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화 - 카일이 마주한 진실(1)
샤를롯은 멍하니 그리고 또 가만히 카일의 얼굴을 바라만 봤다.
그러나 카일은 그런 샤를롯의 눈을 피할 뿐이었다.
“미안하다···.”
그 어떠한 설명도 이유도 없이 미안하다, 이 말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거야? 사람들을 이끌어갈 능력이 없다고 느껴진거야?”
“아니, 넌 훌륭한 리더다. 너는 사람들을 연민하며 그들을 보듬어줄 능력이 있다. 그건 나는··· 할 수 없는 것들이지.”
카일은 살짝 시선을 내려보였고.
그런 카일의 모습에서 시안은 스쳐가는 카일의 기억들을 엿볼 수 있었다.
“샤를롯, 네가 아니었다면, 네가 없었더라면. 우린 이렇게 모일 수도 없었을 것이다. 네가 없었다면 나도, 이 대륙도 무너졌을거다.”
“그러면 대체 왜! 왜 우리를 떠나야만 하는 건데!”
샤를롯은 소리쳤지만 들려오는 답은 없었다.
카일은 여전히 답없이 또 말없이 있을 뿐이었다.
“많은 것을··· 알려줄 수가 없다.”
이 사실을 알면, 너희들도 위험해지니까.
그저 나지막히 들려오는 카일의 목소리.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만이 공허히 들려올 뿐이었다.
그리고 그 의미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의 샤를롯은 물론이고, 카일의 기억을 지켜보는 시안조차도 저 의미를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샤를롯의 기록을 읽었을 때와는 하나 다른 것이 있었다.
카일의 목적은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것.
어쩌면 카일은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그것은 차마 말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그래서 카일은 말없이 동료들을 떠냐아만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시안은 그렇게나마 추측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시안과 달리 샤를롯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넌··· 언제나 그런 식이었지.”
샤를롯은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돌아오기는 하는 거야?”
“······ 그것도 확답할 수가 없다. 허나, 언제고 반드시 돌아오겠다.”
샤를롯은 고개를 숙여보였고.
카일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레아는.”
그리고 들려온 샤를롯의 목소리.
카일의 발걸음이 우뚝, 멈추었다.
“레아도 안 만나보고 가려고?”
카일은 그 자리에 박혀 아무런 움직임도 내보이지 않았다.
역시나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그 침묵 속에서 샤를롯과 카일은 말없이 서 있었다.
“하나만 물어보자.”
샤를롯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네가 떠나려는 이유가, 네가 언제고 그리워하던 사람과 관련이 있는 거야?”
카일이 그리워하던 존재.
정확히 말하면 카일이 그리워한 건 어떤 존재가 아니었다.
카일이 원래 있던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샤를롯은 카일이 누군가를 그리워한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샤를롯은 카일에게 물었고.
“아니.”
이번에는 카일은 그 답을 해왔다.
카일은 살짝, 고개를 돌려 샤를롯을 바라봤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다.”
카일은 그 말을 남긴 채, 홀연히 떠나버렸다.
그리고 여기까지가 샤를롯의 기록에서 확인한 카일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렇게 카일이 떠나가고 난 이후.
샤를롯이 국왕으로 즉위했으며.
레아가 카일을 기다리고자 아르나이즈 전당에 잠들었고.
이에 샤를롯이 카일을 원망하고, 한이 되어 자리잡았을 때까지.
그동안 카일이 무엇을 했는지는 샤를롯은 알지 못했다.
그렇기에 시안 또한 알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화아아아악!
새하얀 빛무리가 시안의 시야를 덮쳐왔다.
#
빛무리가 사라지며 다시 보인 시야.
그것은 어떤 숲의 풍경이었다.
그것도 시안에게 상당히 익숙한 숲의 풍경.
‘어둠의 숲?’
다름 아닌 어둠의 숲이었다.
최후의 전투 이후라 그런지 확실히 어둠의 숲다운 면모가 돋보였다.
그리고 최후의 전투 직후라 그런 것일까.
주변으로 드리운 마기는 지금보다 더욱 끔찍해있었다.
그렇기에 어둠의 숲에 기거하는 마수 또한 더욱 흉포해있었다.
그런 어둠의 숲에 위치한 이름 모를 동굴 속.
광활한 영역을 자랑하는 어둠의 숲은 당연하게도 수많은 동굴들이 있었다.
‘여긴···.’
그러나 이곳은 시안의 기억 속에 있는 동굴이었다.
‘스마트 폰을 처음 얻었던 동굴 아닌가?’
기억과 완전히 똑같은 형태는 아니었다.
천 년이라는 세월의 흐름도 있었거니와.
여러모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시안은 그곳과 같은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카일은 동굴 한 가운데에 앉아있었다.
앉아있는 자세 또한 상당히 특이했다.
굳이 저렇게 불편하게 앉아있어야 하는건가?
그런 의문이 드는 자세였다.
이는 카일의 기억 속, 가부좌··· 라는 형식의 자세임을 어렴풋이 떠올릴 수 있었다.
카일은 가부좌를 틀어앉아 명상에 잠겨있었다.
마치 내면의 무언가를 다스리며 통제하듯.
그런 카일의 주변으로 초월적인 마(魔)의 힘이 일렁거렸다.
지금의 시안조차 감히 법접할 수 없는.
경이롭다, 라는 말조차 무색하게 만드는 힘이었다.
저것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강함인가.
시안은 단번에 고개를 저을 수 있었다.
시안 스스로가 존재의 붕괴를 겪어봤기에 알 수 있었다.
세계의 법칙에 의해 존재를 부정당해보았기에 알 수 있었다.
카일의 힘은 세계의 법칙이 인정하지 않는 힘이었다.
카일은 그 법칙을 까마득히 초월한 존재와 다름 없었다.
어쩌면 그래서일까.
시안은 다가오는 또 다른 강대한 기운을 느낄 수가 없었다.
[날 이곳으로 부른 이유가 뭐지?]
일순간 들려온 목소리.
시안이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였다.
‘카르제?’
드래곤, 카르제.
고개를 돌려 바라본 모습은 시안이 알고 있던 카르제와는 그 모습이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이 기억은 시안의 시대로부터 천 년전의 일이었다.
이 기억 속의 카르제는 천 년전의 드래곤.
천 년의 고룡이었던 그 때와는 달리.
지금은 새끼 해츨링에 지나지 않았다.
크기 또한 100M는 커녕 5M 남짓한 크기였다.
그럼에도 충분히 거대했지만 천 년의 고룡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무엇보다 카일 앞에 서있으니 정말 한낱 도마뱀처럼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안 안에 내재된 힘이 말하고 있었다.
눈앞의 드래곤은 분명한 카르제였다.
“다른 세계로 이동할 방법을 알고 있나, 카르제.”
그리고 들려온 목소리.
카일은 가부좌를 틀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아무래도 카르제가 카일을 만나러 온 것 같았다.
정확히는 카일이 카르제를 부른 것 같았지만 뭐, 어쨌든.
[다른 세계로의 이동?]
카르제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왔다.
그리고 확실히 카르제의 목소리는 앳되었다.
‘하긴, 천 년전의 젊은 상태이니.’
정확히는 새끼 해츨링이었지만 뭐, 아무튼.
“가능한가?”
카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이에 카르제는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불가하다. 애초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건 한낱 가설에 불과···.]
“존재한다. 다른 세계의 차원은.”
카일은 카르제의 말을 자르며 답을 해보였다.
단호하고 또 확고한 어투로 확신을 주었다.
뭐···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카일이라는 존재가 그 증거이니 말이다.
하지만 멍한 카르제를 보아하니···.
카르제는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카일이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
하기사, 같은 아르나이즈들조차 알지 못했던 사실.
애초에 카일은 그 사실을 어느 누구에게도 언급하지 않았다.
[······]
카일의 확답에 카르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정확히는 카일의 말을 개소리로 치부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발언의 당사자가 무려 ‘카일’ 이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개소리는 더 이상 개소리가 아니었다.
[네 말처럼 다른 세계가 확실히 존재한다면···.]
카르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금방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허나, 어디까지나 가능성만 존재할 뿐이다. 네 말처럼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고 한들, 각 세계마다 관여하는 법칙들이 다르니까. 타 차원의 이동은 그 법칙들을 무시하며 행하는 일이다. 당연히···.]
“모든 차원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법칙이 있다면?”
[그런 게 있을리가 없─.]
“인과의 법칙.”
카일의 답에 카르제는 일순간 침묵했다.
가만히 카일을 바라봄에 카일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그렇다고 가로젓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카르제에게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그렇다면 더더욱 불가하다. 인과의 법칙은 그야말로 절대적. 원인은 없는 결과를 창조할 수는 없는 법이다.]
“반대로 원인이 있으면 결과를 창조할 수 있다는 뜻이지. 과정을 이해하면 결과를 만들 수 있듯.”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는 건가?]
카르제는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인과의 법칙은 존재의 근원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따라서 인과의 법칙을 건드리는 것.
그것은 하나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태초의 시작이라는 결과(果)는, 어떤 원인(因)에서 비롯되었는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그 순환의 해답을 밝히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인과의 운명. 그것은 언제나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었다. 허나, 과정을 이해하면 결과도 만들어낼 수 있는 법.”
그러나 카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정확히는 진리(眞理)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할 수 있나?”
당연히 불가하다. 이 세상 그 어떤 존재도 불가하다.
그것이 가능한 존재는 딱 하나, 신(神).
이 세계를 창조한 신(神)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카일의 요구는 신(神)이 되겠다는 뜻이나 다름 없었다.
당연하게도 고민할 건덕지도 없는 부탁이다.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과 실현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지금 보이는 카일의 눈빛.
그 속에 비쳐보이는 카일의 의지.
[······ 노력은 해보도록 하지.]
그러나 카르제는, 나지막히 답을 해보였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그리고 시안은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여긴 어디까지나 카일의 기억으로 재구성한 가상 현실.
시안은 그저 시간이 흘렀다는 것만 인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런 시간의 흐름 속.
시안은 가만히 카일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카일은 하루도 빠짐 없이 카르제와 함께 했다.
매일 같이 타 차원의 이동 방법을 연구하며 하루를 보냈다.
그런 카일의 모습을 지켜볼 때면 참···.
‘기사인지 마법사인지.’
카일의 마법적인 지식은 정말이지 놀라웠다.
정확히 말하면 마법적인 지식이라기 보다는··· 세상의 이치? 규리? 원리?
뭐, 그런 것들에 대한 지식이 실로 경이로웠다.
극(極)에 달하면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카일의 말.
그 말의 의미가 확 와닿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카일을 볼 때면 한편으로 한 가지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다름 아닌 카일이 동료들을 버리고 떠나야만 했던 이유.
카일이 마주했던 모종의 진실.
카일은··· 단순히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동료들을 떠난 것이었나.
그저 단순히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자 아르나이즈들과 레아를 버린 것이었나.
왕대주와의 약속.
천하를 마(魔)로 물들이겠다는 복수.
그것을 위해 카일은 모두를 버리는 선택을 했던 것이었나.
그런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지만 시안은 애써 부정했다.
다른 이유가 있겠지.
말 못할 사정과 피치 못할 이유가 있겠지.
카일이 이들을 떠나야만 했던 필연적인 사정과 이유가 있겠지.
시안은 계속해서 떠오르는 생각을 부정했다.
그러나 카일의 기억을 마주할수록.
시간이 흐르면 흘러갈수록.
시안의 생각은 점점 확고해져만 갔다.
[카일, 더 이상 나 혼자는 무리다. 엘로디의 도움이 필요해.]
“엘로디는 안된다.”
[그렇게 고집을 부릴 일이 아니다. 몇 달간 계속 같은 구간을 반복하고 있지 않은가. 연구의 진척은 물론, 마법의 완성도를 위해서라도 엘로디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카르제는 계속해서 카일을 설득했다.
그러나 카일은 요지부동이었다.
“동료들이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된다.”
[이유가 뭐지? 이유라도 알려주면 수긍이라도 하겠다.]
“미안하다 카르제. 이는 나 혼자 해결해야하만 하는 일이다. 다른 동료들을··· 그리고 너 또한 이 일에 끌어들일 수는 없다.”
[이미 나를 끌어들여놓고 이제 와 그게 무슨···.]
“미안하다. 많은 것을 말해줄 수가 없다.”
그러나 카일은 같은 말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카르제는 당연하게도 카일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안은 저 말에 깃든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원래 세계로의 귀환.
복수라는 목적.
‘······’
시안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저 가만히 카일의 기억을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그리고 어느 날이었을까.
정확한 시간 대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뮤리엘이 날 찾아왔다.]
카르제가 문득, 카일에게 말했다.
이에 카일이 눈을 치켜뜨며 카르제를 바라봤다.
아무 말이 없었지만 그 의미는 뚜렷했다.
[뮤리엘이 물어보기는 하더군. 카일, 너와 관련한 소식을 들은 적이 있냐고.]
“······ 말했나?”
카일은 나지막히 카르제에 물었고.
카르제는 살며시 고개를 저어보였다.
[모른다고 했다.]
카르제의 말에도 카일은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이에 카르제가 실소를 흘리며 답을 이어갔다.
[내가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카일은 그때서야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만물 위에 군림하는 최강의 생명체, 드래곤.
드래곤은 혼(魂)과 백(魄)의 일체임과 동시에 용언(龍言)을 사용하는 존재.
드래곤에게 거짓말은 단순히 거짓말로 치부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카일은 그 이상으로 카르제에게 묻지 않았다.
하지만 카르제는 그 이상으로 카일에게 물어왔다.
[꼭 그렇게 해야만 했나?]
“무슨 뜻이지?”
갑작스러운 카르제의 물음에 카일이 되물었다.
카르제는 카일을 가만히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꼭 다른 세계로 가야만 하냐는 뜻이다.]
“이는 나 혼자 해결해야할 일이다. 다른 이들을 끌어들일 수는 없─.”
[카일,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면?]
말을 끊으며 들려온 카르제의 말에 카일이 멈칫거렸다.
“그건··· 또 무슨 뜻이지?”
카일은 카르제에게 물었고.
카르제는 그런 카일에게 다시 되물었다.
[카일, 네가 이 일을 홀로 처리하려는 이유가 네 안의 악마를 어찌할 수 없었기 때문인가?]
‘뭐, 뭐라고?’
카르제의 물음에 시안은 두 눈을 부릅, 떠보였다.
카일 안의 악마라니?
그 말은 카일이 악마를 품고 있다는 뜻?
이게 대체 무슨 개소리란 말인가.
시안은 부릅, 뜬 시선을 돌려 카일을 바라봤다.
그리고 카일은···.
“······”
아무런 답을 해보이지 않고 있었다.
긍정도, 부정도 해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것은 한 가지 사실을 내포하고 있었다.
카일이 악마를 품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다시 한 번 묻겠다. 카일.]
카르제는 다시 한 번 카일에게 물었다.
[그 일이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면. 이제 어떻게 할 건가.]
카르제의 말에 카일이 시선을 들어보였다.
의문의 눈빛을 지어보이며, 카르제에게 무언의 질문을 던졌다.
[뮤리엘이 나를 찾아왔다고 하지 않았나.]
그리고 이어진 카르제의 답.
[악마를 품은 건 카일, 너만이 아니다.]
그것은 시안과 카일.
둘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