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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8화 (8/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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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1 話 “1일째”

‘분명 회복 능력은 쓸만한데…….’

소위 걸어 다니는 포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만, 그 포션이 경험치 절반을 뚝딱 해치우고, 아이템까지 가로챈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런 이유로 결론은 거절이었다.

“미안하지만 전 사냥 같은 건 흥미가 없어서요. 이것도 퀘스트 때문에 하는 거니까요.”

“그, 그런가요.”

뭔가 기죽은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유아. 보고 있으니 나의 냉철한(?) 이성과는 반대로 마음이 약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 안 돼. 속지 마. 여긴 게임이잖아. 여기서 잘해줘 봤자 남는 건 아무것도 없어.’

분명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게 남녀 구별이 된다는 점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내게 돌아오는 게 뭘까? 파티를 하더라도 나와 비슷한 장비와 스킬을 갖춘 여자와 하고 싶었다.

……나도 딱히 뛰어난 건 아니지만.

아니, 반대로 내가 뛰어난 실력을 지녔다면 생각이 바뀔지도 몰랐다. 이런 미녀와 함께하는 것도 어떤 의미로 괜찮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난 내 한 몸 지키는 것도 힘들잖아? 안 될 거야.’

생각을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응?”

그러다 뭔가를 발견했다.

“왜 그러세요?”

“겨우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을 거 같아서요.”

내가 발견한 것은 벽에 섞인 어떤 광석이었다. 배경이 살짝 어두워 확실하지는 않지만 돌멩이는 분명 아니었다. 그럼 광석일 게 뻔하지 않은가?

“생각보다 일찍 찾았군.”

아이템 창에서 곡괭이를 꺼낸다. 이것만 캐면 퀘스트는 끝난다!

“스킬 사용. 광석 채광!”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것도 패시브 스킬이었나?”

상관이야 없다. 오히려 패시브라면 더 좋았다. 스스로 만족한 난 곡괭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캉! 캉! 캉!-

“루, 루딘 님. 뭐하세요?”

“광석 캐잖아요.”

“그럼 광석을 왜…….”

“퀘스트가 광석 캐오는 거라서요.”

몇 번 내리치니 만족스런 메시지가 들려왔다.

['철광석' 4개를 획득했습니다.]

['철광석' 1개를 획득했습니다.]

['은광석' 2개를 획득했습니다.]

신기했다. 몇 개의 광석을 얻어도 벽에는 흠집 하나 없다. 아마 이 곡괭이가 부서질 때까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몇 개의 광석을 더 얻은 뒤, 벽에 섞인 반짝이는 광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제한도 있는 모양이네.”

물론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모았다. 철광석만 27개. 동광석은 12개. 은광석은 7개 정도? 동광석이랑 은광석은 그저 부수입이지만, 가지고 있어서 손해는 아니었다.

“이제 돌아가죠.”

“버, 벌써요?”

“퀘스트는 완료했으니까요.”

퀘스트를 완료했으니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유아는 아쉽다는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저벅-

애써 못 본 척 걸음을 옮긴다. 솔직하게 말해서 유아는 예쁘다. 호감까지 간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 계속 사냥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도 할 일이 있으니까. 또한 도와준다고 해서 그녀가 내게 어떤 감정을 가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하아, 뭐랄까?

‘……씁쓸하군.’

“흠, 드디어 가지고 왔군.”

유아는 같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사냥을 더 하고 싶다며 어디론가 떠났고, 결국 혼자 마을에 도착을 한 나는 데론에게 찾아가 철광석을 건네주었다.

뭐, 이 철광석을 가져오기 위해 실로 개고생을 했다고 할 수 있지만, 데론은 그저 무덤덤하게 철광석을 받을 뿐이었다.

아오, 스킬만 아니었으면 그냥 확!

“따라오도록 하게. 철괴로 제련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데론을 따라간 나는 아~주 간단하게 철괴 만드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철광석을 녹인 후, 불순물을 제거하면 철괴가 나오네.”

그것도 어이가 없을 정도로 말이다.

“…….”

[NPC 의뢰를 완료했습니다.]

[의뢰 경험치 200 획득!]

[레벨이 올랐습니다.]

[F랭크 스킬. '철괴 제련'을 습득하셨습니다.]

[스킬을 습득함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기술이 2 상승합니다.]

“어떤가? 이제 알겠는가?”

“뭐…… 왠지 알 거 같네요.”

솔직히 말하면 모른다. 저렇게 생략된 말을 그 누가 알아듣겠는가? 스킬로 등록됐다는 메시지도 의심스러운 마당에? 그러나 스킬을 배웠으니 분명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자네가 해보게.”

“……그러죠. 스킬 사용. 철괴 제련.”

[사용할 철광석 개수를 정하세요.]

“22개 전부.”

원래는 27개 있었지만, 그 중 5개는 데론이 시범으로 사용한 뒤였다. 때문에 내게 남은 철광석은 22개.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는 그대로 모든 철광석을 넣어버렸다.

[철괴 4개를 획득하셨습니다.]

“잘 했군. 앞으로 철괴는 그런 식으로 만들면 되네.”

“…….”

그래도 스킬을 배웠으니 된 건가?

“아, 데론 씨. 혹시 여기서 가죽이나 광석 같은 것도 취급하나요?”

문득 광산에서 얻은 코볼트의 가죽과 나머지 광석들이 떠오른 나는 데론에게 물어보았다. 어차피 내가 사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왜냐고? 가죽은 말할 것도 없고, 광석은 내가 배운 스킬이 철괴 제련이라 그렇다.

철광석만 제련할 수 있는 스킬.

다시 생각하면 욕이 절로 나오는 스킬이라 할 수 있었다.

“음? 가지고 있는가?”

“예.”

“그럼 보여주게.”

데론의 말에 난 코볼트의 가죽과 동광석, 은광석을 꺼냈다. 내친 김에 고블린의 마비침까지 꺼냈고, 그걸 살펴보던 데론은 고개를 끄덕이며 값을 결정해주었다.

“가죽은 5코퍼. 동광석은 개당 4코퍼. 은광석은 개당 8코퍼에 구입하겠네. 그리고 마비침은…… 2코퍼면 적당하겠군.”

‘얼마지? 가죽은 1개. 동광석이 12개. 은광석이 7개. 마비침은 2개니까…….’

전부 합치면 1실버 13코퍼였다. 겨우 그거 밖에 안 하나? 어쨌거나 데론에게 팔기로 했다.

“고맙네.”

[띠링!~ 1실버 13코퍼를 획득하셨습니다.]

거래도 간단하군. 그보다 이제 내 재산은 6실버 13코퍼인가? 많다고는 할 수 없군. 물론 적은 돈도 아니지만.

“아, 맞다.”

난 아이템 창에서 코볼트 쇠몽둥이를 꺼낸다. 철광석으로 이뤄진 몽둥이라 했으니 철괴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과 함께 입을 연다.

“스킬 사용. 철괴 제련.”

[사용할 철광석 개수를 정하세요.]

“음…… 코볼트 쇠몽둥이.”

[철괴 5개를 획득하셨습니다.]

“철괴 5개?”

성공한 것도 놀라운데, 예상보다 많은 양의 철괴가 나왔다. 이 정도라면 곡괭이질을 할 필요도 없이 코볼트만 잡아도 되겠는데? 그렇다고 코볼트가 만만하다는 뜻은 아니다.

제대로 된 무기를 만들기 전까지 그 광산으로 갈 생각은 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만들어볼까?”

현재 내가 가진 철괴는 51개다. 장검으로 만든다면 네 자루를 제작할 수 있는 수량. 그리고 만일 단련된 장검이라도 나온다면…….

“그딴 코볼트는 그냥 끝나는 거지. 스킬 사용! 드워프식 무기 제작!”

[드워프식 무기 제작 스킬을 사용합니다.]

[제작할 무기를 선택하여 주십시오.]

“장검.”

[사용할 재료를 모루 위에 올려주십시오.]

아이템 창에서 모루와 함께 철괴 12개를 올린다. 동시에 모루 주변은 푸른빛이 생겨났다.

[재료가 올려졌습니다. 올려진 재료의 등급에 따라 망치질 횟수가 결정됩니다.]

[관련 능력치 근력(13)이 보정됩니다.]

[관련 능력치 기술(8)이 보정됩니다.]

[망치질을 할 횟수가 줄어듭니다. 최종 횟수 39회.]

처음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고작 39회만 두드리면 장검이 만들어지다니? 원래라면 몇 분도 걸리지 않을 작업이지만 지금은 달랐다.

“후우.”

직감을 사용할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지금 제작하려는 무기에는 확률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확률이 존재한다면 내 직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뜻.

어쩌면 지금이 그걸 확인할 기회일지도 몰랐다.

‘직감이 된다면 단련된 장검도 문제가 아니긴 한데.’

이 제작 시스템은 놀랄 정도로 간단하다. 모루 위에 철괴를 놓고 두드리면 무기가 만들어지니까. 물론 망치질로 철괴가 튕겨나가거나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스킬을 시전하는 도중에는 철괴가 모루에 딱 붙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난 직감을 사용한 채로 비스듬히 철괴를 때렸다.

깡!-

‘이쪽이 아닌가?’

섬뜩한 불안감 속에서 냉철함을 유지한다. 이미 한 번 겪어봤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몰랐다. 어쨌든 그런 식으로 직감을 유지하며 망치질을 한 나는 잠시 단련된 장검을 만들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분명히…….’

모루의 빛이 노란색으로 변했지? 그건 아마도 5% 확률로 노란색으로 변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 5% 확률에서 다시 1% 확률로 제작 레벨 +3 효과를 받는 거 같았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그 확률을 찾아낼 수 있는지 몰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때리는 위치 같은데.’

아님 시간인가? 내가 그런 생각들을 하며 망치의 궤도를 계속해서 수정해나가자 순간 어떤 변화를 느꼈다.

‘어?’

뭔가 바뀐다. 불안감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꽉 막힌 듯한 가슴 속이 한순간 후련해지는 느낌마저 받았다. 동시에 내 손에 든 망치는 자연스레 밑으로 떨어졌다.

파밧!-

‘됐다!’

모루의 빛이 연한 노란색으로 변했다. 역시 때리는 위치에 따라 확률이 변동되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직감조차 먹힌다. 그 사실을 알아낸 나는 다시 직감을 사용해서 때릴 위치를 찾았고, 1%…… 아니, 1.1%의 확률을 가까스로 찾아낸 나는 다시 망치를 내려쳤다.

파밧!-

‘오?!’

연한 노란색을 띄던 모루의 빛이 이젠 황금빛으로 변했다. 뭔가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빛을 바라본 난 서둘러 남은 망치질 횟수를 채웠다.

깡!-

[혼이 깃든 장검이 완성되었습니다.]

[띠링!~ C랭크 스킬 '드워프식 무기 제작'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근력 2, 체력 2, 기술 3 증가합니다.]

“아싸!!”

그냥 장검이 아니다. 단련된 장검도 아니다. 혼이 깃든 장검이다! 난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만든 무기는 둘째치더라도 직감이 사용된다는 것에 말이다.

물론 마냥 기뻐할 수도 없었다.

‘직감은 발동이 된다지만 뭔가 이상해.’

평소 직감을 사용해 느껴지는 감각이 아니었다. 마치 증폭된다고 해야 되나? 뭐라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증폭되는 게 맞는 듯하다.

그나저나 왜 증폭된 걸까? 이거 어디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

이곳에서 확연히 달라진 직감에 대해 고민을 한 나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만들어진 무기부터 확인했다.

[혼이 깃든 장검] (Magic)

설명:순수한 철로 만들어진 장검. 뛰어난 기술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이 무기는 장인이 가진 한계를 넘어, 그의 영혼까지 깃들어져 있다.

<근력(7), 체력(2), 민첩(2)>

공격력:55  마법 공격력:0

내구력:32/32

*생명력 50 증가.

“그래도 무기는 최강이네.”

만들어진 무기는 놀랍게도 매직 아이템이었다. 또한 공격력까지 엄청나다. 이걸 현금으로 팔아도 꽤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상당한 가격에 받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이 무기를 가지고 사냥을 하는 편이 효율적일 듯싶었다.

“그럼 내 능력치가 어느 정도지?”

[이름:루딘]

[칭호:없음]

[레벨:3]

[명성:0]

[생명력:280/280]

[마나력:130/130]

[지구력:76.6%]

[공격력:73] [마법 공격력:3]

[방어력:35] [마법 방어력:10]

[능력치]

근력(22) 지능(3) 민첩(6)

체력(10) 기술(11)

[습득한 스킬:4/30]

“오.”

직감에 대한 걱정이 싹 사라질 정도로 결과가 좋다. 이 능력치라면 광산 코볼트 따위는 2~3방에 죽이는 것도 가능했다. 현재 내 공격력이 73. 코볼트의 방어는 대략 25 정도였으니 난 48 정도의 데미지를 주는 게 가능하다는 뜻이다.

즉, 난 최강이 된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제작 스킬이 또 올랐네.”

역시 괜찮은 아이템을 만든 탓인가? 처음에는 이 제작 스킬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직감을 가진 내게 딱 맞는 스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대로 무기만 만들어서 팔아도 엄청난 돈을 만질 수 있지 않을까?

‘나쁘지 않은 생각이긴 한데…….’

내 직감으로 이런 무기를 계속 찍어낸다면 상당한 돈을 벌 수 있을 듯했다. 문제는 뭔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 그러니 지금은 직감보단 사냥을 선택하는 편이 좋을 듯했다.

그전에…….

‘데론에게 가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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