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7 第 1 話 =========================================================================
第 1 話 “1일째”
‘1회용 소모품이라…… 딱히 좋지는 않네.’
그래도 팔아버린다는 선택지도 있으니 만족하기로 했다. 그보다 유아는 고블린 몽둥이를 얻었나?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뭔가 묵직한 몽둥이를 손에 쥔 유아의 모습이 보였다.
“이거 엄청 좋아요! 데미지가 12나 돼요!”
“……다행이네요.”
참고로 내 무기의 데미지는 27이다. 스킬 레벨이 오른 탓인지 처음에 만든 검보다 더 좋은 검이 나왔던 것이다. 그런 무기를 가진 내게 12라는 데미지를 가진 몽둥이는 눈에 찰리가 없었다.
‘차라리 스킬북이나 떨어질 것이지.’
어쨌든 계속 진행한다. 지도를 열어 확인하니 이대로 조금만 가면 광산에 도착할 거 같았다.
‘후, 빨리 퀘스트나 해결하자.’
아마 철광석을 10개 정도 캔다면 퀘스트는 끝낼 수 있을 것이다. 퀘스트를 완료하면 다시 무기를 만들어서 팔아야겠지? 그렇게 돈을 모은 다음에 랜덤 스킬북을 구매해서 내 직감이나 다시 확인을…….
“키에에!”
“…….”
오냐, 이왕 만났으니 스킬북이나 떨궈라!
난 괴성을 지르는 고블린 정찰병을 향해 달려들었다.
[레벨이 올라갔습니다.]
“후, 드디어 올랐다.”
고블린 정찰병을 총 9마리나 잡은 난 드디어 레벨업을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레벨 2로 넘어가는 경험치는 100인 모양이었다. 그럼 레벨 3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몇 마리를 잡아야 된다는 말일까?
“축하해요.”
뭐, 당연하지만 그녀는 나보다 먼저 레벨업을 했다. 아무래도 먼저 푸딩으로 쌓아놓은 경험치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레벨업이 꽤 힘든데.’
옆에 짐덩이(?)를 둬서 그런가?
“아, 저기 광산이 보여요.”
‘도착했군.’
광산에서도 몬스터가 나올 가능성이 분명 있었다. 문제는 어떤 몬스터가 나오느냐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몬스터가 나온다면? 퀘스트고 뭐고 그대로 도망가야 되는 것이다.
그래도 초반에 받은 퀘스트니 어렵진 않겠지.
“들어가죠.”
저벅- 저벅-
“생각보다 어둡진 않네요.”
“그러게요.”
광산은 신기하게도 어둡지가 않았다. 그래도 게임이라고 배려를 해준 건가?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컹! 침입자! 침입자 발견!”
그래, 몬스터가 없을 리가 없지.
“어디보자…… 광산 코볼트?”
갈색의 털이 뒤덮인 모습. 머리가 동물의 개와 비슷한 코볼트는 철로 된 몽둥이를 든 채,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침입자! 처단한다!”
“할 수 있다면 해봐!”
난 달려와 휘두르는 코볼트의 몽둥이를 내 검으로 쳐냈다.
채앵!-
‘다행히 힘은 내가 위로군.’
조금 힘겹긴 해도 코볼트의 몽둥이를 쳐낼 수 있었다. 쳐낸 코볼트 몽둥이는 뒤로 젖혀졌고, 난 그 틈을 이용하여 코볼트의 몸을 찔러 넣었다.
[관통 데미지! 40.]
“젠장.”
몸이 관통됐는데도 안 죽는 건 반칙이잖아? 그러나 당황스러운 건 이 다음이었다.
[적중 데미지! 15.]
‘15?’
코볼트의 방어가 최소 25은 된다는 뜻이다. 생명력도 고블린 정찰병보다 높을 게 뻔하니 힘든 전투가 될 듯싶었다.
“컹!”
“그딴 공격!”
물론 이기지 못하는 건 아니다. 왜냐? 지금까지 고블린과 싸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대충이나마 몬스터의 공격 패턴을 익혔기 때문이다. 일단 빠르게 두 번 공격하고, 한 번 피한 다음 다시 공격을 시도한다.
[적중 데미지! 14.]
[적중 데미지! 15.]
“아, 저기 또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
“컹컹! 침입자! 침입자!”
“아놔! 진짜!”
그래도 먼저 싸우던 코볼트부터 처리해야 된다. 이것들이 동시에 덤벼든다면 나라도 힘들 테니까. 원래 파티 사냥이라면 한 명이라도 견제를 해야 되는데, 유아에게는 무리겠지.
‘쯧, 내가 외모에 홀려서 무슨 꼴을 당하는지.’
따지고 보면 혼자 오더라도 마찬가지다.
[적중 데미지! 15.]
[전투 경험치 21 획득!]
[띠링~ 파티원 유아 님께서 '코볼트 쇠몽둥이'를 획득하셨습니다.]
“됐…….”
퍼억!-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20.]
코볼트 한 마리를 처리하기 위해 정신이 너무 팔렸던 탓일까? 난 어이없게 공격을 허용했다. 맞는 거야 상관이 없지만 이 정도 데미지라니? 역시 쇠몽둥이로 맞으니 뭔가 다르긴 다르다.
“컹컹!”
웅웅!-
“뭐? 스킬?”
그리고 나는 봤다. 코볼트가 들고 있는 몽둥이가 찬란한 빛을 내뿜는 것을. 모르긴 몰라도 저 빛나는 몽둥이에 맞으면 그대로 즉사할 느낌이 팍팍 들었다.
어떻게 아냐고? 내 직감이 말하고 있으니까!
콰앙!-
황급히 피한다. 코볼트가 내리친 쇠몽둥이는 바닥이 패일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도 저런 스킬만 있었어도!
[경감 데미지! 8.]
“거참…… 더럽게 힘드네.”
하지만 1:1이라면 충분할 정도로 적응을 한 나였다. 때문에 적절한 공격과 회피를 바탕으로 광산 코볼트를 공략했고, 결국 광산 코볼트는 은빛 가루로 변하며 사라졌다.
[전투 경험치 21 획득!]
[띠링~ 파티원 루딘 님께서 'F랭크 스킬북'을 획득하셨습니다.]
‘아니?! 이것은!’
스킬북이다아아앗!!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비록 F랭크 스킬이라도 난 기뻤다. 왜냐고? 일단 능력치가 올라가니까! 이 게임은 일단 뭐라도 배워둬야 좋다는 걸 거의 본능적으로 깨달은 나였다.
“근데 왜 스킬 이름이 안 나오지?”
혹시나 싶어, 아이템 창에서 스킬북을 확인했다.
[힘껏 치기] (F랭크)
설명:자신이 가진 육체의 힘을 최대한 모아 공격하는 기술이다.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을 소모해야 되는 단점이 있다.
<상승 능력치:근력(2)>
‘생각할 필요도 없군.’
난 곧장 스킬을 배웠다. 어차피 공격 스킬을 원했고,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것저것 가릴 처지도 아니었다. 기껏해야 30도 안 나오는 데미지로 뭘 어떻게 하란 말인가? 스킬이라도 배워야지.
[F랭크 스킬. '힘껏 치기'를 습득하셨습니다.]
[스킬을 습득함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근력이 2 상승합니다.]
‘이제 좀 편해지려나?’
[파티원 '유아' 님께서 치유의 손길을 시전합니다.]
[생명력이 19 회복합니다.]
“어?”
처음에 그 거지 같던 회복량이 아니었다. 두 번 만에 모든 생명력을 회복시킨 유아를 바라보니, 유아는 수줍은 미소로 대답했다.
“스킬 레벨이 올랐어요. 쓸만하죠?”
“예. 뭐, 괜찮네요.”
별로 기대도 안 했던 터라, 이런 회복이 더 의외로 다가왔다. 다만 문제라면 전투 중에는 쓸 수가 없다는 정도? 치유의 손길은 대상 플레이어에게 다가와 몸을 만져야 사용이 가능한 스킬이라 전투 중에는 치유가 힘들었다.
과연 F랭크 스킬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빌어먹을.
“그보다 여기 경험치는 정말 좋네요.”
“그 정도로 힘들죠.”
분명 힘들긴 했다. 하지만 4~5명 모인다면 사냥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한 명씩 때리고 뒤로 빠진다면 충분히 사냥이 될 것도 같은데 어째서 다른 플레이어가 없을까?
‘……몬스터의 방어 때문인가?’
일단 대장간에 파는 장검의 데미지가 10. 근데 코볼트의 방어는 25 정도였다. 그럼 데미지를 줄 수 없다는 뜻이다. 만일 데미지를 주려면 최소 근력이 15 이상은 돼야만 한다.
나야 방금 스킬을 배운 탓에 근력이 15. 그리고 무기 공격력이 27. 도합 42의 데미지를 줄 수 있었지만.
‘단련된 장검이 그립구나.’
만일 단련된 장검만 있다면 내 공격력은 미약하게나마 올라갔다. 공격력이 32였고, 근력도 현재 장검보다 1이 더 올라갔는데, 그걸 계산해보면 도합 6의 데미지를 더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마을로 가면 다시 만들던가 해야지.”
“예?”
“……아뇨. 아무것도.”
고개를 저은 나는 조금 전에 배운 힘껏 치기라는 스킬을 확인했다. 스킬은 F랭크였지만 그래도 공격 스킬이니 뭔가 다르지 않을까?
“상세 정보. 힘껏 치기.”
[F랭크 힘껏 치기 효과] (LV1)
-발동 시간 1초.
-공격력과 근력 5 상승.
*사용 시, 마나력 소모 10.
*사용 시, 지구력 소모 0.5%.
“음.”
의외로 괜찮은데?
설명을 읽어보니 데미지가 10 정도 상승하는 듯하다. 코볼트에게 20 이하로 뜨는 데미지를 생각하면 나름 유용할 스킬일지도 몰랐다.
‘직접 써보면 확실해지겠지.’
그렇게 적혀진 내용에다 눈을 뗀 나는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나저나 채광은 어디서 해야 되는 걸까?
“컹컹! 침입자 발견!”
“처단한다! 처단한다!”
“후.”
이거야 원. 무슨 퀘스트가 이렇게 어렵지?
난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앞에 나타난 세 마리의 코볼트를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초반에 깨라고 만든 퀘스트가 아닌 거 같았다. 광산에서 철광석만 캐오는 퀘스트가 뭐가 이리도 어렵단 말인가?
‘아무리 그래도 세 마리는 좀 힘든데.’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온 이상,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
“컹컹!”
“스킬 사용! 힘껏 치기!”
웅웅!-
1초? 그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내 검에서는 푸른색 빛이 생겨났다. 그리고 난 그 검으로 앞서 달려오는 코볼트부터 베었다!
“깽!”
[스킬 데미지! 27.]
“오! 이거 괜찮은데?”
첫 전투와 비교하면 확실히 늘어난 데미지다. 아마 근력까지 상승한 탓인 듯하다. 또 이 스킬이 있다면 세 마리 정도는…….
퍽! 퍼억!-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7.]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20.]
“씨파, 역시 어렵잖아!”
잠깐 방심하던 사이, 코볼트는 각각 내 다리와 어깨를 쇠몽둥이로 강타했다. 솔직히 가상이라 그런지 아프지는 않다. 그냥 친구가 장난으로 툭 치는 정도? 문제는 이 공격으로 내 생명력이 1/5 정도 깎였다는 것이다.
‘일단 침착하게 피하면서 자잘하게 찌르기만 하면…….’
[경감 데미지! 12.]
‘미치겠군.’
공격과 회피를 동시에 해야 되니 제대로 된 데미지가 뜨지 않는다. 코볼트가 두 마리만 됐어도 이런 개고생은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딱히 방법도 없으니…….’
아쉬운 대로 찌르기와 회피만 반복한다. 다행이라면 코볼트의 동작이 워낙 큰 탓에 공격 패턴이 보이는 정도?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었다.
“커엉!”
퍼억!-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25.]
이런 미친, 무기를 던지다니!
코볼트가 던진 무기에 맞은 나는 잠깐 비틀거렸고, 그로 인해 제대로 대응을 못한 나는 또 다시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퍽!-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19.]
큭, 이제 남은 생명력이 몇이지?
“스킬 사용! 힘껏 치기!”
[스킬 데미지! 26.]
[전투 경험치 21 획득!]
[띠링!~ 파티원 루딘 님께서 '코볼트의 가죽'을 획득하셨습니다.]
겨우 한 마리를 잡았다. 남은 건 두 마리. 그러나 전투는 처음보다 훨씬 쉬워졌다. 난 다시 찌르기와 회피를 반복하며 코볼트를 공략했고, 결국 전투는 내 승리로 돌아왔다.
[전투 경험치 21 획득!]
[띠링!~ 파티원 유아 님께서 '코볼트의 가죽'을 획득하셨습니다.]
[전투 경험치 21 획득!]
[띠링!~ 파티원 루딘 님께서 '코볼트 쇠몽둥이'를 획득하셨습니다.]
“하아, 하아, 더럽게 힘들군.”
“괜찮으세요?”
유아가 급히 다가와 치유를 걸어준다. 깎인 생명력이 꽤 됐지만, 유아의 회복을 6~7번 정도 받으니 전부 채워질 수 있었다.
뭐랄까? 처음으로 데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왜 이렇게 지치지?’
“잠시만 쉰 다음에 움직이죠.”
“예.”
유아는 별다른 기색도 없이 끄덕였다. 말은 잘 듣는다. 어찌 됐든 난 제자리에 앉은 뒤, 소모된 지구력을 회복하면서 아이템 창을 열어 조금 전에 얻은 코볼트의 쇠몽둥이를 꺼냈다.
‘코볼트 쇠몽둥이라…… 유아가 얻었던 아이템이 내게도 왔네.’
확인해본다.
[코볼트 쇠몽둥이] (Normal)
설명:코볼트가 사용하는 둔탁한 쇠몽둥이. 광산에서 발견되는 철광석을 대충 깎아 만든 무기다.
<근력(4), 민첩(-2)>
공격력:19 마법 공격력:0
내구력:15/15
‘이건 뭐…… 쓰레기가 따로 없군.’
나름 적절한 평가와 함께 도로 아이템 창에 집어넣는다. 이걸 사용할 정도로 내 무기가 썩은 것도 아니었으니.
하지만 철광석이라 했으니 녹여서 철괴로 만들면 될 거 같았다.
“저기…… 루딘 님.”
“……?”
“괜찮으시다면 앞으로도 같이 사냥을 하지 않으실래요?”
“……앞으로도 내 등골을 뽑아먹겠다라…….”
“네?”
“아뇨.”
작게 중얼거린 목소리라 그런지 유아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 뭐, 그렇다고 다시 말해줄 생각도 없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