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형이 가라사대-134화 (134/256)

제134화

“그러니까 내가 하는 소리잖아. 전용기도 그냥 전용기가 아니래. 우리나라 재계순위 1, 2, 3위 그룹의 회장님이 전용기로 애용할 만큼 엄청나게 좋은 비행기라잖아. 이런 소식을 형이 아니라 뉴스를 통해 들어야겠어?”

“그러게. 이번에는 정말 큰형이 잘못한 거야. 전용기를 타고 간다고 해서 미국으로 데려가 달라고 조를 우리도 아니고 말이야. 어차피 알려질 사실을 왜 감추고 그런대.”

“정말?”

“뭐…뭐가?”

동우의 돌직구에 정우가 당황했다. 정우도 미국에 가고 싶었지만 은우 때문에 내색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정말이냐고. 우리가 앞으로 전용기를 탈 수 있는 일이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데 안 조를 거라고? 난 조르고 싶은데.”

“내…내가 형 같은 줄 알아?”

“그래? 그럼 뭐 나라도 데려가 달라고 졸라야지.”

“형이? 제정신이야? 지금 작은형 고3이야. 그런데 학교 빼먹고 미국을 가겠다고?”

“쯧쯧. 네가 아직 중학생이라서 뭘 모르나 본데. 공부는 고등학교 1~2학년 때 죽어라 하는 거야. 지금은 그동안 공부한 것들을 계속 복습하는 과정이라는 말씀이지. 꼭 공부도 못하는 애들이나 고3이다 뭐다 그러면서 유세를 떠는 거야. 형처럼 공부 잘하는 사람은 여행으로 학교 며칠 빼먹었다고 성적이 떨어지고 그러지 않아. 그리고 뭐든지 ‘물어보세요’인 우리 형이 같이 가는데 뭐가 걱정이야. 형 일 하는 동안 공부하다가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면 그만이잖아.”

“그런 거야?”

“그렇지. 너만 봐도 그래. 지금 큰형이랑 미국 일주일 다녀온다고 매번 전교 1등 하던 네 성적이 아래로 떨어질 것 같아?”

“그건 아니지. 큰형에게 종종 과외를 받고 난 이후부터는 거의 압도적이야.”

정우도 점점 동우의 꼬드김에 넘어가고 있었다.

“그봐. 그러니까 우리가 미국을 가도 문제가 없는 거야. 그래도 정 너 혼자 한국에 남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 나 혼자라도 조르는 수밖에.”

“아…아니야. 나도 미국 가고 싶어. 전용기타면 애들한테 얼마나 많이 자랑할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놓칠 순 없어.”

“오케이. 지금 시간이…. 음. 수업 마치고 사무실에 있을 시간이다. 가자. 전용기 타러.”

두 사람은 비장한 각오로 건우가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

“뭐? 너희도 미국을 가고 싶다고?”

“응. 그리고 정말 실망이야. 어떻게 우리에게 전용기를 타고 간다는 이야기만 쏙 뺄 수 있어. 그런 소식을 형을 통해서가 아니라 뉴스를 보고 알아야겠어? 완전히 실망이야.”

“어차피 전용기를 타나 여객기를 타나 같은 비행기인데 굳이 호들갑을 떨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그랬지. 그게 그렇게 서운해할 일이야?”

“당연하지! 별일인지 아닌지는 우리가 판단하는 거라고. 그리고 지금 뉴스를 봐. 전용기나 여객기나 똑같은 비행기라고? 인터넷에서는 형이 타는 전용기의 기종까지 화제가 되고 있어. 남들이 봐도 그만큼 대단한 일이라는 거잖아.”

“하하하. 그것참. 기자들의 호들갑을 알아줘야 해. 그래서 요지는 너희도 함께 미국을 가고 싶다?”

“그렇지. 그리고 형이 업무를 보는 동안 혼자 남겨질 막둥이를 생각해봐.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낯선 사람일 텐데, 얼마나 외롭겠어. 형은 그런 걱정은 안 했어?”

동우는 진심으로 은우를 걱정하는 오빠의 모습으로 변했다. 건우는 뻔히 보이는 행동에 웃음이 났지만 모른 척했다.

“그래서 원래는 은우를 한국에 두고 가려고 했잖아. 그런데 저렇게 막무가내니 원.”

“우리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형이 회의하는 동안 우리가 잘 돌볼게.”

“글쎄. 정우는 몰라도 동우 너는 고3인데 괜찮겠어?”

“좀 곤란하긴 하지. 하지만 내가 아니면 동생들은 누가 돌봐. 정우와 은우를 위해서라도 이 한 몸 희생해야지 않겠어?”

“그럼 작은형은 빠져. 은우는 내가 돌보면 되니까.”

“그래? 정우만 있어도 안심이긴 하지. 고3이라 곤란하다면 동우는 빠지는 걸로?”

“야! 최정우. 이런 식으로 배신 때리기야? 너 정말 치사하다. 형! 형님! 농담이야. 농담. 하하하. 아무리 고3이라고 해도 작가를 꿈꾸는 나에겐 공부보다 견문을 넓히는 게 더 중요한 거 알잖아. 이때 아니면 언제 전용기를 타보겠어. 그러니 제발 나도 데려가 줘.”

***

초이스 에듀 진학상담센터는 수도권 포함 전국 50개 지역에서 동시 오픈했다. 처음에는 그 효용성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직접 이용한 경험자들의 긍정적인 체험담이 퍼지면서 이용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초이스 에듀의 분석팀이 몇 달에 걸쳐 수시모집에 대해 철저히 분석했고, 50개 상담센터의 상담사(각 5명씩 총 250명) 또한 저마다의 정보를 네트워크에 공유하면서 지방의 유명하지 않은 대학의 수시모집에 대한 정보까지 빠짐없이 업데이트 되었다.

윤후는 고등학교 3학년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한동안 방황하는 바람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교 1, 2학년을 허송세월하며 보내버렸다.

뒤늦게 정신을 차렸지만 내신은 바닥이고, 모의고사 수능점수는 엉망이었다.

이대로라면 대학 진학은 불가능한 일.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학교에서 이미 문제아로 찍힌 윤후에게 대학진학 상담을 해주는 교사는 거의 없었다.

딱 한 번 상담을 하긴 했지만 그의 성적을 확인한 상담교사는 한숨을 푹 내쉰 뒤 지금이라도 기술을 배워 취직하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무책임한 아버지 때문에 고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착하고 성실한 아들로 살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지만, 역시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기술을 배워 취직하면 고생하는 어머니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머니는 어떻게든 대학진학을 바라신다.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학교에서 제대로 된 진학 상담을 받으려면 적어도 어느 정도 이름 있는 대학에 진학할 정도의 성적은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솔직히 선생님들도 전국에 있는 대학의 수시모집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서점에 들러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진학 자료집을 몇 권 구입했다. 그런 자료집 또한 유명 대학에 대한 설명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윤후 입장에서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두꺼운 책을 들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저게 뭐지? 대학 진학을 원하는 모든 고등학생들의 상담을 환영합니다. 성적이 낮아도 괜찮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잘하는 특기가 하나라도 있다면 용기 내서 방문해주세요. 초이스 에듀가 여러분을 도와드리겠습니다. 모든 상담은 무료입니다.”

서점에서 책을 사서 집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포스터 하나를 발견했다. 그동안 공부에 관심이 없었던 윤후도 몇 번이나 들어본 적 있는 초이스 에듀라는 학원에서 무료로 진학상담을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무료로 진학상담을 해줘? 무료인데 제대로 된 상담을 해주려나. 학교 선생님들도 모르는 것투성인 게 진학상담이라던데.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하면 어떡하지? 그래도 모르니 상담 한 번 받아볼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어려운 사람 많이 돕는다는 최건우 대표님이 만들었다면 완전히 엉터리는 아닐 것 같기도 하고.’

포스터를 보고 이리저리 망설이던 윤후는 결국 상담을 받아보기로 결심하고 가장 가까운 상담소에 찾아갔다.

초이스 에듀 진학상담센터는 그리 크지 않았다. 20평이 조금 안 되는 사무실에 작은 상담실이 여러 개 있었고, 입구에는 직원 한 명이 상담신청을 받고 있었다.

입시철이 아니고 아직 홍보가 많이 되지 않아서 그런지 기다리는 학생들이 많지는 않았다.

“어떻게 오셨어요?”

“저… 진학상담을 받으려고 왔는데요.”

“아. 그러세요. 그럼 잘 오셨어요. 지금 제가 드리는 용지에 상담 받고 싶은 내용을 적어서 주시면 곧 진학상담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진짜 무료인가요? 무료로 상담하다가 중요한 부분에서 갑자기 돈을 내라고 하거나 그러진 않겠죠?”

“호호호. 물론입니다. 우리 초이스 에듀 진학상담센터에서는 그 어떤 금전적 요구도 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조건은 있어요. 우리 초이스 에듀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한 개 이상 결제한 이력이 있어야 합니다.”

“아! 얼마 전에 국어 강의를 결제했어요.”

국어가 약해서 이승훈의 동영상 강의를 결제한 기억이 났다.

“그럼 이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휴게실에 가보면 음료수와 과자도 비치되어 있으니 기다리는 동안 드세요. 모두 무료이니 안심하셔도 된답니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휴게실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직원의 친절한 설명에 마음이 놓인 윤후는 상담용지를 작성해서 제출하고 휴게실에서 조용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수시는 절대 단기간에 준비해서 합격하기 힘듭니다. 수시모집은 일찍부터 자신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견해 그 분야로 꾸준히 준비한 수험생을 선발하는 것이 취지죠. 따라서 오랜 기간 논술, 교내외활동, 영어 등의 실력을 쌓은 학생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요. 벼락치기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고 논술과 면접을 대비해서는 합격을 기대하기 어려워요.”

휴게실에서 기다리는데 상담실 문을 제대로 닫지 않았는지 상담내용이 들렸다. 어떤 상담이 진행되는지 궁금한 마음에 살짝 열린 문을 통해 들리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럼 우리 아이는 수시가 힘든가요?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우리 딸의 진학에 대해 그리 관심을 가지지 못했거든요.”

“물론 그건 아닙니다. 수시 모집의 일반적인 취지가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제 4월입니다. 수시모집은 9월부터 있으니 지금부터 차근히 준비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따님의 스타일을 파악해야 합니다. 학생 중에는 공부는 어느 정도 하는데, 비교과활동 하는 것이 귀찮고 자기소개서 쓰는 것도 싫어하는 경우가 있어요. 대학에 가고 싶긴 하나 아직 명확하게 진로를 정하지 않은 학생은 정시형 인재로 분류해요.”

“정시형 인재는 수능이 절대적이어서 수능 공부에 매진해야 합니다. 반면, 공부보다는 꼼꼼하게 다양한 활동을 한 학생들은 수시형에 가까워요. 그중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전형을 정해 수시를 대비해야 합니다.”

“우리 딸은 특기활동을 거의 못했어요. 그래도 착해서 한 눈 안 팔고 성실하게 공부하는 편이에요.”

“그럼 따님은 수시보다는 정시형 인재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어머님이 따님의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셔서 정확한 상담은 어려워요. 빠른 시간 안에 따님과 함께 우리 상담센터를 다시 방문한다면 보다 정확하게 진학상담을 해드릴 수 있어요. 정시형 인재라고 해도 입시전형만 잘 파악하면 정시보다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 꼭 따님과 함께 방문해주세요.”

“지금 고3이라서 시간이 될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센터는 학생들을 위해 저녁에도 9시까지 운영하고, 토요일도 오전 상담을 받습니다. 그러니 시간은 너무 염려하지 말고 꼭 상담받으러 오세요.”

“심윤후 학생 3번 상담실로 와주세요.”

상담사와 학부모로 보이는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듣던 윤후는 스피커를 통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얼른 정신을 차리고 3번 상담실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윤후 학생. 지금 작성한 상담용지를 보니 지금 고3이네요. 많이 힘들겠어요.”

“힘들긴요. 1, 2학년 때 너무 놀아서 그런지 힘든 건 전혀 모르겠어요. 너무 늦게 정신을 차린 것 같아 저 저도 안타까워요.”

상담사는 편안한 미소로 그를 맞이해줬고, 덕분에 윤후도 긴장한 마음을 풀고 상담에 임할 수 있었다.

“호호호. 정말 뻔하지만 이런 말이 있죠.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가장 빠른 때다. 이제 겨우 고3 첫 학기잖아요. 늦지 않았어요. 그리고 아직 십 대잖아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은데, 지나간 날을 붙잡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어요. 지금부터 노력해도 충분히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정말 그럴까요?”

“물론이죠.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요?”

“네. 주제 모르고 욕심을 부리는 것 같지만, 어머니가 대학 진학을 원하고 저 또한 대학에서 제대로 요리를 배우고 싶어요.”

말투에서 드러나듯 현재 윤후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요리에 소질은 있는 것 같아요?”

“네. 웬만한 요리는 맛만 봐도 얼추 비슷하게 만들 수 있어요.”

“와! 그럼 요리에 정말 소질이 많다는 건데. 혹시 조리사 자격증 같은 건 따놓은 게 있어요?”

“아니요. 정식으로 요리를 배운 적은 없어요. 그냥 남이 하는 걸 지켜보고 따라 하는 게 전부였거든요.”

“1, 2학년 성적은 전교 꼴찌. 요리사가 되고 싶지만 조리사 자격증은 없다. 조리학과에 입학하면 정말 좋겠지만 지금 윤후군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에요.”

“네. 알아요. 그래서 학교 선생님들도 그냥 기술이나 배워서 취직하라고 충고를 하시더라고요. 역시 대학에 진학하기는 어렵겠죠?”

“어렵기는 하죠. 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에요.”

“네? 저 같은 사람도 대학을 갈 수 있다고요?”

“윤후 학생 같은 사람이 어때서요.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거리를 방황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학생들에 비하면 지금이라도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결심한 게 대단한 거예요.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세요.”

상담자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윤후를 천천히 잘 다독였다.

“그래도….”

“제가 방금 이야기했잖아요. 어렵긴 해도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혹시 들어봤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초이스 에듀 본점에서는 학생들의 저녁 식사를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네. 저도 들어본 적 있어요.”

“그리고 그곳 식당의 총주방장님이 바로 특급호텔에서 주방장으로 일하셨던 윤 셰프님이세요. 그분은 총주방장님으로도 일하고 계시지만 평일 오전에는 대학에 출강을 나갈 정도로 이론에도 박식하세요.”

“아! 정말 대단하신 분이네요. 그런데 그분 이야기를 갑자기 꺼내는 이유가 있나요?”

“네.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 식당에서 일할 생각이 있어요?”

“네? 왜 갑자기 식당에서 일을…?”

“지금이 4월이니 수시 모집이 있는 9월 전까지 최소 5개월 정도는 윤 쉐프님에게 일을 배울 수 있어요. 원래 총주방장님에게 직접 일을 배우는 건 불가능하지만, 최 대표님이 요리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부탁을 하셨거든요. 그리고 일하는 동안은 시간당 7,000원의 임금이 지급될 예정이에요. 일도 배우고 돈도 벌고 괜찮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럼 총주방장님에게 요리를 배울 수 있는 건가요?”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윤후의 마음이 들떴다.

“몇 가지 테스트는 할 겁니다. 윤후 학생이 제게 말한 재능이 사실이라면 어렵지 않을 거예요. 그렇게 식당에서 일을 배우면서 조리사 자격증도 따야겠죠. 윤 쉐프님의 지도에 따라 열심히 하면 자격증은 쉽게 딸 수 있을 거예요. 문제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워낙 혹독하기로 소문난 분이라서 버텨내기가 쉽진 않겠죠.”

“무조건 버텨낼 수 있습니다.”

“호호호. 그래요. 꼭 그럴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초이스 에듀 식당에서 5개월간의 실습경력까지 있다면 수도권에서만 2개 대학에 수시 지원할 자격이 생겨요. 어때요. 한번 도전해볼 생각이 있어요?”

“네! 할게요. 기회만 주신다면 정말 잘할 수 있어요.”

“기회는 물론 드릴 수 있어요. 문제는 아까도 이야기한 것처럼 그 과정이 보통 힘든 게 아니라는 거죠. 조리사 자격증 이론 공부도 해야 하고, 일도 배워야 하고, 학교공부도 등한시하면 안 돼요. 정말 힘들 수도 있어요.”

“괜찮아요. 대학만 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힘든 일도 할 수 있어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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