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144화 (144/211)

00144  第 32 話  =========================================================================

第 32 話 “46일째”

[C+ 랭크로 진입한 엠페러 길드. 어떤 혜택이 있을까?]

[실시간 경매장 1위 물품. 낙찰된 가격이 무려 2억 원!]

[붉은 태양 길드. 이대로 무너지는가?]

[점차 늘어나는 플레이어. 지금 황혼은 포화 상태?]

[길드의 영향력은 던전 개수로 결정된다.]

황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나열된 기사들. 플레이어들이 작성한 이 기사들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었다. 반대로 기사가 매일 바뀔 정도로 지금 황혼의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딸각-

[실시간 경매장 1위 물품. 낙찰된 가격이 무려 2억 원!]

[내용:오늘 열린 실시간 경매장에서 1위를 차지한 물품은 레어 갑옷 세트였습니다. 낙찰된 가격은 무려 2억 원. 아마 황혼에서 가장 비싼 아이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제 나름대로 수소문한 결과, 그 갑옷을 구매한 사람은 카르젠 왕국에 있는 어떤 플레이어라고 합니다. 또한 어느 누가 그런 갑옷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많은 사람들이 영웅 칭호를 받은 루딘을…….]

‘추측도 무시할 게 못 되네.’

실시간 경매장 1위 물품을 대체 누가 구했을까? 하는 의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실제로도 그게 정답이었지만 내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 이상 그게 진실이 될 수 없었기에 가볍게 무시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별로 흥미가 안 가고.’

몇몇 기사의 제목만 훑어본 나는 딱히 흥미가 가는 제목이 없다고 생각하며 게시판으로 넘어갔다. 베크샤를 잡아 믿기지 않을 돈을 벌었던 탓에 다른 레이드까지도 욕심이 났기 때문이다.

“여기서 내가 모르는 레이드가…….”

찾아보니 의외로 많았다. 아니, 다른 나라에 있는 레이드까지 전부 합치면 대략 15개였으니 많은 편은 아닐지도 몰랐다. 어쨌거나 그중에서 지금껏 공략하지 못한 레이드를 찾아보니 총 네 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휘몰아치는 설풍의 지배자 아르넬라]

[죽음을 재배하는 하이츠]

[화염 숨결을 내뿜는 데로나크]

[로트란 산맥의 주인 호우론]

“오, 사진까지 있을 줄이야.”

일일이 검색해서 들어가 보니 누군가가 사진까지 찍어 올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설풍의 지배자 아르넬라는 지금까지 봤던…… 아니, 유아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을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새하얀 머리카락과 흠칫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 또 감정 없이 싸늘하게 바라보는 푸른색 눈동자를 보니 뭔가 신비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아마 유아가 차가운 분위기를 지닌다면 이와 비슷할까?

‘하이츠는 어떤 놈일까.’

마지막으로 아르넬라의 모습을 눈에 담은 난 죽음을 재배하는 하이츠의 사진을 찾았고, 이내 로브를 깊게 눌러쓴 마법사 복장의 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왠지 시나와 비슷한 느낌인데.”

전투 중에 찍은 사진인지 하이츠는 손에 물약을 들고 있었다. 설마 물약으로 회복하는 건가? 무슨 레이드 보스가 아이템으로 싸우는지 모르겠지만 이 녀석도 공략하지 못한 보스 중 하나였다.

“나머지는…….”

아르넬라와 하이츠는 인간형이라는 것에 끌렸지만, 남은 두 녀석은 크기만 큰 붉은색 도마뱀이랑 뭔가 강철처럼 광택이 나는 깃털을 지닌 거대한 새였다.

“슬슬 우스트를 버릴 때가 된 건가.”

이 레이드 보스들은 지금까지도 공략되지 않았으니 베크샤 이상의 강함을 지녔을 게 분명했다. 그러니 레이드 보스 중에서도 약한 축에 속하는 우스트를 데리고 싸울 수는 없었다.

만일 크라켄의 몸집이 10~20미터만 됐어도 그 녀석을 선택하는 건데…….

어쨌든 난 우스트를 버리고 새로 봉인할 레이드 보스를 골라보기로 했다.

‘일단 데로나크는 너무 커. 호우론은 비행 몬스터라 상대하는 것조차 힘들 거 같고.’

그렇게 두 마리를 제외하니 남은 건 아르넬라와 하이츠밖에 없었다. 일명 설풍의 지배자와 죽음을 재배하는 자. 난 이 둘 중에서 어떤 녀석을 고를지 고민하며 위치까지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딸각- 딸각-

“음, 아르넬라는 아니스 왕국으로 가야 되네.”

휘몰아치는 설풍의 지배자 아르넬라를 만나기 위해서는 추위로 유명한 아니스 왕국으로 가야만 했다. 그러고 보니 패치로 날씨 효과에 따른 지구력 감소가 있었지? 생각난 김에 찾아본 난 얼마 걸리지 않아 그 지구력 감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런 미친 패치를 봤나! 날씨 효과를 왜 적용한 거야!]

[내용:제작자가 드디어 미친 패치를 적용했습니다. 날씨 효과에 따른 지구력 감소. 이걸로 아니스 왕국 설원에서는 사냥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신 이 지구력 감소를 줄일 방법이 있는데, 두꺼운 외투를 입으시면 됩니다. 민첩이 떨어지긴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추위 내성 물약을 만들어 마시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사냥을 나갈 때마다 지출이 심해지니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아, 진짜 짜증나네.]

“……그냥 하이츠로 결정할까.”

막상 아니스 왕국으로 가려고 하니 추위에 대한 문제점이 걸렸다. 외투를 입는다고 해도 지구력 감소가 줄어드는 거지, 없애지는 못하는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금 더 찾아보니 모닥불을 피워 휴식을 취하면 지구력이 회복된다는 글이 적혀져 있었다.

‘그러니까 외투를 사고…… 장작까지 사야 되나?’

반대로 하이츠는 카르젠 왕국에 있었지만 이 또한 가기가 힘들었다.

‘응? 용감무쌍 길드가 그 지역 사냥터를 점령하고 있다고?’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설마 필드까지 독점하고 있는 건가? 읽어보니 맞는 거 같았다. 붉은 태양 길드에게서 던전도 전부 뺏고, 레이드 보스가 있는 필드까지도 독점하다니.

“엠페러 길드에서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그에 비해 아르넬라는 독점하는 길드가 없으니 가고 싶다면 그곳으로 가야 될 거 같았다. 괜히 하이츠를 잡으러 갔다가 용감무쌍 길드와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적어도 하르페 제국에 있었다면 반쯤 죽여 놓는 건데.’

그나저나 이놈의 길드는 어제 이후로 이상하게 자주 언급되네.

아무튼 지금 보고 있는 레이드뿐만이 아니라 이후에 등장할 레이드 보스까지도 잡기 위해서는 강한 녀석을 봉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봉인할 대상은 아르넬라로 결정한 난 황혼으로 접속할 준비를 하며 추위에 대비할 방법까지도 생각했다.

‘아무래도 추위 내성 물약도 필요할 거 같은데…….’

공교롭게도 물약과 함께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있었다.

“으아아아! 추워! 왜 날 데려온 거예요?!”

황혼에 접속한 난 곧바로 시나에게 연락하고는 같이 아니스 왕국으로 오게 되었다. 간단하게 채집하러 가자고 하니 시나는 좋다면서 따라붙었지만 지금은 후회의 외침을 울부짖고 있었다.

“추위 내성 물약이 필요해서요.”

“그런 물약이라면 돈 주고 구매하면 되잖아요!”

“B랭크 연금술보다 성능이 떨어지잖아요.”

참고로 시나의 연금술 스킬은 B랭크다. 같은 재료를 들고 만들어도 시나가 만든 물약이 더 좋을 거라고는 어느 누가 봐도 명확한 사실. 거기다 아르넬라가 있는 곳까지 가기 위해서는 꽤 많은 물약이 필요할 거 같았다.

“일단 저 사람들이 판매하는 외투부터 구매해요.”

추위로 유명한 아니스 왕국에서도 북쪽. 소론즈 마을도 다른 마을과 마찬가지로 물품을 판매하는 플레이어들이 있었고, 난 그런 플레이어를 가리키며 말했다.

뭐, 그렇다고 해도 옆에 모닥불을 피워놓은 건 색다르다고 할까?

어쩌면 아니스 왕국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일지도 몰랐다.

“자자, 좋은 외투 팝니다! 매직급 아이템입니다!”

“거기 외투 안 입으신 분!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요리 팝니다!”

“구경만이라도 해주세요!”

시나는 추위 탓에 양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으면서도 그 광경에 감탄했다.

“와~ 여기서도 인기가 많으시네요.”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 걸 한눈에 알아챈 거죠.”

아무튼 외투를 구매할 생각으로 근처에 있는 플레이어에게 다가가자, 그 플레이어는 마치 기다렸다는 내게 외투를 내밀었다.

“잘 오셨습니다! 이게 바로 설원 곰 가죽으로 만들어진 외투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엄청나게 좋은 물건입니다.”

‘얼마나 자신 있기에.’

난 그렇게 생각하며 플레이어가 내미는 외투를 잡고 확인해보았다.

[설원 곰 가죽 외투] (Magic)

설명:설원 곰의 두꺼운 가죽으로 만들어진 외투. 추위를 어느 정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두꺼운 가죽으로 인해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단점까지도 지니고 있다.

<민첩(-50)>

내구력:45/45

*추위 내성 25% 상승.

“…….”

“어떻습니까?”

어떠냐고 물어본다면 지금까지 황혼을 하면서 능력치가 이 정도로 깎이는 아이템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나야 이 외투를 입는다고 해도 움직임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지만 전투 스킬이 없는 시나가 입기에는 힘들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혹시 추위 내성이 100%가 되면…….”

“그야 물론 이런 날씨에도 지구력이 깎이지 않죠. 근데 그러기가 힘듭니다. 외투, 물약, 음식까지 먹어도 70% 넘기는 것조차 쉽지 않으니까요.”

“이것보다 더 좋은 건 없어요?”

“설원 곰이 가죽 중에서는 제일 좋습니다. 아마 이보다 좋은 외투를 구하시려면 가격을 몇 배로 줘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이걸 믿어야 돼, 말아야 돼?’

왠지 모르게 의심스러웠던 나는 좀 더 둘러볼 생각을 했지만 모닥불 근처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시나가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에요. 웬만한 플레이어들도 곰 가죽을 입고 다닌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요?”

나보다 더 인터넷을 자주 보는 시나의 말이니 설득력이 있었다. 때문에 그 말을 들은 난 곰 가죽 외투를 구매하기로 결정했지만 가격에서 조금 놀라고 말았다.

“단돈 1골드입니다.”

“이딴 게요?”

“이딴 거라뇨?!”

발끈하는 플레이어를 무시한 나는 2골드를 지불해 곰 가죽 외투를 두 개 구매했다. 이제 남은 돈은 25골드인가? 생각했던 것보다 지출이 심했지만 이 모든 돈이 아르넬라를 봉인하기 위해서라 생각하니 딱히 아깝지도 않았다.

“자요. 이거 입어요.”

“그냥 돌아가면 안 돼요?”

“예, 안 돼요.”

단호한 내 대답에 시나는 고개를 떨구며 내가 건네준 외투를 입었다. 그리고는 장작을 물품 보관창에 넣을 수 있는 최대 개수 50개까지 구매한 뒤, 시나를 데리고 마을 밖으로 나와 약초를 찾기 시작했다.

“으으…… 근데 유아는 왜 안 데려왔어요?”

외투를 입었는데도 추위에 떠는 시나가 의아하게 물어보자, 난 당연하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이렇게 추운 곳에 유아를 어떻게 데려와요.”

“……그럼 저는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결국 시나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한숨을 내쉬며 한곳에 보이는 약초를 향해 걸어갔다.

‘그런데 춥기는 춥네.’

나름 매직급 외투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위는 살을 파고들어 오는 듯했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나? 내가 무기 제작이 아닌 천옷 제작을 습득했다면 외투도 만들 수 있을 테지만 지금은 헛된 생각일 뿐이었다.

‘분명 가죽 등급에 따라 외투 등급도 결정될 거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니 내게 좋은 아이템이 있었다. 바로 베크샤의 가죽. 그것도 레어급의 재료였으니 그 가죽으로 외투를 만든다면 지금 입고 있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게 나올 것도 같았다.

‘문제는 시나도 천옷 제작을 습득하지 않았다는 거지만.’

아이젠에게 물어봐야 되나? 길드원 중에 있는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이미 아니스 왕국까지 왔으니 다시 돌아가기도 그랬다.

“으, 다 캤어요. 이제 물약 한 개 만들어주면 되죠?”

“적어도 30개는 만들어주세요.”

“30개요?!”

아르넬라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여기서 한참이나 걸어가야 된다. 또 물약의 지속 시간이라고 해봐야 5~10분이 고작일 테니 적어도 30개는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때문에 고개를 끄덕였는데, 시나는 그런 날 질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대체 뭐 때문에 물약이 필요한 거예요?”

“……레이드 보스에게 도전하려고요.”

나를 도와주는 시나에게 거짓말로 답하기가 그랬던 나는 조금 돌려서 말하기로 했다.

“아니스 왕국의 레이드 보스라면…… 그 늑대요? 근데 그 늑대로 힘들지 않을까요?”

‘늑대? 아, 실바크.’

시나가 말하는 늑대란 '설원의 대장 실바크'를 말하는 듯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하르페 제국에 있는 투루와 비슷한 존재다.

“뭐, 그 정도 보스는 잡아야죠.”

“잡는 건 둘째 치더라도 늑대가 뜨자마자 사람들이 몰리잖아요.”

“괜찮아요.”

괜찮다는 내 말에 시나는 의아하게 쳐다봤지만 이내 끄덕이더니 계속 채집할 약초를 찾기 시작했고, 나도 약초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직 마을 근처라 그런지 눈에 보이는 약초는 없었다.

“시나 님. 좀 더 가야겠죠?”

“아마도요. 여기 있는 약초로도 만들 수는 있겠지만…… 아마 질 낮은 물약밖에 만들지 못할 걸요?”

“그럼 멀리 가야겠네요.”

문제는 장작의 여유가 될까? 지구력이야 무조건 감소되니 그걸 회복할 수단으로 장작을 챙겨오긴 했지만 내심 부족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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