고 일어난 거 모르시나?
└ 근데 어쩌라고? 팬클럽이 무슨 힘이 있는데? 해봤자 팬질 밖에 더하겠음?
└ ㅋㅋㅋㅋㅋㅋ. 진짜 뭘 모르네. 팬질은 맞는데, 팬클럽 회원들이 장난 아님. 아이돌 팬클럽 그런 수준이 아니거든. 방송국 피디에 변호사에 의사까지 엘리트들 총망라함. 유명한 회사 사장도 있다고 들었음.
└ 국회의원도 있다고 함.
└ 은퇴한 사람들이지만 경찰, 군인, 소방관도 많다고 합니다.
└ 현역이 가입하면 모양새가 이상해서 안 하는 거지, 가입하고 싶은 사람들 많을걸요?
-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경찰청에 대한 압력이 장난 아니라고 합니다.
- 방금 아는 사람이 알려줬는데 은퇴 경찰 모임에서 직접 경찰청장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 ㅋㅋㅋㅋㅋㅋ 속보! 속보! 경찰청에서 열일 제쳐놓고 적극 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소문.
└ 에이. 열일 제쳐놓는 건 너무 오바다. 고작 악플러 잡는 일이다. 최건우가 뭐라고. 경찰이 그렇게 할 일 없는 줄 아냐.
└ 이분 뭘 모르시네요. 그동안 최건우 대표가 경찰 유가족한테 지원한 돈이 50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열일이 아니라 백일이라도 제쳐놓을 듯.
- ㅋㅋㅋㅋㅋ ㅂㅅ들아. 최건우가 그렇다면, 그런 거다. 따지지 말고 그냥 닥치고 있어라.
└ 정답!
언론을 통해 강경 대응 소식을 밝히자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무엇보다 건우가 직접 강경한 멘트를 남긴 것이 주효했다.
누가 뭐래도 최근 국민들에게 가장 많은 사람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어린 학생 중에서는 존경하는 사람으로 건우를 꼽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
그런 건우의 불쾌하다는 한 마디에 여론의 방향은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며칠간 신 나게 윤은영을 욕하던 사람들은 건우의 지지세력에 의해 십자포화를 맞은 듯 산산조각 나버렸고, 예전 군 면제 사건으로 건우에게 빚을 지고 있던 언론들은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낸 다른 언론사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건우의 한 마디 때문에 이렇게 된 건 아니지만, 타이밍이 참 묘했다.
그래서 혹자는 윤은영 사태 해결 과정을 보며, 진정한 승자는 영화 살수대첩도, 윤은영도 아닌 최건우 대표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런 평이 사실이든 아니든, ‘최건우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건우가 가진 사회적 영향력은 커져만 갔다.
***
“오빠.”
“응. 왜 우리 막둥이.”
“오빠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야?”
“응? 그게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아니. 애들이 그래. ‘최건우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다’ 막 이러고 다녀서. 아무 때나 막 써. 아무래도 내 앞이라서 일부러 그러는 것 같기도 하고.”
“하하하. 그래서 은우 생각은 어떤데? 그런 말 들어서 싫어?”
“아니. 좋아. 지들은 장난삼아 나 놀린다고 그러는 거겠지만, 오빠 말이 다 맞다는 건데 싫어할 이유가 없지. 히히. 그런데 오빠.”
“응? 왜 뭐 궁금한 거라도 있어?”
“그 언니 있잖아.”
“그 언니? 그 언니가 누군데?”
“왜 그 언니 있잖아. 오빠 학원에서 일한다는 성형 수술했다는 언니.”
“아. 윤은영 선생님? 그분 성형 안 했어. 사람들이 오해한 거야. 그런데 윤 선생님이 언니야? 이 이야기하면 되게 좋아하시겠다.”
“응. 그 언니! 음… 그 언니 있잖아.”
“뭐가 궁금한데 이렇게 망설일까? 괜찮으니까 뭐든지 물어봐.”
건우는 은우를 위해 한쪽 무릎을 구부리고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눈높이를 맞췄다.
“그 언니 있잖아. 예전에 정말 그렇게 괴물같이 못생겼어? 이런 질문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애들이 자꾸 오빠한테 가서 물어봐 달라고 조르잖아.”
“은우가 궁금한 건 아니고?”
“나도 살짝 궁금하긴 해.”
“그게 왜 궁금한데?”
“지금은 엄청 예쁜 언니잖아. 나도 닮고 싶을 만큼 예쁜데, 치아교정만으로 그렇게 됐다는 거잖아. 애들이 자기들도 지금 당장 치아교정해서 예뻐질 거래.”
“은우는 치아교정이 뭔지 알아?”
“알지 그럼. 치아를 예쁘게 고치는 거잖아.”
“어감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지. 그럼 왜 치아를 예쁘게 고치려는 걸까?”
“글쎄. 사람들이 못생겼다고 놀려서 그런 걸까?”
“사람들이 못생겼다고 놀리니까 너무 힘들어서 치아교정을 했어. 그래서 지금은 예뻐졌는데, 사람들은 지금의 아름다운 얼굴보다 과거의 이상한 얼굴을 궁금해하고 있어. 그러면 기분이 어떨까?”
건우는 차분히 대화를 이어갔다.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는 조유미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중이었다.
“싫을 것 같아. 나도 예전에 통통했을 때, 남자애들이 돼지라고 놀리고 막 그랬어. 다행히 오빠랑 운동 다니면서 살이 빠졌잖아. 예쁘다는 애들도 많아. 그런데 아직도 나보고 계속 돼지라고 부르는 애들이 있어.”
“그럴 때 우리 은우는 어떤 기분이 들어?”
“막 때려주고 싶어.”
“그렇지? 그럼 윤 선생님의 기분이 어떤지 우리 은우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겠구나?”
“그러네. 그럼 아까 오빠한테 물어본 거 취소. 예전에 어떻게 생겼는지가 뭐가 중요해. 지금 예쁘면 그만이지. 안 그래 오빠?”
“어구구. 우리 막둥이 누굴 닮아 이렇게 똑똑할까?”
“치. 그건 아니다.”
“응? 왜? 누가 뭐라고 해?”
“음. 오빠만 잘하면 괜찮은데, 작은오빠, 막내오빠 전부 공부 잘하잖아. 오빠들이 다 그러니까 선생님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내게 자꾸 뭔가를 기대하는 것 같아.”
예전 삶에서의 건우는 은우에게 공부하도록 강요하는 편이었고, 그 스트레스로 은우가 많이 힘들어했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이번 삶에서는 막내에게 어떤 강요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가 다짐했다고 해서 세상일이 그의 의도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건우, 동우, 정우 세 사람 모두 공부를 잘하니 은우도 잘할 것이라는 기대는 어쩌면 자연스러울 수 있다.
형제끼리라도 비교하면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사람들은 알면서도 그런 실수를 반복한다.
은우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건 은연중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의미였다. 건우는 자신이 미처 그 부분까지 헤아리지 못했다는 것에 자책했다.
“어떤 기대를 하는데?”
“어려운 게 있으면 자꾸 나를 시켜. 은우는 알지 않을까? 오빠들이 전부 공부를 잘하니 은우도 잘하겠지? 이런 말들.”
“그런 선생님들이 있어? 그럼 우리 은우는 기분 나쁘겠다, 그치?”
“기분 나쁜 건 잘 모르겠어.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해.”
“은우야. 공부는 못해도 돼.”
“왜?”
“공부가 전부가 아니야. 김연아 선수 알지?”
“응 알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엄청 예쁜 언니잖아.”
“김연아 선수가 공부를 잘해서 그렇게 우리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을까?”
“아니. 운동을 잘해서 그렇지.”
“그래. 세상에는 공부 말고 다른 걸 잘하는 사람들도 많아. 그리고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존경을 받기도 해. 그러니까 우리 은우도 꼭 공부를 잘할 필요는 없어.”
“진짜?”
건우의 말에 은우의 얼굴이 모처럼 활짝 폈다.
“그럼! 공부를 잘해도 내 동생이고, 못해도 내 동생이야. 그리고 우리 은우는 배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피아노랑 기타를 엄청 잘하잖아.”
“히히. 그건 그래. 음. 아냐. 아닐 수도 있어.”
“뭐?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오빠가 너무 못하는 건지. 내가 잘하는 건지 헷갈려.”
지난번 가족회의에서 악기를 하나 이상 배우기로 결정하고, 건우는 그나마 배우기 편하고 생각한 기타를 선택했다.
뛰어난 머리로 코드는 누구보다 빨리 외웠지만, 도무지 연주가 되지 않았다. 코드도 알고 파지법도 아는데 정작 연주는 안 되는 그를 보며 기타 강사는 악마의 재능이라며 놀리기까지 했었다.
“요 녀석. 지금 오빠 놀리는 거야? 그래 내가 너무 못한다. 인정해. 그렇지만 우리 은우가 악기를 빨리 배우는 것도 사실이야. 기타 선생님이랑 피아노 선생님이 은우 칭찬을 얼마나 많이 하는데.”
“헤헤. 진짜?”
“그럼. 그러니까 누가 뭐라고 하면, ‘저는 대신 우리 오빠들보다 악기 연주를 훨씬 더 잘해요’라고 당당하게 말해.”
“그래도 돼?”
“당연하지. 친구들이 요즘 그런다며. ‘최건우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다’ 이러고 다닌다면서.”
“응. 맞아.”
“그러니 오빠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야.”
“그렇지! 이제 알겠어?”
“우와. 정말 그러네. 그럼 나 공부 안 해도 되는 거야?”
“요 녀석. 그건 안 되지. 할 건 해야지. 최소한 국어, 국사, 영어는 열심히 해야 해.”
“그 정도만 잘하면 되는 거야?”
“그럼. 그 정도만 잘하면 오빠가 아무 소리도 안 할게.”
“진짜지? 진짜 약속했다?”
“그럼. 손가락 걸고, 지장 찍고, 복사하고, 카피까지.”
“오예. 고마워 오빠. 히히.”
***
“어라. 웬일로 붓과 종이야. 설마 새로운 ‘형이 가라사대’가 생긴 거야?”
“그래. 다들 앉아. 오늘 형이 너희를 모이라고 한 것은 우리 가족의 네 번째 가훈을 발표하기 위해서야.”
“아, 제발! 힘든 일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형의 말에 절대 복종하라, 사람은 살찐 사람과 날씬한 사람 두 분류로 나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마라.
건우의 집에는 세 개의 가훈이 생겼고, 그 가훈이 생길 때마다 동생들은 엄청나게 고생을 해야 했다.
“하나도 어려운 일이 아니야. 그러니 긴장하지 말라고. 그럼 은우가 발표해.”
“에헴. 우리 최씨 가족의 네 번째 가훈. ‘오빠가 가라사대,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발표 끝. 헤헤. 큰오빠 최고.”
은우가 귀여운 목소리로 네 번째 가훈을 발표하고 건우에게 폭 안겼다.
“뭐? 뭐래?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야? 갑자기 그런 걸 왜 가훈으로 정했어? 설마 은우 공부 못한다고 형이 특별히 봐주는 거야? 그건 아니지. 아무리 막내라도 그런 특별대우 곤란해.”
“물론 아니지. 그냥 다양한 세상을 알려주고 싶어서 그래. 너희가 좋아하는 걸 하는 게,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일이니까 너무 공부에 집착하지는 말라는 뜻이야.”
“난 이제 고3인데? 지금 와서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고 해도 어쩔 거야. 공부한 게 아까워서라도 계속 할 건데.”
“음. 나는 아직 정확하게 내 꿈이 정해진 게 없거든. 그러니 일단 공부는 열심히 하려고. 적성에도 맞는 것 같고. 공부가 전부는 아니지만, 공부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니까 난 지금처럼 할래.”
네 번째 가훈으로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우와 정우는 시큰둥했다.
건우도 이미 예상한 일이었다. 솔직히 이번 것은 막내를 위해 일부러 만든 가훈이 맞다.
공부를 못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이렇게 확실히 못을 박아두면 은우가 좀 더 자신감을 가질 것 같았다.
“그래. 그건 너희 생각이니 존중하겠어.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명심해. 앞으로 절대 은우에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면 가차 없이 벌칙을 부여하겠어. 모두 알았지?”
“헐. 역시 내 이럴 줄 알았어. 결국, 막둥이 때문에 저런 가훈을 만든 게 분명해. 어휴. 얼마나 공부를 못했으면 형이 저런 가훈을 만들 결심을 했을까. 쯧쯧. 안 봐도 훤하다, 훤해.”
“아니거든. 그리고 작은오빠가 나보다 공부는 잘할지 몰라도, 나는 오빠들보다 악기 연주는 훨씬 잘하잖아. 똑같이 배웠는데 내가 더 잘하는 것도 있다고.”
은우는 그렇게 말하며 건우와 눈이 마주쳤고, 건우는 잘했다는 의미로 눈을 찡긋거려줬다.
이날 이후 은우는 약속처럼 국어, 국사, 영어를 제외하고 다른 과목에는 일말의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그렇게 되자 동생에게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며 종종 학교로 불려가게 되었다. 너무 자주 학부모 면담으로 불려가게 되자, 건우도 뒤늦게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