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롤로그 (53/53)

프롤로그

“아마네트. 아빠 왔다.”

라는 말과 함께, 내 부친께서는 어느 날 똑 같이 생긴 두 남자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젠장. 또야?!’

욕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고 환하게 웃는 아빠를 바라봤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저 해 맑은 표정에 절로 한숨이 푹푹 나온다.

하. 아버지. 당신은 이번 생에도 저 놈들을 데리고 오셨네요.

아빠가 방금 데려 온 내 눈 앞에 있는 두 남자아이. 저 아이들은 장차 무럭무럭 자라 미친놈들이 될 아이들이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의 시작은, 지금처럼 마음이 바다 같이 넓은 아빠가 저들을 데려오는 것에서부터였다.

나는 갑자기 굴러들어온 돌인 저 두 놈을 퍽 못마땅해 했다.

누군지도 모를 아이들을 반가워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불청객일 뿐인데!

‘게다가 덕분에 결국 죽기까지 했으니.’

이곳이 소설 속이라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 버려서 죽음을 피할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아마네트. 네 오빠들이 될 거란다. 싸우지 말고…….”

그렇기에 이번엔 마음을 다르게 먹었다. 나는 양 치마단 끝을 잡고 두 아이들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어느 때보다 가식적인 미소를 가득 담은 채로.

“어서 와요. 오빠들.”

내 친절한 반응에 두 쌍둥이들보다 더 기겁하는 아빠가 보였다.

“응? 화 내지 않는 거야?”

화 낼 거 같았으면 데려오질 말았어야죠. 아빠.

“당연하죠!”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처음부터 잘 담아야죠.

“저는 오빠들이 참 좋아요.”

세상 더 없이 가식적인 미소로, 미래의 미친놈들에게 난 다시 한 번 웃어 보였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