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화
“죄송이고 뭐고 간에 언론사에서 냄새를 맡았어. 이제 어쩔 거야?”
“네에에? 어, 언론사에서요? 그런 건 비서실장님이 무마해주신다고….”
“이런 멍청한 자식이 대체 뭐라고 하는 거야? 초이스 에듀가 소방법을 어겼을 경우 최건우를 두둔하는 언론을 막아준다고 했지, 언제 그딴 일을 무마해준다고 했어? 요즘은 SNS에만 소문이 나도 큰일 나는 세상인데 내가 왜 그런 엉터리 약속을 해! 이 서장은 머리가 없어? 미치겠군, 미치겠어. 내가 이런 돌대가리에게 일을 맡기다니.”
“그,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 서장, 너 똑똑히 잘 들어. 정말 긴장하고 들어야 할 거야. 당장 안 팀장인가 뭔가 하는 놈에게 찾아가서 무조건 미안하다고 사과해. 그리고 이번 일에 책임을 진다며 소방청에 사표를 내.”
“사…표를요? 아이고 비서실장님. 제가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겁니까? 다른 방법은 없는 겁니까?”
장인호 비서실장이 시킨 일을 한 것뿐인데 사표까지 내야 한다는 사실이 이 서장으로서는 너무나도 억울했다.
그냥 징계가 아니고 사표를 내란다.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지시였다.
“이게 마지막 기회야. 사표 내고 서장 자리에서 물러나. 그럼 소방 관련 기업에 이사로 취직할 수 있도록 힘써주도록 하지. 그게 싫으면 네놈뿐만 아니라 너희 집안까지 털어버릴 테니까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헉! 아닙니다. 당장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이제라도 알아들으니 다행이군. 난 그렇게 알고 끊을 테니까, 제대로 마무리하는 게 좋을 거야.”
***
한 주간의 교육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에듀스(EduNews)입니다.
가장 핫한 곳의 소식부터 전해드려야겠죠?
이제 우리나라 교육계에 여길 빼면 전할 소식이 없을 정도입니다. 일주일에도 몇 개씩 커다란 뉴스를 쏟아내고 있어요. 여기 덕분에 우리 에듀스 작가들이 일하기 편해졌다고 합니다. 다른 곳 다 포기하고 한 곳만 집중해도 시청률이 보장되거든요. 이 사람들 정말 너무 날로 먹는 건 아닌지. 하하하.
다들 어딘지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말도 안 되는 수능 적중률을 시작으로 9명의 만점자를 동시에 배출하는 등 계속해서 우리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드는 그곳은???
네, 맞습니다. 바로 초이스 에듀입니다.
오늘은 초이스 에듀 스페셜입니다. 초이스 에듀로 시작해서 초이스 에듀로 끝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 작가들 이젠 아주 단체로 날로 먹고 있습니다.
자! 첫 번째 소식입니다.
우리 제작진 앞으로 한 학생이 편지를 보냈습니다. 당연히 초이스 에듀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지금부터 편지 읽어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고3인 윤후라고 합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겨울에 부모님이 이혼하셨습니다. 그 일로 마음이 심란해져 2년을 방황했었죠. 그러다 어느 날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고3이 되어있더군요.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신은 바닥이고 모의고사 성적은 엉망이었습니다. 대학에 가서 제가 좋아하는 요리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지금 성적으로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힌 저를 진심으로 상담해주는 선생님은 없었습니다. 워낙 말썽을 많이 부려 제가 정신 차렸을 리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서운했지만 제가 말썽을 부린 건 사실이라 학교 상담은 포기했습니다. 여기서 항의해봐야 역시 문제아라는 소리밖에 못 들을 것 같았거든요.
정말 답답했습니다. 의미 없이 막살긴 싫은데 방법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그렇게 갈팡질팡하던 제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 초이스 에듀가 운영하는 진학 상담소였습니다.
상담이 무료라고 하는데 처음엔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상담 선생님께서 완전 무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에 마음을 놓고 제 사정을 조심스럽게 꺼냈습니다. 지금 제 성적으로 수도권 대학의 조리학과로 진학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지방이 싫은 게 아니라 지방에서 학교에 다닐 형편이 안 됩니다.
행여나 비웃음을 당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상담 선생님은 굉장히 푸근한 미소로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셨습니다.
횡설수설 제 말이 모두 끝났을 때 상담 선생님은 초이스 에듀 식당에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안해주셨습니다.
공부는 포기하고 일이나 하라는 뜻이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지금 초이스 에듀 식당에는 특급 호텔 총주방장 출신이신 윤 쉐프님이 계십니다. 그곳에서 일하며 요리를 배우고 테스트에 통과하면 수시 전형으로 조리학과에 진학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는데 이 정도면 튼튼한 동아줄이나 마찬가지잖아요. 저는 당연히 그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일할 때는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최선을 다하고 쉬는 시간에는 졸린 눈을 부릅뜨고 책을 손에 놓지 않았습니다.
윤 쉐프님은 정말 무서운 교관이셨습니다. 최선 가지고는 부족할 정도로 가혹하게 몰아붙이셨습니다. 너무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만 바라보는 엄마를 생각하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 참고 견뎠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그렇게 몇 달을 미친 듯이 노력한 덕분인지 그렇게 어렵다고 소문난 윤 쉐프님의 테스트에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테스트에 통과하니까 그동안 고생했다면서 윤 쉐프님이 제 등을 두들겨 주시는데 그 손이 왜 그렇게 따뜻한지 한참을 울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러운 일인데,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또 울 것 같습니다. 노력에 대한 보상이 이렇게 감동을 주는지 태어나서 처음 알았거든요.
저는 수능 성적 발표 직후 서울 인근의 모 대학 조리학과로부터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구제불능 문제아였던 제가 이제 곧 대학생이 됩니다.
잘난 척하려고 이 편지를 쓴 건 아닙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후배님들이 있다면 제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답답하고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길이 없다면 망설이지 말고 초이스 에듀 상담소를 찾아가세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분명히 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P.S) 윤 쉐프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싸부님이라고 불러도 되죠? 대학생 되면 허락해준다고 하셨으니까요. 싸부님, 내일부터 식당으로 자원봉사 가겠습니다.
P.S2) 매일같이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오셨던 최건우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한심했던 제가 지금처럼 변할 수 있었던 건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상담소 덕분이었습니다. 제가 나중에 성공하면 선생님처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겠습니다. 존경합니다.’
와! 윤후 학생 정말 축하드립니다. 훌륭한 요리사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혹시 오해가 있을까 봐 말씀드리는 건데, 윤후 학생은 학원 식당에서 공짜로 일한 게 아니라 시급 7,000원을 받고 일했습니다. 열정페이 같은 건 애초에 없는 멋진 곳이죠.
아, 초이스 에듀 광고하는 거 아닙니다. 팩트만 말씀드리는 겁니다. 제가 이런 광고 안 해도 초이스 에듀는 알아서 잘 나가잖아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초이스 에듀 상담소가 올해부터 운영방식을 바꾼다고 합니다. 진학 상담뿐만 아니라 우리 청소년들이 고민하고 있는 모든 문제를 상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꾼다고 합니다.
상담 선생님도 대폭 늘리고 정신과 의사와 청소년 심리 전문가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두 번째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몇 달 전에 세계적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회사인 버거퀸이 초이 와퍼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죠?
초이 와퍼는 최건우 대표가 하버드 대학에 다닐 때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햄버거 가게에서 직접 개발한 ASC버거를 버거퀸 식으로 바꾼 이름입니다.
그런데 출시 넉 달 만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햄버거로 등극했다고 합니다. 한국 사람 입맛에 잘 맞는다는 평이지만 그것보다는 초이 와퍼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돈 덕분이라고 합니다.
여러분! 아무리 최건우 대표가 만든 거라고 해도 그래 봐야 햄버거입니다. 햄버거 따위 먹어봐야 머리가 좋아지진 않습니다. 제가 최건우 대표 빠돌이긴 하지만 이런 루머까지 편들어주진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걸 최건우 대표가 직접 만든 루머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햄버거 팔아서 받는 수익금은 전부 자선단체에 기부됩니다.
뭔 말이냐? 아무리 많이 팔아도 최건우 대표에게 돌아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헛소리는 얼른 그만하고 댓글부터 지우세요. 초이스 에듀 법무팀이 엄청 일 잘하고 깐깐하거든요. 고소장 날아갈지도 모릅니다.
세 번째 소식입니다.
몇 년 전 중국 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중국인 선원이 휘두르는 칼에 우리나라 군인이 전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었죠.
초이스 에듀 특집이라면서 왜 그때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 건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건우 대표는 우리나라 군인 유가족들을 돕고 있습니다. 제가 방금 말한 그 사건으로 전사한 군인에게는 딸이 한 명 있었는데, 그 딸이 초이스 에듀 근로 장학생이라더군요. 성적 장학생은 아니고 미술 특기 장학생입니다.
원래 초이스 에듀에는 성적 장학생만 있었는데 그 학생 때문에 예체능 특기 장학생 제도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원칙을 어긴 것 아니냐고 묻기도 하지만 이런 일을 위해서라면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원칙이 깨져도 괜찮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의 영해를 지키다가 전사한 영웅의 딸이지 않습니까? 저는 최건우 대표다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 학생이 이번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디자인학과에 수석으로 입학했다고 합니다. 이름은 차지선 학생입니다. 물론 차지선 학생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습니다.
초이스 에듀는 대체 어떻게 된 게 했다 하면 수석이 막 나오는 느낌입니다.
차지석 학생이 디자인학과 수석합격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최건우 선생님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국가가 우리를 버렸을 때 선생님은 나를 영웅의 딸이라고 불러주셨다. 그 말씀이 내 가슴에 깊숙이 박혀 나를 채찍질했다. 나라를 지켰던 우리 아빠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을 지켜주신 선생님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정말 감동적인 소감이었습니다.
차지선 학생에게는 편찮으신 조부모님이 있었는데 세 사람이 같이 살 수 있도록 최건우 대표가 집을 구해주고 매달 생활비도 지원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치료비도 함께 지원해준 덕분에 조부모님 건강이 많이 회복하셨다네요.
어떻게 최건우 대표 관련 미담은 파도 파도 끝도 없이 계속 나오는 느낌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는 최건우 대표 광고 방송이 아닙니다. 우리는 팩트만 방송합니다.
차지선 학생. 수석 합격을 축하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아름다운 디자인 한국을 만들어 주세요.
일명 최건우 키즈의 활약이 그야말로 눈부십니다. 이러다가 10년, 20년 뒤에는 최건우 키즈가 우리나라를 이끄는 주역이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이제 오늘의 네 번째 소식으로 넘어갈까요?
서울대가 얼마 전 2017학년도 합격자를 발표했습니다. 매년 3,000여 명의 신입생을 선발하며 그중 50%를 정시전형으로 뽑습니다.
그런데 1,500명 중 500명이 초이스 에듀 출신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초이스 에듀 라이브 스트리밍 강의를 들은 학생들까지 계산하면 90% 이상이 초이스 에듀와 연관되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체능계가 10%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거의 모든 학생이 최건우 대표의 동영상 강의를 보며 공부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정도면 바야흐로 초이스 에듀의 시대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이젠 자식을 공부시키려면 서울이 아니라 초이스 에듀에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소식입니다. 초이스 에듀가 인수한 크레이듀의 새 단장이 드디어 끝났다고 합니다. 초이스 에듀, 크레이듀, 세계교육 이렇게 3개의 매머드급 학원이 하나로 완전히 합쳐지게 되면 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은 대규모 지각변동을 맞이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기가 싱크빅의 활약이 놀랍긴 하지만 초이스 에듀의 거침없는 질주를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이제 초이스 에듀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1위 학원으로 등극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초이스 에듀가 어디까지 달려갈 수 있을까요?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