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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 직감의 소유자-150화 (150/211)

00150  第 33 話  =========================================================================

第 33 話 “47일째”

놀란 눈으로 다시 한 번 바라보니 불멸의 고리 옆에는 유니크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이로써 레이드 보스를 잡아도 유니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레이드 보스를 잡아도 유니크가 나오는구나…….”

예상이야 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새삼스러운 감동이 밀려오는 듯했다. 어쨌거나 불멸의 고리의 성능은 유니크답게 엄청났지만 막상 내게 적용되는 효과는 몇 개…… 아니, 한 개도 없었다.

전부 불 속성 계열과 관련된 효과였으니 말이다.

“화련이 끼면 엄청 좋아하겠군.”

엠페러 길드의 간부인 화련. 그녀는 불 속성 스킬을 주력으로 습득한 플레이어였으니 이 반지의 효과를 누구보다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녀에게 줄 생각 따위는 일절 하지도 않았다.

내가 미쳤다고 유니크 아이템을 주겠는가?

‘불 속성은 아쉽지만 내가 껴야지.’

난 지금까지 끼고 있었던 '+10 푸른 기운의 돌 반지'를 빼고는 불멸의 고리로 바꿔 꼈다. 돌 반지는 10강까지 강화된 상태였지만 매직급 아이템이라 그런지 능력치 자체가 불명의 고리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덕분에 내 능력치는 어느 정도 올라갈 수 있었다.

‘다른 아이템은…… 스킬북?’

아까 언뜻 봤던 메시지를 떠올려보면 A랭크 스킬북 같았다. 그리고 스킬북 옆에는 강화석이 하나 있었고, 또 그 옆에는 붉은색 가죽 세 장이 끝이었다.

‘이놈의 가죽은 쓸모도 없는데 계속 튀어나오네.’

그렇게 가죽에게서 시선을 뗀 나는 스킬북을 꺼내 확인했다. 레이드 보스에게서 나온 A랭크 스킬. 베크샤조차 B랭크 스킬이 나왔으니 왠지 모를 기대감을 가지고 스킬북을 확인했다.

[화염 광선] (A랭크)

설명:극도로 압축한 화염을 전방으로 터트리듯이 날려버리는 마법. 화염을 압축하기 위해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걸 상회하고도 남을 파괴력과 사거리를 가진 고위급 마법이기도 하다.

<상승 능력치:지능(6), 마력(6)>

“화염 광선?”

데로나크가 이걸 사용했었나? 아무리 생각해도 본 적이 없는데 스킬북으로 튀어나왔다. 더군다나 광선 계열의 스킬은 플레이어 중에서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희귀한 스킬이었다.

‘……애매하네.’

어찌 보면 내가 원하는 원거리 스킬일 수도 있다. 또 불멸의 반지 효과로 사거리가 두 배로 늘었으니 이 화염 광선도 보다 멀리 날아갈 것이 분명한 일. 하지만 마법이라는 것에서 내 발목을 붙잡았다.

‘배울까?’

이걸 배우고 꺼지지 않는 화염 세트까지 착용한다면 보다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반대로 이거 하나만 바라보고 아이템까지 바꾼다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기에 결국 보류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하고 말았다.

“역시, 이건 일단 보류하자.”

정작 배운 영혼 해방 스킬도 잘 사용하지 않는 판국에 이 스킬까지 자주 사용할 거라는 보장이 없었으니까. 난 작게 한숨을 내쉬며 화염 광선 스킬북을 다시 아이템 창에 넣고는 옆에 있는 강화석을 꺼내보았다.

‘응? 지금까지 봤던 강화석하고는 다른데?’

꺼내본 강화석은 조금 더 크고 빛이 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찬란하게 빛나는 장신구 강화석] (Rare)

설명:신비한 힘으로 이뤄진 돌멩이. 장신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또한 돌멩이가 지닌 신비한 힘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최대 15번까지 적용할 수 있지만, 실패하는 순간 그 장신구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성공 확률 소폭 상승.

-1회용 소모품.

“……무기가 나올 것이지.”

무기가 나온다면 생각할 것도 없이 뇌룡의 포효에다 사용하겠지만 안타깝게도 강화석은 장신구였다. 그럼 불멸의 고리에다 사용해야 되나? 잠시 고민한 나는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는 슬슬 돌아가기로 했다.

‘뭐, 어쨌든 확인도 끝났으니까.’

덧붙여 마을로 돌아가면 할 게 많았다. 반지도 강화해야 되고, 랜덤 스킬북 작업도 끝내야만 되니 말이다. 게다가 A랭크 스킬북. 화염 광선이라는 원거리 스킬도 얻었으니 이젠 확실하게 S랭크 스킬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난 아이템 창에서 귀환 스크롤을 꺼내 사용했다.

[귀환 스크롤을 사용합니다.]

파밧!-

귀환 스크롤로 순식간에 집으로 돌아온 나는 곧장 명품관으로 향했다. 플레이어가 팔고 있는 강화석을 구매해도 되지만 그건 시간이 너무 걸린다고 할까? 더군다나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것도 싫었던 난 명품관으로 가서 장신구 강화석 10여 개를 구매하고는 다시 귀환 스크롤을 통해 집으로 돌아왔다.

“자, 그럼…….”

재미있는 강화 놀이를 해볼까.

난 명품관에서 구매한 장신구 강화석과 불멸의 고리를 빼내어 서로 닿게 했다.

[띠링!~ '불멸의 고리'에 강화를 시도합니다.]

[관련 능력치 행운(612)이 보정됩니다.]

[관련 스킬 '로거츠의 분해강화' 효과가 적용됩니다.]

[관련 물품 '행운의 보석 주사위' 효과가 적용됩니다.]

[강화 확률…… 100%.]

[취소하시려면 강화석을 떨어뜨려 주십시오.]

[3…… 2…… 1…….]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간단하군.’

직감이 필요 없을 정도의 확률! S랭크 스킬과 아이템 창에 있는 유니크 아이템의 효과 탓이다. 그 두 개로 인해 2강까지는 100% 확률로 성공했고, 3강부터는 94.9%. 4강은 85.4%. 이런 식으로 떨어졌지만 역시나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강화 확률…… 28.4%.]

[취소하시려면 강화석을 떨어뜨려 주십시오.]

[3…… 2…… 1…….]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띠링!~ S랭크 스킬 '로거츠의 분해강화'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능력치 마력 5, 기술 5, 행운 5 증가합니다.]

‘10강 강화 확률이 28%…….’

덧붙여 10강 확률도 꽤 높은 편이다. 확률이 이렇게까지 높아진 이유는 행운의 보석 주사위를 강화해 생긴 효과. '기본 강화 성공 확률 10% 상승'이 붙었기 때문이지만 없다고 해도 내겐 문제가 되진 않았다.

“슬슬 마지막인가.”

10강까지 강화한 난 마지막으로 레어 강화석을 꺼내 불멸의 고리에 강화했다. 확률은 20.9%로 떨어졌지만 제일 처음 강화했을 때의 확률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양호한 편이었다.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다 됐군.”

일명 11강 유니크 반지. 그 옵션이 궁금했던 나는 기대어린 심정으로 반지를 확인해보았다.

[+11 불멸의 고리] (Unique)

설명:그 무엇으로도 없앨 수 없는 불의 힘이 담겨진 반지. 끝없이 타오르고 있는 이 반지에는 강대한 힘이 잠재되어 있다. 특정 화염 괴수의 핵으로 만들어졌다는 소문도 있지만 실제로 본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 만일 이 반지를 끼고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화염 스킬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와 수련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능(80+44), 체력(40+48), 마력(100+53), 소환(50+45)>

<불 속성 5%>

내구력:232/232

*불 속성 계열 스킬 +3 효과.

*불 속성 계열 스킬 숙련도 획득량 200% 상승.

*불 속성 계열 사거리 2배 적용.

*강화 옵션:불 속성 마법 사용 시, 24% 확률로 2배 효과 발동.

“응?”

지능과 같은 능력치 상승은 만족스러웠지만 강화 옵션은 애매했다. 24% 확률로 2배 효과라니? 어차피 불 속성 마법 한정이라 난 사용할 수도 없었지만 유니크에 붙은 강화 옵션 치고는 기대 이하였다.

“그냥 화염 광선을 배울까.”

만일 내가 화염 광선을 배우면 검푸른 수호자의 세트 효과와 불멸의 고리 효과까지 더해져 총 5레벨이 상승한다. 즉, 배우자마자 6레벨의 화염 광선을 쏠 수 있다는 말이지만 마법 공격력이 워낙 낮은 탓에 쉽게 결정하지는 못했다.

[엠페러 길드의 '아이젠'님께서 길드 채팅에 초대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아이젠?

“수락.”

화염 광선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아이젠에게서 연락이 온 것을 확인한 나는 곧바로 수락했고, 이내 아이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원정은 어떻게 된 거지?’

-루딘 님. 혹시 지금 바쁘십니까?

“아니, 딱히 바쁘지는 않은데…… 왜?”

-잠깐 회의를 할 생각으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회의?’

회의로 날 불렀다는 것에 의아하게 생각한 난 거기에 대해 물어보았다.

“지금까지 회의한다고 해서 날 부른 적이 없었잖아?”

-그렇습니다만 부길마이신 루딘 님의 의견도 듣고 싶었습니다.

“…….”

내 의견? 어차피 데로나크도 잡았고, 강화도 끝냈으니 이제 남은 일은 지겨운 랜덤 스킬북 작업밖에 없었다. 어제 온종일 스킬북을 붙잡고 삽질한 기억이 떠올랐던 나는 잠깐 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는 그 회의라는 것에 참여하기로 했다.

“뭐, 알았어. 회의실로 가면 되지?”

-예. 그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길드 채팅을 종료합니다.]

‘그나저나 무슨 회의지?’

길드 채팅이 종료된 것을 확인한 난 다시 귀환 스크롤을 사용해 길드성으로 이동하고는 2층에 있는 회의실로 향했다.

철커덕-

뭔가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오는 회의실로 들어가자 비어있는 몇몇 자리가 보였지만 그래도 대부분 앉아 있는 길드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난 그런 길드원을 둘러보고는 아이젠 옆에 위치한 내 자리로 앉았고, 곧이어 들려오는 회의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좀 더 고랭크의 탐색 스킬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냥 길이 없는 거 같던데.”

‘전에 갔던 원정대 이야기인가?’

잠자코 들어보니 실패한 모양이었다. 그건 조금 놀랍다고 할까? 아이젠을 포함해 간부들까지 갔으니 무력으로 곤란한 상황은 겪지 않았을 테고, 또 그런 식으로 생각하니 누군가의 말처럼 길이 없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

어쨌든 그런 간부들의 의견을 조용히 듣고 있었던 아이젠은 결론을 내렸다.

“혹시 모르니 다시 한 번 원정대를 결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발견하지 못한다면 포기하는 걸로 하죠.”

“예.”

“한 번 정도라면…….”

“하긴, 한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는 건 웃긴 일이죠.”

아이젠이 내린 결론에 다들 상관없이 끄덕이는 걸 보니 별로 중요한 회의는 아닌 듯했다. 어차피 지금 내용은 내가 없는 상태에서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도 별로 상관하지 않으며 다음 주제를 들었다.

“다음 주제는…… 간부 신청이군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해드리자면 길드원 중 한 명이 간부 신청을 했습니다.”

“실력이 된다면 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지 않나요?”

“그것도 그렇습니다만 그 실력이라는 부분에서 걸리더군요.”

그 대답에 몇 명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머지 인원은 의아한 얼굴로 아이젠을 바라보았다.

“실력이 걸린다는 말은 무슨 뜻이에요?”

“전투 계열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생산 계열이라 할 수 있겠군요.”

‘생산 계열?’

당연하지만 이곳에 앉아 있는 모든 길드원은 전투 계열이었다. 다르게 해석하자면 생산 계열의 플레이어는 간부가 되지 못한다는 말이었는데, 이걸 곰곰이 생각해보면 차별 대우일 수도 있었다.

“길드에 도움이 된다면 간부가 되더라도 이상할 게 없지 않을까요?”

“허락하면 다른 생산 계열의 길드원도 신청할 게 분명합니다.”

듣고 있으니 의견은 두 개로 나눠지는 듯했다. 생산 계열은 안 된다는 사람들과 실력만 뛰어나면 간부가 되더라도 상관없다는 사람들. 그러던 와중에 누군가가 이런 말을 꺼냈다.

“근데 간부 신청한 녀석은 어떤 계열입니까?”

“강화 계열입니다.”

“강화요? 그, 강화석으로 하는 강화 말하는 겁니까?”

“예. 1강 성공 확률이 70%가 넘는다더군요.”

“…….”

아니, 강화 계열이라는 것도 놀랐지만, 1강 성공 확률이 70% 정도라는 것에서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만 되도 엠페러 길드의 간부가 될 수 있는 거였나? 막말로 내 보석 주사위만 들고 있어도 그 정도 확률은 넘어설 거 같았다.

“루딘 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고작 그 정도 확률로…… 응? 뭐라고?”

“간부 신청에 대해 루딘 님의 의견을 물어본 거였습니다만…… 루딘 님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군요.”

“마음에 들고 말고도 없이 확률이 너무 낮지 않아?”

내 대답에 다들 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다 근처에 앉아 있는 화련이 내게 설명해주려는 듯이 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루딘 님. 강화 성공 확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행운 능력치가 필요한데, 그 행운과 관련된 아이템이나 스킬북은 구하기가 힘들어요. 또 길드에서 지원만 해준다면 확률도 지금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요.”

‘아아, 무슨 말인지 알겠군.’

한마디로 70%도 높다는 뜻인 거 같았다.

“게다가 루딘 님도 강화를 하셔야 되잖아요?”

‘아니, 이걸 잘만 이용하면 분해강화의 레벨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오늘 데로나크를 잡아 내 레벨은 80으로 올라간 상태다. 따라서 스킬 제한도 25레벨까지 풀렸고, 로거츠의 분해강화도 강화를 하는 것으로 스킬 레벨을 올릴 수 있었다.

“루딘 님? 듣고 있어요?”

“아, 예. 그보다 강화하고 싶다면 제가 대신 해드릴까요?”

“네?”

“한 번 강화하는데 1골드…… 아니, 50실버만 받을게요.”

이런 내 말에 화련을 포함한 모든 길드원이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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