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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질하는 영주님!-140화 (140/322)

§ 140화 - 풀리지 않은 의문

띠링! 띠링! 띠리리링!

아주 발작을 하고 있는 알림창.

북부에서 여기 어둠의 숲까지 쉴새 없이 알림창이 떠올랐다.

그 때문일까.

띠링!

《구마안해애애애액!!》

이제는 아주 모바일 영주까지 발작하고 있었다.

“······ 뭔데 진짜.”

시안은 정말 뭔가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안은 지금 딱히 뭘 하고 있지 않았다.

그냥 다크 엘프들과 함께 루벤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띠링!

《명성 포인트 + 3,000 P》

《명성 포인트 + 4,000 P》

명성 포인트가 발작을 하며 오르고 있었다.

벌써 쌓인 수치만 무려 34,000 포인트.

띠링!

《명성 포인트 + 3,000 P》

아니, 37,000 포인···.

띠링!

“······ 에라, 모르겠다.”

언제는 모바일 영주에 대해 알았던 적이 있었나.

이유야 잘 모르겠다만 명성 포인트가 오르는 건 좋은 일이었다.

‘그것보다···.’

시안은 인벤토리를 한 번 확인했다.

그리고 확인한 금액.

[현재 보유 중인 골드] - 32,060,500 G

3,200만.

단순히 3,200이 아니었다.

자그마치 3,200 ‘만’.

3,200이라는 숫자 뒤에 무려 ‘만’이라는 단위가 붙어있었다.

아름답다 못해 황홀하기 그지 없었으며.

평생을 걸쳐 한 번쯤 불러볼 수 있을까 싶은.

정녕 개인이 모을 수는 있는 돈인가 싶은 금액.

의심밖에 들지 않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숫자.

그 놀랍고도, 아름다우며, 아찔하고도 황홀한 숫자.

목 놓아 부르는 그 이름.

3,200만 골드.

“아아···!! 아아아아···!!!”

시안은 형용할 수 없는 희열에 몸을 파르르, 떨어댔다.

그리고.

띠링!

《버그 걸려써어어어어어!!!》

모바일 영주 또한 그러한지 스마트 폰이 쉴새 없이 부르르, 떨려왔다.

그렇게 시안과 모바일 영주.

둘은 서로 다른 희열을 느끼며 파르르, 떨어댔다.

그리고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시안은 다시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후우···.”

떨리는 심호흡.

이제 북부의 일도 잘 해결했겠다.

돈도 두둑하다 못해 천문학적으로 있겠다.

“이제는 현질할 일만 남았─.”

아니. 아니지?

시안은 머릿속으로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잠시 멈칫 거렸다.

3,200만 골드에 정신을 빼앗겨 잠시 잊고 있었던 한 가지 사실.

시안은 곧장 스마트 폰을 확인했다.

그리고 퀘스트 목록을 확인.

『[스토리 연계 퀘스트] - ‘계속되는 진실을 찾아서’』

“이건 왜 아직도 클리어가 안된 거야?”

클리어 되지 않은 스토리 연계 퀘스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나?”

그럴 수··· 있었다.

스토리 연계 퀘스트는 인스티즈에 얽혀있는 천 년의 비밀을 밝혀내라는 것.

하지만 시안은 북부의 사건을 해결했다 뿐.

비밀에 대해서는 밝혀낸 것이 전혀 없었다.

“잠깐, 그러고보니···.”

부서진 인스티즈는 또 어떻게 되었지?

아스란디즈를 집어삼켰던 인스티즈.

시안은 <뮤리엘의 축복>을 강화하여 그 힘에 대항하였다.

그리고 끝내 마혼수라검 제 2식, 멸천수라(滅天修羅).

그 힘을 끌어 아스란디즈를 삼킨 인스티즈를 부숴버렸다.

그로써 천만 다행히 북부의 사건을 잘 해결했건만.

정작 스토리 연계 퀘스트는 인스티즈에 얽힌 천 년의 비밀을 밝혀내라는 것이었다.

그 말은 즉.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가 없다고···?”

시안의 몸이 순간 멈칫, 굳어버렸다.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 없다는 것.

그건 카일이 마주한 진실은 물론, 퀘스트의 보상 또한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

“아니, 아니야. 아닐거야.”

시안은 머릿속으로 떠오른 생각을 부정했다.

물론 인스티즈는 깨져버렸다.

그건 시안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한 사실.

애초에 아스란디즈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부터가 그 사실의 방증이다.

그렇기에 인스티즈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려 엘로디가 살아생전 사용하던 지팡이였다.

그것도 세계수, 그 자체를 깎아 만든 지팡이.

모르긴 몰라도 이렇게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터였다.

게다가.

“퀘스트 실패가 뜨지 않았어.”

아직 퀘스트 실패가 뜨지 않았다.

퀘스트는 여전히 진행 중으로 되어있었다.

그 말은 즉.

아직 퀘스트를 클리어할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시안은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둘러보았다.

그러자 조금 떨어진 시야.

어둠의 숲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세라의 모습이 보였다.

마기로 가득찬 어둠의 숲.

그런 어둠의 숲이 생소하고 또 신기한 듯 싶었다.

그리고 보통은 드리운 마기에 겁을 먹기 마련이지만 세라는 다름 아닌 다크 엘프였다.

어둠의 마나를 다루는 다크 엘프.

어둠의 숲에 드리운 마기가 되려 친숙한 듯 싶었다.

시안은 곧장 그런 세라에게 다가갔다.

“세라. 혹시 인스티즈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응? 인스티즈?”

갑작스러운 시안의 물음에 세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금방 끄덕.

“응. 알아.”

고개를 위, 아래로 흔들어보였다.

“안다고?”

“응. 나한테 있어.”

이윽고 세라가 품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곧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시안에게 불쑥, 내밀었다.

“여기.”

그리고 이어진 세라의 말과 동시에.

띠링!

『[스토리 연계 퀘스트] - ‘계속되는 진실을 찾아서’ (클리어!)』

퀘스트가 클리어 되었다는 알림음이 들려왔다.

“······ 뭔데?”

시안은 이게 뭔가 싶었다.

아니, 진짜로 뭔가 싶었다.

이러면 방금 전까지 초조했던 것이 뭐가 된단 말인가.

‘에휴, 됐다.’

언제부터 모바일 영주가 정상이었다고.

‘클리어 된 게 어디냐.’

시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는 세라가 내민 무언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주먹보다 조금 작은 동글동글한 무엇.

얼핏 식물의 씨앗처럼 생긴 무언가.

아무리 봐도 인스티즈, 그러니까 지팡이처럼 생겨먹진 않았다.

백번 양보해서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오브(Orb)?

그런데 말 그대로 백번 양보해서 오브이지.

솔직히 이름 모를 식물의 씨앗이라 봄이 옳았다.

“이게 인스티즈라고?”

“응.”

그럼에도 세라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한치의 의심도 없이 확신에 차있었다.

세라는 존재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었다.

“음···.”

그렇다는 건 이게 정말 인스티즈라는 건데···.

정확히는 시안에 의해 깨져버린 인스티즈.

그런데 아무리 깨져버렸다고는 하지만 전혀 인스티즈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깨져버린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냥 원래부터 이런 형태처럼 보일 뿐이었다.

시안은 정체 불명의 씨앗(?)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러다 다시 스마트 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스토리 연계 퀘스트] - ‘계속되는 진실을 찾아서’ (클리어!)』

화면 위로는 퀘스트가 클리어 되었다는 알림창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시안은 곧장 화면을 터치했다.

꾹.

『▶천 년전, 엘로디는 자신을 찾아온 카일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합니다.

‘저를··· 죽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카일은 고민했지만, 끝내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죠.

결국 엘로디는 자신의 모든 힘을 인스티즈에 영원토록 봉인해두기로 결심합니다.

허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했던가요!

천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인스티즈에 봉인된 힘이 깨어나버렸습니다!

대마도사라 불리던 엘로디의 마력!

그 초월적인 마력이 세상을 암흑으로 물들여버리려던 찰나!

빠빰!

난세에는 영웅이 등장하는 법!

당신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세상에 드리운 암흑을 몰아내었습니다!

또 그뿐 입니까!

킹왕짱적인 기지로 인스티즈를 부숴 다크 엘프들을 구원하기까지!

세상에나! 세상에나!

당신! 정말 킹왕짱이예욧!!』

<보상: 엘로디의 유산>

.

.

.

‘······ 뭔데 진짜.’

시안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니, 진짜 이게 뭐란 말인가.

갑작스레 퀘스트가 클리어 된 것은 그렇다치자.

뭐, 그래 가타부타한 다른 것도 그렇다 치자.

그런데.

<보상: 엘로디의 유산>

퀘스트의 보상인 엘로디의 유산이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지난 카일의 유산과 더불어 뮤리엘의 유산까지.

그 유산들을 생각하면 엘로디의 유산 또한 평범하지는 않을 터였다.

하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엘로디의 유산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그저 세라의 손에 들린 씨앗만이 보일 뿐.

그리고 이것으로 인해 퀘스트가 뜬금없이 클리어가 되었다.

그렇다는 건 이 씨앗이 퀘스트의 핵심이었다는 뜻인데.

“이게 대체 뭔데?”

이게 대체 뭐란 말인가.

“인스티즈.”

“그러니까 이게 어딜 봐··서···?”

그 순간 시안의 머릿속으로 생각 하나가 스쳐지나갔다.

시안은 유심히 씨앗처럼 생긴 무언가를 살펴보았다.

세라가 인스티즈라 말하는, 씨앗처럼 생긴 무엇.

“이거 설마···?”

시안은 그때서야 씨앗의 정체를 어렴풋이 눈치챌 수 있었다.

인스티즈는 엘로디가 살아생전 사용하던 지팡이.

전설의 대장장이 모르크루가 직접 만들어준 무구였다.

그리고 인스티즈는 카일의 무구를 제외한 다른 아르나이즈들의 무구들.

그것들보다 조금 더 특별한 무구라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인스티즈는 다름 아닌 세계수로 빚어낸 지팡이였으니까.

그것도 단순히 몸통, 가지, 이파리와 같은 부위를 첨가하여 만든 것이 아니었다.

세계수 전체를 깎아내 만들어낸 지팡이.

인스티즈는 그 자체가 세계수라 할 수 있는 지팡이였다.

한 마디로 인스티즈는 지팡이의 이름이자, 세계수의 이름.

인스티즈가 곧 세계수요.

세계수가 곧 인스티즈였다.

하여 지금 눈앞에 보이는 씨앗.

“이거 설마 인스티즈의 씨앗··· 그러니까, 세계수의 씨앗이야?”

“응. 맞아.”

세라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세라의 모습에 시안은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아무래도 이 인스티즈.

그러니까, 이 세계수의 씨앗이 엘로디가 남긴 유산인 것 같았다.

“······ 미친.”

그렇기에 시안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수는 가치로 환산할 수조차 없는 보상이었으니까!

세계수는 생명의 근원을 품고 있어 생명수라고도 불린다.

또 생(生)과 사(死)의 경계를 뚫고 자라며 세계를 떠받치는 나무라고도 알려져 있었다.

물론 정말로 세계를 지탱하는 나무는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도시 혹은 마을 정도를 지탱하는 나무?

그 정도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힘을 내포하고 있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애시당초 두 눈으로 인스티즈의 힘을 직접 보지 않았는가.

물론 엘로디의 마력이 합쳐진 힘이었다만, 그런 초월적인 마력을 품을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인스티즈가 어떤 힘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괜히 생명의 근원을 품은 나무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그렇기에 만일 이것을 루벤에 심으면···.

루벤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효과가 있을 터였다.

물론 세계수는 스스로가 의지를 지닌 나무다.

쉽게 말해 옮겨 심고 싶다 해서 함부로 심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스스로가 씨앗 형태로 변해있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이것은 곧, 세계수가 새로운 터전으로 옮겨가겠다는 의지의 발현이었으니 말이다.

그냥 가져다 루벤에 심으면 되었다.

그렇기에 이건 3,200만 골드보다 더한 값어치가 있었다.

애초에 3,200만 골드를 쏟아부어도 세계수는 구할 수조차 없는 보물.

하물며 이건 평범한 세계수도 아니었다.

물론 세계수라는 것 자체가 어찌 평범할 수 있겠냐만은.

이건 무려 아르나이즈이자, 대마도사 엘로디가 사용하던 세계수.

3,200만은 커녕, 수 억의 골드를 들이밀어도 구할 수 없었다.

시안은 떨리는 목소리로 세라에게 말했다.

“호, 혹시. 그거 내, 내가 가져가도 될까?”

“움···.”

시안의 말에 세라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것을 줘도 될지 말지 고민하는 모습.

하지만 생각보다 세라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좋아. 엄청 위험하지만··· 시안이라면 괜찮겠지.”

그러면서 세라가 쿨하게 인스티즈를 건넸다.

시안은 떨리는 손으로 인스티즈의 씨앗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과연 세계수는 세계수인 것일까.

받아들자마자 손 끝으로 알 수 없는 상당한 힘이 느껴졌다.

‘평범한 세계수가 아니라 인스티즈라서 그런 건가.’

물론 세계수라는 것부터가 평범과는 거리가 멀다만.

“그런데 위험하다니? 이 인스티즈가?”

“응. 이 인스티즈 안에 엄청 위험한 것이 있어. 지금은 억제되어 있지만.”

엄청 위험한 것?

“엘로디의 마력을 말하는 거야?”

“아니.”

세라가 살며시 고개를 저어보였다.

그리고 조금은 긴장한 기색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엄청··· 위험한 것.”

“······”

그러니까 그게 뭔데, 라는 물음과 동시에.

띠링!

스마트 폰에서 경쾌한 알림음이 들려왔다.

『[스토리 연계 퀘스트] - ‘풀리지 않은 의문’』

‘······ 뭔데 이건 또.’

시안은 화면 위로 떠오른 알림창을 터지했다.

꾹.

『▶천 년전, 엘로디는 자신의 모든 힘을 인스티즈에 봉인했습니다.

하지만 천 년의 세월이 흘러 그 힘이 깨어났고.

그 힘은 세상을 암흑으로 물들이려 했죠.

하지만 빠밤!

당신의 영웅적인 기질로 사건을 파바박!

뚜샤뚜샤! 해결해버렸습니다!

그 끝에 당신은 엘로디가 남긴 유산을 쟁취하는데 성공했죠!

역시 킹왕짱!

나는야 킹왕짱 영주!

······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어라라···?

무언가 이상합니다.

천 년전, 악마들에 맞서 세상을 구원한 아르나이즈.

엘로디는 그 누구보다 고결했던 아르나이즈였습니다.

세상을 구원한 아르나이즈가 고결하지 않을리가 없잖아요?

헌데 정작 깨어난 엘로디의 힘은 고결하지 않았습니다.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악(惡)했고, 또 어두웠습니다.

어둠의 마나를 사용했던 엘로디.

설마 그녀의 힘이 천 년의 세월에 타락을 한 것일까요.

하지만 엘로디는 어둠의 마나를 통제할 방법을 알고 있었는 걸요.

그것도 카일에게 배워서 말이죠.

헌데 어째서 깨어난 엘로디의 힘은 고결하지 않았던 걸까요.

혹시 이것이 엘로디가 자신의 힘을 봉인해야만 했던 이유였을까요?

그렇다면 그녀는 정말로 자신의 힘을 봉인했던 걸까요?

아니면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봉인해야만 했던’ 것일까요?

타락한 엘로디의 마력은 끝내 흩어져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인스티즈 안에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건 대체 무엇일까요?

흩어져버린 엘로디의 마력이 남긴 잔재인 것일까요?

아니면 엘로디가 자신의 힘을 봉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던 걸까요?

그것도 아니면 엘로디가 카일에게 자신을 죽여달라, 부탁했던 이유였던 걸까요?

만일 그러하다면.

그녀는 왜 뮤리엘처럼 자결하지 않았던 걸까요?

그 편이 훨씬 더 깔끔했을텐데 말이죠.

엘로디는 어째서 자결 대신 자신의 힘을 봉인하는 선택을 했던 걸까요.

반대로 뮤리엘은 왜 자신의 힘을 봉인하는 대신 자결을 선택했던 걸까요.

그리고 카일은, 대체 무엇을 알고 있었던 걸까요.

천 년의 진실을 마주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

자, 이쯤되면 무얼 해야할지 알겠죠?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을 찾아~♪

렛츠고고~! 후비고고~!!』

<보상:???>

.

.

.

‘······ 진짜.’

이 놈의 퀘스트는 어떻게 되먹은 게─.

‘에휴, 됐다.’

시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따져봤자 나만 손해지.

‘그건 그렇고.’

시안은 퀘스트의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부분.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인스티즈 안에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이 씨앗에 뭔가가 도사리고 있다고?’

시안은 다시 시선을 들어 씨앗을 유심히 살폈다.

딱히 특징을 찾을 수 없는 씨앗의 형태.

시안은 가만히 눈을 감아 마혼제법의 구결을 되뇌었다.

그리고 이끌리는 마기를 비집어 씨앗의 내부를 관조했다.

‘음···.’

딱히 느껴지는 것은 없었다.

알 수 없는 강대한 힘이 느껴지기는 했다.

헌데 그것이 세라의 말처럼 딱히 위험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서 그걸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어. 하지만 시안은 괜찮아. 시안은 엄청 강대하니까.”

세라는 조금 다르게 느끼는 모양이었다.

존재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세라.

그런 세라의 눈에는 다른 것이 보이는 걸까.

바로 그때.

“영주님! 루벤에 도착했어요!”

일순간 아멜리아의 활기찬 외침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시선을 들자 저 멀리, 루벤의 풍경이 들어왔다.

길고 길었던 여정이 끝나고 드디어 도착한 루벤.

시안은 그런 루벤의 풍경에 고개를 흔들었다.

“가서 심어보면 알겠지.”

시안은 성큼, 루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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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까워진 루벤의 풍경.

일순간 시안의 뒤쪽이 크게 술렁였다.

“이, 이게 무슨···?”

“저게 영지라고···?”

그곳엔 다크 엘프들이 놀란 얼굴로 웅성거리고 있었다.

뭐, 그도 그럴 것이 가까이서 마주한 루벤의 모습이 결코 평범한 영지라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저게 뚫리기는 할까···? 싶은 ‘정신 나간 강철책! Lv.4’부터 시작해.

깊이를 알 수 없는 해자.

사각 지대라고는 보이지도 않는 경비탑.

아무리 다크 엘프들이 세상과 단절되어왔다고는 하나.

루벤이 결코 평범한 영지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다크 엘프들은 크게 술렁이며 루벤의 모습을 바라봤다.

시안은 그런 다크 엘프들을 뒤로 했다.

“후우···!”

그리고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알 수 없는 긴장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보는 루벤의 모습에 떨리는 심정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시안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 간의 경험상, 정말 놀라울정도로.

이 정도면 마법 공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시안이 어딘가를 다녀오면 루벤에는 매번 사건 사고가 터져있었으니까.

게다가 이번에는 루벤을 떠난 시기가 상당히 길었다.

북부의 사건을 해결하는데는 10일.

하지만 기절해있던 시간이 3주.

황궁에서 일처리 하고 왔다갔다하는데 1주.

또 아멜리아를 북부로 부르고, 물건 파는데 3주.

거진 2달에 가까운 시간을 비운 상황이었다.

“후우···!”

시안은 재차 심호흡을 내뱉으며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한 걸음, 두 걸음.

이제 막, 세 걸음을 떼려던 그때.

키에에에에엑─!

알 수 없는 괴성이 루벤의 안 쪽에서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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