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화
“뭐 때문에 김 원장님이 저렇게 화가 나셨대요?”
김 원장이 씩씩거리며 떠나자 그 모습을 본 강사 한 명이 노 원장에게 다가와 물었다.
“초이스 에듀의 인터넷 동영상 강의 독점이 심하다고 규제가 필요하다는 진정서에 당장 사인을 하라고 하잖아.”
“네에? 인터넷 동영상 강의 독점이요?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라고.”
“그러게 말이야. 타격을 입으면 자기들이나 타격을 입지, 우리 같은 보습학원이 무슨 영향을 받는다고. 설득하다 안 되니까 협박까지 하더라.”
“협박이요? 대체 뭐라고요?”
협박이라는 말에 강사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뭐라고 하긴. 나중에 두고 보자 뭐 그런 이야기였지.”
“김 원장님 평소에도 속 좁기로 유명한데 그냥 사인 해줘버리지 그러셨어요. 괜히 원한 사서 좋을 것도 없는데.”
“그럴까 했는데 말을 너무 기분 나쁘게 하잖아. 손바닥만 한 학원이니 어쩌니.”
“헐! 원장님 앞에서 그런 소리를 했어요? 심하다. 협조해달라고 부탁하러 온 사람의 자세가 아닌데요?”
“그래서 사인 안 해준다고 버텼지. 그리고 내가 볼 땐 말이야, 이번엔 저 사람들이 판단을 잘못한 것 같아.”
“왜요?”
“왜긴 왜야. 요즘 최건우 대표의 인기를 봐. 연예인처럼 그냥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야. 신뢰와 사랑을 함께 받고 있다고. 지금 기세만 보면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할아버지가 와도 함부로 하기 힘들 걸?”
“그건 그래요. 그럼 김 원장님이 하는 일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겠네요?”
“난 그렇게 생각해. 내 눈에도 뻔히 보이는데 그들 눈에는 안 보이나 봐. 그러니 저렇게 무리수를 두려고 그러지.”
“돈 욕심에 눈이 먼 거죠.”
***
서울 모처의 고급 술집.
“지금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우리만 그런 줄 알았더니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상황이 좋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대형 학원들이 한마디 하면 ‘깨갱’하면서 따라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나 봅니다.”
“휴. 이게 다 최건우 대표 그 천둥벌거숭이 때문이라니까요. 예전 같으면 허리를 90도로 숙여 가며 인사를 했을 텐데, 요즘은 그런 것도 없어요. 어이가 없어서. 고작 넓어 봐야 20평도 안 되는 작은 학원을 운영하는 주제에 감히 누구 앞에서 그렇게 고개를 빳빳하게 드는지. 원….”
박유하 이사가 처음 회의를 소집했을 때만 해도 금방 진정서를 제출하고 독점을 막을 것처럼 굴던 유명학원의 원장들은 일이 생각만큼 풀리지 않자 얼굴이 잔뜩 굳었다.
은평구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노 원장 같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콧대가 높은 그들이 작은 학원 원장에게 고개를 숙여 가며 설득할 리 없었으니 일이 제대로 진행되기 힘들었다.
물론 이 자리에 모인 원장들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하죠?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요?”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우리가 진정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서울 바닥에 쫙 퍼졌을 텐데, 여기서 일을 그만뒀다간 비웃음만 사게 됩니다. 일에 협조 안 했던 학원들에 응징이라도 가하려면 우리의 힘을 제대로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는 그런 비협조적인 행동을 안 하죠.”
“맞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인을 받아온 진정서 숫자도 그렇게 적은 건 아닙니다. 일단 그것들이라도 모아서 제출합시다. 자잘한 학원보다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학원들이 많이 참여했으니 우리의 의견을 아주 무시하기는 힘들 겁니다.”
보습학원처럼 작은 학원보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학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들어 초이스 에듀의 분점을 구(區)마다 하나씩 만든다는 소문이 들려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그렇죠. 우린 양보다 질로 나가는 겁니다. 진정서에 서명한 원장님들 대부분이 공무원들과는 친분이 있습니다. 그것만 잘 이용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 진정서부터 제출하고, 이후부터는 진정서를 핑계 삼아 적극적으로 로비에 들어가시죠. 지금 당장 드는 돈을 아까워하면 안 됩니다. 아시겠죠? 초이스 에듀의 기세를 눌러야 우리가 살 수 있습니다. 명심하셔야 합니다.”
“그럽시다. 이번 기회에 우리가 힘을 모으면 얼마나 무서운지 확실히 보여줍시다. 자! 그럼 지금부터 결의를 다지기 위해 한 잔씩 쭈욱 들이킵시다. 초이스 에듀의 몰락을 위해 건배.”
“건배!!”
안 좋은 소식 때문에 분위기가 다운되어있었지만, 술이 한 잔 들어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기분 좋게 웃고 떠들며 술잔을 나눴다.
잠시 후 짙은 화장을 한 예쁘장한 여자들이 헐벗은 옷을 입고 그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고, 원장들은 초이스 에듀가 이미 몰락한 것처럼 흥청망청 술자리를 즐기기 시작했다.
***
조 원장의 후배 중에는 마포경찰서 서장도 있다.
평소 함께 어울려 술도 자주 마시고 함께 골프도 치러 가는 등 누구보다 절친한 사이였다.
초이스 에듀를 견제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로비에 들어가기로 약속은 했는데, 다른 원장들처럼 국회의원이나 교육청 사람들과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라 걱정이 앞섰다.
그때 마침 생각난 사람이 마포경찰서에 있는 박 서장이었다.
경찰이 사설학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초이스 에듀 본점이 마포구에 있으니 관할서 서장이라면 뭔가 건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선배님. 오늘은 무슨 일이길래 갑자기 불러내셨습니까? 혹시 뭐 곤란한 일이라도 생기신 건 아니시죠?”
“허허. 박 서장도 참. 눈치 하나는 정말 빠르단 말이야.”
“하하하. 제가 선배님과 어울린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젠 선배님 얼굴만 봐도 무슨 일이 있는지 알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 무슨 일이십니까? 제가 그동안 선배님에게 신세를 진 게 너무 많아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말씀해보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도와드리겠습니다.”
박 서장의 호언장담에 조 원장은 마음이 놓였다.
“그게 말이야. 으흠. 박 서장도 초이스 에듀는 알지?”
“그럼요. 잘 알죠. 최건우 대표가 운영하는 학원 아닙니까? 요즘 대한민국에서 최건우 대표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어디.”
“그렇지. 유명한 사람이지. 그런데 말이지. 흠흠.”
“선배님. 뭘 그렇게 망설이십니까? 그냥 편안하게 말씀하세요.”
“그래. 박 서장이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니 내 편하게 이야기함세. 혹시 말이야. 경찰에서 초이스 에듀에 불이익을 줄 방법이 없나? 요즘 들어 초이스 에듀가 커져도 너무 커졌어. 다른 학원들이 못 살겠다고 난리가 날 정도야. 함께 살아야 하는데 저 혼자만 살겠다고 시장을 독식해버리니 우리 같은 사람들은 정말 곤란한 상황이라고.”
“그런 일이 있었군요.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최건우 대표에게 그런 이기심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것참 문제로군요.”
공감하는 말이긴 한데 아까와 달리 감정이 실리지 않았다.
아직 조 원장이 눈치채지 못했을 뿐.
“그러게나 말이야. 이대로 간다면 다른 학원들은 전부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몰라.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너무 어려운 부탁은 아닐까 걱정을 했는데, 박 서장의 반응이 생각보다 괜찮자 조 원장은 신이 나서 초이스 에듀의 부당함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게 신 나게 설명하는 동안 박 서장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갔다.
“선배님. 저도 선배님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이번 일은 경찰이 개입하기는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뭔가 방법이 없을까? 주변 교통을 혼잡하게 만든다든지, 아니면 일하는 사람 중에 뭔가 사소한 문제라도 있으면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연행한다든지. 찾아보면 뭔가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휴우….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저도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아무리 마포서 서장이라고 해도 지금의 최건우 대표를 건드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해? 아니 왜?”
지금까지 들인 공이 얼만데 이렇게 나오나 싶어 조 원장은 갑자기 서운해졌다.
“선배님은 모르셨나 봅니다. 최건우 대표가 우리 경찰과 소방관 그리고 군인에게까지 상당한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냥 형식적으로 돈만 주는 게 아니라 순직한 사람들의 가족까지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최건우 대표에 대한 경찰의 신뢰가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뭐라고? 그…그런 일이 있었어?”
“네. 언론에서도 꽤 알려진 일인데요. 정말 모르셨군요. 우리 마포경찰서에서도 큰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최건우 대표에 대해 안 좋은 일을 지시했다가는 오히려 제가 모가지 될 수도 있습니다.”
“정말 어렵나?”
“죄송합니다. 이런 부탁은 처음 하셔서 저도 웬만하면 선배님 말씀을 들어드리고 싶지만, 섶을 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인 일이라 저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니네. 들어주기 어려운 일을 청한 내 잘못이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아차. 그러고 보니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다는 걸 깜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오늘 술자리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또 연락 주십시오. 그럼.”
“아! 이런. 벌써 가려고?”
자기 할 말만 마친 박 서장이 황급히 자리를 떴고, 조 원장은 지금 이 상황이 당황스러워 가는 사람을 붙잡지도 못했다.
약속하고 만났는데, 또 다른 약속이 갑자기 생길 리가 없었다.
연락을 달라고 했지만, 왠지 그와는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는 삼권 분립의 기본 요소이다. 그리고 국회의원은 3권 중 하나인 입법부의 핵심이다. 그런 만큼 국회의원에게는 상당한 권력을 준다.
국회의원인 강XX. 그는 4선의 중진 의원으로 여당 안에서도 꽤나 실세로 알려진 사람이다.
막강한 권력을 주무를 수 있는 국회의원. 그중에서도 집권여당.
그런 여당 안에서도 실세로 불리고 있으니, 그야말로 남부러울 것 없는 권력의 핵심이었다.
이 원장은 그런 강 의원과 정말 우연한 기회에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냉정하게 말해 그가 아무리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학원의 원장이라고 해도 강 의원 기준에서는 그저 작은 기업체의 사장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격이 달랐다.
지난 총선 때 강 의원 아들이 엄청나게 비싼 고액과외를 받는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별다른 대처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소문이 생각 이상으로 커지는 바람에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강 의원은 뒤늦게 고액 과외가 아니라 근처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해명을 했었다.
강 의원의 아들이 다닌다고 해명했던 학원이 바로 이 원장의 학원이었다.
강 의원과 만남 이후 이 원장은 ‘예전부터 우리 학원에 다니던 성실한 학생’이라며 언론사 앞에서 증언했고, 그 덕분에 무사히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꾸준한 만남을 가졌다. 어떻게 보면 이 원장 입장에서는 엄청난 행운이었다.
웬만한 기업 총수도 만나기 쉽지 않은 사람과 친분을 쌓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고, 한 번 잡은 끈을 놓지 않기 위해 금이야 옥이야 하듯 지극정성으로 열심히 대접하곤 했었다.
어렵게 약속을 잡고 다른 원장들로부터 찬조금(?)까지 받아왔다.
정치계의 거물인데 그런 사람을 만족하게 할 정도의 액수는 아무리 큰 학원을 가지고 있는 이 원장이라고 해도 혼자 감당하기는 힘들었다.
“이 원장. 요즘 내가 좀 바빠서 연락도 못 했구려. 그동안 잘 지내셨소?”
“아이고. 강 의원님. 오랜만입니다. 의원님이 바쁘신 거야 전 국민이 다 알지 않습니까? 나라를 위해서 큰일을 하시는 분인데, 저 같은 촌부를 위해 이렇게 시간까지 내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하하하. 촌부라니.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학원을 운영하는 사람이 촌부면 진짜 촌부는 어떻게 살란 말이오.”
“의원님 말씀도 맞습니다만….”
“맞습니다만?”
“솔직히 의원님이 태양이라고 하면 저는 한낱 반딧불이 같은 존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촌부라고 한 것이지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오라. 그런 말이었소? 예전부터 느꼈지만 우리 이 원장은 사람 기분을 참 좋게 만드는 재주가 있단 말이오. 허허허.”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요. 알았소. 내가 이 원장의 진심을 몰랐던 모양이오. 허허허.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보자고 한 거요?”
이 원장이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해온 건 처음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야 의원님을 뵙겠습니까? 그냥 나라를 위해 힘쓰시는 의원님 힘내시라고 학원 원장 몇몇이서 과일 상자를 준비했습니다. 기사에게 이야기해서 자동차 트렁크에 실어놨습니다.”
까놓고 이야기하면 ‘돈 줄 테니 부탁 좀 들어줄래?’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이 원장은 절대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유연하게 이야기했다.
이게 이 원장이 가진 장점 중의 하나였고, 그런 재주 덕분에 강 의원도 그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과일을 말이오? 어허. 우리 사이에 과일 정도야 충분히 받을 수 있지. 내 잘 먹도록 하리라. 그런데 아무리 작은 선물이라고 해도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선물을 받았으면 그에 상응하는 뭔가를 내줘야 하는 게 또한 사람 사이의 이치 아니겠소. 그러니 어려운 게 있으면 고민하지 말고 편안하게 말해보시오.”
“어휴. 아닙니다. 의원님. 정말 평소 의원님을 흠모하는 원장들끼리 모여 작은 선물을 준비한 것뿐입니다. 절대 대가를 바라고 드리는 게 아닙니다.”
“알지, 알아. 내가 우리 이 원장 마음을 모르겠소. 하지만 내 마음은 그렇지 않소. 형으로서 아우를 돌보는 게 도리요. 아무거나 좋으니 불편하게 있으면 무엇이든 말해보시오.”
서로 간에 충분한 인사치레는 나눴다. 돌려 말하며 격식을 차린 것은 이 정도면 되었으니, 이제부터는 준비해왔던 이야기만 하면 된다.
“혹시 초이스 에듀의 최건우 대표 아십니까?”
“알다마다. 요즘 들어 대통령님보다 더 잘나간다는 사람 아니오?”
“맞습니다. 그런데 의원님. 최근 최건우 대표가 학원 간의 도의를 저버리고 폭리를 취하고 있어서 상당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건우 대표가 말이오?”
“네.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에 최 대표 학원 말고는 전부 문을 닫아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상생의 시대 아닙니까? 같이 잘 살아야 하는데, 아직 어려서 욕심을 너무 많이 부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괜찮은데 다른 학원들이 죽겠다고 아주 아우성입니다.”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이 뭐요? 독점이 심하니 규제라도 해달라는 거요?”
이 원장이 정확하게 무엇을 원하는지 설명하지도 않았는데, 강 의원은 노회한 정치인답게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바로 알아들었다.
“바로 보셨습니다. 역시 의원님이십니다. 어떻게 머릿속에 들어온 것처럼 제가 원하는 바를 바로 알아보셨습니까?”
“으흠. 그런데 이 원장.”
“네. 의원님.”
“이 원장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완전히 맨주먹으로 시작해서 이 자리에 올라섰소.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만든 것은 시대 흐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감이 있었기 때문이오.”
“저도 그래서 의원님을 존경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무수히 나를 도왔던 감이 이번에는 나서지 말라고 하오.”
“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