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질하는 영주님!-8화 (8/322)

§ 8화 - 사령영지, 루벤(1)

“누구냐!”

그러자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며 시안을 바라봤다.

남자들은 저마다 무기를 쥐며 흉흉한 기세를 뿜어냈다.

시안은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번에 루벤 영지에 새로 부임한 영주입니다.”

우뚝.

그러자 사람들의 움직임이 굳어버렸다.

“영주···?”

이윽고 사람들이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루벤 영지의 영주로 왔다는 말인가?”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한 발 나서며 시안에게 물어왔다.

투박하게 생긴 중년의 사내.

덥수룩하게 나있는 수염과 단단한 인상은 용병과는 사뭇 다른,

척박한 환경에서 구르고 구른 베테랑 사냥꾼과도 같은 사내였다.

눈치를 보아하니 이 사내가 사람들의 대장격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시안에게 존대를 하지 않는 사내의 모습에 한스가 한 발 나서려했다.

하지만 시안은 그런 한스를 막아섰다.

딱히 신경쓰지 않았으니까.

다만, 시안 또한 굳이 존대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 시안 엘란두르다.”

“엘란··· 두르···?”

그러자 사내의 표정이 멍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제국에서 엘란두르라는 이름을, 그리고 그것이 갖는 의미를 모르는 이는 없었으니까.

“엘란두르가 왜 여기에···?”

사내의 얼빠진 시선이 시안을 향했다.

그리고 그런 사내의 뒤로 비치는 사람들의 표정.

그들의 표정에는 어떤 희망이 깃들어 있었다.

“엘란두르라면 설마?”

“이, 이제야 우리를 봐주는 건가!”

고대하고 또 고대하던 소망을 마주한 듯한.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잠깐, 시안 엘란두르라면···.”

사내가 시안의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그것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후작가의 망나니.

존재해서는 안되었던 사생아.

무능력한 놈팽이.

“아···.”

“역시···.”

이내 사람들의 표정에는 그럼 그렇지, 하는 감정이 떠올랐다.

“쯧. 또 사람 하나 죽으러 왔구만.”

“그냥 도망치지 왜 굳이 이런 험한 데에 와서는···.”

“가뜩이나 요즘 어둠의 숲 분위기가 흉흉한데 영주라니.”

사람들이 다시 한 번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누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또 누구는 짜증이 난 표정으로.

사람들은 저마다의 표정으로 시안을 바라봤다.

이윽고 대장 격의 사내가 시안에게 물어왔다.

“혹시, 이 고블린 무리들을 당신이 처리한 것인가?”

“그렇다면?”

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시안만이 아닌 한스와 같이 처리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거나 이거나.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

시안의 답에 사내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건 사내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째, 감탄과는 거리가 먼 반응이었다.

마치 그래서는 안되었다는 듯한 모습.

“무슨 문제가 있나?”

“있지. 그것도 아주 큰 문제가.”

바라본 사내의 표정은 어느새 험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당신이 처리한 고블린 무리들은 정찰대였다.”

“정찰대?”

그 많던 고블린 무리들이?

“그래. 먹잇감이 있는 지, 없는 지 미리 파악하기 위한 정찰대. 너는 이 고블린 무리들을 처리해서는 안되었다. 그냥 흘려보냈어야 했거늘···. 곧 본대가 들이닥칠거다. 누구 때문에 말이지.”

이윽고 사내는 등을 돌렸다.

그리고는 사람들과 함께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 뭐하는 거지?”

“보면 모르나?”

사내는 시안을 보지도 않고 답했다.

시안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물론 도망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시안이 물은 것은 왜 도망치려하느냐는 것이었다.

“당신들은 루벤의 영지민이 아니었나? 삶이 터전이 몬스터들에게 짓밟히는데 도망치려한다고?”

“영지민?”

그러자 사내가 다시 등을 돌렸다.

그리고는 코웃음을 쳐보이며 말을 이었다.

“지금 이 광경을 보고도 영지민이라는 말이 나오나?”

사내는 폐허가 된 주변을 훑어보았다.

반파 혹은 아작.

영지라 부를 수도 없는 처참한 모습은, 삶의 터전이라 부르기가 민망한 수준이었다.

“······”

그렇기에 시안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사내는 그런 시안을 바라보다 다시 말을 이었다.

“설마 싸우자는 어줍잖은 말을 할 거라면··· 거절한다. 우리는 싸우지 않겠다.”

“······ 영지가 짓밟혀도 상관없다는 건가?”

“더 짓밟힐 게 남아 있는 것처럼 말하는군.”

시안은 사내를 한 번 바라보고는 다시 말했다.

“영주로서 명령한다면.”

그러자 이번에는 사내가 시안을 노려보며 말했다.

“누누히 말하지만 우리는 루벤의 영지민이 아니다. 예전에는 그러했을지 모르겠지. 하지만 우리를 버린 건 다름 아닌 너희들이다, 엘란두르. 그러니 우리에게 영지민으로서의 의무를 강요하지 마라.”

이윽고 사내는 시안에게서 다시 등을 돌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띠링!

품 속에서 스마트 폰 알림음이 들려왔다.

『[튜토리얼 영지 퀘스트] - ‘영주의 권세란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을 때 생기는 법!’

▶루벤을 점령한 몬스터 무리를 멋지게 퇴치한 당신!

가슴은 쫘악!

어깨는 으쓱!

당신은 당차게 루벤에 입성합니다!

금! 의! 환! 향!

자, 보아라!

내가 너희들의 영주이니 존경심이 무럭무럭 샘솟지 않는가!

그런데 어라라···?

영지민들의 반응이 어째 냉담합니다아···.

머쓱한 당신!

허세는 잠시 접어두고 대화를 해보니···.

세상에 마상에!

루벤 영지를 향한 몬스터의 습격이 끝나지 않았다고?!

당신이 상대한 몬스터 무리들은 그저 정찰대였다고 합니다!

이제 곧 어마어마한 수의 몬스터가 들이닥친다고 하는데···.

그 수만 무려 수 백!!

이, 이를 어쩌죠!!!

영지민들은 두려움에 그저 도망칠 생각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본인들은 루벤의 영지민도 아니라며 싸우기를 거부하고 있고요!

당연합니다!

영주의 권세란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을 때 생기는 법!

그런데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잖아요!

이름뿐인 영주!

바지영주!

무엇보다 루벤 영지민들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습니다.

그 누구도 루벤을 위해 손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쉽게 열 수는 없겠죠.

이대로라면 영지민들이 모두 떠나가겠어요!

영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루벤 영지를 습격해오는 몬스터 군단을 멋지게 퇴치하세요!』

<보상 - 영지민들 중 대다수가 ‘이번 영주는 조금 다른가···?’ 라고 생각합니다.>

<단, 실패 시 루벤의 영지민이 모두 떠나갑니다.>

.

.

“행여 쓸데없는 발악을 생각이라면··· 하지마라. 너나, 우리나. 어차피 버림 받은 존재들이니까.”

사내는 그 말을 끝으로 사람들과 함께 떠나갔다.

#

영지민들이 떠나가고.

시안은 그 자리에 한참이나 서 있었다.

그렇게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도련님. 제가 억지라도 끌고오겠습니다.”

참다 못한 한스가 한 발 나서보였다.

그러나 시안은 그런 한스를 막아세웠다.

“아니야. 그러지마.”

“하지만···.”

“내가 무슨 자격으로 저들을 붙잡겠어.”

“······”

시안의 말에 한스는 입을 꾹, 다물었다.

시안은 그런 한스를 바라보다 시선을 돌렸다.

폐허가 된 영지.

시안은 차마 떠나가는 사람들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물론 강요한다면 억지로라도 붙잡을 수는 있었다.

시안이 아무리 버려진 사생아라고는 하지만 엘란두르는 엘란두르.

그 이름이 주는 힘은 무시할 것이 못 되었다.

그렇기에 강요한다면, 협박한다면.

사람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안은 그러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다고 말을 들을지도 의문이었고, 무엇보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억압과 강요.

그건 시안이 가문에 있을 적에 똑같이 당해오던 것들이었으니까.

‘행여 쓸데없는 발악을 생각이라면···. 하지마라. 너나, 우리나. 어차피 버림 받은 존재들이니까.’

시안은 사내가 내뱉은 말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바로 그때.

“도련님.”

돌연 한스가 목소리를 낮게 깔며 시안을 불렀다.

주름 가득한 한스의 얼굴에는 진중한 분위기가 떠올랐다.

마치 어떤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도망치시는 건···.”

한스는 뒷말을 끝까지 맺지 않았다.

그저 시안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시안은 그런 한스를 마주 바라봤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시안 또한 한스가 무엇을 말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또 공감하고 있었다.

사령영지, 루벤.

에둘러 말하면 유배지요.

직접적으로 말하면 사형 집행지.

루벤 영지는 시안을 죽이기 위한 이사벨의 계략이었다.

지금도 보라.

영지에 도착하자마자 죽을 뻔한 상황이 나왔다.

그러니 차라리 이대로 도망 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도망치면? 그 다음은?”

이어진 시안의 답.

시안은 말을 이었다.

“이사벨이 과연 날 가만둘까?”

“······”

한스는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서 도망치는 것은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안 엘란두르의 안주인, 이사벨.

그녀가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었다.

시안을 없애고자 루벤 영지로 보낸 이사벨이었다.

그러나 엘란두르의 피가 섞여있기에 직접적으로 해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곧 성년이 된다는 명분과 함께 시안을 루벤 영지의 영주로 임명하는 것.

이것이 이사벨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시안이 도망을 친다?

이건 가문의 명령을 어긴 것이었다.

가문의 명을 어기고 도망친 탈주자.

그보다 시안을 죽이기에 좋은 명분은 없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이사벨은 시안이 도망치기만을 바라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럼 다른 가문으로 입적하시는건 어떻습니까. 꼭 제국이 아닌 주변의 왕국이라도···.”

물론 시안이 다른 가문으로 입적한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그땐 더 이상 엘란두르가 아니게 되니까.

그러나.

“내 성이 무엇인지 잊었어? 엘란두르야. 대륙에서 엘란두르의 압박을 무시할 가문이 어디 있다고?”

그 어디에도 엘란두르의 압박을 견딜 가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다른 왕국의 왕가라 할지라도 말이다.

엘란두르의 압박을 견딜 가문은 오직 둘.

엘란두르와 같이 제국을 지탱하는 로르실트 가문.

그리고 제국의 심장, 황가뿐이었다.

“······”

한스는 다시 한 번 입을 꾹, 다물었다.

저 말 또한 반박할 여지 없는 사실이었으니까.

무엇보다.

“나같은 망나니를 누가 받아준다고?”

후작가의 망나니라 불리던 시안.

그런 시안을 받아줄 가문 같은 건 존재할 리가 없었다.

시안은 손을 휘휘, 저어보였다.

이에 관하여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제스처.

하지만 그런 시안의 의도와는 다르게 한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도련님은 절대로 망나니가 아닙니다.”

한스의 얼굴은 다른 건 다 인정해도.

저 말만큼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망나니를 정의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개념이 반드시 포함된다.

술, 도박 그리고 여자.

그러나 시안은 그 어디에도 연관된 사항이 없었다.

애초에 연관될 수가 없었다.

시안은 그런 행패를 부릴만한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핍박과 억압의 삶.

시안은 언제나 눈치를 보며 살아남아야만 했다.

그런데 시안이 망나니와 같은 행패를 부린다?

그걸 이사벨이 가만두고 있을 리가 없었다.

엘란두르의 이미지를 실추했다느니.

가문의 수치라느니 등.

갖은 이유를 들먹이며 시안을 진즉에 가문에서 추방했을 터였다.

어쩌면 그대로 죽여버렸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시안은 그 누구보다 점잖은 삶을 살아야만 했다.

후작가에서 그 누구보다 행실이 바르고 올바른 것이 바로 시안이었다.

망나니라는 말과는 절대로 관련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시안이 후작가의 망나니라 불린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시안의 성이 다름 아닌 엘란두르라는 것.

“전혀 쓸모가 없잖아. 그럼 그게 망나니지 뭐.”

그런 시안에게 재능이라는 것이 없었다는 것.

엘란두르에서 무능은 곧 죄나 마찬가지였다.

“······ 무능의 이유로 망나니라 불려야 한다면, 대륙에서 망나니가 아닌 자를 찾기가 드물 겁니다.”

“됐어. 이제 와 무슨 의미가 있다고.”

시안은 다시 한 번 손을 휘휘, 내저었다.

시안이라고 한스가 말한 것의 의미를 모르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방법이 있으십니까.”

“글쎄.”

하지만 시안은 한스의 물음에 쉽사리 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블린 습격을 막아낼 방법이 딱히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물론 시안에게는 S등급 장비가 있었다.

고블린들의 공격 따위는 무의미하게 흘려버리는, 고작 3,000G 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 엄청난 장비.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고블린들이 소수일 경우였다.

이번에 습격해오는 고블린들은 자그마치 수 백.

어쩌면 1천 단위를 넘어설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무리 S등급 장비가 있다고 한들,

그 많은 수를 시안 혼자 감당할 수는 없었다.

천년 전, 세상을 구원한 아르나이즈라면 또 모를까.

아르나이즈라면 고블린 따위가 얼마가 오든 상관없겠지만···.

뭐, 아무튼.

지금 당장 시안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아니, 설령 영지민들이 있다 한들.

솔직히 고블린 군단을 막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수 백에 달하는 고블린들.

고작 수 십에 불과한 영지민들.

일반 고블린들이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전력 차였다.

하물며 어둠의 숲에 기거하는 고블린들이라면 결과는 불보듯 뻔했다.

‘수성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러나 현재 루벤은 폐허나 다름 없었다.

수성을 할 수 있는 장비와 시설 같은 건 당연히 없었다.

한 마디로 패배가 확실시 되어있는 싸움.

방법이 없었다.

그렇기에 사내의 말처럼 영지를 버리고 도망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도망치지 않아.’

시안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도망쳐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무엇보다 새롭게 떠오른 영지 퀘스트.

[튜토리얼 영지 퀘스트] - ‘영주의 권세란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을 때 생기는 법!’

퀘스트의 말마따나 영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었다.

그 의무가 비록 목숨을 걸어야하는 것일지라도 말이다.

“흐음···.”

시안의 생각은 깊어져만 갔다.

정확히는 깊어져가려던

바로 그때였다.

빰빠라빰~♪

갑자기 시안의 품 속에서 경쾌한 팡파르 소리가 들려왔다.

다름 아닌 스마트 폰에서 나온 소리.

“뭐지?”

시안은 스마트 폰을 꺼내 확인했다.

그렇게 꺼낸 스마트 폰 화면 위로 새로운 알림창이 떠올랐다.

《Loading 100%》

《영지 정보를 모두 수집했습니다!》

《영지 관리 시스템을 개방합니다!》

그와 동시에 스마트 폰 화면으로 조경도가 펼쳐졌다.

그건 마치 높은 하늘 위에서 아래를 내려보는 듯한 풍경이었는데···.

“루벤?”

다름 아닌 이곳, 루벤의 풍경이었다.

뭔가 싶어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자니, 그 위로 새로운 알림창들이 떠올랐다.

《이제부터 영지 관련 시설을 건설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센스를 발휘해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영지를 만들어보세요!》

.

.

《상점 항목에서 구매 가능한 시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화면 전체가 어두워졌다.

이윽고 유독 한 부분, 【영지시설】 이라는 항목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항목 옆으로 ‘☞’ 표시가 깜빡깜빡, 거리고 있었다.

마치 여기를 눌러보라는 듯한 모습.

뭐지?

시안은 홀린 듯이【영지시설】을 눌렀다.

꾹.

『추천! [튼튼한 목책 Lv.1 (5,000G)]

▶외부의 적으로부터 영지를 방어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

그리고 목책이야말로 방어 시설의 근본이라 할 수 있죠!

혹시 영지에 몬스터가 습격해올까 두려우신가요?

그렇다면 여기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것을 한 번 보시죠!

튼튼한 목책!

단순 방어 시설이 아니라 수성의 이점을 극대화한 목책이랍니다!

네에?

나무로 만들어 허술할까 걱정이 되신다고요?

그런 걱정은 댓츠 NO! NO!

무려 초월자 장인이 손수 제련해 강철과도 강도를 자랑하는 놀라운 목책입니다!

물론 진짜 강철과 비교하면 뒤떨어지죠!

진짜 강철처럼 단단하면 그게 나무겠습니까?

하지만 이 목책만 있다면 몬스터 군단 따위는 식은 죽 먹기!

다 덤볏!』

.

.

띠링!

《진행을 하다 막혔을 땐, 현질을 해보세요!》

“······ 이번엔 또 뭔데?”

시안의 정신이 일순간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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